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의 모든 챕터: 챕터 1171 - 챕터 1180

2823 챕터

제1171화

그뿐만 아니라 정소민에게 상해 배상금도 지불해야 했다.한진수는 8개월 유기징역을 선고 받았다. 배상금 때문에 그의 어머니는 모았던 돈 백만 원을 정소민에게 줘야 했다. 그건 한진수가 어려운 형편에 가끔 챙겨주던 용돈이었다.한진수가 징역을 사는 8개월 동안 그의 어머니는 갈곳도 없이 길거리 생활을 하며 아들을 기다렸다.그렇게 드디어 지옥 같았던 8개월이 지나고 한진수가 출소했을 때, 그의 어머니는 야위다 못해 체중이 40키로도 나가지 않았다.그들 모자에게는 남은 돈이 한 푼도 없었다.게다가 한진수는 직장을 구하려고 열심히 뛰어다녔지만 그를 받아주는 직장도 없었다. 모두가 그를 두 아들 인생을 망친 범죄자 취급했다.출소한 한진수와 그의 불행한 모친은 3일을 꼬박 굶었다.그러다가 그들은 전처와 마주쳤다.휠체어를 탄 그의 전처는 한진수를 보자마자 욕설부터 퍼부었다.분풀이를 다 한 그녀는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며 크게 소리쳤다.“장애가 있는 몸으로 이 인간을 위해 자식까지 낳아주었는데 이 인간이 글쎄 저를 폭행해서 이빨까지 부러뜨렸어요.”전처의 말을 들은 행인들은 너도나도 한진수를 비난했다.한진수는 어쩔 수 없이 어머니를 데리고 사람들이 없는 곳을 찾아 깊은 산 속으로 들어갔다.한진수는 산 속에서 과일들을 찾아 잠시 주린 배를 채웠다.그러고는 어머니를 업고 있을 만한 곳을 찾다가 돌로 지은 집 한 채를 발견했다.누가 지은 건지는 모르나 갈 곳이 없었던 한진수는 어머니와 함께 이곳에 머무르기로 했다.그는 그 뒤로 산을 내려가지 않았다. 매일 일과는 나무를 베고 산짐승을 사냥하거나 과일을 찾아서 따는 일이었다.가끔은 꿩을 사냥해서 마을에 내려다 팔아 침대와 옷도 장만했다.그렇게 가난하지만 아늑한 삶이 한 동안 유지되었다.어머니도 조금씩 건강을 되찾았지만 70이 넘은 노인은 아들에게 도움을 못 주는 것 같아 못내 안타까웠다.그의 어머니는 집 밖에서 작은 닭장을 만들고 그 안에 닭을 키웠다.그렇게 반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한진수와 그의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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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2화

“지… 진짜요?”사실 그는 별 기대 없이 한 말이었다.그냥 고윤희 혼자 산에서 생존하기 힘들 테고 그는 이 여자가 무사히 살아남기를 바랐다.하지만 고윤희는 그에게서 따뜻함을 느꼈다.그녀는 이미 구경민에게서 상처 받을 대로 받아 많이 지쳐 있었다.지금 그녀는 그냥 고생 좀 하더라도 안정적인 삶을 원했다.고윤희가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내 부모님은 내가 어렸을 때 나를 버렸죠. 그래서 줄곧 엄마 사랑이 간절했어요. 어르신을 양엄마로 모실게요. 앞으로 고향에 돌아가면 저도 직장을 구해서 일할 수 있어요. 제가 어머니를 보살필게요.”“아이고, 아가….”한진수의 어머니는 기쁨에 겨워 울먹였다.그녀도 고생만 하고 행복을 누려본 적 없었다.남성에 온 뒤로 항상 억눌린 삶을 살다가 결국엔 그토록 사랑하던 손자마저 잃었다.노인은 삶이 지치고 피곤했다.하지만 아들을 위해 이 악물고 버티는 중이었다.그런 노인에게 딸이 생겼다.노인은 무척 기분이 좋았다.그렇게 상의를 마친 뒤, 한진수는 어머니와 고윤희를 데리고 산을 넘어 남성을 떠났다.그들은 남성 근처의 작은 도시에 가서 기차를 타고 고향으로 돌아갔다.한편, 구경민은 고윤희를 찾기 위해 남성 곳곳을 샅샅이 뒤졌다.호텔에서 허름한 모텔까지 놓치지 않았다.혹시나 하는 마음에 룸살롱까지 뒤졌다.하지만 어디에도 고윤희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구경민은 날이 갈수록 점점 지쳐가고 있었다.그는 한 달 동안 서울에 돌아가지 않았다.서울 본사에는 그가 처리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처럼 쌓였지만 일에 집중할 기분이 아니었다.다행인 건, 그래도 친구인 부소경이 그의 옆을 지켜주었다.부소경은 구경민이 해야 할 업무들을 그를 대신해 깔끔하게 처리해 주었다. 구경민은 폐인 같은 생활을 하고 있었지만 서울 본사는 여전히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었다.진짜 친구란 이런 걸까.한 달 전, 신세희가 서씨 어르신의 압박을 받고 쫓길 때도 구경민은 물심양면 부소경을 도와주었다.그래서 신세희는 고윤희에게 상처 준 구경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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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3화

그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그는 약간 실성한 사람처럼 중얼거렸다.“산을 다 뒤졌는데 사람을 찾지 못했어요. 산에 있다는 것도 거짓말 같아요!”신세희는 차가운 웃음을 머금으며 반박했다.“윤희 언니는 거짓말할 사람이 아니에요. 산에 있다고 했으면 산에 있는 거겠죠! 그냥 당신이 언니를 찾는다는 걸 알고 그곳을 떠난 걸 수도 있어요.”구경민은 순간 목이 꽉 막혔다.절망이 가슴에서 차오르고 있었다.그가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감정이었다.그는 줄곧 자신과 고윤희 사이에 사랑은 불가능할 거라고 생각했다.그들은 어떻게 보면 협력관계에 더 가까웠다. 고윤희 자신도 진짜 여자친구가 돌아오면 알아서 사라질 거라고 말했었다.그리고 그의 여자친구가 돌아오자 그녀는 바로 사라져 버렸다.하지만 구경민의 생활은 모든 게 뒤죽박죽이 되었다.구경민은 미쳐버릴 것 같았다.그리고 이때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구경민은 고윤희의 소식인 줄 알고 재빨리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수화기 너머로 평소 안부도 잘 묻지 않던 아버지 목소리가 들려왔다. “경민아!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거야!”구경민은 잔뜩 실망한 목소리로 대답했다.“무슨 일이시죠?”구씨 어르신은 답답하다는 듯이 아들을 꾸지람했다.“네가 고윤희랑 만날 때 난 아무 얘기도 하지 않았다. 우리 가문에서 그 애를 홀대한 적도 없잖아. 둘이 잘 사는 줄 알았더니 헤어졌다면서? 그리고 여진이랑 잘해보겠다고 네가 장담했어!”“그런데 지금은? 너 여진이랑 헤어진다면서? 너 서른이 넘었어!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구경민은 차갑게 대꾸했다.“다른 일 없으면 끊을게요.”“당장 서울로 올라와!”어르신이 명령조로 말했다.“무슨 일인데 그러세요?”“돌아와서 여진이랑 결혼해! 내가 더 이상 못 기다리겠어! 아빠 말 들어!”사실 어르신은 아들의 사생활에 거의 간섭하지 않았다.어릴 때부터 영특한 구경민이었고 성인이 된 지금은 명실상부한 서울의 실세가 되었다.그래서 어르신은 무슨 일이 생겨도 한쪽 귀로 듣고 한쪽 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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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4화

수화기너머로 서준명의 싸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누군데요?”최여진이 말했다.“저 어르신 지인인데 진행하시던 일은 어떻게 됐는지 궁금해서요.”최근 최여진은 구경민과 고윤희에게만 신경을 쏟느라 남성에 있으면서도 서씨 어르신의 상황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최여진은 마지막으로 구자현과 통화하던 때를 떠올렸다. 그때 구자현은 남성에 더러운 여자 4인방이 있는데 서씨 어르신과 그녀가 합심해서 그 4인방을 제거해야 한다고 얘기했었다.그래서 지금 서씨 어르신 쪽 상황이 무척 궁금했다.하지만 구자현에게 전화를 걸어도 그녀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날 여기까지 불러오더니 왜 겁쟁이처럼 다들 숨어버린 거야? 설마 나랑 경민이가 헤어진 거 다들 아는 건가?’하지만 구씨 어르신이라는 든든한 아군이 있으니 구경민이 아무리 헤어지자고 난리를 피워도 이제는 두렵지 않았다.한편, 서준명은 약간 불쾌한 목소리로 물었다.“도대체 누군데요?”“저는 구경민 씨 약혼녀 되는 사람이에요.”최여진은 아주 자랑스럽게 대답했다.‘구경민 약혼녀?’최근 고모가 할아버지의 연락을 잘 받아주지 않아서 그의 할아버지는 몸져누운 상태였다. 서준명과 그의 부모님은 앓는 할아버지를 보살피느라 구경민 신변에 무슨 변화가 생겼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할아버지가 구씨 가문과 왕래가 있는 건 알지만 그건 단지 구성훈 한 사람에만 해당되었다.하지만 서준명은 구경민과 부소경이 절친한 사이라는 것만은 알고 있었다.게다가 서준명 본인도 구경민의 조카인 구서준과 같이 건축사업을 진행하고 있었기에 상대가 자신을 구경민 약혼녀라고 소개하니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그는 약간 부드러워진 목소리로 대답했다.“죄송하지만 저희 할아버지는 최근 좀 아프셔서 병상에 계십니다. 용건이 있으면 저한테 얘기해 주셔도 됩니다.”“그쪽한테요?”최여진이 떨떠름한 말투로 물었다.서준명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되물었다.“저한테는 말씀하기 어려운 일인가요?”최여진은 오랜 기간 해외에서 지냈기에 자신보다 나이 어린 후배들의 상황은 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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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5화

구자현이 묘사한 신세희는 그냥 외모만 믿고 함부로 몸을 굴리는 싸구려였다.구자현이 최여진을 국내로 부른 목적도 함께 힘을 합쳐 신세희를 제거하기 위함이었다.‘신세희! 망할 여자!’첫 만남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친구들과 딸을 시켜 최여진을 폭행한 여자였다.최여진은 구경민이 자신과 이별을 얘기한 이유도 신세희의 탓으로 돌렸다.물론 지금도 자신은 이 싸움에서 이길 자신이 있었다. ‘어떻게든 고윤희 떨거지들을 몽땅 제거해야 해!’최여진은 욕심이 많은 여자였다.그녀는 바로 행동에 옮기기로 했다.서준명과 통화를 마친 최여진은 가까운 피부샵으로 향했다.거금을 들여 관리한 효과는 아주 만족스러웠다.피부샵에서 나온 최여진은 깐 달걀처럼 매끄러워진 자신의 피부를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만지작거렸다.‘지금 이 모습을 보면 구경민도 흔들릴 거야.’그녀는 곧장 핸드폰을 꺼내 구경민에게 전화를 걸었다.한편, 구경민은 부소경의 차를 타고 별장으로 돌아왔다.부소경은 구경민의 서재에서 그 대신 중요한 업무를 처리하고 있었다.반면 만취 상태인 구경민은 침대에 누워서도 술을 내놓으라고 고집을 부리고 있었다.부소경의 지시를 받은 가정부는 그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다.그리고 이때, 구경민의 핸드폰이 울렸다.전화를 받은 구경민은 누군지 확인하지도 않고 짜증스럽게 말했다.“어떻게 됐어? 사람은 찾았어? 좋은 소식 없으면 돌아올 생각하지 마!”수화기 너머로 여자의 요염하고 간드러진 목소리가 들려왔다.“구경민, 나야. 최여진.”순간 구경민은 입을 꾹 다물었다.정신이 혼미할 정도로 취했지만 그는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는 냉랭한 말투로 말했다.“무슨 일이지? 돈이 부족하면 얼마든 줄게. 원하는 금액만 애기해.”“구경민!”최여진의 울음 섞인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들려왔다.“내가 그렇게 싫었어? 이제는 통화하는 것도 귀찮아?”구경민은 상대와 더 이야기하기도 싫어졌다.오랜 시간 그는 자신이 여전히 그녀를 사랑한다고 믿었다.하지만 그건 사랑이 아닌 가지지 못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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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6화

최여진은 눈물범벅이 된 얼굴로 고개를 들고 반호영을 바라보았다.검은색 정장 차림에 여전히 냉기를 풀풀 풍기고 있는 남자.하지만 말투만큼은 섬뜩할 정도로 부드러웠다.“넌 참 더러운 여자야.”“다… 당신이 왜 여기 있어?”반호영은 혐오스러운 눈빛으로 최여진을 쏘아보며 말했다.“네가 여기 있는 줄 알았으면 오지도 않았어! 너 같이 역겨운 여자는 다시 만나기도 싫거든! 임신했다는 이상한 얘기는 하지 마! 임신했으면 아이 지워! 아이 안 지우고 나한테 들러붙을 생각이면 지옥이 뭔지 맛보게 될 거야!”“네가 인간이니….”퍽!남자는 가소롭다는 듯이 최여진을 걷어차고는 가던 길을 갔다.해외를 돌아다니며 수많은 남자를 만났지만 이처럼 무례하고 이기적인 남자는 처음이었다.최여진은 화가 나서 피를 토하고 싶은 심정이었다.예쁘게 관리를 받았더니 남자의 발길에 바닥을 구르며 한 동안 일어날 수조차 없었다.그녀는 자신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다행히 다친 곳은 없는 것 같았다. 최여진은 가까스로 몸을 일으키며 소리쳤다.“거기 안 서?”하지만 반호영은 이미 멀리 가버린 뒤였다.그는 차를 타고 정처 없이 질주하고 있었다.이 땅을 다시 밟은 순간부터 살아서 돌아갈 생각은 없었다.그러고 보니 이 도시에는 그의 핏줄도 살고 있었다.그의 쌍둥이 형.그리고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짐승 같은 그의 아버지.반호영은 차를 운전하며 부성웅을 떠올렸다.그는 사실 이곳 지리에 익숙하지 않았다.가까스로 부씨 가문 본가에 도착한 그는 대문 밖에서 한참을 기다렸다.날이 어두워진 뒤에야 한 쌍의 노부부와 그리고 한 여자 세 명이 차에서 내려 본가로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반호영은 남자의 얼굴을 똑똑히 보지 못했다.하지만 몸매나 걸음걸이는 여전히 건장하고 당당했다.‘그런 모습으로 젊었을 때 어머니를 유혹했구나!’그의 어머니!그녀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땅 속에서 잠자고 있을까?참 불쌍한 여인이었다.반호영은 그녀를 탓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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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7화

그날 밤, 반호영은 거의 뜬눈으로 밤을 지샜다.다음 날 아침, 침대에서 일어난 반호영은 어제 갔었던 노선을 다시 떠올리며 부씨 가문 본가로 향했다.그는 교차로에서 조용히 기다렸다.아침 여덟 시가 되자 부성웅과 진문옥이 편한 복장을 하고 밖으로 나왔다.서로를 바라보며 웃고 있는 모습을 보자 반호영은 구역질이 올라왔다.“여보, 당신 쓰러지고 벌써 한 달이나 지났는데 소경이 얘는 당신을 보러 오지도 않고, 괘씸해 죽겠어요!”진문옥은 짜증스러운 얼굴로 크게 말했다.부성웅이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서씨 영감을 돕는 게 아니었어. 누가 뭐래도 신세희랑 소경이는 결혼한 사이인데 신세희를 그렇게 몰아세웠으니 소경이가 화를 내도 할 말 없지.”“사실 그 영감도 불쌍해. 감쪽같이 속은 거잖아. 누가 알았겠어. 신세희가 어르신 외손녀라는 것을 말이야! 임서아가 가짜일 줄은….”진문옥이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지금이라도 신분이 밝혀졌으니 다행이지. 그런데 신세희랑 그 엄마도 정말 너무한 거 아니야? 어르신이 한 달 째 앓아누웠는데 어떻게 한 번도 문안을 안 와?”진문옥은 긴 한숨을 내쉬고는 말을 이었다.“그 애가 누구 손녀라는 건 중요하지 않아. 걔가 소경이 아내라는 게 지금도 마음에 안 들뿐이지. 걔가 악랄한 애라는 건 변함이 없잖아?”“그 애가 정말 말처럼 순진하고 착한 애였으면 소경이를 저 정도로 구워삶았겠어? 소경이가 보통 애야?”“상희는 몇 년이 지나도 곁을 허락하지 않던 소경이잖아. 여보, 상희는 우리가 어릴 때부터 지켜본 아이잖아. 해외 명문대 출신이고. 걔가 신세희보다 못한 게 뭐야?”부성웅도 긴 한숨을 내쉬었다.“상희 얘기는 하지도 마! 내가 보기엔 걔랑 소경이는 이제 불가능할 것 같아.”“신세희만 좋은 일 했지 뭐! 더러운 년!”부부는 이런 얘기를 주고받으며 산 아래로 향했다.그들은 운동을 가는 길이었다.그런데 갑자기 나타난 젊은 남자가 그들의 앞길을 가로막았다.“잘들 지냈어?”반호영이 냉소를 지으며 그들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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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8화

그들의 사이를 오해한 부성웅은 화가 나서 얼굴이 시뻘개졌다.“뻔뻔한 년이! 내 아들과 결혼한 뒤에도 널 만나고 다녔단 말이야? 너 도대체 누구야?”반호영은 경멸에 찬 미소를 지으며 부성웅의 멱살을 잡았다.“영감, 잘 들어! 나 오늘 영감 만나러 온 거야! 당신이 여기 사는지 확신할 수 없었거든. 그런데 당신들이 신세희 험담하는 거 듣고 이제 확신할 수 있어!”“영감! 신세희 험담하기 전에 당신이 저지른 짓들을 생각해 보지 그래? 지은 죄가 있으면 갚아야 한다는 말 못 들었어? 난 오늘만 기다리며 매일을 살았어!”부성웅은 평생 살면서 지은 죄가 많았다.사업을 하면서도 죄를 지었고 가정에서도 마찬가지였다.하지만 그는 치를 대가를 치렀다고 생각했다.그의 아들들은 전부 죽고 부소경만 남았다.이 나이에 혈육을 잃은 대가로 부족했던 걸까?부성웅은 눈앞의 남자가 누군지 궁금해졌다.이 남자는 무슨 이유로 그를 찾아와서 이런 험한 말을 지껄이는 걸까? 하나 확실한 건, 그가 신세희와 무슨 연관이 있다는 것이었다.부성웅이 물었다.“너는 도대체 누구야! 나한테 그런 협박은 이제 안 통해! 내 아들 부소경이 집 근처에 많은 경비 직원을 배치했어. 어떻게 들어왔는지 모르겠지만 나가기는 쉽지 않을 거야!”“난 어제도 왔었는데? 왔다가 가는데 아무도 막지 않더라고? 당신 아들이 대단한 줄 알아? 하지만 당신 아들도 당신 지킬 생각은 없을걸? 당신을 증오하면 모를까!”“너 도대체 누구야?”“내가 누군 거 같아?”“난 빚을 받으러 온 사람이야! 당신이 나한테 빚을 졌거든! 하지만 오늘은 때가 아닌 것 같군! 부성웅, 명심해! 이 망할 노친네랑 둘이 신세희 험담하는 게 다시 내 귀에 들어오면 그 입을 찢어버릴 테니까!”말을 마친 반호영은 차를 타고 휑하니 떠나 버렸다.“저 녀석이! 너 도대체 누구야! 가지 말고 얘기를 해!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찾아와서 협박질이야!”부성웅은 화가 나서 차를 쫓아가며 고함을 질렀지만 돌아오는 응답은 없었다.진문옥은 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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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9화

그는 고개를 돌려 아무것도 모르는 표정을 짓고 있는 신세희를 바라보았다.남자는 속으로 냉소를 지었다.그의 아버지란 사람은 역시 이런 사람이었다.어릴 때 자신이 저지른 잘못은 생각하지 않고 그와 그의 엄마, 그리고 동생에게 큰 상처를 주었다.그런 그가 신세희를 비난하고 있다.2주 동안 신세희는 그와 거의 붙어서 보냈다. 시간이 될 때면 고윤희를 찾아 다녔다. 그런 그녀가 무슨 시간이 있어 외간남자를 만날까?부소경의 말투는 점점 온기를 잃었다.“다른 용건은 없죠?”“당연히 있지. 그 외간남자가 글쎄….”탁!부소경은 얘기를 듣지도 않고 전화를 끊었다.신세희는 잔뜩 인상을 쓰고 있는 남편을 걱정스럽게 바라보며 물었다.“소경 씨, 조금만 인내심을 가지고 아버님이랑 얘기해 보지 그랬어요.”부소경은 아내를 와락 끌어안았다.그러고는 한참 말이 없다가 아내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신세희도 고개를 들고 남자를 바라보았다.“무슨 일인데 그래요? 나한테 얘기해 봐요. 같이 고민하자고요.”남자는 착하기만 한 이 여자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서씨 어르신에게 그런 일을 당하고도 그녀는 그에게 서씨 어르신과 관계를 끊자고 요구하지 않았다. 그녀는 항상 그의 마음을 배려했다.가끔 부소경은 자신이 신세희를 지키는 게 아니라 신세희의 존재가 자신의 위로가 된다고 느꼈다.실제로 신세희는 그를 정신을 놓지 않게 지탱해 주는 기둥 같은 존재였다.그녀의 겉모습은 가녀리고 연약해 보이지만 속은 강한 여자였다.어떤 힘든 상황이 와도 그녀는 자신을 포기하지 않았다.6년 전, 가난에 찌들어 아이를 안고 거리를 방황하면서도 꿋꿋하게 버텨낸 그녀였다.어디 그뿐인가.위급한 상황에서 이 가녀린 몸으로 조의찬의 목숨을 구했다.조의찬도 가성섬에서 신세희와 신유리를 구한다고 뛰어들었지만 신세희가 조의찬을 구할 때 상황은 그때보다 더 위험했다. 그래서 조의찬이 신세희에게 완전히 마음을 열게 된 것이다.그녀의 아름다운 영혼이 조의찬을 매료시켰다.서시언도 마찬가지였다.가성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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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0화

“누구시죠?”신세희는 어딘가 익숙한 목소리에 떨떠름한 표정으로 물었다.“잘 지냈어?”상대의 말투는 그녀의 오랜 지인 같기도 하고 그녀에게 깊은 미련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들렸다.신세희는 저도 모르게 가슴이 철렁했다.그녀는 옆에 있는 부소경을 힐끗 바라보았다.부소경은 살짝 당황한 그녀의 표정을 보고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왜 그래?”그는 자신이 아버지의 전화를 말도 없이 끊어서 아버지가 신세희에게 전화간 줄 알았다.신세희는 난감한 얼굴로 전화를 부소경에게 넘겼다. 부소경은 냉기가 뚝뚝 흐르는 말투로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하지만 상대에게서는 아무런 대답도 들려오지 않았다.숨소리마저 들리지 않았다.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상대는 전화를 끊어버렸다.그와 신세희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서로를 마주 보았다.한참이 지난 뒤에야 신세희가 입을 열었다.“우리 오빠가 아닐까요?”신세희가 오빠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은 오직 한 명뿐이었다.서시언.“당신 오빠 아니야!”부소경은 약간 날이 선 말투로 대답했다.서시언의 목소리라면 그는 바로 알아차렸을 것이다.서시언의 재활 때문에 자주 통화를 했기 때문이다.게다가 서시언이 신세희를 걱정하는 말투는 조금 전처럼 음울하고 아쉬움이 많이 남는 말투는 절대 아니었다.멀리 떨어져서 들었지만 상대의 말투에서 후회와 아쉬움이 많이 느껴졌다.서시언은 달랐다.신세희에 대한 서시언의 마음은 가족에 가까웠다.부소경은 자신이 서시언에게 화가 났는지 아니면 그녀에게 전화를 건 남자에게 화가 났는지 분간할 수 없었다.그의 아버지가 한 말 중에 하나는 맞았다.그것은 신세희의 주변에 그녀를 흠모하는 남자가 너무 많다는 점이었다.조의찬, 서시언, 그리고 서준명까지. 서준명은 과거 신세희가 맡은 프로젝트의 총 담당자이기도 했다.그리고 가장 최근에 그녀에게 관심을 보였던 남자, 반호영.부소경의 쌍둥이 형제, 반호영!부소경은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반호영은 도대체 어디 있는 걸까?반호영을 찾을 생각이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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