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652화

신유리가 가리킨 곳에는 남루한 차림으로 구석진 곳에 몸을 웅크리고 있는 한 여인이 있었다. 머리는 산발이 되고 얼핏 보기에는 흰머리도 조금 보였으며 최소 40대 정도로 보였는데 살이 너무 빠져서 기괴해 보이기까지 했다.

거리를 청소하는 청소부일까?

하지만 그녀는 유니폼도 입지 않았고 청결 도구도 들지 않은 채, 그냥 그곳에서 몸을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노숙자 같기도 했다.

서시언은 물론 노숙자를 비난하거나 폄하할 생각은 없었다.

과거에 그와 신세희가 어린 유리를 데리고 셋이 방랑 생활을 할 때도 노숙자와 별반 다름이 없었다.

그래서 노숙자를 보면 더러워서 피한다기보다 안쓰러운 마음이 더 들었다.

그렇다고 해서 굳이 일면식도 없는 노숙자를 아내로 맞을 수는 없지 않은가?

서시언도 남성에서는 꽤 잘나가는 재벌2세였고 외모나 능력이나 어디 하나 빠지는데 없었다.

나이가 조금 있다고 해도 고작 서른두 살이니 노총각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

예쁜 여자 만나서 예쁜 사랑을 하겠다는데 죄는 아니지 않은가?

신유리는 삼촌인 자신을 상대로 왜 저런 사람을 여자친구로 점 찍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서시언 입장에서는 울지도 웃지도 못할 상황이었다.

그는 다시 신유리를 한대 때리고 싶은 욕구를 꾹 참아야 했다.

“야, 신유리! 내가 그렇게 못났어? 왜 저런 사람을 추천한 거지? 내가 너한테 뭘 그렇게 잘못했어?”

신유리는 고개를 갸웃하고는 천진난만한 눈빛으로 외삼촌을 바라보며 물었다.

“저 사람 마음에 안 들어?”

“당연하지! 내 취향 아니야!”

“그런데 나는 좋은걸.”

신유리의 말에 서시언은 어이가 없었다.

할 수만 있다면 버럭 화를 내며 그렇게 좋으면 네 아빠한테 소개하지 그러냐고 따지고 싶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면 아이 아빠는 자기가 가장 사랑하는 여동생의 남편이었다.

서시언은 너무 화가 나서 머리속이 뒤죽박죽이 되었다.

“삼촌, 저 이모 불쌍하지 않아? 저렇게 쭈그리고 앉아 있는 걸 보면 자꾸 엄마가 생각난단 말이야.”

신유리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예전에 유리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