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 Chapter 1161 - Chapter 1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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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1화

나중에 그는 남성에서 일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그곳에 가야겠다고 마음먹었다.하지만 홀로 남을 어머니가 걱정이었다.결국 한진수는 직장을 구하면 매달 생활비를 보내주겠다는 조건으로 이웃에게 어머니를 맡겼다.한진수는 성실하고 고된 일 마다하지 않으면서 일 머리도 있는 사람이었다. 대도시인 남성에 온지 얼마 되지도 않아 그는 원하던 직장을 찾았다.그가 일하는 곳은 옷을 만드는 공장이었다.그가 맡은 업무는 매일 재봉틀과 씨름해야 했다.남자가 이런 일을 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그들은 이런 건 여자나 하는 일이라며 이런 일을 하는 것을 수치로 여겼다.하지만 한진수는 이것 저것 가릴 처지가 아니었다. 그는 어떻게든 빨리 돈을 벌어서 고향으로 돌아가 어머니를 보살펴야 한다는 일념으로 일에 임했다.그 해 설, 한진수는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았다.조금이라도 돈을 더 벌어서 고향으로 돌아가 성품 좋은 여자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어머니에게 효도하는 게 그의 꿈이었다.그렇게 1년이 더 지나고 한진수는 400만원이라는 큰돈을 모았다.그는 거금 400만 원을 가지고 2년 만에 귀향길에 올랐다. 20년 전에 400만 원이면 적은 돈은 아니었다. 최소한 고향에 돌아가서 결혼할 자금으로는 충분했다.그런데 집으로 돌아간 그는 뜻밖의 진실을 마주해야 했다. 그의 어머니는 뼈만 앙상하게 남아 침대에서 운신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태가 되었다.어머니에게 여러 번 물어서야 그는 진실을 알 수 있었다. 그가 어머니를 맡겼던 이웃은 매일 어머니에게 한끼 식사만 제공했는데 그것마저 전부 먹다 남은 음식이었다.가끔은 바쁘다는 것을 핑계로 이틀에 한 번 집에 먹을 것을 가져온 적도 있었다.이웃은 한진수가 보낸 생활비로 마을에 으리으리한 기와집까지 지었다.한진수는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이었다.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았지만 그는 어머니를 보살펴야 했기에 억지로 화를 참았다. 그리고 앞으로 잘나가게 되면 이 파렴치한 인간들에게 제대로 복수하겠다고 결심했다.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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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2화

한진수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이름도 모르는 구석진 시골에서 올라온 그는 가진 게 아무것도 없었다.남자들이 싫어하는 의류 공장에 취직해서 4년을 일한 게 전부였다.사장이 자신을 마음에 들어하는 이유를 그도 납득할 수 없었다.아주 유혹적인 제안이지만 바로 좋다고 고개를 끄덕일 수는 없었다.그는 천성이 착하고 고지식한 사람이었다. 한정수는 쑥스러움에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사장님, 제 어떤 점을 예쁘게 봐주셨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너무 갑작스러워서요.”사장도 돌려 말하지 않았다.“네가 쓴 글을 우연히 봤어. 글자가 참 단정하고 곱더라고. 어느 날 너희 팀 팀장이 집에 일이 있어 며칠 자리를 비웠는데 넌 팀장 대리 임무를 완벽하게 소화했어. 업무 보고서도 아주 깔끔했고. 내 눈은 틀리지 않아.”한진수는 조용히 듣고만 있었다.“너 고등학교는 졸업했지?”사장의 질문에 한진수는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네, 사장님.”“집안 형편이 어려워서 대학을 포기한 거야?”사장은 눈치가 빠른 사람이었다.한진수는 이번에도 고개를 끄덕였다.“제 고향은 아주 가난한 마을입니다. 근처에는 남성처럼 이렇게 큰 공장도 없어서 많은 청년들이 밭일을 하고 있어요.”그 말을 들은 사장은 아주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그는 한진수를 흐뭇하게 바라보며 사정을 이야기했다.“나한테 딸이 한 명 있는데 너보다 두 살 많아. 대학 졸업한지 2년이 넘어. 그 애가 대학교 때 남자친구를 사귀었는데 부주의로 임신을 했어.”한진수는 당황한 표정으로 사장을 바라보았다.사장이 계속해서 말했다.“우리 애가 출산하고 얼마 되지 않아 그 남자애는 해외로 떠났지. 분을 참지 못한 우리 애는 죽자는 심정으로 2층 자기 방에서 뛰어내렸어. 그렇게 한쪽 다리를 잃었지.”“진수야, 넌 외모도 출중하고 학교 교육도 어느 정도 받았으니 난 네가 무척 마음에 들어. 네가 우리 가문에 데릴사위로 들어온다면 내 재산은 나중에 네 것이 되는 거야. 앞으로 네가 우리 공장을 관리하게 되면 남의 눈치를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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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3화

그날은 그의 어머니가 바로 전화를 받았다.한진수의 설명을 들은 그의 어머니는 무척 기뻐하셨다.“데릴사위가 수치스럽다는 건 다 옛날 얘기야. 데릴사위가 어때서? 넌 여전히 내가 배 아파서 낳은 아들이야. 그 집에 입적해도 네 아이는 내 손주야.”한진수도 웃으며 어머니에게 말했다.“엄마가 괜찮으시다니 저도 좋아요. 결혼하면 어머니도 도시로 모셔올게요. 사장님께서 그러시는데 신혼집으로 남성에 2층짜리 별장을 사주신대요. 그때가 되면 엄마도 남성으로 와서 우리 같이 살아요.”그의 어머니는 입가가 귀에 걸려서 기쁨에 겨워 말했다.“그래, 그래. 이 엄마도 드디어 복 받을 날이 오는구나.”그렇게 모자가 상의를 마치고 일주일 뒤, 한진수는 사장에게 긍정적인 답을 주었다.그는 자신이 이로써 출세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한진수는 예의 바르면서도 대범하게 사장에게 말했다.“저도 이 집의 가족이 되었으니 남자의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아들에게 좋은 아빠가 되고 회사 일도 배울게요. 경영에 대해 잘 모르지만 열심히 배우겠습니다. 꼭 노력해서 이 집안의 기둥이 될게요.”이건 그가 장인에게 한 약속이었다.장인에 베푼 친절에 대한 보답이라고도 생각했다.나중에 결혼한 뒤에도 한진수는 자신의 약속을 성실히 지켰다.아내가 다른 남자와 낳은 아이도 자신의 아이처럼 사랑해 주었다.다리 한쪽이 불구가 된 아내도 극진히 보살폈다.그뿐이 아니었다. 그는 장인 장모에게도 효를 다했다. 그가 경영진에 합류하면서 장인 장모도 전보다 여유로운 삶을 살 수 있었다.한진수는 경영에 재능이 있었다. 3개월도 지나지 않아 공장 매출은 전보다 두 배나 올랐다.아내와 혼인신고를 한지 반 년이나 지났지만 처가에서는 결혼식 얘기는 단 한마디도 꺼내지 않았다.어느 날, 기분이 무척 좋았던 그의 아내는 멀쩡한 다리를 그의 배에 올리며 그에게 말했다.“자기, 우리가 혼인신고를 한지도 벌써 반년이 지났는데 왜 아직도 결혼식 얘기가 없는지 알아?”한진수는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만 흔들었다.아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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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4화

아내의 말투는 매몰찼다.“한진수, 당신이 나한테 시집오는 거야! 데릴사위로 우리 가문에 입적하는 거라고! 결혼하게 되면 당신은 우리 가문 사람이야. 우리 부모님이 준비한 결혼식에 그 시골 노인네가 왜 참석해? 우리 부모님 체면은 생각 안 해?”한진수는 순식간에 오만 정이 다 떨어졌다.“결혼식을 올리려면 우리 엄마도 무조건 참석해야지! 그것도 싫으면 이혼하든가!”그날 그의 아내는 밤새 울며 그에게 모욕적인 말을 퍼부었다.“우리 부모님이 당신한테 얼마나 잘했는데! 회사도 당신한테 맡기고 나 같은 대학교 졸업생이 당신 학벌 안 좋다고 무시한 적 있어? 내 아들도 당신을 잘 따르잖아. 아직 결혼식도 올리지 않았는데 벌써 우리 가문 돈을 넘봐?”한진수는 억장이 무너졌다.“내가 무슨 돈을 넘봤다고 그래?”“그럼 그 시골 노인네는 왜 부르겠다는 거야? 당신 엄마를 데려다가 우리 가족으로 만들고 얼마 안 지나면 숙모, 삼촌, 고모, 사돈에 팔촌까지 다 부를 거잖아! 그렇게 천천히 우리 가문을 갉아먹으려고!”아내의 모욕적인 발언은 계속되고 있었다.“당신 욕심도 많아! 우리 가문 돈을 보고 접근했지? 그러면서 온갖 착한 척은 다 하고 다니고! 역겨워!”한진수가 화를 내려는데 아내가 말했다.“나… 나도 당신이랑 못 살아! 내일 당장 산부인과 가서 애기 수술할 거야!”그 말을 들은 한진수는 화를 내려던 것도 잊고 당황한 표정으로 물었다.“당신… 임신했어?”“쳇! 누가 임신이래? 말실수야!”“내… 내가 아빠가 되는 거야? 맞아?”“은혜도 모르는 놈! 못된 놈!”한진수는 다급히 아내를 달랬다.“알았어, 화내지 마. 다 내가 잘못했어. 당신이 원하는 건 뭐든 다 들을게. 하지만 내가 당신 가족이 된다고 우리 엄마를 버릴 수는 없잖아. 안 그래?”“당신은 우리 가문에 데릴사위로 들어오는 거야. 어쨌든 모든 결정은 우리 가문을 위해야 해! 아, 몰라! 우리 애기야? 당신 엄마야?”그 순간 한진수는 참을 수 없는 화가 치밀었다. 당장이라도 아이를 지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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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5화

순간 한진수의 눈시울이 붉어졌다.“엄마, 아들 노릇도 못해서 미안해요. 결혼식도 못 오게 해서 정말 죄송해요.”그의 어머니는 사람 좋은 미소를 지었다.“괜찮아, 아들. 너만 행복하면 엄마도 행복해.”잠시 고민하던 어머니가 물었다.“그런데 식은 어느 호텔에서 할 거야?”한진수가 말했다.“그랜드 호텔에서 올릴 거예요. 남성 최고의 호텔이거든요. 우리 마을 사람들에 비하면 저 정말 많이 출세했죠? 그런데 엄마를 모시고 올 수 없어서 정말 죄송해요.”그의 어머니는 웃음을 터뜨리며 대답했다.“엄마도 기뻐! 전화 요금도 많이 나올 텐데 그만 끊자. 결혼 축하해, 아들.”“엄마도 건강 잘 챙기고 계세요.”전화를 끊은 한진수는 한 참을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솔직히 기분이 좋지 않은 건 사실이었다.4년 전 그가 아직 고등학생일 때, 뛰어난 성적 때문에 그에게 우스갯소리를 하는 마을 주민들이 많았다.“진수야, 앞으로 대학을 졸업하고 도시에서 직장을 구하고 도시 여자와 결혼해도 네 엄마를 잊으면 안 돼!”“그래, 네 엄마를 잊으면 안 되지.”“진수야, 우리 옆 마을에서 이번에 서울 명문대에 입학한 애가 한 명 있었어. 그런데 대학 졸업하고 서울에 남아 일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서울 여자랑 눈 맞아서 결혼한 거야. 그런데 그 애가….”“그 애가 뭐?”한 주민이 물었다.“그 집 부모가 대출까지 내가면서 대학에 보냈는데 서울 물 좀 먹었다고 제 부모도 나 몰라라 하는 거야. 그리고 직장 동료나 친구들에게 부모님을 먼 친척이라고 소개했다지 뭐야.”“그건 허영심이지.”“그래, 맞아! 허영심!”“인간성이 없는 거야! 어떻게 자신을 낳아주고 길러준 부모를 무시해? 배은망덕한 놈!”“아들이 아니라 짐승을 키웠네!”“앞으로 다시는 고향에 돌아오지 말라고 해!”그들 말처럼 그 대학생은 한 번도 고향에 돌아오지 않았다. 평생 고생만 한 그의 부모님은 늙어서까지 대출을 갚느라 등골이 휘게 일만 했다.모두가 그 젊은 청년을 은혜도 모르는 불효자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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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6화

호텔 안에서 아들 한진수는 화려하게 차려 입고 결혼식을 올리고 있었다.그의 모친은 밭일을 오래 한 탓에 구부정한 허리로 로비 입구에 서서 흐뭇한 표정으로 아들을 바라보고 있었다.그 모습을 본 한진수는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갑자기 드는 생각은 재벌가에 데릴사위로 들어가는 게 생각처럼 단순하지 않다는 것이었다.처갓집 사람들은 태생이 우월감으로 똘똘 뭉쳐서 시골에서 온 그를 무시하고 통제하려 들었다.평생 평민들을 무시하며 살아왔으니 아마 그들은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사람들에게 그는 출세한 것으로 보일지 몰라도 내적 고통은 가난했을 때보다 두 배로 늘었다.한진수와 눈이 마주친 그의 모친은 그를 향해 따뜻한 미소를 지어 보이고는 조용히 뒤돌아섰다.사실 그의 모친은 출세한 아들의 모습을 보고 행복했다.좋은 대학을 나온 아이들이 대도시에서 결혼한 뒤로 시골 부모님과 소원해진다는 말을 그녀도 들은 적 있었다.하지만 그의 아들은 직접 전화까지 했고 며느리가 임신 중이라 어쩔 수 없이 이런 선택을 했다고 생각하니 딱히 서운한 건 없었다.하지만 한진수 본인에게 이 결혼식은 고통 그 자체였다.그는 어떻게 시간이 흘러가는 줄도 몰랐다. 하객들과 인사를 나누고 술잔을 기울일 때도 거의 영혼이 반쯤 나간 상태였다.그의 아내도 그런 그의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결혼식이 끝나자마자 정소민은 불같이 화를 냈다.“한진수! 도대체 왜 그러는 거야? 내 결혼식에서 그게 무슨 똥 씹은 표정이야! 내가 만만해?”평소 한진수를 아빠라고 부르며 따르던 아내의 아들도 그를 향해 손가락질하며 소리쳤다.“한진수! 우리 엄마랑 결혼하기 싫으면 그만둬! 당장 우리 집에서 꺼지라고!”한진수는 그들의 횡포를 조용히 듣고만 있었다.정소민은 예의 없이 구는 아이를 혼내기는 고사하고 오히려 아들을 품에 안으며 칭찬했다.“우리 아들 언제 이렇게 컸을까? 이제 겨우 세 살인 애가 엄마 편도 들 줄 알고. 역시 내가 아들 하나는 잘 키웠다니까! 엄마는 네가 있어서 너무 행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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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7화

그는 돈을 위해 자존심까지 버리는 인간은 아니었다.집을 나온 한진수는 호텔 근처에서 어머니를 찾았다.다행히도 어머니를 찾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어머니는 가장 싼 어느 모텔에 묵고 있었다.“엄마도 참 대단해요. 어떻게 혼자 남성까지 올 생각을 하셨어요? 호텔까지 찾아온 것도 신기하네.”한진수는 어머니를 끌어안고 눈물을 흘렸다.어머니는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아들! 네 엄마 이제 겨우 오십이 좀 넘었어. 아직 늙은 할망구는 아니라고. 일을 좀 많이 해서 등이 굽고 흰머리도 좀 나긴 했지만, 도시에서 관리 잘 받은 사람은 내 또래는 할머니 소리도 못 들어.”“네가 생활비로 쓰라고 보낸 돈으로 버스를 타고 시내로 갔지. 시내에서 다시 고속버스를 타고 남성에 왔고. 그렇게 어렵지도 않던걸?”어머니가 그렇게 말할수록 한진수는 죄책감이 들었다.그의 어머니가 시골 밖을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일 것이다.글을 조금 읽는다고는 하지만 겨우 초등학교 수준이었다. 그것도 한진수가 초등학교를 다닐 때, 그의 교과서로 조금 읽힌 게 전부였다.나중에 한진수가 중학교에 입학하고 또 고등학교에 가면서 공부가 어려워지자 어머니도 배움을 그만두었다.하지만 밖에서 간판을 읽고 길을 찾아가는 건 충분했다.건강도 시원치 않은 몸으로 아들 결혼식을 본다고 그 먼 시골에서 여기까지 온 어머니였다.“아들, 이제 네 결혼식도 봤으니 엄마는 만족해. 엄마는 내일 돌아갈게. 엄마 걱정은 하지 마. 혼자서도 잘 살 수 있어. 네 덕분에 남성 구경도 해보고 참 좋네.”어머니가 말했다.한진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엄마, 우리랑 그 사람들은 너무 달라요. 왜 비슷한 사람끼리 결혼하라고 했는지 이제 알겠어요. 조건이 너무 심하게 차이 나면 서로의 생각을 이해할 수 없어요. 그 집 사람들은 우리를 사람 취급도 안 하잖아요. 이 결혼 행복할 것 같지 않아요.”그러자 어머니가 눈물을 흘렸다.“아들, 네 결혼식을 보면서 엄마가 얼마나 기뻤는데! 네가 좋은 사람을 만나 잘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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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8화

한진수가 장인, 장모에게 이혼 얘기를 꺼내려는데 그의 어머니가 먼저 입을 열었다.“진수야, 집사람이 임신까지 했는데 이혼 얘기를 꺼낸 건 네 잘못이야. 당장 장인어른께 사과드리고 집에 돌아가!”평생 시골 구석을 벗어난 적 없는 어머니였지만 가정의 평화가 소중하다는 이치는 잘 아는 사람이었다.어머니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장인도 한진수를 나무람했다.“나쁜 자식! 어떻게 그럴 수 있어! 부부가 살면서 싸우는 건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야. 조금 싸웠다고 이혼 얘기부터 꺼내면 어떡해? 그것도 네 아이를 배고 있는 여자에게! 네가 그러고도 남자야?”한진수도 자신의 잘못을 알기에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장인어른, 죄송합니다.”“집에 가!”장인어른이 불호령을 내렸다.“사돈도 오셨는데 같이 집으로 모셔가. 사돈도 고향에 돌아갈 필요 없겠어요. 소민이가 좀 예민한 시기이기도 하고 집에 어린애까지 있어서 집안을 돌볼 사람이 필요하긴 했거든요. 안 그래요, 사돈?”한진수의 어머니는 그 말을 듣고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사돈어른 말씀이 맞아요. 제가 민폐가 되지 않는다면 당연히 그렇게 해야죠.”“민폐라니 가당치도 않습니다. 사돈, 같이 집으로 가시죠.”한진수의 장인이 말했다.그렇게 한진수의 어머니는 정재민과 함께 한진수의 신혼집으로 돌아갔다.집에 돌아와 보니 정소민은 지금도 울고 있었다. 그녀의 어린 아들은 악의로 가득 찬 눈빛으로 한진수와 그의 어머니를 노려보았다.아이는 촌스러운 늙은 여자와 함께 나타난 한진수를 보자 다짜고짜 한진수의 어머니를 발로 걷어찼다.한진수는 화가 치밀어 얼굴까지 빨개졌지만 그의 어머니는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괜찮아. 애들이 뭘 알겠어. 아가, 넌 이름이 뭐니? 할머니랑 같이 자러 갈까?”어쨌든 한진수를 아빠라고 부르는 아이인데 한진수 어머니도 아이를 손자처럼 대해주기로 했다.“누가 당신 같은 사람이랑 같이 잔대! 더러워!”아이는 달려가서 엄마의 품에 안겼다.한진수 어머니는 어색한 미소만 지을 뿐이었다.정소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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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9화

한 달이 지나고 정소민이 조금 안정되자 한진수 어머니는 집안 일을 하기 시작했다.하지만 그렇게 열심히 일해도 돌아오는 것은 없었다.그때마다 한진수는 엄마를 바라보며 속으로 피눈물을 흘렸다.하지만 정소민의 배는 점점 커지고 있었기에 그녀와 싸울 수도 없었다.그렇게 또 여덟 달이 지나고 정소민은 사내아이를 출산했다.그리고 그 아이의 이름은 정해운으로 지었다.아이가 태어나고 모두가 기뻐했지만 유독 한 사람만 기분이 나빴다.네 살 된 정소민의 큰아들이었다.정해준은 동생의 출생이 달갑지 않았다. 아이는 어른들의 눈길을 피해 동생을 꼬집고 괴롭혔다.한진수는 그 모습을 몇 번이나 목격했지만 정해준을 야단칠 수 없어서 아내인 정소민에게 이 사실을 얘기했다.하지만 정소민은 큰아들을 꼭 껴안으며 의기양양하게 말했다.“우리 왕자님은 참 의젓하기도 하지. 벌써 이렇게 싸움을 잘해? 앞으로 우리 왕자님이 엄마를 지켜줄 거지? 엄마 너무 든든해.”한진수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정소민은 남편을 흘겨보며 짜증스럽게 말했다.“무슨 큰일이라고 애한테 그래? 쓰레기 같은 놈! 결혼 전에는 해준이를 자기 아들처럼 사랑해 주겠다고 했으면서! 벌써 차별하는 거야?”한진수도 부아가 치밀었다.“이렇게 어린애한테 동생을 때린 게 잘했다고 칭찬하는 당신은 정상이야? 애 크면 어떻게 하려고 그래? 해준이를 친아들로 생각하기 때문에 걱정돼서 그런 거잖아!”“그런 건 해운이한테나 써먹어!”말을 마친 정소민은 애꿎은 청소기를 발로 걷어차고는 시어머니에게 화풀이했다.“바닥이 이게 뭐예요? 오늘 하루 종일 뭐 했어요? 누워만 있었어요? 어떻게 모자가 하나 같이 이렇게 게을러요! 우리 집에 공짜 밥이나 얻어먹으려고 왔어요?”순간 분노한 한진수가 손을 치켜들며 소리쳤다.“정소민!”하지만 사람 좋은 그의 어머니는 아들을 말렸다.“진수야, 가족 소중한 줄 알아야지. 해운이도 어린데 벌써 이러면 어떡해.”한진수는 그렇게 15년을 정씨 가문의 만행을 참고 쥐 죽은 듯이 살았다.고등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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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0화

정해운은 한진수를 닮아 성실하고 학업 성적도 뛰어난 인재였다.하지만 그의 형인 정해준은 그와 정반대 성격의 소유자였다.정해운보다 세 살 이상인 정해준은 중학교를 졸업하고는 사회의 어중이떠중이들과 어울려 다녔다. 한진수는 큰아들을 야단치고 싶었지만 매번 아내인 정소민은 아들 편만 들었다.엄마 사랑을 독차지하면서도 정해준은 가족들이 정해운을 더 사랑한다고 앙심을 품었다.할머니라는 사람은 막내 정해운만 싸고 돌았다.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도 동생이 공부를 잘한다며 칭찬만 늘어놓았다.그를 가장 아끼는 엄마도 정해운을 자랑스러워하는 눈치였다.질풍노도의 시기를 겪고 있는 열여덟 살의 정해준은 동생이 남성에서 가장 잘나가는 명문 고등학교에 입학한 다음 날, 칼로 동생을 수십 차례 찔렀다.의사와 구급차가 도착했을 때, 정해운은 이미 숨이 끊어진 상태였다.형인 정해준은 그 자리에서 경찰서에 끌려갔다.그때 정해준의 나이는 열여덟 살이었다.법적 책임을 져야 하는 성인이었다.정씨 가문은 두 아이를 전부 잃게 되었다.상심한 나머지 한진수와 그의 어머니는 몇 번이나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그들은 그날 저녁에 집에서 쫓겨났다.장인은 모든 잘못을 한진수에게 돌렸다.“배은망덕한 자식! 해준이를 얼마나 차별했으면 애가 그런 생각을 했을까? 넌 네 아들만 아들이지? 해준이가 이 집에서 사랑 받고 자랐으면 그런 끔찍한 행동을 했겠어? 다 네 탓이야!”아내도 한진수를 손가락질하며 온갖 욕설을 퍼부었다.“한진수, 이혼해! 당장 우리 집에서 나가! 너 때문에 나는 두 아들을 잃었어!”고통이 극에 달한 한진수는 당장이라도 아내와 장인 장모에게 주먹을 휘두르고 싶었다.하지만 그는 노쇠한 엄마를 돌봐야 했다.절대 충동적으로 사고를 쳐서는 안 된다.“그래, 이혼하자.”한진수는 그 말을 내뱉은 순간 해방감을 느꼈다.이혼 절차는 빠르게 진행되었다.한진수는 맨몸으로 가문에서 쫓겨났다.20년을 정씨 가문을 위해 동분서주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한진수도 세상물정 모르는 어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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