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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3화

그때 노인이 상대를 물색하고 있을 때 마을에 금방 퇴직한 중학교 교사가 있었다.

아내와 사별하고 자식들은 다 각자 가정을 이루었기에 그 교사는 같이 살 동반자를 고민하고 있었다.

그렇게 목적이 비슷한 두 사람이 결합했다.

노인은 어린 손자를 데리고 동영신의 집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그 집으로 들어간 뒤에야 생각보다 많이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동거 첫날밤, 동영신이 말했다.

“매달 손자 분유값은 줄 수 있어. 하지만 딱 거기까지야. 당신이 불쌍해서 주는 돈이니까 더 이상 욕심부리지 마. 아들이 출소하면 손자는 내보내야 해.”

그때 당시 갈곳이 아예 없었던 노인은 있을 곳을 마련한 것만으로 기뻐해야 했기에 흔쾌히 동의했다.

“고마워요. 우리가 살 곳을 내줘서 정말 고마워요.”

“당신도 잘 들어. 난 원래 무식한 여자 안 좋아해. 학력도 없는 시골 여편네가 나 같은 교육가를 만난 걸 영광으로 생각해. 앞으로 여기가 당신 집이야. 집안일은 당신이 다 알아서 해!”

동영신은 명령하듯 말했고 노인은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저 집안일 잘해요. 분명 만족하실 거예요.”

그렇게 간단한 소통을 마치고 두 사람은 결혼식도 없이 혼인신고만 했다.

결혼한 뒤로 그녀는 매일 집안 청소를 하고 늙은 교사를 돌보는 일을 했다. 그때 노인의 나이는 고작 40대밖에 되지 않았기에 동영신이 원할 때면 가끔 성관계도 해줘야 했다.

처음에 동영신은 아내가 한 밥이 맛없다며 매일 구박했다.

그렇게 2년 정도가 흐르고 노인은 그럭저럭 동영신의 입맛을 맞출 수 있었다.

동영신이 매달 노인에게 주는 손자 분유값은 고작 30만원이 전부였다.

그 돈으로 분유를 제외하면 옷도, 기저귀도 사줄 수 없었다.

평소에 노인은 장을 보면서 생활비를 관리했지만 그 돈은 동영신이 장부를 철저하게 확인했기에 한푼도 허투루 쓸 수 없었다.

가끔 동영신의 자식들이 본가에 방문하고는 했는데 그들도 장부를 수시로 확인했다.

노인은 자녀들이 자신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생각에 속상했지만 뭐라고 말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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