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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0화

정해운은 한진수를 닮아 성실하고 학업 성적도 뛰어난 인재였다.

하지만 그의 형인 정해준은 그와 정반대 성격의 소유자였다.

정해운보다 세 살 이상인 정해준은 중학교를 졸업하고는 사회의 어중이떠중이들과 어울려 다녔다. 한진수는 큰아들을 야단치고 싶었지만 매번 아내인 정소민은 아들 편만 들었다.

엄마 사랑을 독차지하면서도 정해준은 가족들이 정해운을 더 사랑한다고 앙심을 품었다.

할머니라는 사람은 막내 정해운만 싸고 돌았다.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도 동생이 공부를 잘한다며 칭찬만 늘어놓았다.

그를 가장 아끼는 엄마도 정해운을 자랑스러워하는 눈치였다.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고 있는 열여덟 살의 정해준은 동생이 남성에서 가장 잘나가는 명문 고등학교에 입학한 다음 날, 칼로 동생을 수십 차례 찔렀다.

의사와 구급차가 도착했을 때, 정해운은 이미 숨이 끊어진 상태였다.

형인 정해준은 그 자리에서 경찰서에 끌려갔다.

그때 정해준의 나이는 열여덟 살이었다.

법적 책임을 져야 하는 성인이었다.

정씨 가문은 두 아이를 전부 잃게 되었다.

상심한 나머지 한진수와 그의 어머니는 몇 번이나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그들은 그날 저녁에 집에서 쫓겨났다.

장인은 모든 잘못을 한진수에게 돌렸다.

“배은망덕한 자식! 해준이를 얼마나 차별했으면 애가 그런 생각을 했을까? 넌 네 아들만 아들이지? 해준이가 이 집에서 사랑 받고 자랐으면 그런 끔찍한 행동을 했겠어? 다 네 탓이야!”

아내도 한진수를 손가락질하며 온갖 욕설을 퍼부었다.

“한진수, 이혼해! 당장 우리 집에서 나가! 너 때문에 나는 두 아들을 잃었어!”

고통이 극에 달한 한진수는 당장이라도 아내와 장인 장모에게 주먹을 휘두르고 싶었다.

하지만 그는 노쇠한 엄마를 돌봐야 했다.

절대 충동적으로 사고를 쳐서는 안 된다.

“그래, 이혼하자.”

한진수는 그 말을 내뱉은 순간 해방감을 느꼈다.

이혼 절차는 빠르게 진행되었다.

한진수는 맨몸으로 가문에서 쫓겨났다.

20년을 정씨 가문을 위해 동분서주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한진수도 세상물정 모르는 어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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