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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2화

한진수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름도 모르는 구석진 시골에서 올라온 그는 가진 게 아무것도 없었다.

남자들이 싫어하는 의류 공장에 취직해서 4년을 일한 게 전부였다.

사장이 자신을 마음에 들어하는 이유를 그도 납득할 수 없었다.

아주 유혹적인 제안이지만 바로 좋다고 고개를 끄덕일 수는 없었다.

그는 천성이 착하고 고지식한 사람이었다. 한정수는 쑥스러움에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사장님, 제 어떤 점을 예쁘게 봐주셨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너무 갑작스러워서요.”

사장도 돌려 말하지 않았다.

“네가 쓴 글을 우연히 봤어. 글자가 참 단정하고 곱더라고. 어느 날 너희 팀 팀장이 집에 일이 있어 며칠 자리를 비웠는데 넌 팀장 대리 임무를 완벽하게 소화했어. 업무 보고서도 아주 깔끔했고. 내 눈은 틀리지 않아.”

한진수는 조용히 듣고만 있었다.

“너 고등학교는 졸업했지?”

사장의 질문에 한진수는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사장님.”

“집안 형편이 어려워서 대학을 포기한 거야?”

사장은 눈치가 빠른 사람이었다.

한진수는 이번에도 고개를 끄덕였다.

“제 고향은 아주 가난한 마을입니다. 근처에는 남성처럼 이렇게 큰 공장도 없어서 많은 청년들이 밭일을 하고 있어요.”

그 말을 들은 사장은 아주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한진수를 흐뭇하게 바라보며 사정을 이야기했다.

“나한테 딸이 한 명 있는데 너보다 두 살 많아. 대학 졸업한지 2년이 넘어. 그 애가 대학교 때 남자친구를 사귀었는데 부주의로 임신을 했어.”

한진수는 당황한 표정으로 사장을 바라보았다.

사장이 계속해서 말했다.

“우리 애가 출산하고 얼마 되지 않아 그 남자애는 해외로 떠났지. 분을 참지 못한 우리 애는 죽자는 심정으로 2층 자기 방에서 뛰어내렸어. 그렇게 한쪽 다리를 잃었지.”

“진수야, 넌 외모도 출중하고 학교 교육도 어느 정도 받았으니 난 네가 무척 마음에 들어. 네가 우리 가문에 데릴사위로 들어온다면 내 재산은 나중에 네 것이 되는 거야. 앞으로 네가 우리 공장을 관리하게 되면 남의 눈치를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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