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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8화

부소경은 담담한 시선으로 고소정을 응시했다.

뒤에 있던 엄선우가 짜증스럽게 소리쳤다.

“거기! 죽고 싶어?”

안 그래도 요즘 몸이 간질간질하다고 투덜대던 참이었다! 그 상사에 그 직원이라고 그 역시 여자를 때리는데 죄책감이 없었다.

상사가 한 마디만 하면 이 여자를 강물에 던져버릴 수도 있었다.

엄선우가 앞으로 다가서는데 부소경이 손을 들어 그를 제지했다.

고소정은 간절하고도 구슬픈 목소리로 말했다.

“대표님의 경호원은 저를 죽이고 싶어하네요.”

“주제넘게 우리 사모님 자리를 탐내지 않았으면 내가 그러겠어? 너 같은 거 때리는 거 나도 찝찝하다고!”

엄선우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고소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죠. 저 같이 하찮고 더러운 사람한테 손대기 싫겠죠. 당신만 그렇게 생각하는 게 아니라 저도 제가 더럽다고 생각해요.”

엄선우는 순간 당황해서 반박할 말을 찾지 못했다.

고소정은 처연한 눈빛으로 부소경을 바라보며 말했다.

“대표님, 저한테도 변명할 기회를 주시요. 제 변명이 끝나지 않았는데도 제가 쓰레기처럼 느껴지신다면 제가 알아서 죽을게요. 경호원의 손을 더럽히지 않아도 되잖아요.”

“대표님을 자극하려는 게 아니에요. 대표님이 어떤 분인지 저도 잘 알아요. 심기가 불편하면 남자든 여자든 가리지 않는다는 것도요.”

“상대가 누구든 대표님의 심기를 거스르면 손짓 하나로 요단강을 건넌다는 것도 알아요. 그러니 제 말을 제발 끝까지 들어주시고 제 목숨을 거둬갈지 결정해 주세요.”

그 말을 들은 엄선우는 적잖이 충격 받았다.

그는 당황한 눈빛으로 부소경과 고소정을 번갈아 보았다.

부소경이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말해.”

고소정은 비굴한 말투로 계속해서 말했다.

“사촌오빠의 명함으로 예약도 하지 않고 회사에 찾아온 건 제 잘못이 맞아요. 하지만 제가 왜 그렇게까지 했는지 생각해 본 적 있나요?”

“저도 그날 어쩔 수 없이 대표님을 찾아간 거였어요. 저는 어려서부터 해외에서 자랐어요. 엄마는 저에게 그래도 모국어를 잊으면 안 된다면서 한국어를 가르쳤죠. 저는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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