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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4화

아내의 말투는 매몰찼다.

“한진수, 당신이 나한테 시집오는 거야! 데릴사위로 우리 가문에 입적하는 거라고! 결혼하게 되면 당신은 우리 가문 사람이야. 우리 부모님이 준비한 결혼식에 그 시골 노인네가 왜 참석해? 우리 부모님 체면은 생각 안 해?”

한진수는 순식간에 오만 정이 다 떨어졌다.

“결혼식을 올리려면 우리 엄마도 무조건 참석해야지! 그것도 싫으면 이혼하든가!”

그날 그의 아내는 밤새 울며 그에게 모욕적인 말을 퍼부었다.

“우리 부모님이 당신한테 얼마나 잘했는데! 회사도 당신한테 맡기고 나 같은 대학교 졸업생이 당신 학벌 안 좋다고 무시한 적 있어? 내 아들도 당신을 잘 따르잖아. 아직 결혼식도 올리지 않았는데 벌써 우리 가문 돈을 넘봐?”

한진수는 억장이 무너졌다.

“내가 무슨 돈을 넘봤다고 그래?”

“그럼 그 시골 노인네는 왜 부르겠다는 거야? 당신 엄마를 데려다가 우리 가족으로 만들고 얼마 안 지나면 숙모, 삼촌, 고모, 사돈에 팔촌까지 다 부를 거잖아! 그렇게 천천히 우리 가문을 갉아먹으려고!”

아내의 모욕적인 발언은 계속되고 있었다.

“당신 욕심도 많아! 우리 가문 돈을 보고 접근했지? 그러면서 온갖 착한 척은 다 하고 다니고! 역겨워!”

한진수가 화를 내려는데 아내가 말했다.

“나… 나도 당신이랑 못 살아! 내일 당장 산부인과 가서 애기 수술할 거야!”

그 말을 들은 한진수는 화를 내려던 것도 잊고 당황한 표정으로 물었다.

“당신… 임신했어?”

“쳇! 누가 임신이래? 말실수야!”

“내… 내가 아빠가 되는 거야? 맞아?”

“은혜도 모르는 놈! 못된 놈!”

한진수는 다급히 아내를 달랬다.

“알았어, 화내지 마. 다 내가 잘못했어. 당신이 원하는 건 뭐든 다 들을게. 하지만 내가 당신 가족이 된다고 우리 엄마를 버릴 수는 없잖아. 안 그래?”

“당신은 우리 가문에 데릴사위로 들어오는 거야. 어쨌든 모든 결정은 우리 가문을 위해야 해! 아, 몰라! 우리 애기야? 당신 엄마야?”

그 순간 한진수는 참을 수 없는 화가 치밀었다. 당장이라도 아이를 지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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