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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2화

그녀는 혼이 나간 듯 천천히 상담실에서 나왔다. 이 세상이 자신한테 이 정도로 잔인할줄 몰랐다.

이때 가까이 다가온 한진수가 물었다.

"괜찮아요?"

"나중에 우리가 아이를 가질 수 없다 하여도 오빠는… 나와 결혼할 거예요?"

"이미 임신했잖아요, 왜 아이를 가질 수 없겠어요? 그리고... 난 몸도 아주 건강해요, 예전에 아들이 있었어요, 그러니 아이 가지는 건 문제없을 거예요."

고윤희는 눈물을 흘리며 한진수를 바라보며 말했다.

"하지만, 이 애 지우면, 앞으로 다시는 아이를 가질 수가 없대요..."

"그러면 낳으면 되죠! 윤희 씨 자식인데, 엄마로서 잔인해지먼 안되잖아요? 이 아이는 태어나서 처음 보는 아빠가 나일테니 앞으로도 틀림없이 나를 아빠로 여길 거예요."

"…."

"남들은 다 낳는 공보다 키우는 공이 더 크다고 하니 안심해요, 앞으로 우리 친자식인 거예요."

말을 마친 한진수는 고윤희를 부축하며 밖으로 나갔다. 그들이 막 병원을 나서자마자 한진수는 문득 생각난 듯 입을 열었다.

"방금 친구한테서 돈을 빌린 거예요?”

"맞아요, 수술비 36만 원만 빌려 달라고 했는데 180만 원을 보내줬어요."

한진수는 곰곰이 생각하더니 말했다.

"그러면 우선 36만 원만 남겨두는 걸로 해요. 그중 20만은 여비로 충분하고, 나머지 16만 원은 만일에 대비하여 남겨둬요, 그 나머지는 돌려주고요. 지금 우리 형편에 180만 원이나 빚을 지면 언제 갚을 수 있겠어요?"

"좋아요,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어요."

이렇게 결정을 내린 후, 고윤희는 다시 신세희에게 전화를 걸었다.

다른 한편, 신세희는 여전히 쇼핑몰 6층에 있는 가구점에 있었다. 원래는 돈을 지불하고 떠나갈 생각이었는데, 바로 전에 고윤희로부터 걸려 온 전화 때문에 발목이 잡혀버렸다. 옆에서 구경민은 한창 부하들을 시켜 고윤희를 찾고 있었다. 그는 소파에 앉아서 몇 분마다 전해오는 부하들의 보고를 기다리고 있었다. 30분도 안 되어 부하들은 범위를 현성까지 많이 좁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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