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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9화

옆에 있던 신세희는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돈을 지불한 뒤, 부소경은 그제야 고개를 돌리고 말했다.

“아래층으로 가서 장모님 드릴 선물도 좀 사자. 여긴 내가 다 처리하고 뒤따라갈게.”

신세희는 얌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요.”

걸음을 돌리던 신세희는 부소경이 고른 소파 위에 앉아서 멍 때리고 있는 한 남자를 보았다.

가까이 다가간 신세희는 상대를 알아보고 미간부터 찌푸렸다.

“당신이 왜 여기 있어요?”

얼굴이 수염으로 뒤덮인 구경민이 말했다.

“그게… 소경이가 장모님한테 가구를 사드린다고 해서 따라왔어요. 사실 이 가구세트는 내가 추천한 거예요.”

하지만 신세희는 고맙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럴 시간에 윤희 언니나 찾지 않고 여기서 뭐 하는 거예요!”

이때, 어린 신유리가 구경민의 앞에 달려오더니 잔뜩 화가 난 말투로 말했다.

“경민 삼촌! 열흘 안에 우리 윤희 이모 찾아와! 찾지 못 하면 다시는 삼촌한테 안기지 않을 거야! 뽀뽀도 금지할 거야! 얼굴도 안 돼! 흥!”

그러던 아이가 눈물을 글썽였다.

구경민은 볼이 퉁퉁 부어서 자신을 노려보는 아이가 무척 사랑스러웠다.

그는 매번 신유리를 만날 때면 아이를 안고 이마에 뽀뽀를 하거나 얼굴을 쓰다듬었다.

그런데 그렇게 좋은 짓을 앞으로는 할 수 없다니!

그 순간 구경민은 갑자기 웃음이 나왔다.

마치 꿈을 꾸고 있는 느낌이었다.

고윤희가 떠올랐다.

그녀는 줄곧 아이를 원했었다.

하지만 그는 그런 그녀의 마음을 항상 외면했다.

만약 그들의 첫 아이를 지우지 않았더라면 아마 유리보다 조금 더 컸을 것이다.

만약 그들 사이에 아이가 있었다면 그녀는 이렇게 종적을 감췄을까?

“웃음이 나와?”

신유리는 다짜고짜 짧은 다리를 들어 구경민의 명품 구두를 짓밟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반짝이던 구경민의 구두는 볼품이 없어졌다.

“삼촌 나빠! 빨리 윤희 이모 찾아오라니까! 당장 일어나! 이거 우리 외할머니한테 선물할 소파야!”

여섯 살 어린애가 고집을 부리면 아무도 말릴 수 없었다.

천군만마를 호령하는 구경민도 신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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