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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8화

한진수가 장인, 장모에게 이혼 얘기를 꺼내려는데 그의 어머니가 먼저 입을 열었다.

“진수야, 집사람이 임신까지 했는데 이혼 얘기를 꺼낸 건 네 잘못이야. 당장 장인어른께 사과드리고 집에 돌아가!”

평생 시골 구석을 벗어난 적 없는 어머니였지만 가정의 평화가 소중하다는 이치는 잘 아는 사람이었다.

어머니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장인도 한진수를 나무람했다.

“나쁜 자식! 어떻게 그럴 수 있어! 부부가 살면서 싸우는 건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야. 조금 싸웠다고 이혼 얘기부터 꺼내면 어떡해? 그것도 네 아이를 배고 있는 여자에게! 네가 그러고도 남자야?”

한진수도 자신의 잘못을 알기에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장인어른, 죄송합니다.”

“집에 가!”

장인어른이 불호령을 내렸다.

“사돈도 오셨는데 같이 집으로 모셔가. 사돈도 고향에 돌아갈 필요 없겠어요. 소민이가 좀 예민한 시기이기도 하고 집에 어린애까지 있어서 집안을 돌볼 사람이 필요하긴 했거든요. 안 그래요, 사돈?”

한진수의 어머니는 그 말을 듣고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사돈어른 말씀이 맞아요. 제가 민폐가 되지 않는다면 당연히 그렇게 해야죠.”

“민폐라니 가당치도 않습니다. 사돈, 같이 집으로 가시죠.”

한진수의 장인이 말했다.

그렇게 한진수의 어머니는 정재민과 함께 한진수의 신혼집으로 돌아갔다.

집에 돌아와 보니 정소민은 지금도 울고 있었다. 그녀의 어린 아들은 악의로 가득 찬 눈빛으로 한진수와 그의 어머니를 노려보았다.

아이는 촌스러운 늙은 여자와 함께 나타난 한진수를 보자 다짜고짜 한진수의 어머니를 발로 걷어찼다.

한진수는 화가 치밀어 얼굴까지 빨개졌지만 그의 어머니는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괜찮아. 애들이 뭘 알겠어. 아가, 넌 이름이 뭐니? 할머니랑 같이 자러 갈까?”

어쨌든 한진수를 아빠라고 부르는 아이인데 한진수 어머니도 아이를 손자처럼 대해주기로 했다.

“누가 당신 같은 사람이랑 같이 잔대! 더러워!”

아이는 달려가서 엄마의 품에 안겼다.

한진수 어머니는 어색한 미소만 지을 뿐이었다.

정소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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