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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9화

그는 고개를 돌려 아무것도 모르는 표정을 짓고 있는 신세희를 바라보았다.

남자는 속으로 냉소를 지었다.

그의 아버지란 사람은 역시 이런 사람이었다.

어릴 때 자신이 저지른 잘못은 생각하지 않고 그와 그의 엄마, 그리고 동생에게 큰 상처를 주었다.

그런 그가 신세희를 비난하고 있다.

2주 동안 신세희는 그와 거의 붙어서 보냈다. 시간이 될 때면 고윤희를 찾아 다녔다. 그런 그녀가 무슨 시간이 있어 외간남자를 만날까?

부소경의 말투는 점점 온기를 잃었다.

“다른 용건은 없죠?”

“당연히 있지. 그 외간남자가 글쎄….”

탁!

부소경은 얘기를 듣지도 않고 전화를 끊었다.

신세희는 잔뜩 인상을 쓰고 있는 남편을 걱정스럽게 바라보며 물었다.

“소경 씨, 조금만 인내심을 가지고 아버님이랑 얘기해 보지 그랬어요.”

부소경은 아내를 와락 끌어안았다.

그러고는 한참 말이 없다가 아내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신세희도 고개를 들고 남자를 바라보았다.

“무슨 일인데 그래요? 나한테 얘기해 봐요. 같이 고민하자고요.”

남자는 착하기만 한 이 여자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서씨 어르신에게 그런 일을 당하고도 그녀는 그에게 서씨 어르신과 관계를 끊자고 요구하지 않았다. 그녀는 항상 그의 마음을 배려했다.

가끔 부소경은 자신이 신세희를 지키는 게 아니라 신세희의 존재가 자신의 위로가 된다고 느꼈다.

실제로 신세희는 그를 정신을 놓지 않게 지탱해 주는 기둥 같은 존재였다.

그녀의 겉모습은 가녀리고 연약해 보이지만 속은 강한 여자였다.

어떤 힘든 상황이 와도 그녀는 자신을 포기하지 않았다.

6년 전, 가난에 찌들어 아이를 안고 거리를 방황하면서도 꿋꿋하게 버텨낸 그녀였다.

어디 그뿐인가.

위급한 상황에서 이 가녀린 몸으로 조의찬의 목숨을 구했다.

조의찬도 가성섬에서 신세희와 신유리를 구한다고 뛰어들었지만 신세희가 조의찬을 구할 때 상황은 그때보다 더 위험했다. 그래서 조의찬이 신세희에게 완전히 마음을 열게 된 것이다.

그녀의 아름다운 영혼이 조의찬을 매료시켰다.

서시언도 마찬가지였다.

가성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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