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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1화

서시언은 어이가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이에게 손을 댈 수도 없었다.

최가희는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아이에게 말했다.

“미안해, 유리야. 내가 오늘 기분이 별로 안 좋아서 표정이 이상했나 봐. 언니가 사과할게.”

신유리는 시큰둥하게 대꾸했다.

“알았어.”

최가희는 서시언에게 고개를 돌리며 또 말했다.

“시언 오빠, 유리 챙겨줘요. 이 큰 회사에 애 혼자 돌아다니다가 길을 잃을 수도 있어요. 난 일하러 들어가 볼게요. 나 괜찮아요. 퇴근하면 전화할게요.”

“알았어. 유리가 한 말 너무 신경 쓰지 마. 애가 어려서 철이 없어.”

최가희는 웃으며 대답했다.

“알죠. 괜찮아요, 오빠. 들어가 볼게요.”

서시언은 고개를 끄덕인 뒤, 최가희가 사무실로 들어가는 뒷모습까지 바라보았다.

그런데 발등에서 갑자기 통증이 느껴졌다.

고개를 숙이고 보니 신유리가 두 발로 그의 구두를 힘껏 짓밟고 있었다.

“신유리!”

화가 난 서시언은 버럭 소리를 질렀다.

“둘이 연애하지 말라고 했잖아. 왜 내 말을 안 들어?”

신유리 역시 잔뜩 화가 난 눈빛으로 서시언을 빤히 올려다보았다.

“아이는 어른들 일에 간섭하는 거 아니야.”

“내 삼촌이니까!”

“삼촌도 안돼.”

“저 언니 싫어!”

항상 신유리를 예뻐하고 아끼던 서시언이었지만 오늘만큼은 정말 한 대 때려주고 싶었다.

열 받아서 애를 엎드려 놓고 엉덩이를 찰싹찰싹 때리고 싶었다.

여기가 애 아빠 회사인 게 뭐?

그런 건 아무 상관도 없었다.

너무 화가 났다.

그는 손을 번쩍 들었지만 결국 마지막 순간에 그만두었다.

결국 마음이 약해진 것이다.

신유리는 서시언이 목숨처럼 사랑하는 아이였다.

그러니 어찌 그런 아이에게 손을 댈 수 있을까?

그는 쭈그리고 앉아 부드러운 목소리로 아이를 달랬다.

“유리야, 이렇게 외삼촌 연애하는 거 자꾸 방해하면 외삼촌 혼자 쓸쓸하게 늙어야 해. 알아?”

그러자 아이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최가희랑 연애하지 말라고 했지 다른 여자 만나지 말라는 말은 아니었는데? 세상에 여자가 최가희만 있는 것도 아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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