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목을 휘두른 사람은 바로 동영신이었다. 서시언과 성유미 그리고 노인이 나갈 때 동영신은 휠체어를 타고 나왔다. 아내에게 버림받은 동영신은 앞으로 본인을 돌봐줄 사람이 없어졌다. 또한 얼마나 더 살지도 모르는데 집까지 팔아야 하는 신세가 되었다. 동영신이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화가 나 휠체어를 타고 밖으로 나온 동영신의 눈앞에 막대기를 보였다. 동영신은 각목을 집어 들고 세 사람의 뒤를 쫓아갔다. 휠체어로 세 사람을 쫓아갈 수 없었지만 서시언이 물을 사러 가는 덕분에 따라잡을 수 있었다. 동영신은 온 힘을 다해 각목으로 서시언의 머리에 내리쳤다. 서시언은 죽지 않았으면 크게 다쳤을 것이다. 하지만 다행히 눈치 빠른 성유미가 자신의 몸으로 서시언을 보호했다. 성유미는 서시언을 안으며 고개를 한쪽으로 피하면서 갈비뼈를 세게 맞았다. “아...” 성유미는 아픔을 참지 못하고 울부짖었다. 서시언 또한 성유미의 갈비뼈가 부러지는 소리를 들었다. 노인은 동영신의 각목을 빼앗으러 갔다. “쓰레기 같은 자식, 내가 너 가만 안 둘 거야!”동영신보다 열 살이 어려 건강 회복이 빠른 노인은 동영신의 휠체어를 뒤집어 버렸다. 잠시 후, 바닥에 내동댕이쳐진 동영신은 슬프게 울부짖었다. “동영신 씨, 당신 정말 너무해요!” 뒤에 있던 사람들은 동영신을 비난했다. “십 년 동안 같이 산 아내한테 왜 공동재산을 분할해 주지 않는 겁니까!”“이혼도 하기 싫으면서 당신한테 그렇게 잘해주는 아내에게 십 년 동안 왜 그렇게 가혹하게 대했습니까!”“그건 정말 노동착취예요!”“쌤통이네요!”서시언은 성유미를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 “가희 어머님, 조금만 참아요. 제가 병원에 데려다 드릴게요!”“이모님 차에 타세요. 어머님 병원에 가야 해요!” 서시언은 다급하게 말했다. “네!”세 사람은 동영신을 무시한 채 차에 올라탄 후 병원으로 향했다. “거기 서! 이 망항 여편네! 어딜 도망가! 여보... 나 좀 용서해 줘, 당신 없으면 나는 어떻게
의사는 엄숙한 얼굴로 서시언을 쳐다보며 말했다. “아주 멀끔하신 분이 아내가 영양실조인 것도 모르셨어요? 너무 말라서 고밀도가 아예 없어요. 그러니 한 대 맞자마자 갈비뼈가 부러지죠!”“......” 서시언은 대답을 하지 못했다. “앞으로 아내분 영양 보충에 신경 써주세요! 오늘은 수술할 필요는 없고 뼈 맞춰서 붕대만 하면 됩니다.”서시언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의사 선생님 말씀대로 앞으로 영양 보충에 신경 쓰겠습니다.” 응급실에서 나와 정신을 차린 성유미는 옆에 있는 서시언을 보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시언아, 너 안 다쳤으면 됐어.”“어머님...” 양심의 가책을 느낀 서시언은 난처해하며 말했다. 잠시 후, 서시언은 미안함을 무릅쓰고 성유미에게 물었다. “왜... 저를 구해줬어요? 저는 맞아도 끄떡없어요. 그런데 어머님은...”성유미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너는 좋은 사람이야. 미안해, 예전에는 내가 잘못했어. 오늘 우리 이모는 네 덕분에 그동안 쌓아온 한을 풀 수 있었어. 그리고... 앞으로 내 딸 잘 부탁해. 나한테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딸이야. 나의 소원은 우리 딸이 본인을 사랑해 주는 남자를 만나는 거야. 절대... 나처럼 되면 안 돼.”“......” 서시언은 아무 말도 없었다. 서시언은 성유미와 최가희, 그리고 최가희의 아빠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묻고 싶었다. 하지만 방금 응급실에서 나온 성유미에게 물어볼 수 없었다. “걱정 마세요. 제가 어머님 나을 때까지 옆에서 보살펴 드릴게요.”“아... 아니야. 나는 이모가 있으니까 괜찮아. 너 회사 일도 바쁘니까 시간 나면 나한테 오지 말고 가희 옆에 있어 줘.”“왜요!” 서시언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말했다. “나한테는 이모가 있잖아. 네가 회사 일 열심히 하고, 시간 있을 때 가희 옆 있어주는 것이 나한테는 행복이야.” 성유미는 말했다. 서시언은 순간 깨달았다.성유미가 남편을 버린 것은 오로지 딸을 위해서이다. 또한 지금도 본인을 신경 쓰
최가희는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서시언을 쳐다보며 말했다. “시언 오빠, 갑자기 그게 무슨 말이에요?” 서시언은 따뜻하게 웃으며 말했다. “가희야, 그래도 네 친엄마야.”최가희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서시언을 쳐다보고 웃으며 말했다. “알겠어요. 오빠 말 들을게요. 그 여자... 아니, 엄마한테 전화 오면 얘기해 볼게요.”“내 여자친구가 최고야!” 서시언은 웃으며 말했다. 최가희도 웃으며 서시언을 바라봤다. “오늘 뭐 먹고 싶어? 혁신 아웃렛에 횟집 새로 오픈했다는데, 사시미 먹을래? 그리고 간 김에 면세점에 가서 한정판 가방이랑 옷도 살까? 어때?”서시언은 최가희를 달래주려고 노력했지만 쉽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서시언이 신세희와 신유리랑 오랫동안 함께 한 탓일까?신세희는 단 한 번도 투정을 부린 적이 없다. 신세희는 힘든 삶 속에서 찬밥 더운밥 가리지 않았다. 게다가 신세희는 달래줄 필요가 없는 여자이다. 서시언은 신세희와 신유리랑 함께 한 6년 동안 신세희는 누군가에게 투정을 부릴 시간조차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신세희에게 삶에서 가장 중요한 건 오직 생존이다. 죽을 때까지 이 세상과 맞서 싸워야 했다. 서시언은 신세희와 오랫동안 함께하면서 온화하고 성실한 성격으로 바뀌었다. 게다가 서시언은 지금까지 남자든 여자든 그 누구의 비위도 맞춰준 적이 없다.때문에 지금도 여자친구를 어떻게 달래줘야 할지 몰라 제일 비열한 방법인 돈을 이용했다. 서시언은 돈이 많아서 돈으로 최가희를 달래주는 걸까?서시언은 혹시 최가희가 재벌 2세가 돈 자랑한다고 화내지는 않을까 매우 조마조마했다. 하지만, 최가희는 매우 행복하게 웃으며 말했다. “시언 오빠, 오... 오빠 정말 최고예요. 오빠...”서시언에게 감동한 최가희는 눈물을 글썽거렸다. 서시언은 당황스러웠다. 밥 사주고 가방을 사준다고 하니 눈물 날 정도로 좋을까?“가자.” 서시언은 억지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두 사람은 혁신 아웃렛 횟집에서 백만 원 상당의 각종 해산물을 시켰다. 어
서시언은 웃으며 말했다. “다 먹었어? 다 먹었으면 시간도 늦었으니 빨리 가방 사고 집에 가자. “네, 좋아요!” 최가희는 곧장 대답했다. 횟집에서 나온 두 사람은 가방 매장으로 향했다. 서시언은 최가희가 마음에 드는 가방을 모두 사줬다. 이날 밤 서시언은 몇 천만 원을 썼다. 최가희는 기분이 날아갈 듯 좋았다. 최가희는 집에 돌아가는 차 안에서 콧노래를 불렀다. 오늘 하루가 피곤했던 서시언은 졸음운전을 할까 봐 걱정되었지만 최가희에 콧노래 덕분에 잠이 달아났다. 잠시 후, 서시언은 최가희를 집에 내려준 후 잠깐 쉬었다 가려고 골목길에 차를 멈춰세웠다. 서시언은 차에서 최가희와 성유미를 어떻게 화해시킬지 고민했다. 이때, 뒤쪽에서 누군가 전화 통화를 하는 듯한 그림자가 보였다. 최가희는 매우 사납고 포악스럽게 말했다. “염치도 없는 인간, 잘 들어! 당신 지금 시언 오빠 찾는 거지? 제발 정신 좀 차려! 도대체 얼마나 악랄하길래 딸 남자친구까지 넘봐! 성유미, 부끄러운 줄 알면 나가 죽어! 그냥 나가 죽어버리라고! 하느님은 왜 눈치도 없이 당신 같은 여자를 데려가지 않는 거지? 당신 같은 여자가 이 세상에 있다는 것은 식량 낭비일 뿐이야! 성유미, 내 말 잘 들어, 한 번만 더 내 남자친구 넘보면 가만두지 않을 거야! 차라리 오늘 그냥 죽는 게 좋을 거야!”“......” 서시언은 할 말을 잃었다. 다행히 시동을 끄고 있었기 때문에 어두워서 최가희는 서시언을 볼 수 없었다. 서시언은 조용히 최가희를 지켜봤다. 최가희는 전화를 끊은 후 집으로 돌아갔다. 10분 후, 서시언은 최가희가 나오지 않은 것을 확인한 후 조용히 자리를 떠났다. 서시언은 머릿속이 복잡했다. 서시언은 낮에 자신을 구해준 성유미가 생각났다. 성유미는 다행히 갈비뼈가 부러진 정도였다. 하지만 서시언이 머리를 맞았다면 아마 식물인간 아니면 그 자리에서 즉사했을 수도 있다. 성유미는 전혀 사심 없이 서시언을 구해준 것이다. 또한 오늘 저녁에 최가희와 저녁 먹을 때
서시언은 재빨리 병실로 향했다. 서시언이 병실로 들어가자마자 최가희는 울면서 서시언에게 말했다. “시언 오빠, 이 여자의 달콤한 말에 속은 거죠? 오빠는 지금까지 저한테 거짓말을 한 적이 없는 솔직한 사람이잖아요. 그런데 왜 저 여자랑 같이 있었던 걸 저한테 말 안 했어요? 오빠, 왜 그랬어요?”“가희야, 너한테 말할 타이밍을 못 찾았어...” 서시언은 말했다. “저한테 헤어지자고 말할 타이밍을 못 찾았다는 거죠? 됐어요. 오빠, 더 이상 귀찮게 하지 않을 테니까 우리 헤어져요! 다시는 만나지 맙시다!" 최가희는 그대로 병실에서 나가버렸다. “가... 가희야...” 성유미는 허약한 몸으로 병상에 앉아 최가희의 이름을 불렀다. 잠시 후, 성유미는 떠나는 최가희를 붙잡고 싶은 마음에 침대에서 굴러떨어졌다. “가... 가희야, 내 말 좀 들어봐. 가... 가희야.”서시언은 최가희를 뒤쫓아갈 틈도 없이 성유미를 부축했다. 성유미는 서시언을 밀쳐내며 말했다. “나 신경 쓰지 말고 어서 가희한테 가 봐. 뛰어가다가 차에 치일까 봐 걱정돼. 시언아, 빨리 가희한테 가 봐.”성유미의 말이 맞다. 서시언은 곧장 최가희를 뒤쫓아갔다. 서시언이 병실에서 나왔을 때 최가희는 이미 병원 입구까지 뛰쳐나와 택시를 잡고 있었다. 최가희가 택시를 타는 것을 확인한 서시언은 안심하고 다시 성유미에게 향했다. 서시언은 갈비뼈가 아직 회복이 되지 않은 성유미가 병상에서 떨어져 걱정이 되었다. 잠시 후, 서시언은 병실에 도착했다. 성유미는 여전히 바닥에 앉아 있었다. 지금은 간호사들의 교대 근무 시간이기 때문에 최가희는 비상벨을 누를 수도 없었다. 게다가 이모님도 아침을 사러 나가서 병실에는 성유미 혼자 있었다. 성유미는 빨개진 얼굴로 식은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다. “어머님!” 서시언은 다급히 부르며 달려가 성유미를 침상에 눕힌 후 갈비뼈 상태를 확인했다. 이때, 의사는 서시언에게 버럭 호통을 쳤다. “환자분 어제 갈비뼈 치료받은 거 모르세요? 지금 갈비뼈가 삐
최가희가 물욕이 없다는 것이 확실한가?하지만 서시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서시언은 성유미를 위로하며 말했다. “어머님, 저도 가희가 좋은 사람이라는 거 알아요.”“그러니까 나 때문에 가희랑 싸우지 마. 내가 가희 어렸을 때부터 가희를 버렸어, 그러니까 가희가 나를 싫어하는 게 당연하지. 내가 가희한테 잘못한 게 많아, 그래서 가희한테 너무 미안해.”“......” 서시언은 아무 말도 없었다. 서시언은 눈앞에 있는 사람이 일주일 전에 F 그룹에서 본인에게 최가희랑 사귀지 말라고 했던 성유미가 맞는지 믿기 어려웠다. 일주일 전, 성유미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서시언과 최가희의 연애를 막았다. 하지만 이제는 두 사람이 사귀도록 이어줬다. 같은 사람이 맞나?“내가 네 목숨을 구해준 것을 생각해서라도 가희한테 평생 잘 잘해줘야 돼, 알겠지?” 성유미는 기대에 가득 찬 눈빛으로 서시언을 쳐다봤다. 성유미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는 서시언은 담담하게 말했다. “네, 가희한테 잘 해줄게요.”“나는 괜찮아, 가희가 많이 힘들어하고 있을 테니까 가서 좀 달래줘. 가희는 어렸을 때부터 나한테 사랑을 못 받았어, 내가 가희한테 빚진 것이 너무 많아. 나는 어디 불편하면 의사 선생님이나 간호사님 부르면 돼. 그리고 일이 바쁘면 정말 병원에 안 와도 돼.” 성유미는 서시언에게 최가희한테 가라고 재촉하며 말했다. 방금 전 최가희의 말은 바늘처럼 성유미의 가슴을 찔렀다. 딸의 남자친구를 꼬신다고 말하다니.성유미는 왜 최가희에게 이런 안 좋은 인상을 준 걸까? 성유미는 서시언을 당장 최가희에게 보내려고 했다. 서시언은 정말 좋은 남자이다.성유미는 딸이 좋은 남자를 만날 수만 있다면 엄마 자격을 포기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서시언은 성유미의 재촉에 어쩔 수 없이 병실에서 나와 의사 선생님께 말씀을 드린 후 병원에서 나왔다. 이날 오전, 서시언은 회사 일을 급하게 처리하고 F 그룹으로 향했다. 서시언은 최가희가 일하는 부서에 도착했다. 최가희는 서시언
“혼인신고하러 가자.” 서시언은 말했다. “시... 시언 오빠, 정말이에요?” 깜짝 놀란 최가희는 놀란 토끼 눈으로 서시언을 쳐다보며 말했다. “농담 안 한 지 오래됐어.” 서시언은 말했다. “시언 오빠, 아침에 오빠를 원망해서 미안해요. 그런데 오빠 왜 그 여자랑 연락을 했어요? 그 여자...” 최가희는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서시언의 엄숙한 표정을 본 최가희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그리고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정말 저랑 혼인신고하러 갈 거예요?”“당연하지.” 서시언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서시언은 결혼을 이렇게 빨리 서두를 생각이 없었다. 또한 결혼은 인생에 걸린 문제이니 재혼은 평생 하고 싶지 않았다. 서시언은 원래 최가희와 서로에 대해 더 알아가고 싶었다. 하지만 서시언은 오늘 성유미의 말을 듣고 갑자기 최가희와 결혼을 하기로 결심했다. 서시언은 최가희와 결혼해야 성유미에게 은혜를 보답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가희는 성유미와의 갈등 외에는 매우 훌륭한 사람이다. 열 살 연하의 여자와 결혼하면 서시언은 손해 볼 것이 없다. 화해를 한 후, 서시언은 다시 한번 말했다. “자, 그럼 이제 혼인신고하러 가자!”최가희는 울다가 웃으며 말했다. “아이, 참! 필요한 건 챙겨야죠.”“......” 서시언은 말이 없었다. “혼인신고하려면 등본이 필요해요. 우선 아빠한테 가서 호적등본을 받아야 해요.”잠시 후, 최가희는 시계를 보며 말했다. “지금 벌써 오전 11시에요. 집에 갔다가 법원에 가면 벌써 오후가 돼버려요. 오후에는 혼인신고하기 어렵고, 게다가 혼인신고하려면 장인어른께 선물이라도 들고 찾아봬야죠.”“......” 서시언은 대답이 없었다. 혼인신고를 해본 적이 없는 서시언은 최가희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게다가 서시언의 기억으로는 신세희와 부소경은 혼인신고를 매우 빠르게 처리했었던 것 같았다. 하지만 정신을 차리고 생각해 보니 부소경은 부소경이다. 남성의 사람들은 모두 부소경처럼 혼인신고를 빨
“소경이 형, 왜 그래요?” 서시언은 부소경에게 물었다. “왔어?” 부소경은 서시언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형, 도대체 담배를 얼마나 많이 피운 거예요? 이렇게 넓은 사무실에 온통 담배 연기로 가득해요. 세희가 형 사무실에서 담배 냄새 많이 나면 꼭 그만 피우게 하라고 했어요. 형, 폐에 안 좋으니 담배 좀 줄여요!” 서시언은 부소경의 손에 있는 담배를 빼앗았다. 부소경은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세희한테 어떤 감정이니?”당황한 서시언은 벌떡 일어나 죽음도 두렵지 않다는 듯 부소경을 째려보며 말했다. “형! 남성이 형의 손안에 있다고 여기지 마세요. 형이 눈 하나 깜짝 안 하고 사람을 죽인다고 해도 저는 하나도 안 무서워요! 저는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아서 무서운 게 없어요. 그리고 저랑 세희는 정말 결백해요! 제가 세희랑 유리랑 6년을 살아서 세희를 원망한다면 형한테 목숨 걸고 덤빌 거예요!”부소경은 서시언의 말에 전혀 화를 내지 않고 그저 담담하게 말했다. “세희랑 오빠 동생 관계가 어떻냐고 물어본 건데 목숨까지 바칠 일이야?”서시언은 당황하며 말했다. “네?”“세희한테 어떤 감정인지 물어본 거야.”서시언은 그제야 부소경의 말 뜻을 오해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형, 그건 왜 물어봐요?”잠시 후, 서시언은 부소경의 대답을 기다리지 못하고 계속해서 말했다. “에이~ 형은 형제가 없어서 이런 감정은 잘 모르죠? 세희는 제 친 동생이나 마찬가지에요. 형이 세희를 괴롭히면 죽을 각오로 형이랑 싸울 거예요. 세희랑 저한테 총을 겨누면 제가 죽고 세희는 살릴 거예요. 이게 바로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애틋한 남매의 정 같은 거죠.”“휴... 그래야 되는데, 왜...” 부소경은 한숨을 내쉬고 말을 하다가 말았다. 어렸을 때부터 가족의 사랑을 받지 못한 부소경은 애틋한 형제애가 무슨 감정인지 알 수 없었다.부소경의 형 4명은 모두 부소경이 죽기를 바랐다. 때문에 부소경은 애틋한 형제의 감정을 느껴보지 못했다. 그 후, 부소경은 반호영이 쌍둥이 친동
눈 깜빡할 사이에 신유리는 어느덧 18살이 되었다.벌써 대학교에 다닐 나이었다.그녀의 남편 부소경은 곧 쉰 살을 앞둔 사람이라 구레나룻이 하얗게 변해버렸다.그녀와 부소경 두 사람이 함께 파란만장을 겪은 시간도 어느덧 20년이 다 되어갔다.너무 빨랐다."영감."신세희가 그를 불렀다.부소경은 고개를 돌려 신세희를 바라보며 물었다."방금 날 뭐라고 불렀어?"신세희는 웃으며 대답했다."이제 영감 아니에요? 당신은 곧 50대이고 나는 이제 겨우 40대인데, 난 할멈이 아니지만 당신은 그냥 토종 영감이잖아요! 봐봐요, 당신 지금 구레나룻도 하얗게 변해버렸잖아요. 결혼식 날에 염색 좀 하는 게 어떨까 싶어요!""싫어! 난 남들이 나를 와이프밖에 모르는 남자라고 얘기하길 바란단 말이야! 그러니까 앞으로 나를 가꿔줄 생각은 절대 하지 마!"부소경은 자신보다 10살은 어려 보이는 와이프에게 말했다.하늘도 무심하지!신세희는 젊어서부터 지금까지 조금도 늙지 않았다!40대에 들어선 사람이 어찌 늙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하지만 부소경은 자신의 젊은 와이프를 보며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그는 와이프와 결혼식을 올릴 날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그리고 마침내 그날은 경치가 예쁘고 날씨가 맑게 갰으며 딱 좋은 기온에 바람도 없었다.그날 두 신인은 남성 최고급 호텔에서 더블 결혼식을 올렸다.결혼식에 참석한 사람은 모두 남성 및 글로벌 인사들이었다.신세희와 부소경, 엄선희와 서준명은 모두 친척이 적었지만 네 명의 친척 친구들을 모두 불러 모은 덕이 남성 호텔 마당은 사람으로 가득 찼다.두 신인 커플이 사람들의 시야에 나타났다. 비록 젊은이는 아니었지만 새로웠다.엄선희의 부모는 기쁜 마음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들의 엄선희가 또다시 돌아왔다.2년 동안 여러 번 수정을 마친 덕에 엄선희는 원래 모습과 거의 비슷할 정도로 돌아왔다.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이것으로도 충분히 만족했다.이번 결혼식의 모든 주최와 비용은 신세희와 부소경이 부담했다.엄
엄선희는 자신의 아이를 껴안은 채 고개를 들어 친 엄마를 바라보았다.그 순간 마음이 벅차올랐다.감격과 억울함 때문에 그녀는 소리 없이 눈물만 흘렸다.그녀는 엄마에게 달려가 품에 안겼다. 이윽고 엄씨 어르신도 두 모녀를 꼭 끌어안았다. 한 가족이 성공적으로 상봉했다.아니, 이제는 다섯 명이고, 서준명까지 더하면 총 여섯 명이었다.여섯 가족은 함께 부둥켜안고 있었는데, 옆에서 지켜보던 이들은 참지 못하고 그만 눈물을 마구 흘렸다.간호사도 눈가가 빨갛게 달아올랐다.한참 지나서야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엄선희를 놓아주었다."됐어, 얘야, 이제 집으로 들어가자. 우리 집으로!"나금희는 고개를 들어 엄선희를 바라보았다. 비록 원래 얼굴은 아니었지만 확실히 그녀의 아이가 맞았다. 사오 년 전에 실종됐던 아이를 드디어 다시 만나게 되었다..그동안 엄선희는 희귀병을 앓게 되었지만 우연히 받은 치료 때문에 성공적으로 완치되었고 이로 인해 피와 혈액형이 바뀌게 되었다.엄선희는 죽을 운명이었지만 가짜 엄선희 덕분에 죽음을 면할 수 있었다.아무튼 그녀의 딸 엄선희는 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행운아였다.4,5년 동안 겪은 고난, 그게 무슨 대수겠는가?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중에 파란만장을 겪어본 적 없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그 고난이 아이의 재산으로 될 이고 앞으로 아이는 이를 소중히 여길 줄 알고 아낄 줄 알며 모든 걸 알게 될 것이다.아주 좋았다.엄선희의 복귀에 엄씨 가문은 성대한 파티를 열었다.온 남성 사람들이 서준명의 아내가 돌아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이윽고 전해진 소식은 바로 얼마 지나지 않아 서준명과 엄선희가 성대한 결혼식을 올린다는 것이었다."이 일은 이미 남성 전체에 퍼졌어요. 결혼식은 대체 언제 할 것 같아요?"여유시간에 신세희가 장난식으로 엄선희에게 물었다.엄선희는 옆에 앉아있는 반명선을 보며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명선 씨가 내 얼굴을 다시 원상 복구시켜 주겠대요. 하지만 천천히 되돌리려면 2년은 걸린대요. 난
모든 일을 마치고 난 뒤 서준명은 갑자기 대성통곡하기 시작했다."왜 그래, 아들?"서씨 부인은 이미 세 아들을 잃었고 남은 아들이라곤 서준명 한 명밖에 없었다. 그녀는 아들이 서럽게 우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어머니, 그냥 운명이 장난치는 것 같아서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군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어요!"서준명은 눈물을 줄줄 흘리며 말했다.서씨 부인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왜 그러니, 얘야?"서준명은 울다가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어머니, 이제야 알겠어요. 하늘이 왜 엄선희 씨한테 사오 년 동안 이런 수고를 겪게 만들었는지 알 것 같아요. 하늘은 비록 그녀에게 잔인한 고문을 내렸지만 마지막엔 결국 해피엔딩을 선물했잖아요. 그러지 않았다면 진짜 죽은 사람은 우리 엄선희 씨 아니겠어요? 나의 엄선희를 살렸잖아요."아들의 말에 서씨 부인은 감격 어린 말투로 말했다."그래, 결국 마지막에 행운을 맞이한 사람은 바로 우리 엄선희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하느님도 아껴주시는 엄선희. 준명아, 빨리 선희를 데려와, 그동안 그 애가 얼마나 수고가 많았겠니."서준명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몸을 돌리자마자 그는 두 아이를 발견했다."아빠, 우리 엄마를 데려오려는 거예요?"단이가 서준명에게 물었다.서준명이 고개를 끄덕이기도 전에 미미가 입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엄마 안 데려오면 내가... 진짜 아빠 때릴 거예요!"미미는 점점 박력 넘치는 모습으로 컸다.게다가 오빠도 그녀의 편을 들어줬기 때문에 서씨 가문 마당에서 고양이랑 다투든 강아지랑 다투든 그녀는 줄곧 이기는 쪽이었기 때문에 미미는 자신이 천하무적이라고 생각했다.서준명은 웃으며 미미를 품에 껴안았다."아빠는 맞는 거 무서워해. 그러니까 미미가 아빠 때리면 아빠는 아파서 울 거야. 그래서 아빠가 미미 말에 따를거야. 오늘 당장 엄마 데려올게, 어때?"두 아이는 엄마를 데려온다는 말에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엄마를 데려오기 전에 먼저 할머니와 할아버
죽기 직전까지도 가짜 엄선희는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그녀는 두 눈을 똑똑히 뜬 상태로 자신이 바닥에 쓰러지는 것을 지켜보았다.그녀는 자신의 계획이 이대로 틀어질 줄 미처 몰랐다. 결혼식만 마치면 진짜 엄선희를 대신해 남성에서 상류사회를 누리는 서씨 가문 사모님으로 될 수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총살당하고 말았다.과연 누구일까?그녀는 이유를 알기도 전에, 울 틈도 없이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그녀의 아쉬움은 결국 그녀의 몸에 영원히 파묻히고 말았다.얼마나 억울했으면 심장이 멈췄음에도 불구하고 두 눈을 감지 못한 걸까?서준명도 깜짝 놀랐다.그는 원래 미란다 무리를 한꺼번에 쓸어버릴 계획이었기에 오늘 경찰들도 이들을 죄다 잡아갈 생각으로 온 것이었다. 하지만 서준명은 이 타이밍에 미란다가 암살당할 줄은 미처 생각지도 못했다.범인은 대체 누구일까?서준명은 당황한 표정으로 창밖을 내다보았다. 경찰들은 오늘 이곳에서 범인들을 완벽히 체포하려던 계획이었기에 츄리닝으로 무장한 경찰도 있었고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든 경찰도 많았다. 모두 미란다를 잡기 위해 출동한 경찰들이었다. 하지만 미란다 대신 미란다에게 총을 쏜 범인을 잡을 줄은 아무도 몰랐다.차 안에 있던 구릿빛 피부 뚱보는 엄선희를 사살하려던 자신의 치밀했던 계획을 뚫고 이토록 많은 경찰들이 나타날 줄은 미처 몰랐다.그는 작전도구를 숨기기도 전에 경찰에게 그만 체포당하고 말았다.정말 말 그대로 난장판이었다.미란다가 엄선희 얼굴로 성형하여 그녀의 신분을 도용한 사건은 우연히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인해 초라하게 마무리되었다.경찰은 구릿빛 피부 뚱보를 잡고 취조하고 나서야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는 해외에 있는 서준명의 세 형님이 엄선희를 죽이라고 보낸 사격수였다.이 남자는 남성에서 오랜 시간 동안 서씨 가문을 노리고 있었다.하지만 내내 엄선희를 발견하지 못했다.그러다가 어렵게 엄선희가 나타나 기회를 잡고 죽이게 되었으나 손쉽게 경찰에게 체포당하고 말았다.이게 대체 무슨 경우란 말인가!서준
두 여직원은 봉쇄형 유리차를 끌고 나왔다. 유리차 안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다이아몬드 반지가 들어있었다. 다이아몬드는 유리를 뚫고 오색찬란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가짜 엄선희는 홀린 듯이 반지를 바라보았다.주얼리샵 맞은편에 주차하여 망원경으로 지켜보던 구릿빛 피부 뚱보도 덩달아 홀린 듯이 바라보았다.구릿빛 피부 뚱보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세상에! 저 여자를 얼마나 사랑하길래 저토록 비싼 반지를 선물하는 거야! 저 여자는 죽어 마땅해! 죽어 마땅하다고!"한편 주얼리 샵안, 서준명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바라보았다."내가 선물한 반지는 어때, 마음에 들어?"가짜 엄선희는 감동하여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좋아, 여보 너무 좋아! 너무 마음에 들어!""이 반지는 원래 4년 전에 선물하려던 건데, 아쉽게 됐네, 그때는...""괜찮아, 여보. 지금도 마찬가지잖아? 비록 4년정도 늦게 선물 받았지만 결국 내 손에 끼워줬잖아. 이게 정말 최고 아니겠어?"가짜 엄선희는 기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말했다."빨리 껴봐, 보여줘!"서준명이 제촉하며 말했다."하하. 알겠어!"말을 마친 서준명은 반지를 꺼내 정중하게 가짜 엄선희의 손가락에 끼워주었다.그순간 가짜 엄선희의 마음은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두근거렸다.마치 꿈을 꾸는 것처럼 나른한 기분이었다.서준명!남성 두 번째 재벌이자 남성 귀공자인 서준명이 드디어 그녀에게 값비싼 반지를 선물한다고?와! 그녀는 너무 행복했다!…그 순간 가짜 엄선희는 비명을 지르고 싶었다!그녀는 행복에 젖어 서준명이 그녀를 부르는 소리도 듣지 못했다.듣지 못한 게 아니었다.그녀 자신을 엄선희라 생각하고 다닌 탓에 서준명이 그녀의 본명을 외칠 때에도 눈치채지 못했다.서준명이 또다시 물었다."미란다 씨, 행복해?""응? 당신..은..?"가짜 엄선희는 그제서야 서준명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자 순간 그녀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그녀는 겁에 질린 나머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홀 안 세 테이블에 빽빽이 앉아있던 사람들은 이 상황을 보고 깜짝 놀랐다.그들은 아직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모르는 눈치였다.왜 엄선희가 가자마자 경찰들이 몰려든 걸까?사람을 체포하러 온 게 아닐까?"아니에요, 형사님, 저희는... 남성 서씨 가문 도련님 서준명 씨의 친구들입니다. 서준명 씨 아내를 구해준 보답으로 집 두 채를 선물한다고 했는데, 혹시 잘못 찾아오신 건 아닌가요?"바로 그때 진미리가 용감하게 나서서 경찰들에게 물었다.아무도 진미리의 질문에 대답해 주지 않았다.몇몇 경찰들이 나서서 그들의 휴대폰을 몽땅 수거했다.한 명도 빠짐없이.진미리는 참지 못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저희는 서준명 씨의 친구예요.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잖아요.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서준명 씨가 알면..."한 경찰이 차갑게 피식 웃으며 말했다."저희가 잡으러 온 것은 바로 서준명 씨 친구들인 당신들입니다!""네? 왜요?"진미리는 의아했다.사실 그녀는 법을 잘 알지 못했기에 자신의 여동생을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밖에는 없었다!자신의 동생은 서준명의 아내와 똑같은 얼굴로 성형했고 서준명도 동생을 아내로 받아들였는데 이를 사기라 할 수는 없지 않은가?돈도 한 푼 뺏지 않았는데?게다가 살인 방화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신분만 도용했을 뿐인데, 아니, 서준명이 가짜 엄선희를 아내로 인정했으니 신분 도용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신분 도용도 아니었다.때문에 지금 진미리와 그녀의 공범들은 자신이 죄를 지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했다.경찰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진미리를 바라보았다."자신이 무슨 죄를 저질렀는지 어찌 당신도 모르나요?"진미리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우리는 서준명 씨의 친구들이에요. 게다가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고요. 서준명 씨도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아나요?""알죠, 서준명 씨가 신고했으니까!"진미리와 그녀의 동료들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그들은 하나같이 동상처럼 굳
"2천억이라니! 서씨 가문 형제들과 완전히 등 돌리려는 셈 아닌가! 서준명이 엄선희를 저토록 사랑하다니! 저 여자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당장이라도 죽여버리고 싶어! 반드시 죽일 거란 말이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공손한 태도로 서준명의 큰형에게 물었다."사장님, 명령만 내리세요! 저 여자를 어떻게 죽일까요! 지금 당장 없애버릴까요!""안돼!"서준명의 큰형이 다급히 말렸다."지금은 죽일 타이밍이 아니야. 보는 눈이 많아서 자리를 피하기 어려울 거야. 나한테 충성하는 사람은 너밖에 없는데 너까지 잃을 수는 없어. 밖에서 처리하고 발 빼기 쉬운 곳으로 골라. 지금은 아니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곧바로 말했다."알겠습니다, 사장님. 사장님 말씀에 따를게요. 그럼 시끌벅적한 장소를 골라 저 여자를 죽여버릴게요! 그럼 이만 끊겠습니다!"통화를 마친 뒤 구릿빛 피부 뚱보는 은밀히 홀 안의 상황을 관찰했다.한편 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함께 사람들에게 술을 권하고 있었다.한 명 한 명 빠뜨리지 않고 모두에게 물었다.모두 전에 가짜 엄선희에게 도움을 줬던 사람들이었다.서준명은 전에 이 사람들에 대해 전부 조사를 마쳤었다. 사기조작단과 마찬가지였다!총 서른 명 정도였는데, 그중 절반이 넘는 사람들은 가짜 엄선희의 가족들이었다.오빠와 언니, 형수와 형부, 그리고 고모 일곱 명과 이모 여덟 명.남은 건 그녀와 오랫동안 함께 근무해 온 부하들이었다.서준명은 마음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정말 비겁하기도 하지!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자신의 모든 가족들과 친구들까지 동원하다니. 하지만 그들이 억울한 게 뭐가 있을까? 그들은 모두 가짜 엄선희가 계획한 사기단에 가담한 공범들이다.그들이 엄선희에게 입힌 피해는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었다.그들은 그의 두 아이까지 해치려고 했다!서준명이 어찌 그들을 또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술을 한 바퀴 권하자마자 서준명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그는 곧바로 휴대폰을 떠내 연락을 받았다."여보세요, 누구시죠
서준명의 말에 진미리는 쑥스러운 말투로 말했다."휴, 어떻게 매번마다 서준명 씨한테 신세를 지겠어요, 아무... 아무것도 아니에요.""어머, 언니, 어려운 일 생기면 언제든지 얘기 하세요. 제 남편은 남성에서 두 번째로 능력 있는 남편이에요. 못 하는 게 없다니까요."가짜 엄선희는 고개를 들어 애교 섞인 말투로 서준명에게 말했다."내 말이 맞지, 여보?"서준명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보며 말했다."자기 생각은 어때? 당신이 선택한 남편인데 틀릴 리가 있을까?""당연히 없지!"가짜 엄선희는 행복한 표정으로 서준명의 어깨에 고개를 기댔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를 품에 안자 순간 역겨운 기분이 들었다.이 가짜 엄선희는 확실히 진짜 엄선희와 아주 닮았다. 만약 이 엄선희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한 상태로 있었다면 서준명은 당연히 그녀를 그가 오매불망 기다리던 진짜 엄선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하지만 진짜 엄선희라면 그에게 이런 요구를 건네진 않았을 것이다.엄선희는 태어날 때부터 공주님처럼 자라 고생한 적이 없지만 탐욕스러운 사람은 아니었다.엄선희는 돈에 아무런 개념도 없는 여자였다.게다가 사치품도 사지 않는 사람이었다.심지어 그녀는 아주 훌륭한 가정교육을 받고 자랐기에 단 한 번도 자신의 능력범위를 벗어나는 가격의 사치품에 손대지 않았다.서씨 가문에 시집와서도 그에게 이것저것 요구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자신의 남편을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하는 짓도 절대 하지 않았다. 남편의 자금을 외부에 흘러 나가게 하는 것도 모자라 난감한 일까지 시키다니!엄선희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었다!하지만 이 가짜 엄선희는 탐욕스럽기 그지 없었다!그럴수록 너무 괘씸했다!하지만 이럴수록 서준명은 더더욱 표정을 가다듬고 가짜 엄선희를 보듬어 주었다."여보, 이 사람들을 사심 없이 도와주는 걸로 봐서 전에 당신한테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이 맞지? 그럼 나도 고마움을 전해야지. 이분들이 없었다면 평생 내 아내를 보지 못하고 살 뻔했으니까
가짜 엄선희는 자연스럽게 동의했다.3일 후, 그들은 남성에서 가장 크고 호화로운 호텔에서 엄선희의 은인들을 초대해 연회를 베풀었다. 그들 중 일부는 외지에서 온 사람도 있었고, 남성 현지인도 있었다. 서준명이 사람들을 대충 살펴보자, 익숙한 중년 여성이 있음을 발견했다.그 중년 여성은 미루나와 같은 집에 살며 미루니에게 DNA 검사를 제안한 여자였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손을 잡고 그 중년 여성에게 다가갔다. "저를 아직 기억하십니까?”가짜 엄선희는 즉시 그 중년 여성을 소개했다."여보, 여긴 나한테 많은 도움을 준 언니 중 한 명이야. 이름은 진미리. 이 언니는 내가 유산했을 때를 포함해 항상 날 보살펴 줬어. 내 생각에는 이 언니에게 집 두 채는 드려야 할 것 같아!” 그러자 진미리라는 중년 여성이 즉시 손을 흔들었다. "아니요, 정말 괜찮습니다. 선희 씨를 돌봐주었던 것도 제 공덕의 하나라고 할 수 있죠. 절대 돈을 바라고 한 일이 아니에요.” 진미리는 말을 하며 서준명을 바라보았다. “서준명 씨, 사실 저는 오랫동안 미루나에게 관심을 가졌어요. 나는 그 여자가 가짜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때 엄선희 씨는 일이 있어 남성에 오지 않았기에 준명 씨와 미루나가 마주치는 걸 정말 걱정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DNA 검사를 하라고 권한 거고요. 요즘은 DNA가 가장 정확하잖아요? 그러니 DNA 검사를 하고 나니 미루나가 가짜라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잖습니까. 요즘에도 이런 사람이 있다니, 겉모습도 전혀 다르고, 닮은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는데 억지로 남의 아내인 척하는 건 무슨 심보란 말입니까? 정말 말이 안 됩니다, 준명 씨와 선희 씨의 부모님 모두 현명하셔서 다행이지요. 그렇지 않았다면 그 미루나에게 정말로 당할 뻔했습니다. 그럼 선희 씨도 힘들어서 울다 지쳐 쓰려졌겠지요…” 진미리의 말을 들은 서준명은 침착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게 말입니다. 그럼 집을 두 채 드리면 될까요?” 서준명은 이미 사람을 보내 확인을 마친 상태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