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의 모든 챕터: 챕터 1331 - 챕터 1340

2823 챕터

제1331화

고소정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어제는 엄마가 성공했으니까 오늘밤 너도 성공할지 모르지! 그렇게 되면 겹경사 아니니?”고가령이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말했다.그러더니 또 한숨을 내쉬었다.“고상은 이 짐덩이는 어떻게 처리하지?”고소정이 말했다.“엄마, 걔는 아직 우리가 데리고 있어야 해. 부소경은 나를 남의 애까지 품어주는 착한 엄마로 알고 있다고!”“걔는 너 같은 엄마 만나서 참 좋겠다!”“하지만 이건 정확히 짚고 넘어가자! 이용가치가 없어지면 바로 보육원에 보내버려! 고아 새끼 길러줄 돈은 없다고!”“나도 그렇게 생각해, 엄마.”고소정이 말했다.“상은이 얘기는 그만하고 지금 시급한 건 부소경을 빨리 네 남자로 만드는 거야! 가능하면 오늘밤 만나자고 해.”고가령이 재촉했다.그녀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고소정이 다급히 말했다.“엄마! 일단 끊어봐. 부… 부 대표한테서 연락이 왔어.”세상에!고가령은 바로 전화를 끊었고 고소정은 다급히 통화버튼을 눌렀다.사실 진작 부소경의 연락처를 핸드폰에 저장했지만 줄곧 핑계가 없어 먼저 연락하지 못했을 뿐이다.그런데 엄마와 통화하는 중에 발신자에 부소경이 찍힌 것이다.고소정은 급히 목청을 가다듬었다.“여… 여보세요. 소경 씨, 아… 아니 부 대표님 무슨 일로….”“계약서 가져올 때 회사 공식 인장과 서 대표 친필 사인 잊지 마.”부소경이 담담하게 말했다.“대… 대표님, 저희 회사에 와서 고찰할 생각은 없으세요? 이… 이렇게 갑작스럽게 결정을 내리시다니… 회사 공식 인장과 대표님 사인만 있으면 되나요?”“그래서 싫어?”부소경이 물었다.“아… 아니요!”고소정은 다소곳하게 말했다.“너무 좋죠! 저희 대표님도 기뻐하실 거예요. 정말… 감사합니다, 부 대표님.”여기까지 말한 고소정은 엄마가 조금 전에 했던 말이 떠올랐다.하지만 고소정은 조금 더 신중하게 접근하고 싶었다.20대의 어린 여자가 50대가 넘은 엄마처럼 겁없이 달려들 수는 없었다.오늘 당장 부소경과 뜨거운 밤을 보내라는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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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2화

서도영은 자신이 잘못 들은 게 아닌가 싶었다.“고소정 씨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고소정은 말실수를 깨닫고 다급히 입을 틀어막았다.‘젠장! 너무 흥분해서 실수해 버렸어!’그녀는 입술을 깨물고 서시언의 눈치를 살폈다.그도 창백하게 질린 얼굴을 하고 있었다.그는 신세희가 누군지 알고 있었다.과거에 신세희와 서시언의 관계 때문에 한때 그녀를 증오한 적도 있었다.서시언이 신세희를 데리고 도주하면서 그룹에도 많은 안 좋은 영향을 끼쳤다.서도영은 몇 번이나 부소경을 찾아가서 자신과 서시언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고 서시언의 행동은 자신고 아무 상관이 없다고 해명해야 했다.언젠가 서시언을 만나게 된다면 그는 주저 없이 서시언을 죽일 것이다.하지만 아무리 서도영이 자신과 상관없다고 해명해도 부소경은 여전히 그의 회사에 좋은 기회를 주지 않았다.서울에 있는 장인이 아니었다면 아마 지금쯤 회사도 부소경의 수중으로 들어갔을지 모른다.하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였다.서울에 있는 그의 장인마저 부소경의 눈치를 보는 상황.최근 서도영이 깨달은 게 있다면 그룹이 살아 남으려면 절대 부소경의 심기를 거스르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차라리 부소경의 개가 될까 생각했을 때도 있지만 부소경은 그럴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나중에 부소경이 지방에서 신세희를 잡아온 것을 보고 자신에게도 기회가 생겼다고 생각해서 신세희를 제거할 계획을 세웠고 처제인 구자현이 신세희를 공격하는 것을 내버려 두었다.그렇게 하면 부소경의 호감을 얻을 줄 알았다.그런데 그 부소경이 신세희를 끔찍이 사랑할 줄은 몰랐다.신세희!그 여자 때문에 서씨 그룹은 망해가고 있었다!하지만 그 뒤로 서도영은 신세희에 대한 증오를 포기하기로 했다.아무리 미워도 자신의 사촌동생만 미워하기로 결심했다.고소정의 입에서 신세희를 죽이고 싶다는 말이 나왔을 때, 사실 서도영은 기뻤다.하지만 기쁜 건 기쁜 거고 자신에게 피해가 올 것 같아서 걱정도 앞섰다.서도영이 차갑게 말했다.“고소정 씨! 간덩이가 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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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3화

고소정이 대놓고 물었다.“솔직히 말해요! 신세희 밉죠?”서도영은 그 말에 대답할 수 없었다.당연히 미웠다.안 미울 리 없었다.“말 안 해도 다 알아요. 당신은 그 여자가 증오스러울 거예요. 그런데 당신은 왜 그 말을 입밖으로 못 내는데 나는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지 알아요?”사실 고소정도 속으로 후회하고 있었다.아직 부소경과 뜨거운 밤을 보내지 못했다.아니 그게 아니라 손도 잡지 못했다.그런데 왜 남 앞에서 신세희를 죽이고 싶다는 말을 지껄였을까?혹시라도 부소경이나 신세희의 귀에 들어가면 쥐도 새도 모르게 지구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하지만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고 그냥 내지른 고소정의 말에 오히려 서도영이 겁을 먹었다.그는 한결 부드러워진 말투로 그녀에게 물었다.“그래서 신세희를 어떻게 제거할지 계획은 있어?”“뭐… 뭐라고 했어요?”“그 여자 죽여버릴 방법이 있냐고!”서도영이 짜증스럽게 대꾸했다.“하!”고소정은 입을 틀어막고 웃음을 터뜨렸다.한바탕 웃은 뒤, 그녀가 말했다.“부소경 손에서 이렇게 큰 계약건을 따낼 정도면 당연히 그 여자를 죽여버릴 방법도 있죠. 서 대표님, 대표님은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으면 돼요. 그냥 내가 활약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 주는 거죠. 그거면 신세희를 죽일 수 있어요.”사실 고소정은 부성웅에게서 영감을 얻었다.그는 부소경이 강한 자에게는 강하지만 약한 사람에게는 한없이 약해지는 사람이라고 말했다.그리고 신세희가 남자문제가 지저분한 여자라고 말했다.부성웅이 신세희를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걸 사실로 만들면 된다.그렇게 되면 부성웅도 자신을 예쁘게 생각하고 엄마와의 결혼을 서두를지도 모른다.부소경도 신세희에게서 완전히 뒤돌아설 것이다.‘이거야!’신세희를 남자문제 지저분하고 남편을 두고 바람이나 피우는 파렴치한 여자로 만들면 되는 것이다.“어떤 무대가 필요하지?”서도영이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물었다.“그러니까 지방에 있는 공단 있죠. 대표님은 그냥 실패작이라고 한 그 프로젝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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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4화

부소경의 얼굴이 순식간에 차갑게 식었다.낯설지만 어딘가 섬뜩하고 기름기가 뚝뚝 떨어지는 목소리였다.그건 서준명 특유의 따뜻하고 부드러운 목소리와 달랐고 서시언의 굵직한 목소리도 아니었으며 조의찬의 재벌2세 특유의 우월감 가득한 목소리도 아니었다.그리고 반호영의 어딘가 처절하고 애절한 목소리도 아니었다.부소경이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목소리였다.역겨운 목소리를 듣고 있던 부소경이 다시 차분해졌다.그는 말없이 밥을 허겁지겁 먹고 있는 신세희에게 눈길을 돌렸다.“왜 그래요? 누구 전화인데 그렇게 표정이 굳었어요?”신세희는 갈비를 뜯으면서 웃으며 그에게 다가와서 핸드폰을 집어들었다.“여보세요? 누구시죠? 이 시간에 무슨 일로 전화하셨어요?”신세희가 고기를 우물우물 씹으면서 물었다.“세희야, 나 기억 안 나?”수화기 너머로 느끼한 남자의 목소리가 귓구멍을 파고들었다.“욱!”신세희는 순식간에 헛구역질이 나왔다.입에서 조금 전 씹던 고기가 튀어나오자 신세희가 정색해서 물었다.“당신 누구야? 난 당신 몰라!”수화기 너머로 남자의 방탕한 목소리가 계속해서 전해졌다.“그래, 알았어. 통화하기 불편하지? 그럼 끊을게.”그리고 순식간에 전화가 끊어졌다.신세희는 저도 모르게 부소경의 눈치를 살폈다.“소경 씨… 그게….”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라 당황했다.부소경의 옆에 앉아 있던 신유리마저 의아한 눈초리로 그녀를 쏘아보았다.“엄마! 아빠한테 뭐 숨기는 거 있어? 아빠 두고 이상한 행동 하면….”아이는 말하면서 슬금슬금 도망쳤다.신세희가 피식 웃으면서 물었다.“그럼 어떻게 할 건데?”“내 아빠에게서 엄마를 도둑질해 가려는 남자의 얼굴에 주먹을 꽂아줄 거야!”신세희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아직 아빠랑 같이 지낸지 1년도 되지 않았는데 예전에는 엄마밖에 모르던 아이가 언젠가부터 아빠를 더 따르기 시작했다.신세희는 자신이 양심에 거리끼는 짓을 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정말 부소경을 속이고 밖에서 이상한 짓을 하고 다녔으면 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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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5화

“우리 오빠, 세희 씨 바꾸래.”엄선희가 말했다.잠시 머뭇거리다가 전화를 받았다.“네, 선우 씨. 무슨 일이시죠?”엄선우는 한참이 지난 뒤에야 어렵게 입을 열었다.“사모님, 아무한테도 저한테 연락이 왔다는 걸 알리면 안 돼요! 절대 알리면 안 돼요!”그는 몹시 긴장한 말투였다.가슴이 철렁한 신세희가 다급히 물었다.“선우 씨, 무슨 일 있어요?”엄선우는 한참 말이 없다가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아니에요, 사모님. 사실… 별일 아니에요. 오늘 좀 심심한데 회사 앞을 지나가다가 선희한테 연락한지 오래된 것 같아서 전화해 봤어요.”엄선우와 엄선희가 사이가 좋다는 건 알고 있었다.그리고 엄선우가 자신을 지극히 믿고 충성한다는 것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었다.그래서 엄선우가 그런 말을 했을 때,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엄선우가 말했다.“사모님, 고소정 그 여자 만만한 상대가 아닌 것 같아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여자예요. 조심하는 게 좋겠어요.”엄선우의 걱정이 괜한 걱정이 아니라는 건 신세희도 알고 있었다.그리고 신세희 본인도 고소정을 엄청 신경 쓰고 있었다.그녀가 웃으며 말했다.“고소정이 사람 물어뜯는 개라는 건 알고 있어요. 그 여자뿐이 아니고 그 엄마도 같은 족속이죠.”“하지만 걱정하지 말아요. 아무리 사람을 잘 무는 개라도 나도 만만한 상대는 아니라고요!”그 말을 들은 엄선우가 웃음을 터뜨렸다.“사모님, 필요하면 언제든 저 불러요. 제가 사모님 앞길에 방해가 되는 것들은 전부 제거할게요!”“고마워요, 선우 씨.”신세희는 순간 가슴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다.오후에 부소경에게 전화해서 엄선우 월급 좀 올려주라고 부탁하려다가 오후에 너무 바빠서 깜빡 잊고 있었다.그녀는 저녁에 부소경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꺼낼 생각이었다.그런데 저녁에 이런 일을 겪고 보니 엄선우가 괜히 전화한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분명 엄선우는 엄청 중요한 문제를 발견하고 전화했을 수도 있었다.지금 생각해 보면 낯선 남자의 전화는 분명 고소정과 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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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6화

남자가 이렇게 나오면 신세희는 반항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하고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체력이나 힘적으로도 딸리기 때문에 아예 반항을 포기할 때도 있었다.하지만 오늘따라 남자는 더 거칠게 그녀를 다루었다. 마치 벌을 주기라도 하는 것처럼.정말 화가 난 건가?놀란 신세희는 애교를 부리거나 그만하자는 말을 하지도 못 했다.조용히 그가 분이 풀릴 때까지 기다려줄 수밖에 없었다.두 시간이 지난 뒤, 그녀는 남자의 머리를 끌어안으며 부드럽게 말했다.“이제 화 풀어요. 앞으로 꼭 명심할게요. 거리에서 당신보다 더 잘생긴 남자가 쳐다봐도 그쪽으로 눈길도 주지 않을게요.”“내가 그 사람 쳐다보면 눈알을 뽑아버려도 좋아요.”“소경 씨… 그 전화 정말 누군지 몰라요. 내가 모르는 사람이에요. 느낌적으로는 고소정이 뭔가 꾸미는 것 같은데… 아마 내 느낌이 맞을 거예요.”“자!”신세희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팔베개 해주고 안아줘요!”남자는 말없이 팔을 내주고 아내를 품에 안았다.신세희는 그제야 마음이 조금 편안해졌다.그녀는 남자의 허리에 팔을 두르고 말했다.“이제 화 풀 거죠?”“나 정말 억울해요. 그러니까 이제 그만 화 풀어요!”그녀는 손가락으로 남자의 입술을 살짝 건드렸다.그러자 남자가 그녀의 손을 잡으며 시크하게 물었다.“잠이 안 와? 안 힘들어? 아프지도 않아? 한 번만 더할까?”“아… 아니요! 잘못했어요.”“얌전히 잠이나 자!”“네, 여보!”신세희는 그 뒤로 얌전히 남자의 품에 얼굴을 묻고 눈을 감았다.사실 그녀에게도 오늘은 피곤한 하루였다.회사에서 업무가 바빠서 야근까지 했고 남자와 뜨거운 사랑까지 나눴으니 온몸이 나른했다. 눈을 감으니 잠기가 막 몰려오기 시작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신세희는 깊은 잠에 빠졌다.그녀의 자세가 흐트러지기 시작했다.남자의 목을 팔로 감았고 한쪽 다리가 남자의 허리에 올라갔다. 그리고 남자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남자의 손을 잡았다.부소경은 그 모습을 조용히 바라보았다.그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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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7화

엄선우가 물었다.“우리 공주님, 아빠 엄마는 어디 계셔?”사랑스러운 아이는 어른들처럼 한숨을 내쉬었다.엄선우가 웃으며 물었다.“어린 녀석이 왜 한숨을 쉬고 그래?”신유리가 말했다.“아저씨가 몰라서 그래. 예전에는 우리 아빠 옆에 여자가 들러붙으면 엄마 때문에 내가 많이 속상할 것 같았거든? 그리고 어떻게든 그 여자를 쫓아내려고 했을 거야.”“그런데 엄마 옆에 남자가 생기면 기분이 좋았어.”“아빠의 천적은 딸이라더니!”엄선우의 표정을 본 신유리는 시큰둥하게 말을 계속했다.“그런데 지금은 조금 달라. 우리 아빠는 여자가 다가오면 나랑 엄마가 달려들기 전에 그 여자를 없애버릴 거거든.”“그래서 아빠는 걱정하지 않아. 그런데 요즘은 아빠가 점점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어.”“우리 공주님이 드디어 아빠한테 측은지심이 생긴 거야? 그 말 네 아빠가 들었으면 분명 기뻐하실 거야.”사실 부소경이 주변에 없을 때, 엄선우는 아이와 장난도 많이 치는 편이었다.신유리가 그를 흘겨보며 말했다.“그러니까 지금은 엄마를 좋아하는 남자가 나타나면 아빠가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다고!”“아빠의 편에 서기로 마음먹은 거야?”엄선우가 물었다.“당연하지! 내가 아빠 딸이니까!”말을 마친 아이는 또 한숨을 쉬었다.엄선우는 아이가 참 민감하고 정이 많다고 생각했다.조금만 더 있으면 저 예쁜 눈에서 눈물이 흐를 것 같았다.그는 다급히 아이를 위로했다.“걱정하지 마. 너희 부모님은 서로를 너무 사랑해. 아무리 옆에 누군가가 나타나도 두 분을 흔들지는 못할 거야!”“진짜?”신유리가 고개를 갸웃했다.“확실해!”그리고 이때, 신세희와 부소경이 같이 밖으로 나왔다.신세희는 엄선우를 보자 어제 통화했던 내용이 떠올랐다.사실 왜 전화했냐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엄선우는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부소경에게 말했다.“대표님, 오늘 늦잠을 주무셨네요? 전화할까 하다가 쉬는데 방해할까 봐 안 했어요. 그런데 오전에 급하게 처리해야 할 계약서가 있어서….”엄선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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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8화

신세희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되물었다.“내 번호는 어떻게 알았어?”고소정이 담담하면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우리 딸이랑 네 딸이 같은 유치원에 다니고 내 오빠가 네 오빠잖아. 그리고 연락처에 비밀번호 걸어둔 것도 아닌데 임서아랑 구자현이 아는 걸 내가 모르겠어? 참, 남성에서 잘나가는 남자들도 네 번호 많이 알던데?”“네 연락처를 알아내는 건 쓰레기통에서 음식물 쓰레기 찾는 것보다 쉽단 말이야.”신세희가 담담하게 물었다.“고소정, 그래서 무슨 일로 전화했어? 뭔가 많이 준비한 것 같은데?”그러자 고소정이 능청스럽게 말했다.“아니? 난 뭐 준비한 게 없어. 난 진심 하나만으로 부성웅 아저씨 호감도 샀는걸? 이 정도로 만족해.”잠시 숨을 고른 그녀가 계속해서 말했다.“그리고 말이야 사람이 정말 깨끗하다면 누가 뭘 준비한다고 더러워지는 건 아니잖아?”신세희는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네 말이 맞아. 내 짐작이 맞다면 지금 우리 남편 회사에 있겠네? 그리고 내가 회사까지 쳐들어가기를 바랄 테고. 내가 달려가서 네 머리채를 잡을 것을 기대하고 있지?”아주 침착한 목소리였고 고소정도 마찬가지였다.“신세희, 네가 그렇게 나올 줄은 알았어. 내가 너처럼 멍청한 줄 알아? 저 번에 네 남편 회사에 무작정 찾아갔다가 창피만 당한 건 내 실수야. 방법이 틀렸는데 내가 같은 실수를 두 번이나 할 것 같아?”신세희는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이 여자가 정말 만만치 않은 상대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고소정의 모친 고가령은 젊었을 때, 남성에서 꽤 알아주는 셀럽이었다. 비록 친딸은 아니지만 서씨 가문의 친척이라는 이유로 가장 좋은 학교에서 좋은 교육을 받았다.나중에는 해외로 떠났지만 그들이 해외에서 어떻게 살아왔는지 아는 사람이 없었다.고소정이 해외 명문대학에서 경영학 박사라는 학위를 따낸 것만으로 그녀가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신세희는 차갑게 식은 목소리로 물었다.“그래서 지금 어디라고?”“나? 나한테 묻는 거야? 네 남편한테 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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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9화

게다가 부소경이 지금 회사라면 이 말을 무척 황당하게 생각할 것이다.그날 점심, 신세희는 평소와 다르게 기운이 없었다.점심 같이 먹자고 찾아온 엄선희와 민정아도 분위기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다.“세희 씨, 무슨 일이야? 얼굴색이 안 좋아. 열이 나는 거 아니야?”민정아가 그녀의 이마를 만지며 물었다.엄선희도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왜 그래, 세희 씨? 무슨 일 있어?”신세희는 약간 멍한 표정으로 대답했다.“응? 아… 아무것도 아니야.”이 두 사람과 친하게 지낸 지도 꽤 오래됐지만 처음으로 두 사람에게 거짓말을 했다.“도대체 무슨 일인데 그래?”엄선희가 심각한 표정으로 물었다.신세희는 고개를 흔들고는 힘없는 미소를 지어 보인 뒤, 핸드백을 들고 일어섰다.“점심은 둘이 먹어. 나는 일이 좀 있어서 나갔다 올게.”말을 마친 그녀는 재빨리 걸음을 옮겼다.엄선희와 민정아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정말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닌지 걱정될 정도였다.지하주차장으로 내려온 신세희는 안절부절 못하며 자신의 차를 찾았다. 사실 신세희는 평소에 스스로 운전해서 회사에 오는 일이 극히 드물었다. 그녀가 게을러서 그랬을 수도 있고 어차피 남편과 같이 차를 타고 오기에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그런데 오늘은 그가 이례적으로 그녀에게 혼자 운전해서 가라고 했다.신세희는 점점 깊은 불안감을 느꼈다.가는 길, 그녀는 힘껏 액셀러레이터를 밟았다.20분 뒤, 그녀는 고소정이 말한 호텔 앞에 도착했다.참으로 화려한 호텔이었다.주차장에 차를 세운 뒤, 신세희는 한참이나 차에 가만히 앉아 생각했다.차에서 내리고 로비로 들어갔다고 해도 이렇게 넓은 곳에서 무슨 수로 고소정을 찾지?점점 불안감이 엄습해 오기 시작했다.결심을 굳힌 신세희는 선글라스를 끼고 야구모자를 쓴 뒤, 로비를 향해 걸어갔다.“손님, 어떻게 안내해 드릴까요?”호텔 직원이 예의 바른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인사했다.신세희는 우물쭈물하며 대답했다.“혹시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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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0화

그녀는 다급히 뒤돌아서서 자신을 껴안은 남자를 쏘아보았다.몇 년 전 유행하던 정장에 약간 날라리 같은 헤어스타일, 나이는 20대 중반으로 보였고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배가 조금 나왔다.과거에 시골에 살 때 본 적 있는 부류였다.그 남자도 그 지방 부자라고 들었는데 힘 좀 있다고 비매너 짓을 일삼았다.사실 그렇게 부자는 아니었다. 집에 부동산 좀 있다고 들었는데 자산가치가 200억 정도 된다고 부자 소리를 들었다.그리고 그는 자신이 가장 잘난 놈이라고 믿는 사람이었다.아마 그녀의 짐작이 맞다면 둘은 같은 부류였다.게다가 하는 짓이 아주 느끼했고 눈빛도 늑대를 닮았다.신세희는 헛구역질이 올라올 것 같았다.“당신 누구야! 내가 여기 올지는 어떻게 알았어?”신세희는 자신이 함정에 빠졌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아챘다.그녀의 예상이 맞다면 부소경은 여기 없었다.고소정이 정성 들여 판 함정이었다.아니나 다를까 남자가 야릇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신세희, 이러기 있어? 네가 날 여기로 불렀잖아. 그런데 나한테 누구냐고? 혹시 가족을 만나서 불편한 거라면 지금 가면 되잖아.”“아니다. 그냥 내가 방을 잡고 기다릴 테니 늦게라도 올래?”말을 마친 남자는 그 냄새 나는 입술을 신세희의 볼에 가져다댔다.신세희는 화가 나서 기절할 것 같았다.그녀는 다리를 들어 남자의 구두를 짓밟았고 남자는 고통에 신음하며 그녀를 놓아주었다.신세희는 손을 들어 남자의 귀뺨을 때렸다.“네가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허튼수작 부리지 마! 이상한 짓 하면 당장 죽여버릴 테니까!”공공장소였기에 그녀는 너무 과격한 행동은 하지 않았다.의도치 않게 누군가가 이 장면을 포착하고 인터넷에 올리기라도 하면 그녀는 또 네티즌에게 물매를 맞아야 할 판이었다.호텔 로비에서 그녀가 스스로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은 사람을 욕하고 폭력을 휘두르는 게 아니라 보수적인 방법뿐이었다.그녀에게 귀뺨을 맞은 남자는 약간 움찔하더니 말했다.“지금 나랑 만나는 게 불편하면 먼저 가볼게!”말을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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