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의 모든 챕터: 챕터 1691 - 챕터 1700

2823 챕터

제1691화

정말이지, 난 이 인간보다도 못한 놈이 무척이나 혐오스러워!동영신은 오히려 노인의 등에다 대고 고함을 지르기 시작했다. “야 이 여편네야… 너…”마치 순식간에 열 살이나 늙은 것만 같았다.그의 나이는 지금 예순다섯이 넘어가고 있었다. 아직 구청을 나서지도 않았는데… 그는 마치 칠순이 넘어가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10년을 함께한 동반자가 떠나면, 앞으로 동영신은 혼자 쓸쓸하게 집에 있게 될 것이다. 이제 누가 그에게 밥상을 차려 줄까?이제 누가 그를 보살펴 줄까?자식들?그의 아들은 사람을 돌볼 줄 모르는 사람이다.그의 며느리도 당연히 시아버지를 돌볼 생각이 없을 것이고.동영신의 딸?딸더러 아버지한테 옆에 딱 붙어 시중을 들라니… 그게 말이 되기나 할까?적임자는 와이프 뿐이었다. 하지만 노인은 고개 한번 돌아보지 않았고, 그에게 눈길 한 번도 주지 않았다.바로 그 순간, 믿을 수 없게도 동영신의 눈가에 눈물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여보… 가지 마.”사실 노인은 울부짖는 동영신의 목소리를 들었다.하지만, 그게 그녀와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그들은 이미 이혼을 했으니.그녀는 이제 더 이상 얻는 것 없이 다른 사람을 챙기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헌신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남들에게 꾸중까지 들었으니 그럴만도 했다.지금부터 그녀는 정당한 돈의 대가를 받으며 일을 할 것이다. 그게 가사도우미든, 화장실 청소든 상관없었다.노인은 다시 자신이 묵던 모텔로 돌아왔다. 그녀는 자신의 짐을 싸더니 이내 일자리를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취직은 생각했던 것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동씨 집안에서 고생한 덕분에 그녀의 머리는 새하얗게 물들었고, 그래서인지 사람들도 그녀를 도우미로 쓰지 않으려고 했다.하지만 정미영은 포기하지 않았다.그녀는 먼저 거처를 찾았고, 어느 정도 정착이 된 후에는 매일같이 밖으로 나가 일자리를 찾아다녔다.노인은 큰 걸 바라는 게 아니었다. 그녀의 요구는 무척이나 간단했다. 그냥 일만 할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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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2화

도둑놈?성유미는 이모를 쳐다보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이모… 이모 이게 무슨 말이에요?”그녀의 말에 노인의 얼굴이 순식간에 빨갛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노인은 눈앞의 사람들을 쳐다보며 말했다. “은석아, 너 내가 천만 원 빼돌린 거 알았구나?”무리 제일 앞에 서 있던 사람은 바로 동영신의 장남 동은석이었다.노인의 말에 동은석은 그녀의 얼굴에 대고 악담을 퍼붓기 시작했다. “이 추잡한 년! 감히 우리 집 돈을 훔치다니! 정말이지, 작정하고 훔치려는 도둑은 당해낼 수가 없다니까! 그 말, 당신이 우리 아버지 돈 훔쳐 갔다고 인정하는 거 맞지?”노인은 잠깐 얼굴이 빨개졌을 뿐 이내 빠르게 평정심을 되찾았다. “훔친 게 아니라, 그냥 가지고 나온 거야. 맞아, 내가 천만 원 가져갔어.”그녀의 말이 심히 충격적이었는지, 성유미도 휘둥그레진 눈으로 노인을 쳐다보았다. “이모… 이모가 왜…”“어떻게 그런 일을 할 수가 있어요? 어떻게 그럴수가 있어요!”한편, 동은석은 차갑게 웃으며 이 상황을 지켜보았다. “망할 아줌마! 아줌마 조카도 당신한테 이렇게 말하는데! 할 말이 뭐가 더 있겠어! 본인 입으로 인정했으니, 이제 선택해. 제 발로 경찰서 갈래, 아님 내가 당신 잡아가라고 경찰에 신고할까?” 경찰서 얘기에 성유미는 그대로 얼어버리고 말았다. 그녀는 단번에 동은석의 손을 잡더니 간곡히 부탁하기 시작했다. “아니, 제발… 우리가… 우리가 그 돈 갚을게. 그래도 안 될까?”“안돼!” 동은석은 단칼에 그녀의 말을 거절했다.“그럼, 뭐 어떻게 해줄까? 이모 감옥만 안 가게 해준다면 뭐든 다 할게. 어떻게 해줄까?” 성유미가 동은석에게 물었다.그는 노인을 흘깃 쳐다보더니 씩씩대며 말했다. “이 늙은 아줌마보고 다시 우리 아버지 보살피러 가라 그래! 우리 아버지 지금 이 여자 때문에 화병 나서 침대에서 내려오지도 못하고 있어! 이게 다 이 여자가 벌인 일이니까, 가서 우리 아버지 수발이나 들라 그래! 죽을 때까지! 그리고 수발드는 동안에는 수작질 부릴 생각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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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3화

아무리 친아들이라고 해도, 다 늙은 아버지의 똥까지 치우는 건 내키지 않았다.제일 좋은 방법은 아버지에게 짝을 찾아주는 것이다.짝은 있다. 이제 이혼한 지 한달밖에 안됐는데 뭐.아버지를 버리고, 천만 원까지 훔쳐 간 그 노인 생각만 하면 동영신의 자식들은 그녀의 몸뚱아리를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화가 치밀어 올랐다.그들은 한참이나 그녀를 찾아다녔고, 노인의 집 이웃한테까지 그녀의 소식을 알아봤다.한 달 동안 찾아 헤맨 끝에, 드디어 그들은 그녀의 조카네 집에서 노인을 찾아내게 됬다. 사실 그들의 진정한 목적은 노인이 다시 아버지를 보살피게 만드는 것이었다.그렇게만 된다면 동씨 집안은 큰 시름 하나를 놓게 된다.그들도 노인이 얼마나 단호한 심정으로 아버지와 이혼을 결심한 건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다시 돌아올 리가 없었다. 마침 아버지도 노인이 훔쳐 간 천만 원 때문에 화가 나 있었고, 상의 끝에 그들은 천만 원을 빌미로 노인을 제대로 협박하기로 마음을 먹었다.그들은 노인을 제대로 제압할 생각으로 이곳에 온 것이었다. 노인이 평생 노예처럼 아버지 곁에 남아 그를 보살피게 할 생각이었다.하지만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다. 노인은 감옥에 가는 한이 있더라도 그들과 돌아가기를 원치 않았다.노인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핸드폰을 꺼내더니,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며 전화를 걸었다.그녀의 행동이 오히려 동씨네 남매들을 당황하게 했다.마침 그때, 동은석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역시나 아버지의 병이 재발했다는 전화였다. 그 전화로 그들은 병원으로 향했다.남매들은 씩씩거리며 성유미의 집을 떠났다.노인이 경찰서에 걸던 전화를 끊었다.동씨네 남매들이 자리를 뜨자마자 성유미는 노인을 책망하기 시작했다. “이모, 아무리 그래도 그걸 훔치면 어떡해요.”그녀의 말에 노인은 바로 울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난 한평생 뭘 훔친 적이 없어. 아무리 찢어지게 가난해도 바늘 하나 훔친 적이 없어. 정말 방법이 없었어. 나도 벼랑 끝에 몰려 있었다고.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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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4화

이사의 목적은 동씨네 남매가 찾아오는 걸 막기 위해서였다.성유미는 벌써부터 눈치채고 있었다. 그들은 이모가 훔쳐 간 돈을 받기 위해서 이곳에 온 것이 아니다. 비록 천만 원을 훔친 게 그리 자랑스러운 일은 아니지만, 범죄는 아니었으니까.설령 경찰서에 불려 가는 불상사가 일어난다고 해도, 아무도 그녀를 도둑으로 보지 않을 것이다.그들이 노인을 찾아온 이유, 그들의 제일 큰 목적은 바로 이모가 다시 그들의 아버지를 돌보게 하는 것이다.당연하게도 노인은 다시 그곳으로 가지 않을 것이고.십 년 동안 고생 좀 했을 뿐인데, 이모의 몰골은 말도 안 되게 상해있었다.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십 년 동안 지속된 재혼 생활은 이모를 고생길에 빠트렸다.이모는 다시 그 집으로 돌아가면 안 된다.성유미는 빠릿빠릿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그녀는 마음먹은 건 바로 해내는 사람이었다. 반나절 만에 두 사람은 집에서 나왔다.하지만, 슬프게도 새집에 정착하자마자 이모는 그만 몸져눕고 말았다.노인이 오랜 시간 동안 영양실조 상태에 처해있었다는 건 병원에 간 후에야 알게 된 사실이었다. 설상가상으로 가슴을 답답하게 만드는 일들 때문에 노인은 그만 류머티즘성 심장병에 걸리고 말았다.반년이란 시간 동안 두 사람은 이 병에 시달렸다.성유미는 여기에 꽤 많은 돈을 썼다.그래서인지 노인은 자꾸 치료를 거부했다. “유미야, 이모는 이제 다 살았어. 죽어도 여한이 없어. 이모는 네 돈 쓰고 싶지 않아. 너 혼자서 얼마나 힘들게 살았는데!”하지만 성유미는 오히려 이모를 끌어안으며 펑펑 울기 시작했다. “이모, 이제 곧 나을 거예요. 앞으로 몇 개월 동안 약만 더 먹으면 감쪽같이 낫는데요! 이모, 제 말 들으세요. 우리 같이 이 병 치료해요.”“유미야, 난 네 발목 잡고 싶지 않아. 너 지금 네 딸 가희 데리고 오려고 열심히 돈 모으고 있는 거잖아. 이렇게 고생하면서 나까지 돌보려 하다니… 널 정말 어쩜 좋을까?” 노인은 이 상황이 난처하다는 듯 머쓱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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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5화

그렇게 노인은 한참을 동은석에게 시달렸고 결국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성유미에게 말했다. “그냥 내가 그 인간 수발들러 갈까?”“이모, 우린 분명 방법을 찾아낼 거예요. 그 사람이 지금 이모 협박하고 있는 거예요. 분명 쉽게 이모를 놓아주지 않을 거예요. 나중에, 제가 지금 하는 일이 끝나면 같이 경찰서에 신고하러 가요.” 성유미는 인상을 쓰며 이모에게 말했다.노인은 성유미에게 고민거리가 생겼다는 걸 단번에 알아챘다.“유미야, 무슨 일 있어?” 노인이 물었다.성유미도 딱히 이모에게 숨기지 않았다. “이모, 가희가 저랑 똑같은 길을 가려나 봐요. 자기보다 10살이나 많은 남자랑 만나고 있더라니까요. 돈은 많은데… 그 남자 남성의 부잣집 자식이에요. 어릴 때부터 놀기만 하고 이렇다 말할 게 하나도 없는 사람이에요.”“가희가 불구덩이로 뛰어드는 걸 어떻게 가만히 보고만 있겠어요? 전 꼭 가희를 막아야 해요.” 성유미가 이모에게 말했다.자신의 딸이 남성에서 잘나가는 부잣집 아들과 만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버린 그날부터 성유미는 계속 서시언의 뒤를 쫓고 있었다.그녀는 먼 곳에서 서시언이 그동안 어떻게 갈 곳 없이 떠도는 사람들을 도왔는지 두 눈으로 똑똑히 확인했다. 이건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유미야, 가끔씩 죄를 뉘우치며 사는 사람도 있는 거야. 서대표님이 힘닿는 데로 갈 곳 없이 떠도는 사람을 돕는 걸 봐서는 분명 책임감이 무척이나 강한 남자일 거야.”성유미는 무척이나 고민하고 있었다.그녀가 고민에 잠겨있던 그때, 동영신의 자식들이 또 그들을 찾아왔다.노인은 더 이상 자신의 조카를 힘들게 만들지 않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조카가 일 년 동안 그녀를 알뜰살뜰 보살폈지만 조카의 삶도 그리 순탄치만은 않았으니.성유미가 집에 없는 틈을 타, 노인은 자신의 물건들을 정리했다. 그녀는 조카가 말한 주소를 떠올리며 서시언을 찾아갔다.그녀는 서시언이 일전의 아줌마에게 일자리를 소개해 줬던 것처럼 자신에게도 일자리를 소개해 주길 바랐다.하지만 예상치 못한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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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6화

유리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서시언과 성유미 사이의 공기가 어색해지기 시작했다.특히 성유미가 더 이 상황을 어색해했다. 얼굴은 순식간에 빨갛게 달아올랐고, 그녀는 바로 몸을 수그렸다. 그녀는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유리를 쳐다보았다. “유리 어린이, 유리는 아주 착한 아이야. 이모도 유리가 착한 거 알아. 유리가 이모 많이 신경 써주고 있었던 거 맞지? 하지만… 이모는… 이모는 너무 늙어서, 유리 삼촌이랑… 안 어울려.”“게다가, 유리 삼촌은 내 딸이랑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이인 걸. 그니까 유리 숙모말고 이모할게.”“두 사람이 진심으로 사랑하고, 또 유리 삼촌이 내 딸한테 진심으로 잘해준다면, 이모는 진심으로 두 사람을 축하해 줄 거야. 유리도 이모랑 같이 두 사람의 행복을 빌어주자. 어때?”그녀의 말에 유리의 눈시울이 붉어지기 시작했다. 유리는 성유미가 안타까웠는지 속상한 목소리로 그녀에게 물었다. “이모, 이모는 남자친구 만들 생각 없어?”“이모 나이가 40이야. 이 상태로 무슨 남자친구야?”성유미는 한참을 머뭇거리더니 이내 어두운 목소리로 말을 이어 나갔다. “평생 남자한테 데이면서 살아서 이제는 가정을 꾸릴 생각도 없어. 앞으로 이모는 그냥 이모의 이모랑 같이 둘이 살 거야. 서로 의지하고 기대면서. 다시는 남자 같은 거 안 만날 거야.”“…”“유리야, 너무 속상해하지 마. 이모랑 같이 삼촌 축하해 주자. 어때?” 성유미는 계속해서 유리를 위로해 주었다.유리는 무척이나 속상했지만 고분고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유리의 눈가에는 눈물이 촉촉하게 맺혀있었다. “응, 알겠어. 숙모.”비록 알겠다고 답했지만 유리는 아직 ‘숙모’라는 호칭을 포기하지 못한 것 같았다.무척이나 합리적인 성유미의 행동과 아이를 달래는 그녀의 능숙한 솜씨에 서시언의 마음은 더욱더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그에게는 일종의 편견이 존재하고 있었다. 최가희와 최홍민이 평소에 성유미에 대한 나쁜 말을 너무 많이 했다. 그래서 서시언도 마음속으로 은근히 성유미를 배척하고 싫어하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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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7화

“알겠어. 고마워, 서대표.” 성유미는 감격스러움에 코를 훌쩍거렸다.그녀는 그 정도로 성의 표시를 끝냈다.처음부터 끝까지, 성유미는 한 번도 서시언에게 아부하듯 행동하지 않았다.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 서시언은 계속해서 생각하고 있었다. 그의 눈에 비친 성유미는 자신의 분수를 아는 절제력이 있는 사람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최가희와 그녀의 아버지가 말한 것처럼 엉망진창인 사람이 아니었다.설마, 최가희와 최홍민이 나한테 거짓말이라도 한 건가?특히 최홍민 그 인간. 그는 한때 범죄를 저지를 생각까지 했던 사람이다. 그는 도박에까지 손을 댔었다.서시언은 최홍민의 인품을 믿지 않았다.그는 성유미의 집을 나서자마자 최가희에게 전화를 걸어 이 상황을 확인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내 이 일이 말 몇 마디로 설명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걸 알아차렸다. ‘이모님 일부터 해결하고, 그 다음에 천천히 얘기하지 뭐.”유리를 집으로 데려다주고 서시언은 집으로 돌아갔다.그날 밤. 서시언이 샤워를 끝내자마자 최가희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그는 무척이나 부드러운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가희야, 아직도 안 자고 있었어?”최가희는 애교 가득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네! 오늘 저한테 밥 사주기로 했는데 안 사줬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잠이 안 와요.”“내가 다음에 꼭 사줄게. 이번에 못 사준 것까지 해서 두 배로 갚아줄게. 어때?” 서서언이 다정하게 말했다.최가희는 점점 더 앙탈을 부리기 시작했다. “음… 그리고 질투도 좀 나요. 시언 오빠, 오빠는 언제쯤 절 유리처럼 아껴줄거예요? 그렇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그녀의 말에 서시언은 웃음을 터뜨렸다. “난 널 유리랑 똑같이 생각하고 있어. 유리를 아끼는 만큼 너도 아껴.”잠시 고민하던 그는 이내 말을 이어 나갔다. “혹시 모르지. 언젠가 내가 널 유리보다 더 아끼게 될지. 유리는 점점 더 자랄 거고, 그렇게 되면 분명 자기만의 생활이 생길 테니까. 남자친구도 만나게 될 거고,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하겠지?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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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8화

문을 연 사람은 바로 성유미였다.하지만 오늘 그녀의 모습은 어제와 아주 큰 차이가 있었다.성유미의 얼굴에는 옅은 화장기가 있었고 명품은 아니지만 단정하고 깨끗한 옷을 입고 있었다.게다가 성유미의 몸매는 무척이나 좋았다. 나이가 마흔이 넘었는데도 말이다. 그녀의 헤어스타일은 무척이나 깔끔했고 그녀의 그런 모습은 지적이고 능숙한 분위기를 풍겼다.전혀 불쌍해 보이지 않았다.며칠 전 F 그룹 앞에서 본, 구석에 쭈그려 있던 유랑자랑은 아예 다른 사람이었다.서시언은 그대로 얼어버렸다.그는 심지어 성유미가 예뻐 보이기까지 했다. 성유미의 모습은 그를 무척이나 놀라게 했다.그는 30대였고, 가희랑은 나이차이가 너무 많이 났다.서시언의 생각을 읽었는지, 성유미가 바로 입을 열었다. “그 사람들 밤이고 낮이고 찾아와서 우리 이모 괴롭혔어. 그래서 오늘 한번 보여주려고. 우리 이모한테도 든든한 버팀목이 있다는걸!”그녀의 말에 서시언은 웃으며 대답했다. “맞아요!”말을 끝낸 후, 그는 문을 조금 더 크게 열더니 성유미와 함께 노인을 차로 부축했다.노인도 오늘 예쁘게 꾸몄다. 노인의 머리는 희끗희끗했다. 그래서인지 등이 굽지 않았는데도 조금 나이가 들어 보였다.만약 그때 동영신에게 시집가지 않았더라면, 그래서 고생을 하지 않았더라면 분명 훨씬 더 젊어 보였을 것이다.그는 노인이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 차를 몰았다. 한 시간 뒤, 그들은 노인이 옛날에 생활했던 교직원 숙소에 도착했다.이곳은 남성 교외에 있는 작은 마을이었다.레지던스는 꽤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정원에는 사람들이 운동을 하고 있었고 그들의 삶은 무척이나 화목해 보였다.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활기가 넘치고 교양있어 보였다.하긴, 여긴 교직원 레지던스였다.차를 세운 후, 서시언은 차에서 내렸다. 그의 행동은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서시언은 키가 180이나 넘는 성인 남자였고 훤칠한 외모의 소유자였다. 게다가 그가 몰고 온 차는 랜드로버였다. 쳐다보지 않을 수가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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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9화

서시언과 성유미는 노인을 데리고 레지던스 안으로 들어갔다.노인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동영신, 집에 있어?”“누구야!” 문 너머로 쇠약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동영신은 이제 고작 예순여섯이었다. 솔직히 말해서 그리 늙은 나이는 아닌데. 하지만 그의 목소리는 마치 칠순을 훌쩍 넘은듯했다.“나야. 너랑 천만 원에 대해서 얘기하려고 왔어.”“여기가 어디라고 찾아와! 왜? 지낼 곳이 없어? 그래서 다시 돌아온 거야? 여긴 너 같은 사람 받아주는 수용소가 아니야. 모텔은 더더욱 아니고. 네가 가고 싶으면 가고 오고 싶으면 오는데 인줄 알아? 넌 네가 대단한 사람인 것 같지? 당장 꺼져! 멀리 꺼져!” 그 말과 함께 문이 열렸다.휠체어 하나가 안에서 굴러 나왔다.휠체어 위에는 삐쩍 야윈 동영신이 앉아있었다.동영신은 노인을 흘깃 쳐다보았고 그는 노인의 얼굴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노인은 동영신보다 10살이나 어렸다.두 사람이 재혼했을 때 노인은 겨우 45살이었다. 55살이었던 그에 비하면 한창인 나이었다. 그래서인지 노인과 재혼한 그해 동영신은 두 번째 봄을 즐겼다. 이혼한지 1년이나 지난 지금, 그는 갈 곳 없는 노인이 엄청 쭈글쭈글해졌을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현실은 그의 예상을 빗나갔다. 노인은 무척이나 멀쩡하고 깔끔했다. 희끗희끗해진 머리에서도 은근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너…” 동영신은 노인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300일이 넘는 시간 동안 그는 이 여자를 그리워하고 있었다.이 여자와 함께했을 때 그의 삶은 무척이나 다채로웠다. 밥할 필요도 없고, 빨래할 필요도 없고, 매일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며, 오후에는 한가롭게 낮잠도 잘 수 있었다.비록 정원에 떠드는 아이들이 있긴 했지만, 노인은 그럴 때마다 아이들을 달래 자리를 뜨게 만들었다. 그녀는 아이들이 동영신의 휴식을 방해하지 못하게 했다.노인의 요리 솜씨는 무척이나 출중했다. 그는 십 년 동안 그 밥을 먹었다.그래서인지 밖에서 파는 음식은 동영신의 입에 맞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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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0화

노인의 말에 동영신은 그대로 얼어버렸다. “뭐라고!”노인은 무척이나 담담하게 말을 이어 나갔다. “천만 원 돌려줄게. 이자까지 쳐서! 나 오늘 십 년 동안 적은 장부도 가지고 왔어. 그동안 썼던 지출이 하나도 빠짐없이 적혀있거든! 쓴 거 빼면 아마 십 년 동안 1억 2000만 원 정도는 모았을 거야.”“내가 가져간 천만원 중 500만 원은 내 몫이니까 따로 계산은 안 할게. 너도 1억 2000만 원의 절반을 나에게 줘.”노인의 말에 동영신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너… 너 지금 나 협박하러 온 거야?”그는 노인이 자기를 보살펴주기 위해 이곳에 찾아온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노인은 그의 재산을 가지러 온 것이었다.재산을 나눠주어야 한다는 사실은 그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하지만 노인의 보살핌이 사라진다는 사실이 그를 더 큰 두려움에 빠트렸다. 그는 아마 오래 못 살 것이다.그는 두려운 얼굴로 노인을 쳐다보았다.노인은 여전히 평온함을 지키고 있었다.십 년이다. 그녀의 가슴에 존재하던 분노와 슬픔은 벌써 이 늙고, 뻔뻔한 사람 덕분에 닳고 닳아 없어졌고 이제는 아무런 감정도 남지 않았다.노인은 무척이나 평온하게 말했다. “아니, 난 내가 받아야 할 몫을 가지러 온 거야! 경고하는데, 또 한번 자식들 내세워서 나 협박하면 당장 신고해 버릴 거니까 그렇게 알아!”“경찰서가 소용이 없다면, 당신들 모조리 죽여버릴 거야! 나처럼 갈 곳도 없고 잃을 것도 없는 사람이 무서울 게 뭐가 있겠어!”“…”그때 옆에서 자리를 지키던 서시언이 입을 열었다. “이미 법원에 연락했어요. 아마 곧 당신 재산 확인하러 올 겁니다.”“만약 당신이 이모님이 응당 받아야 할 이혼 재산을 주지 않는다면 지금 사는 이 집은 경매에 넘어가게 됩니다.”“너… 내 집을 팔아넘길 생각이야?” 동영신은 바들바들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노인의 보살핌만 잃게 되는 게 아니라, 집도 잃게 된다고?그의 말에 서시언은 무고하다는 듯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했다. “그건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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