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의 모든 챕터: 챕터 1321 - 챕터 1330

2823 챕터

제1321화

단장이 다급히 서진희를 말렸다.“서진희 씨! 그만 둬요! 이러다가 사람 죽겠어요!”하지만 서진희는 듣지 않았다.그녀는 주먹을 휘두르며 욕설을 퍼부었다.“고가령, 잘 들어! 네가 누구한테 아버지라고 부를지 그건 네 일이고 서씨 가문의 딸이 되는 것도 네 자유야! 하지만 내 딸의 행복을 건드릴 생각은 하지 마! 그러다가는 진짜 죽여버릴 수 있으니까! 세희를 위해서라면 난 뭐든 할 수 있어!”짝!고가령의 얼굴은 이미 곳곳에 피멍이 들었다.조금 전까지 고상하던 얼굴은 이미 엉망이 되었다.서진희의 눈에 광기가 돌았다.몇십 년이나 참았던 분노였다.어릴 때부터 그렇게 원하던 아버지의 사랑을 이 여자가 차지해 버렸다.그런데 오늘까지 나타나서 사람을 괴롭혀?고가령이 거의 정신이 혼미해질 때쯤, 밖에서 네 명의 경호원이 안으로 뛰어들어왔다.그들은 달려들어 서진희를 붙잡았다.고가령은 그제야 간신히 몸을 일으켰다.머리는 죄다 뜯겨서 두피에서도 피가 흘렀고 고통에 일그러진 얼굴은 볼썽사나웠다.“저 여자를 당장 때려 죽여! 당장!”하지만 경호원들은 어이없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볼 뿐이었다.그들은 서씨 어르신의 신변을 지키는 경호원들이었다.그의 곁에서 십여 년을 지켰다.그들은 딸을 찾으면서 절망에 몸부림치던 서씨 어르신을 곁에서 지켜봤고 외손녀를 만났을 때 그가 얼마나 기뻐하는지도 보았다. 모든 그리움과 죄책감 때문에 가짜 외손녀에게 무한한 사랑을 쏟던 그의 모습도 옆에서 봤다.그리고 두 달 뒤에 진실을 알고 무너지던 어르신의 모습도 보았다.그는 드디어 친딸을 찾았다.하지만 딸은 그런 그를 아버지로 인정하지 않았다.경호원들은 이런 생각을 한 적도 있었다.나라도 인정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서진희 입장에서 생각하면 너무 억울하고 분할 것이다.자존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절대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그래서 점점 쇠약해지는 노인을 보면서 안쓰럽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어제, 서씨 어르신의 친척이라고 하면서 고가령이 저택에 입주할 때 어르신은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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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2화

고가령과 서진희는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연습실 입구에 신세희가 잔뜩 인상을 쓰고 서 있었다.그녀는 차갑게 굳은 얼굴에 두 눈에 살기를 담아 고가령을 쏘아보고 있었다.그 표정을 본 고가령은 저도 모르게 움찔했다.그 사이에 신세희가 엄마에게 다가갔다.그녀는 웃으며 서진희에게 말했다.“엄마! 잘했어!”서진희가 의아한 표정으로 딸을 바라보았다.“세희 네가 어쩐 일이야?”신세희는 안쓰러운 표정으로 엄마를 바라보며 말했다.“일하는데 자꾸 엄마 목소리가 신경 쓰이더라고. 뭔가 느낌도 안 좋고 해서 일 제쳐두고 왔는데 집에는 없어서.”“전화해도 받지도 않고 걱정돼서 혹시 여기 있나 와봤어.”서진희는 그제야 핸드폰을 꺼내 확인했다. 아니나 다를까, 딸에게서 온 부재중 전화가 열 통이나 있었다.고가령이 오자마자 소란을 부리는 바람에 그녀와 머리채를 잡느라 핸드폰이 울리는 줄도 몰랐다.서진희는 미안한 얼굴로 딸을 바라보며 말했다.“엄마 걱정은 하지 마. 이런 건 엄마 스스로 처리할 수 있어! 저 여자가 네 앞길을 방해한다면 죽여 버릴 거야!”신세희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는 담담하게 말했다.“소경 씨가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누가 와서 방해하지 않아도 절대 행복할 수 없을 거야. 소경 씨가 나를 사랑하면 누가 작정하고 덤벼도 우리 사이를 못 갈라.”그 말을 들은 현장의 모두가 신세희에게 감탄했다.“하지만 엄마, 오늘은 좀 심했어. 보는 눈도 많은데 사람을 이렇게 때리면 어떡해?”신세희는 표정을 바꾸어 장난기 어린 표정으로 엄마를 바라보며 말했다.딸을 본 순간부터 서진희는 든든함을 느꼈다.그녀는 억울한 마음을 딸에게 토로했다.“사실은 세희 네가 이틀 전 집에 왔을 때도 이상하다고 생각했어. 주말 아니면 시간도 안 나는데 갑자기 평일에 왔을 때부터 뭔가 일이 있구나 했지.”“엄마는 나를 너무 잘 알아.”“그런데 네가 무슨 일인지 얘기해 주지 않아서 준명이한테 전화했어. 고가령이 딸을 데리고 귀국했다는 소식은 준명이한테 들었어. 그 딸이 소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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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3화

댄스 교실의 모두가 고가령을 비난했다.고가령은 얼굴 통증과 두피 통증에 아직도 잔뜩 인상을 구기고 있었다.가장 절망적인 건 도망갈 틈이 안 보인다는 점이었다.수십명의 댄스 단원이 자신을 향해 손가락질할 거라고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고가령은 어릴 때부터 칭찬만 받고 자랐다.스무 살이 되기 전 고가령은 서울이나 남성에서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 다니는 존재였고 아무도 그녀의 말에 반박하지 못했다.그녀가 거리에서 욕설을 내뱉으면 그 모습마저 귀엽다고 사람들이 말했다. 오히려 그녀를 욕하게 만든 상대가 시정잡배라고 했다.그래서 지금도 고가령은 아무도 자신의 말에 반박하지 않을 거라고 착각하고 있었다.게다가 그녀는 외국생활을 하고 돌아온 해외파였고 오늘 이곳에 특별 강사로 초빙된 사람이었다.고가령은 당연히 자신이 좌중을 압도하는 존재라고 생각했고 이 순박한 노인네들이 자신과 함께 겁쟁이 서진희를 욕해줄 거라 생각했다. 항상 자신만 보면 어깨를 움츠리던 서진희가 자신에게 매를 들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그런데 그 딸까지 합세했다.신세희!3일 전에 자신의 딸을 무자비하게 폭행했던 여자였다.고소정은 치마가 다 찢어진 채, 신세희에게 내쫓겨서 거리로 던져졌다.분노가 치밀었지만 고가령은 신세희를 똑바로 볼 수 없었다.신세희가 사람 하나 죽일 것 같은 눈빛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고가령!”신세희가 입을 열었다.“당신 딸 고소정이 3일 전에 내 남편 회사까지 찾아와서 추한 짓을 했어. 그러다가 나한테 들켜서 망신만 당하고 쫓겨났지. 그것으로도 부족해서 이제 엄마까지 찾아와서 우리 엄마한테 행패야? 정말 죽고 싶어?”“아니면 내 남편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한 거야? 내 남편에 대한 소문은 제대로 듣지 못했나 봐?”그녀의 남편!필요하다면 언제든지 기꺼이 그녀를 위해 칼을 휘두를 수 있는 남자였다! 신세희는 그걸 숨길 생각도 없었다.고가령의 얼굴이 창백하게 질렸다.“꺼져!”신세희가 말했다.서준명을 봐서 이 정도로 넘어가 준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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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4화

고가령의 울음소리를 들은 부성웅은 화들짝 놀라며 자세를 고쳐 앉았다.마침 진문옥도 옆에 없었기에 그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고가령을 달랬다.“가령아 울지 마. 어떻게 된 거야? 제대로 말을 해야 알지. 울지 말고 차근차근… 오빠가 도와줄게.”그러자 고가령은 더 크게 울음을 터뜨렸다.“성웅 오빠, 저 어려서부터 이렇게 모욕감을 느낀 적은 없어요. 오빠네 며느리랑 그 엄마가 너무 끔찍해요!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폭력적일 수 있어요? 내가 춤 연습실에 강사로 갔다가 무슨 일을 당했는지 알아요? 해외파 교수인 내가 글쎄 그 엄마한테 물매를 맞았어요.”“뭐라고?”부성웅이 흠칫하며 허리를 펴고 앉았다.“내 며느리… 그러니까 신세희가 너를 때렸다고?”“오늘은 그 엄마까지 합세해서 매질을 하더라고요.”고가령이 흐느끼며 말했다.“버르장머리 없는 년이!”부성웅이 화가 나서 탁자를 쳤다.“가령아, 울지 마. 다친데는 어때? 일단 병원으로 가. 나머지는 내가 처리할게. 네가 억울할 일 없이 내가 제대로 처리할 거야! 신세희 걔가 또 무슨 소리를 지껄이나 들어봐야지!”“고마워요, 오빠. 먼저 끊을게요. 본가에는 돌아가지 못할지도 몰라요. 이모부가 이런 모습을 보고 얼마나 놀라겠어요? 내가 그 여자한테 이 정도로 맞은 줄을 알면 원래도 그 모녀를 싫어하는데 화병이라도 나실까 겁나요.”“그래, 가령아. 일단 근처에 있는 호텔로 가. 신세희 걔는 내가 처리해 줄 테니까 걱정하지 말고.”“고마워요, 성웅 오빠. 그럼 끊을게요.”전화를 끊은 부성웅은 씩씩거리며 거실에서 왔다갔다했다.30분 뒤, 화분에 물을 다 준 진문옥이 돌아왔다.“당신 왜 그래?”진문옥이 묻자 부성웅이 씩씩거리며 말했다.“신세희 걔 혼쭐 내주고 싶지 않아?”진문옥은 잠시 말이 없다가 떨떠름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래도 당신 며느리잖아. 아무리 걔가 싫어도 당신이 나만 하겠어?”“쪼잔한 여편네 같으니라고!”부성웅이 아내를 흘겨보며 말했다.“이게 다 당신을 위해 그런 거야! 사실 나는 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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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5화

진문옥은 한참 지난 뒤에야 반응했다.“세상에! 신세희 그 모녀는 미친 거 아니야? 도대체 왜 그렇게 사람을 물어뜯지 못해서 안달이래?”부성웅이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질투겠지! 서진희는 어릴 때부터 영감한테 사랑 받는 고가령을 질투했어!”“정말 멍청하기도 하지! 고가령은 어릴 때부터 엄격한 교육을 받고 자랐어. 영감의 친딸은 아니지만 어릴 때부터 끼고 살았다고. 당연히 친딸보다 애틋하지.”“그럼!”진문옥이 맞장구를 쳤다.잠시 고민하던 그녀가 또 말했다.“그래서 고가령이라는 여자는 지금 뭐 하고 있어?”부성웅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걔가 어렸을 때 몇 번 만난 적 있어. 자주 이모부를 따라 우리 집에 놀러 오곤 했는데 그때 몇 살이었지? 아마 다섯 살? 지금 생각해 보면 우리 가문과도 인연이 있는 아이지.”“그렇다면 우리가 돌봐줘야지. 그런 일을 당했으면 우리가 대신 나서줘야 하는 게 맞아.”진문옥은 좋은 기회를 놓칠 세라 다급히 말했다.“나도 그렇게 생각해. 우리가 손을 잡으면 하루 빨리 신세희를 제거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 그러면 우리는 편한 마음으로 천수를 누릴지도 모르고.”진문옥은 부성웅의 품에 와락 안겼다.“당신이 이렇게 나를 생각해 줄 줄은 몰랐어.”부성웅의 품에 잠시 엎드려 있던 그녀가 고개를 들고 말했다.“여보, 빨리 가령 씨 보러 가. 필요한 게 있으면 언제든 얘기하고. 우리가 도와주자.”“당신은 같이 안 가?”부성웅이 물었다.진문옥은 애석한 표정으로 부성웅을 바라보며 말했다.“여보, 난 밖에 나갈 수 없어. 문을 나서면 그 미친개가 또 달려들 것 같아서 두려워. 그러니 혼자 다녀올래?”부성웅은 자연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그럼 당신은 집에 있어. 내가 다 해결할게.”“그래.”예순 살이나 먹은 늙은이지만 부성웅은 여자를 다루는데 꽤 일가견이 있었다.그는 경호원도 대동하지 않고 밖으로 나왔다.사실 그들만 보면 미친개처럼 달려드는 익명의 남자가 여자도 때리고 가정부도 때리고 경호원도 때리고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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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6화

“아! 오빠….”고가령은 다급히 얼굴을 가렸지만 목소리에서 애교가 흘러 넘쳤다.여기로 올 때까지만 해도 부성웅은 그녀가 엉망이 된 얼굴에 머리는 산발이 되어 코피를 흘리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하지만 고가령은 그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확실히 얼굴은 많이 부어 있었다.눈 주변도 푸른 색이 보였다.하지만 고가령은 그럼에도 아름다웠다.해외에서 서씨 가문의 돈이나 펑펑 써댔지만 아무것도 배우지 않은 건 아니었다.최소한 그녀가 말했던 것처럼 남자를 홀리는 방법은 일품이었다.부성웅에게 전화한 뒤, 그녀는 가장 빠른 속도로 근처 호텔을 잡았다. 물론 그녀는 자신에게 홀대하는 성격이 아니었기에 가장 비싼 호텔을 선택했다.안에는 뭐든 다 있었다.스킨세트는 물론이고 모든 게 완벽했다.거울에서 초라한 자신을 보며 자신에게 주먹을 날린 그 여자에게 저주를 퍼부었다.먼저 산발이 된 머리를 깨끗하게 감고 약을 발랐다. 그리고 살짝 두피가 보이는 정수리는 고데기로 풍성하게 한 뒤, 머리를 하나로 묶었다. 그러자 거짓말처럼 한 10년은 어려 보였다.그리고 나머지는 얼굴.얼굴은 솔직히 심하게 붓고 멍이 들어서 손을 대기조차 힘들었다. 하지만 고가령은 메이크업 고수였다.겹겹이 파운데이션을 쌓아 멍을 가렸다.물론 부종은 어떻게 할 수 없었다.살집은 있었지만 남자의 혼을 쏙 빼놓을 만큼 요염한 자태.그녀는 30분 안에 자신의 얼굴을 요염하게 다듬어 놓았다.부어서 그런지 주름도 적어진 것 같았다.하지만 이렇게 보면 너무 멀쩡해서 부성웅이 와서 보고 엄살을 부린다고 할 수도 있었다.잠시 고민한 고가령은 볼에 화장으로 희미한 손톱자국을 그려냈다. 그러고 보니 화사한 얼굴이 누군가에게 맞은 것처럼 가녀린 모습으로 변했다.그리고 당장이라도 눈물이 떨어질 것 같은 모습으로 눈화장을 했다.거울을 비춘 고가령은 스스로 자신의 실력을 감탄했다.많이 부었지만 어딘가 요염한 매력이 넘치는 모습.그러면서도 청순 가련한 모습이 연출되었다.완벽했다.그리고 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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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7화

고가령은 고개를 홱 돌리고 울음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보지 마세요. 너무 못생겼죠….”“아니, 전혀… 보고 있자니 미치겠어!”부성웅이 말했다.고가령은 짐짓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들고 부성웅을 빤히 바라보았다.눈에는 여전히 눈물이 맺혀 있었다.부성웅은 사춘기 소년처럼 가슴이 쿵쾅거렸다.그리고 뻔한 일이 펼쳐졌다.두 시간 뒤, 누군가가 방 문을 노크했다.하지만 두 사람은 이미 옷을 입은 상태였다.고가령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태연하게 가서 문을 열었다. 밖에는 고소정이 서 있었다.“엄마.”그녀는 아무것도 모르는 척, 엄마에게 말했다.“아저씨도 여기 계셨네요?”부성웅은 고소정을 지그시 바라보며 말했다.“소정이구나. 요즘 일은 좀 어때? 잘 되고 있어?”그러자 고소정의 표정이 급격히 어두워졌다.“아저씨, 엄마랑 제가 귀국한 게 잘못된 결정이었을까요? 그냥 돌아가고 싶어요.”부성웅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그녀에게 물었다.“무슨 말을 그렇게 하는 거야? 왜? 일이 잘 안 풀려? 하지만 네 엄마 가족들이 다 국내에 있잖아. 네 작은할아버지도 있고 나도 있잖아. 우린 다 네 엄마의 가족이야. 그런데 어딜 돌아간다는 거야?”그러자 고소정이 처연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엄마는 귀국하자마자 어떤 아줌마한테 물매를 맞았어요. 정말 복수하고 싶고 그 여자를 칼로 찔러 죽이고 싶어요! 하지만 아저씨, 저에게도 딸이 있어요. 딸을 위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현실이 너무 싫어요.”“그냥 제가 할 일만 하며 살고 싶었어요. 사실 저한테는 꽤 괜찮은 직장이죠. 월급이 무려 500만원이니까요.”“하지만 제 상사가 저한테 무조건 F그룹에서 투자를 받아오라고 했어요. 그 투자건을 성사시키지 못하면 저는 회사를 나가야 할지도 몰라요. 비록… 작은할아버지 집에서 아무 걱정하지 말라고 모든 걸 지원해 주고 계시지만 기생충처럼 살기는 싫어요.”고소정은 억울한 일을 당했지만 자존심은 살아 있다고 강력하게 어필했다.그 말을 듣고 있던 부성웅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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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8화

부소경은 담담한 시선으로 고소정을 응시했다.뒤에 있던 엄선우가 짜증스럽게 소리쳤다.“거기! 죽고 싶어?”안 그래도 요즘 몸이 간질간질하다고 투덜대던 참이었다! 그 상사에 그 직원이라고 그 역시 여자를 때리는데 죄책감이 없었다.상사가 한 마디만 하면 이 여자를 강물에 던져버릴 수도 있었다.엄선우가 앞으로 다가서는데 부소경이 손을 들어 그를 제지했다.고소정은 간절하고도 구슬픈 목소리로 말했다.“대표님의 경호원은 저를 죽이고 싶어하네요.”“주제넘게 우리 사모님 자리를 탐내지 않았으면 내가 그러겠어? 너 같은 거 때리는 거 나도 찝찝하다고!”엄선우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고소정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렇죠. 저 같이 하찮고 더러운 사람한테 손대기 싫겠죠. 당신만 그렇게 생각하는 게 아니라 저도 제가 더럽다고 생각해요.”엄선우는 순간 당황해서 반박할 말을 찾지 못했다.고소정은 처연한 눈빛으로 부소경을 바라보며 말했다.“대표님, 저한테도 변명할 기회를 주시요. 제 변명이 끝나지 않았는데도 제가 쓰레기처럼 느껴지신다면 제가 알아서 죽을게요. 경호원의 손을 더럽히지 않아도 되잖아요.”“대표님을 자극하려는 게 아니에요. 대표님이 어떤 분인지 저도 잘 알아요. 심기가 불편하면 남자든 여자든 가리지 않는다는 것도요.”“상대가 누구든 대표님의 심기를 거스르면 손짓 하나로 요단강을 건넌다는 것도 알아요. 그러니 제 말을 제발 끝까지 들어주시고 제 목숨을 거둬갈지 결정해 주세요.”그 말을 들은 엄선우는 적잖이 충격 받았다.그는 당황한 눈빛으로 부소경과 고소정을 번갈아 보았다.부소경이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말해.”고소정은 비굴한 말투로 계속해서 말했다.“사촌오빠의 명함으로 예약도 하지 않고 회사에 찾아온 건 제 잘못이 맞아요. 하지만 제가 왜 그렇게까지 했는지 생각해 본 적 있나요?”“저도 그날 어쩔 수 없이 대표님을 찾아간 거였어요. 저는 어려서부터 해외에서 자랐어요. 엄마는 저에게 그래도 모국어를 잊으면 안 된다면서 한국어를 가르쳤죠. 저는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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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9화

“그렇다고 이렇게 돈을 많이 주는 회사를 포기할까요?”“저는 물러서고 싶지 않았어요. 아이를 키워야 하니까요”“상사한테 제 상황을 설명하니까 잠재 고객 리스트를 저한테 주더군요.”“그런데 문제가 좀 있었어요. 여러 회사와 협력 관계를 맺었는데 그 리스트에 유독 F그룹만 없더라고요. 남성에서 제일 잘나가는 대기업인데 말이죠.”“저는 제 상사에게 이 사실에 대해 질문했고 상사는 저에게 이렇게 말했어요. F그룹과의 계약을 따낸다면 보너스로 2억을 주겠다고요.”“2억이 저한테 어떤 의미인지 알아요? 저는 당연히 하겠다고 했죠.”“F그룹과의 계약을 성사시킬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어요. 대표님이 제 사촌오빠의 지인이라고요.”“이미 큰소리까지 친 마당에 오빠를 찾아갔는데 저를 안 도와주더라고요. 하지만 저에게는 너무 유혹적인 제안이었고 포기할 수 없었어요. 제 엄마가 노후를 보내려고 해도 돈이 필요하고 제 아이가 잘 자라려면 또 돈이 필요하니까요. 그래서 내 가족을 위해 내 몸 같은 거 던져도 된다고 생각했어요.”“그래서….”고소정은 말끝을 흐리며 처량한 미소를 지었다.“처음부터 제 잘못이죠. 제가 경솔했어요. 그런 못된 생각은 하는 게 아니었어요.”“그리고 그 멍청한 짓에 대한 대가도 받았죠. 상사가 맡긴 일을 제대로 완성하지 못해서 회사에서 쫓겨날 뻔했어요. 하지만 제 상사는 그래도 정이 많은 분이라서 진짜 쫓아내지는 않았죠. 대신 별볼일 없는 지방 사무직으로 강등되었고 급여도 반토막이 났어요.”“제가 가야 할 곳은 이곳에서 한참 멀리 떨어진 시골 공단인데 거기서 일을 더 배우고 다시 오라더라고요.”“제가 그 제안을 거절하면 권고사직으로 처리하겠다고요. 그렇게 되면 퇴직금도 제대로 못 받게 되겠죠.”“오늘은 그냥 사과하러 찾아왔어요. 제 사과를 받아주신다면 저는 내일부터 이곳에서 한참 멀리 떨어진 시골 공단으로 출근해야 해요. 물론 지금도 제가 역겹다고 생각된다면 지금 당장….”고소정은 굳은 결심을 다진 눈빛으로 부소경을 바라보았다.“제가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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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0화

엄선우와 고소정은 멍하니 부소경을 바라보았다.부소경은 회사로 걸음을 옮기며 말했다.“빠른 시일 내에 계약서를 내 앞에 가져와.”처음에 잠시 넋을 놓고 있던 고소정이 빠르게 고개를 끄덕였다.“네! 대표님!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부소경은 이미 먼 곳까지 걸어간 뒤였다.엄선우는 잔뜩 경계 어린 눈빛으로 고소정을 쏘아보다가 말했다.“그만하고 얼른 꺼져!”고소정은 놀란 토끼 눈을 하고 그를 바라보았다.그녀가 넋을 잃은 사이, 엄선우는 재빨리 부소경을 따라잡았다.홀로 남은 고소정의 표정이 서서히 차갑게 굳었다.그녀는 신경질적으로 눈살을 찌푸리며 표독스럽게 중얼거렸다.“엄선우! 딱 기다려! 언젠가 내가 그 집 안주인이 되면 내 손으로 목을 따주겠어!”말을 마친 그녀는 차로 돌아가서 시동을 걸었다.그리고 흥겨운 음악도 틀었다.그녀를 태운 시끄러운 차가 옆을 지나갈 때마다 다른 운전자들은 눈살을 찌푸렸다.한참 운전하던 고소정은 핸드폰을 꺼내 고가령에게 전화를 걸었다.“엄마! 아저씨 말이 맞았어! 부소경 그 사람은 강한 사람에게 강하고 약한 사람에게 약해지는 사람이야! 오늘 계획은 성공이야!”고소정은 차 창을 내리고 성공이라고 소리치고 싶었다.부소경의 말투로 보아 조금은 자신에게 마음을 연 것이 분명했다.‘부소경? 언젠가는 신세희의 자리를 내가 차지하고 말 거야!’엄선희? 신세희? 민정아?다 같이 덤벼도 두렵지 않았다.어려서부터 영어와 모국어를 자유롭게 구사하고 뉴욕 명문대학에서 경영학 박사학위까지 따낸 그녀에 비하면 하찮은 존재들이었다.신세희?그녀는 그냥 전과자였다.게다가 그녀의 엄마는 작은할아버지의 하룻밤 실수로 태어난 존재였고 그들은 한 번도 서씨 가문의 인정을 받은 적 없었다.자신은 그런 환경에서 태어난 신세희보다 출신부터 월등하게 우월한 존재라고 생각했다.고가령 역시 기쁨을 금치 못했지만 이내 흥분을 가라앉혔다.“소정아, 부소경의 태도가 확실히 달라진 거 맞아?”“당연하지, 엄마. 나한테 계약서 준비해서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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