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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6화

신세희는 무표정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들을 발견한 관리자는 예의 바르게 서준명에게 인사를 건넸다.

“서 대표님, 어르신께서는 조금 전에 다녀갔습니다.”

서준명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알아요.”

그 모습을 본 임지강은 관리자에게 매달려 애원했다.

“주임님, 저 애가… 제 딸이거든요. 딸과 잠시 이야기만 하고 싶은데… 혹시 안 될까요?”

관리자는 임지강의 애원에 답을 하는 대신 서준명을 바라보았다.

서준명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임지강은 족쇄를 찬 다리로 절뚝거리며 복도를 지나 창가로 나왔다. 그리고 관리인들의 감시를 받으며 1미터 떨어진 곳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세희야… 잘 지내지?”

“잘 지내죠.”

“네… 엄마는?”

신세희는 여전히 담담한 말투로 대답했다.

“엄마도 잘 지내요.”

임지강은 기쁜 얼굴로 손바닥을 마주 비볐다.

“아빠가….”

“난 당신 딸이 아니에요. 당신 딸은….”

그녀는 고개를 돌려 병실 구석에 몸을 웅크리고 울고 있는 임서아를 가리켰다.

“당신 딸은 저기 있잖아요. 아까 보니까 당신 딸도 폭행하던데.”

한참이 지난 뒤에야 임지강은 힘겹게 입을 열었다.

“아빠가… 아빠가 다 잘못했어.”

그건 애원의 눈빛이었다. 신세희에게 아빠가 잘못했으니 제발 이곳에서 내보내달라는 간청을 담은 눈빛.

“하고 싶은 말이 뭐예요?”

임지강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

딸에게 지금 많이 후회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었을 뿐이다.

한참 지난 뒤에야 임지강은 입을 열었다.

“아빠가 씻지 못할 죄를 저질렀다는 거 알아. 이곳에서 내보내 달라는 말은 하지 않을게. 그냥 나중에라도 가끔 보러 와줄 수 있나 해서….”

“아! 자주 올 필요는 없어. 반년에 한 번… 아니, 일년에 한 번이라도….”

임지강은 애처로울 만큼 비굴한 말투로 물었다.

하지만 신세희는 한치 동요도 없었다.

“세상에 어느 아버지가 딸 학업을 방해하고 학교를 다니는 딸을 감옥에 집어넣나요?”

“그건 그렇다 쳐도 내가 감옥에 있는 동안 한 번이라도 나 보러 온 적 있어요?”

신세희는 담담한 미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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