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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4화

이사의 목적은 동씨네 남매가 찾아오는 걸 막기 위해서였다.

성유미는 벌써부터 눈치채고 있었다. 그들은 이모가 훔쳐 간 돈을 받기 위해서 이곳에 온 것이 아니다. 비록 천만 원을 훔친 게 그리 자랑스러운 일은 아니지만, 범죄는 아니었으니까.

설령 경찰서에 불려 가는 불상사가 일어난다고 해도, 아무도 그녀를 도둑으로 보지 않을 것이다.

그들이 노인을 찾아온 이유, 그들의 제일 큰 목적은 바로 이모가 다시 그들의 아버지를 돌보게 하는 것이다.

당연하게도 노인은 다시 그곳으로 가지 않을 것이고.

십 년 동안 고생 좀 했을 뿐인데, 이모의 몰골은 말도 안 되게 상해있었다.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십 년 동안 지속된 재혼 생활은 이모를 고생길에 빠트렸다.

이모는 다시 그 집으로 돌아가면 안 된다.

성유미는 빠릿빠릿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그녀는 마음먹은 건 바로 해내는 사람이었다. 반나절 만에 두 사람은 집에서 나왔다.

하지만, 슬프게도 새집에 정착하자마자 이모는 그만 몸져눕고 말았다.

노인이 오랜 시간 동안 영양실조 상태에 처해있었다는 건 병원에 간 후에야 알게 된 사실이었다. 설상가상으로 가슴을 답답하게 만드는 일들 때문에 노인은 그만 류머티즘성 심장병에 걸리고 말았다.

반년이란 시간 동안 두 사람은 이 병에 시달렸다.

성유미는 여기에 꽤 많은 돈을 썼다.

그래서인지 노인은 자꾸 치료를 거부했다. “유미야, 이모는 이제 다 살았어. 죽어도 여한이 없어. 이모는 네 돈 쓰고 싶지 않아. 너 혼자서 얼마나 힘들게 살았는데!”

하지만 성유미는 오히려 이모를 끌어안으며 펑펑 울기 시작했다. “이모, 이제 곧 나을 거예요. 앞으로 몇 개월 동안 약만 더 먹으면 감쪽같이 낫는데요! 이모, 제 말 들으세요. 우리 같이 이 병 치료해요.”

“유미야, 난 네 발목 잡고 싶지 않아. 너 지금 네 딸 가희 데리고 오려고 열심히 돈 모으고 있는 거잖아. 이렇게 고생하면서 나까지 돌보려 하다니… 널 정말 어쩜 좋을까?” 노인은 이 상황이 난처하다는 듯 머쓱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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