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의 모든 챕터: 챕터 1651 - 챕터 1660

2823 챕터

제1651화

서시언은 어이가 없었다.하지만 그렇다고 아이에게 손을 댈 수도 없었다.최가희는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아이에게 말했다.“미안해, 유리야. 내가 오늘 기분이 별로 안 좋아서 표정이 이상했나 봐. 언니가 사과할게.”신유리는 시큰둥하게 대꾸했다.“알았어.”최가희는 서시언에게 고개를 돌리며 또 말했다.“시언 오빠, 유리 챙겨줘요. 이 큰 회사에 애 혼자 돌아다니다가 길을 잃을 수도 있어요. 난 일하러 들어가 볼게요. 나 괜찮아요. 퇴근하면 전화할게요.”“알았어. 유리가 한 말 너무 신경 쓰지 마. 애가 어려서 철이 없어.”최가희는 웃으며 대답했다.“알죠. 괜찮아요, 오빠. 들어가 볼게요.”서시언은 고개를 끄덕인 뒤, 최가희가 사무실로 들어가는 뒷모습까지 바라보았다.그런데 발등에서 갑자기 통증이 느껴졌다.고개를 숙이고 보니 신유리가 두 발로 그의 구두를 힘껏 짓밟고 있었다.“신유리!”화가 난 서시언은 버럭 소리를 질렀다.“둘이 연애하지 말라고 했잖아. 왜 내 말을 안 들어?”신유리 역시 잔뜩 화가 난 눈빛으로 서시언을 빤히 올려다보았다.“아이는 어른들 일에 간섭하는 거 아니야.”“내 삼촌이니까!”“삼촌도 안돼.”“저 언니 싫어!”항상 신유리를 예뻐하고 아끼던 서시언이었지만 오늘만큼은 정말 한 대 때려주고 싶었다.열 받아서 애를 엎드려 놓고 엉덩이를 찰싹찰싹 때리고 싶었다.여기가 애 아빠 회사인 게 뭐?그런 건 아무 상관도 없었다.너무 화가 났다.그는 손을 번쩍 들었지만 결국 마지막 순간에 그만두었다.결국 마음이 약해진 것이다.신유리는 서시언이 목숨처럼 사랑하는 아이였다.그러니 어찌 그런 아이에게 손을 댈 수 있을까?그는 쭈그리고 앉아 부드러운 목소리로 아이를 달랬다.“유리야, 이렇게 외삼촌 연애하는 거 자꾸 방해하면 외삼촌 혼자 쓸쓸하게 늙어야 해. 알아?”그러자 아이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최가희랑 연애하지 말라고 했지 다른 여자 만나지 말라는 말은 아니었는데? 세상에 여자가 최가희만 있는 것도 아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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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2화

신유리가 가리킨 곳에는 남루한 차림으로 구석진 곳에 몸을 웅크리고 있는 한 여인이 있었다. 머리는 산발이 되고 얼핏 보기에는 흰머리도 조금 보였으며 최소 40대 정도로 보였는데 살이 너무 빠져서 기괴해 보이기까지 했다.거리를 청소하는 청소부일까?하지만 그녀는 유니폼도 입지 않았고 청결 도구도 들지 않은 채, 그냥 그곳에서 몸을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노숙자 같기도 했다.서시언은 물론 노숙자를 비난하거나 폄하할 생각은 없었다.과거에 그와 신세희가 어린 유리를 데리고 셋이 방랑 생활을 할 때도 노숙자와 별반 다름이 없었다.그래서 노숙자를 보면 더러워서 피한다기보다 안쓰러운 마음이 더 들었다.그렇다고 해서 굳이 일면식도 없는 노숙자를 아내로 맞을 수는 없지 않은가?서시언도 남성에서는 꽤 잘나가는 재벌2세였고 외모나 능력이나 어디 하나 빠지는데 없었다.나이가 조금 있다고 해도 고작 서른두 살이니 노총각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예쁜 여자 만나서 예쁜 사랑을 하겠다는데 죄는 아니지 않은가?신유리는 삼촌인 자신을 상대로 왜 저런 사람을 여자친구로 점 찍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서시언 입장에서는 울지도 웃지도 못할 상황이었다.그는 다시 신유리를 한대 때리고 싶은 욕구를 꾹 참아야 했다.“야, 신유리! 내가 그렇게 못났어? 왜 저런 사람을 추천한 거지? 내가 너한테 뭘 그렇게 잘못했어?”신유리는 고개를 갸웃하고는 천진난만한 눈빛으로 외삼촌을 바라보며 물었다.“저 사람 마음에 안 들어?”“당연하지! 내 취향 아니야!”“그런데 나는 좋은걸.”신유리의 말에 서시언은 어이가 없었다.할 수만 있다면 버럭 화를 내며 그렇게 좋으면 네 아빠한테 소개하지 그러냐고 따지고 싶었다.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면 아이 아빠는 자기가 가장 사랑하는 여동생의 남편이었다.서시언은 너무 화가 나서 머리속이 뒤죽박죽이 되었다.“삼촌, 저 이모 불쌍하지 않아? 저렇게 쭈그리고 앉아 있는 걸 보면 자꾸 엄마가 생각난단 말이야.”신유리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예전에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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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3화

그들은 함께 6년을 생활했다.아이는 그 시간을 아직도 소중히 간직하고 있었다. 지금은 엄마, 아빠랑 같이 생활하지만 삼촌만 혼자가 된 것 같아 자신이 기억했던 행복한 가정을 삼촌에게 선물해 주고 싶었던 것이다.신유리는 정말 순수하게 그런 가정이 삼촌에게 행복과 즐거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서시언은 자신의 생각이 부끄러워졌다.결국은 그가 아이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한 것이다.서시언은 자세를 낮추고 신유리를 품에 안으며 말했다.“삼촌이 잘못했어. 삼촌이 유리 생각을 모르고 미워할 뻔했어. 유리는 세상에서 제일 착한 아이인데 말이야. 삼촌을 생각해서 그랬던 거지?”신유리는 눈동자를 또르르 굴리더니 손가락으로 서시언을 가리키며 말했다.“삼촌, 드디어 유리 마음을 이해해 준 거야? 유리 잘했지? 저 아줌마 꽤 괜찮지?”서시언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잘했어. 좋아. 정말 좋아.”‘유리야, 잘한 건 잘한 거고 저분은 딱 봐도 40대 이상으로 보인다고! 삼촌 겨우 서른두 살이야!’서시언은 정말 삼촌이 저런 노숙자 아줌마와 결혼하기 바라냐고 묻고 싶었지만 결국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그는 그저 부드럽게 아이를 달래주었다.신유리는 잔뜩 신이 났는지 서시언의 옷깃을 잡아당기며 말했다.“삼촌, 저 이모한테 인사 한번 해보자. 겉모습은 저래도 삼촌이 우리 아빠가 엄마한테 했을 때처럼 화장품이랑 예쁜 옷을 사주면 저 이모도 엄마처럼 예뻐질 거야!”서시언은 어이없는 표정으로 아이를 바라보았다.이런 것까지 고민하고 있었어?정말 유별난 집착이었다!신유리가 계속 억지를 부리며 그 여자한테 인사하라고 강요하자 서시언은 고개를 저으며 아이에게 물었다.“잠깐만, 유리야. 너 저 아줌마 어떻게 알았어?”서시언은 저쪽에 있는 노숙자 여인이 신유리의 부탁을 받고 저기서 대기하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이 갔다.그런데 뜻밖에도 유리는 고개를 저으며 대담했다.“모르는 사람인데?”서시언은 너무 황당해서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아니, 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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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4화

그 여자는 잔뜩 흥분해서 서시언을 손가락질했다.“어린애 가지고 논다고 했는데요? 딱 봐도 30대로 보이는데 이건 너무 뻔뻔하죠!”“지금 무슨 말씀을… 아니, 당신 날 알아요?”그제야 그는 여자의 얼굴을 똑똑히 보았다.흰머리가 조금 보였고 나이도 많아 보였지만 이목구비는 꽤 비율이 좋았는데 신경질적으로 보이는 인상이었다.멀리서는 그냥 노숙자로 보였는데 가까이서 보니 꽤 깔끔한 인상을 가지고 있었다.정말 낡고 초라한 옷을 입고 있었지만 예상외로 아주 깨끗했다.너무 막무가내인 사람인 것 같지는 않고 오히려… 고상해 보이기까지 했다.“이모, 저는 이모가 참 좋거든요. 그러니까 화 안 내면 안 돼요?”겁에 질린 신유리는 얼른 삼촌의 품을 파고들며 여자에게 말을 건넸다.여자는 신유리를 힐끗 보고는 갑자기 소리쳤다.“당신… 이렇게 큰 딸이 있었어? 당장 내 앞에서 꺼져!”여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핸드폰이 울렸다.여자는 다급히 전화를 받았다.“저기….”통화 상대가 뭐라고 했는지 서시언에게는 들리지 않았지만 전화를 받은 여자는 많이 불안한 반응을 보이더니 갑자기 도망가 버렸다.서시언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뒤에서 그녀를 불렀지만 아무 소용없었다.“저기! 말을 하다가 가버리는 경우가 어디 있어요? 말은 똑바로 하고 가야죠!”신유리는 확신에 찬 표정으로 서시언에게 말했다.“삼촌, 저 이모 다음에 또 올 거야. 다시 만날 수 있어.”서시언이 물었다.“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신유리가 말했다.“알지. 요 며칠 아빠 회사에 놀러올 때마다 저 이모를 봤으니까. 계속 근처에 계시더라고. 그래서 다음에 오면 또 만날 거라고 한 거야. 그때 연락처도 좀 물어보고 밥도 좀 사줘.”“참, 삼촌. 내가 딸이 아니라고 꼭 얘기하고. 아까 많이 놀란 것 같았어.”신유리는 저 여인이 삼촌의 여자친구가 될 거라고 확신하고 있었다.하지만 서시언은 도통 이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저 여인은 누굴까?딱 봐도 그가 누군지 아는 것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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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5화

서시언은 강한 분노를 느꼈다.그는 얼른 핸드폰을 꺼내 최가희에게 전화를 걸었다. 최가희가 울먹이는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시언 오빠?”“가희야, 네 엄마가 또 너 괴롭힌 거 아니지?”서시언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최가희는 서둘러 아니라고 대답했다.“맞잖아! 너 울고 있잖아!”서시언이 말했다.“사실대로 얘기해 봐. 그 여자가 또 너 괴롭혔어?”최가희는 울며 말했다.“아니에요, 오빠. 내가 그 여자한테 전화했어요. 그냥 이제 다시 연락하지 말라고 말하려고 전화했어요. 이제 괜찮으니까 오빠는 돌아가요. 회사에 할 일도 많잖아요.”“난… 혼자 있고 싶어요. 오빠만 보면 눈물이 날 것 같아요.”“그러니까 돌아가서 일해요. 더 이상 눈물 흘리기는 싫거든요. 지금은 일에 집중하고 싶어요.”서시언은 그녀의 뜻을 따라주기로 했다. 스스로 진정시킬 수 있는데 그를 보면 또 눈물이 날 테고 그러면 결국 일에 지장주게 된다.그는 짧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마음 추스르고 있어. 난 일단 회사로 갔다가 퇴근시간에 데리러올게. 오늘은 나랑 같이 너희 집에 한번 가보자.”최가희는 달콤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좋아요.”전화를 끊은 뒤, 서시언은 F그룹 건물을 나섰다.그는 가는 길에 저도 모르게 그 여자가 있던 방향을 살폈지만 그 여자는 이미 자리를 비우고 없었다.그 여자가 최가희의 생모일까?만약 그게 사실이라고 해도 서시언이 보기에 그렇게 나쁜 사람 같지는 않았다. 오히려 딸을 많이 걱정하는 모습이었다.그럼 그 여자가 아닌 걸까?하지만 엄마가 아닌데 왜 그에게 그렇게 심한 말을 했을까?서시언은 뭔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었지만 사람은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는 게 아니기에 그 여자가 착한 척 연기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가희 엄마는 맞는 것 같아.’그는 퇴근하고 최가희를 집까지 데려다줄 때 자세히 물어보기로 했다.최가희는 그가 처음으로 공식적으로 인정한 여자친구였고 소중한 사람에 관한 일이니 무엇이든 돕고 싶었다.그날 오후, 서시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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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6화

서시언은 세상 참 좁다는 생각이 들었다.최가희의 아버지가 최홍민이었다니.“혹시… 우리 아빠를 알아요?”최가희가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서시언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전방만 빤히 주시했다.아는 사람이지만 그렇게 친한 사이는 아니었다.서시언은 살면서 최홍민을 딱 두 번 만났다.그런데 두 번 다 별로 좋지 않은 인상을 받았다.첫 만남은 서시언이 다섯 살 무렵이었을 때, 부모님을 따라 지방으로 여행간 적 있었는데 길에서 강도를 당한 적이 있었다.그때 그들의 우두머리가 최홍민이었다.그때 최홍민은 스무 살 정도 됐는데 다섯 명 정도의 부하들을 대동하고 서시언 일가를 사람이 없는 곳으로 끌고 가서 칼로 협박한 적 있었다.그때 그가 했던 협박이 지금도 기억 난다.“좋은 말로 할 때 그룹 인도하고 나가. 안 그러면 정말 안 좋은 꼴을 당하게 될 거야!”그때 최홍민이 예상치 못했던 건 서시언의 아버지가 협박이 안 통하는 사람이었다는 점이었다.서시언의 아버지는 가슴으로 칼끝을 밀며 이렇게 말했다.“네가 그렇게 대단하면 나 죽여 봐! 날 죽이면 너도 무사하지 못해! 평생 감옥에서 썩고 싶어? 언젠가는 형사들이 너희를 찾아낼 거야! 난 죽어도 너희 같은 인간들한테 굴복하지 않아!”오히려 당황한 최홍민이 하마터면 칼을 떨어뜨릴 뻔했다.“자! 죽여 봐! 지금 당장! 너희가 여길 빠져나갈 수 있을 것 같아?”서시언의 아버지는 더 기세등등하게 적을 압박했고 최홍민은 끝내는 칼을 바닥에 떨구었다.“대… 대표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가 아무리 양아치라도 사람 죽일 용기는 없어요.”그때 최홍민은 땀을 뻘뻘 흘리며 그들에게 사과했다. 그때 그의 뒤에 있던 남자들이 그를 발로 걷어차며 욕설을 퍼부었다.“이런 겁쟁이 같은 자식이!”그렇게 강도들은 뿔뿔이 흩어져서 도망갔다.홀로 남은 최홍민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사과했다.“대표님, 제가 아무짓도 하지 않은 걸 봐서 돈 좀… 주실 수 있나요?”서시언의 아버지는 그때 어이가 없어서 실소를 터뜨리며 그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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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7화

그런데 아무리 그래도 살인은 그에게 무리였던 것이다.그는 서시언의 아버지에게 살려달라고 끈질기게 애원한 끝에 결국 서시언 아버지는 목숨을 살려준 보답아닌 보답으로 그에게 2억을 주었다.그리고 그날 밤에 그 사채를 빌려준 조폭 일당을 제거해 버렸다.그렇게 최홍민은 서시언 아버지의 도움으로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조폭 일당을 제거하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사실은 서시언의 큰아버지가 그들 일가를 죽이라고 사주했고 최홍민은 그냥 살인에 이용된 도구였을 뿐이라는 것이 밝혀졌다.서시언의 아버지는 앞으로 절대 도박에 손대지 말라고 최홍민에게 경고했다.그 뒤로 최홍민은 도박장 근처에 얼씬거리지도 않았다.하지만 별로 좋은 인성을 가진 사람은 아니라고 판단해서 그들 일가도 더 이상 최홍민과 연락을 주고받지 않았다.그렇게 또 5년이 지났다.서시언이 다시 최홍민을 만났을 때, 그는 예전보다 인상이 많이 좋아져 있었다.한 번은 평범한 가정의 친구집에 놀러간 적 있었는데 그냥 서민들이 사는 동네였다. 아파트 입구에 들어선 서시언은 몇 년 전에 행복한 여행을 악몽으로 만들었던 장본인을 또 만났다.그때의 최홍민은 이미 서시언을 알아보지 못했다.딱 한번 마주쳤고 그때 당시에 서시언은 고작 다섯 살이고 5년이 흐른 뒤에는 키가 170이 넘는 장신으로 성장했기에 알아보지 못하는 것도 당연했다.하지만 서시언은 자신과 가족들을 죽이려 했던 최홍민을 한눈에 알아보았다.최홍민은 예전보다는 확실히 얼굴이 좋아 보였다.그는 품에 한 살 정도 되어 보이는 아이를 안고 그네를 태워주고 있었는데 아이가 깔깔 웃자 그도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서시언은 보고도 믿을 수 없어서 걸음을 잠시 멈추었다.흉악한 도박 중독자에게도 이렇게 자상한 면이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그런데 그런 좋은 인상은 5분도 채 지나지 않아서 깨져 버렸다. 최홍민에게 어떤 여자가 다가갔는데 여자는 서시언을 등지고 있어서 얼굴을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여자의 목소리는 똑똑하게 들렸다.여자는 간절한 목소리로 최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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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8화

최홍민은 멈칫하더니 이내 미소를 지으며 서시언에게 물었다.“자네 나를 알아? 우리 가게에 온 적 있겠구먼. 손님이 내 예비 사위가 될 줄은 몰랐는데. 젊은 사람이 사람 보는 눈은 있네. 내 딸이지만 이렇게 착하고 예쁜 아이는 드물지. 게다가 똑똑하고 명문대 졸업생에 남성 1위 대기업에서 근무하니 추종자들도 정말 많았어.”“아버님, 저는 서시언이라고 합니다. 지금은 서씨 그룹 대표를 맡고 있고요. 서씨 그룹은 들어보셨죠?”서시언은 담담한 표정으로 최홍민을 바라보며 물었다.최홍민의 손이 순간 흠칫하고 떨리더니 들고 있던 채소바구니를 바닥에 떨어뜨렸다.그는 당황한 눈빛으로 서시언을 바라보다가 다시 표정을 수습하고 최가희에게 말했다.“너는… 부자 남자친구를 사귀었으면 아빠한테 가장 먼저 얘기해야지. 너무 유명 기업이라 놀랐잖아.”최가희는 달콤한 미소를 지으며 아빠의 목을 끌어안고 말했다.“아빠! 시언 오빠가 대기업 대표이긴 하지만 저에게는 그냥 사랑하는 남자친구일 뿐이라고요. 아빠한테는 미래의 사위죠. 오빠는 잘나간다고 텃세 부리거나 다른 사람 무시하는 그런 사람 아니에요.”최홍민은 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를 쳤다.“그래. 우리 딸이 그렇다면 그런 거지!”말을 마친 그는 채소바구니를 다시 집어들며 이마에 난 식은땀을 훔쳤다. 서시언은 그런 모습을 계속 지켜보고 있었다.하지만 최가희가 이렇게 기뻐하고 최홍민도 숨기려는 의도가 명확해서 일단 말하지 않기로 했다.이제 갓 20대 초반인 최가희는 그때 사건과 관련도 없었고 그녀의 아버지가 과거에 했던 잘못으로 그녀를 고통받게 할 수는 없었다.게다가 최홍민은 딸을 엄청 아끼는 것 같았다.이건 전에 본 장면으로도 느낄 수 있었다.서시언은 말없이 최가희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단독주택으로 된 최가희의 집은 꽤 깔끔했다. 집에는 차량도 두 대나 있었고 집에는 80세가 넘은 노인이 있었는데 최홍민의 어머니라고 했다.식사는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최가희의 할머니는 서시언에게서 시선을 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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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9화

서시언은 어이가 없어서 웃음만 나왔다.그는 차갑게 최홍민을 쏘아보며 말했다.“일단 일어나세요. 일어나서 다시 얘기해요!”하지만 최홍민은 절대 일어나지 않겠다는 듯이 고개를 푹 숙이고 말했다.“서 대표님을 따로 부른 건 정말 정중하게 사과하고 싶어서였어요. 난 이미 과거의 잘못을 뉘우치고 정말 열심히 살고 있어요. 그 일이 있은 뒤로 아주 오랫동안 죄책감에 시달렸어요. 크게 앓기도 했죠. 그 뒤로는 다시 도박에 손대지 않았어요.”“스스로 경각심을 가지려고 그때 새끼손가락을 스스로 잘랐죠.”말을 마친 최홍민은 새끼손가락이 없는 손을 서시언에게 내보였다.서시언은 힐끗 쳐다보고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최홍민이 계속해서 말했다.“그 뒤로 정말 열심히 살았죠. 어머니 보살피고 어린 딸도 보살피느라 정말 힘들었어요. 그 뒤로는 한 번도 위법행위를 저지르지 않았어요.”“못 믿겠으면 전과기록을 조회해 보셔도 괜찮아요. 저 정말 지킬 거 다 지키며 사는 소상공인이에요.”“아이가 생기고 알았어요. 과거에 제가 얼마나 망나니였는지. 그래서 모든 정력을 딸을 교육하는데 썼어요. 대표님도 아시겠지만 가희 정말 예쁘게 잘 컸잖아요.”“어릴 때 엄마를 잃은 가희를 봐서 제 과거는 가희에게 비밀로 해주세요. 우리 불쌍한 가희는 어릴 때부터 엄마 사랑도 못 받고 불쌍하게 컸거든요. 우리 딸 잘 부탁해요. 가희한테만 잘해주시면 저는 정말 죽어도 여한이 없어요.”최홍민은 자신의 힘들었던 과거를 들먹이며 서시언에게 하소연했다.그러는 그의 얼굴에서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조금 불쌍해 보이기도 했다.서시언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답답했다.어린 서시언에게 최홍민은 악몽과 같은 존재였다. 그는 성인이 된 뒤에야 그날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그런데 이런 사람의 딸과 사랑을 시작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게다가 어릴 때 최홍민이 최가희 생모를 학대하는 장면을 직접 봤었고 그건 최가희가 그에게 말했던 부분과는 많이 차이가 있었다.서시언은 한참을 고민하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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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60화

최홍민은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그 여자가 어디로 갔는지는 저도 몰라요. 마땅한 거처도 없고 직장도 없었거든요. 일하기도 싫어하고 집에 같이 살 때도 놀다가 밤 늦게 들어오고는 했어요. 그런 엄마를 둔 가희가 불쌍하죠.”그 말을 들은 서시언은 F그룹 본사 건물을 배회하던 그 여인이 떠올랐다.얼굴도 창백하고 이목구비가 꽤 예쁜 여인이었지만 그렇다고 문란한 생활을 하는 여자 같지는 않았다.서시언은 그녀가 최가희의 어머니인지 확신할 수는 없었다.그는 조심스럽게 최홍민에게 물었다.“두 분은 어떻게 알게 되셨습니까?”최홍민은 화들짝 놀라더니 그에게 물었다.“왜… 그런 질문을 하시는 건가요?”많이 당혹스럽고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서시언은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최홍민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았다.“이건 숨길 일도 아닌 것 같아서 말인데요. 가희가 요즘 어머니한테서 전화가 자꾸 온다고 많이 괴로워하고 있어요.”“그 망할 여자가! 그 여자 정말 나쁜 여자예요! 죽이고 싶은 마음도 든다니까요!”최홍민의 말에 서시언은 비꼬는 듯한 말투로 물었다.“또 살인을 하고 싶으신 건가요?”그러자 최홍민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말했다.“아, 아닙니다. 서 대표님, 그런 뜻이 아니라 그 여자가 그만큼 악질이라는 거예요. 어린 딸을 돌보지도 않고 도망간 주제에 다 큰 딸을 왜 찾는지 모르겠어요. 가희가 얼마나 힘들지는 전혀 배려하지 않는 거잖아요?”잠시 뜸을 들이던 그가 서시언에게 물었다.“이런 거로 법원에 고소는 안 되나요? 혈연관계가 있으면 아무리 그 여자가 엄마 노릇을 안 했어도 가희에게 부양 의무가 있다는 게 사실인가요?”서시언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원칙적으로는 그렇죠.”최홍민은 갑자기 돌변하더니 마구 욕설을 퍼부었다.“젠장! 이 망할 여자가!”서시언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달래듯 말했다.“오늘 제가 이 집에 방문한 건 가희 아버님이 궁금해서 만나뵙고 인사를 드리기 위한 것도 있지만 어머니 문제를 빨리 처리하고 싶어서예요. 어머니가 자꾸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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