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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6화

유리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서시언과 성유미 사이의 공기가 어색해지기 시작했다.

특히 성유미가 더 이 상황을 어색해했다. 얼굴은 순식간에 빨갛게 달아올랐고, 그녀는 바로 몸을 수그렸다. 그녀는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유리를 쳐다보았다. “유리 어린이, 유리는 아주 착한 아이야. 이모도 유리가 착한 거 알아. 유리가 이모 많이 신경 써주고 있었던 거 맞지? 하지만… 이모는… 이모는 너무 늙어서, 유리 삼촌이랑… 안 어울려.”

“게다가, 유리 삼촌은 내 딸이랑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이인 걸. 그니까 유리 숙모말고 이모할게.”

“두 사람이 진심으로 사랑하고, 또 유리 삼촌이 내 딸한테 진심으로 잘해준다면, 이모는 진심으로 두 사람을 축하해 줄 거야. 유리도 이모랑 같이 두 사람의 행복을 빌어주자. 어때?”

그녀의 말에 유리의 눈시울이 붉어지기 시작했다. 유리는 성유미가 안타까웠는지 속상한 목소리로 그녀에게 물었다. “이모, 이모는 남자친구 만들 생각 없어?”

“이모 나이가 40이야. 이 상태로 무슨 남자친구야?”

성유미는 한참을 머뭇거리더니 이내 어두운 목소리로 말을 이어 나갔다. “평생 남자한테 데이면서 살아서 이제는 가정을 꾸릴 생각도 없어. 앞으로 이모는 그냥 이모의 이모랑 같이 둘이 살 거야. 서로 의지하고 기대면서. 다시는 남자 같은 거 안 만날 거야.”

“…”

“유리야, 너무 속상해하지 마. 이모랑 같이 삼촌 축하해 주자. 어때?” 성유미는 계속해서 유리를 위로해 주었다.

유리는 무척이나 속상했지만 고분고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유리의 눈가에는 눈물이 촉촉하게 맺혀있었다. “응, 알겠어. 숙모.”

비록 알겠다고 답했지만 유리는 아직 ‘숙모’라는 호칭을 포기하지 못한 것 같았다.

무척이나 합리적인 성유미의 행동과 아이를 달래는 그녀의 능숙한 솜씨에 서시언의 마음은 더욱더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그에게는 일종의 편견이 존재하고 있었다. 최가희와 최홍민이 평소에 성유미에 대한 나쁜 말을 너무 많이 했다. 그래서 서시언도 마음속으로 은근히 성유미를 배척하고 싫어하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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