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의 모든 챕터: 챕터 1131 - 챕터 1140

2823 챕터

제1131화

신세희도 절규하는 엄마를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그녀는 다가가서 엄마의 어깨를 감싸며 위로했다.“엄마, 너무 속상해하지는 마. 외할머니는 평생 엄마 걱정만 하셨잖아. 엄마가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고 싶으실 거야. 그러니까 진정해, 엄마….”신세희가 기억하는 그녀의 엄마는 낙관적인 사람이었다.그건 아마 지금은 영원히 잠든 그녀의 외할머니에게서 좋은 교육을 받았기 때문이었다.서진희는 엄마의 부드러움과 강인함을 무척 닮았다.신세희의 위로를 들은 서진희는 드디어 눈물을 훔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녀는 흡족한 표정으로 신세희 부부를 바라보며 말했다.“부 서방, 세희야, 나와 함께 외할머니를 보러 와줘서 정말 고마워. 외할머니도 너희를 봤으니 행복해 하실 거야.”긴 한숨을 내쉰 그녀가 계속해서 말했다.“엄마는 계속 너희 집에서 지낼 수는 없어. 엄마는 외할머니가 살던 집에서 남은 생을 보내고 싶어. 네 외할머니처럼 아이들에게 피아노도 가르치고… 삶이 너무 심심하지 않게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하고 싶어. 그래도 될까?”그 말을 들은 신세희가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엄마! 잘 생각했어! 난 찬성이야!”그들은 바로 행동에 옮겼다.주희진이 살던 저택은 서준명이 말했던 것처럼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었다.서진희도 더 이상 고집을 부리지 않았다. 여전히 아버지인 서씨 어르신과는 연락을 하지 않았지만 조카인 서준명과는 꽤 친근하게 지냈다.서준명이 고모라고 불러도 그녀는 흔쾌히 부름에 응해주었다.서준명과 신세희 일가의 노력 끝에 2주 뒤, 서진희는 30년 전 자신이 생활했던 집에 들어가게 되었다.조금 낡긴 했지만 조용하고 아늑한 곳이었다.번화한 도심 속에서도 안정을 찾을 수 있는 운치 있는 저택이었다.서준명의 꾸준한 관리로 안에 있던 가구들도 여전히 깨끗하고 정갈했다.서준명과 신세희는 정원에서 서진희가 치는 피아노 소리를 들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음대에 합격했으나 돈이 없어 입학하지 못했던 서진희의 피아노 실력은 전혀 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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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2화

신세희는 멈칫하며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최근 엄마가 살 집을 정리하느라 출근도 못 한 그녀였기에 친구들에게 연락하는 게 오랜만이었다.오랜만에 전화하는데 휴대폰이 꺼져 있자 그녀는 가슴이 철렁했다.불길한 느낌이 음습했다.그녀는 2주 전, 엄마와 재회하기 전날 저녁 꾸었던 악몽이 떠올랐다.벼랑에서 떨어지는 그녀를 향해 손을 뻗던 고윤희의 얼굴이 떠올랐다.꿈에서 들었던 고윤희의 처참한 비명소리가 귓가에 울리는 듯했다.“세희 씨….”비명소리에 놀라서 깬 뒤로 신세희는 뭔가 불길한 느낌이 들어서 고윤희에게 전화를 걸었다.하지만 그때도 전화기는 꺼져 있었다.그날은 신세희가 구경민의 별장에 방문하기로 한 날이었다. 그리고 며칠 전에 고윤희와 민정아, 엄선희가 그녀의 복수를 한다고 병원에 찾아갔던 일도 있었다.신세희는 뭔가 불안한 느낌이 들어서 고윤희를 찾아가려고 했지만 그날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다.부소경의 아버지가 갑자기 집으로 찾아왔다가 피를 토하며 쓰러졌고 서씨 어르신과 임지강이 그녀의 집 앞으로 찾아와 난동을 부렸다.참담한 날이었지만 그날로 임씨 가문과의 오랜 악연도 끝이 났다.그날이 신세희에게는 복수에 성공한 날이었고 엄마와 재회한 기쁜 날이기도 했다. 그녀는 가족상봉의 기쁨에 젖어 고윤희를 잠시 잊고 있었다.그 뒤로는 엄마의 거처 때문에 바쁘게 보냈다.그러다 보니 그날의 악몽도 점차 기억 속에서 잊혀졌다.오늘에야 생각나서 전화를 걸었는데 여전히 전화기가 꺼져 있으니 불안한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그녀는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두 친우를 바라보았다.“세희 씨, 왜 그래?”엄선희가 물었다.민정아도 젓가락을 내려놓으며 물었다.“무슨 일인데 그래?”신세희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2주 전에 윤희 언니한테 전화했을 때도 꺼져 있었는데 지금도 휴대폰이 꺼진 상태야.”잠시 후, 엄선희가 민정아에게 말했다.“정아 씨, 윤희 언니는 정아 씨 숙모님이기도 하잖아. 요즘 윤희 언니한테서 따로 연락 없었어?”민정아가 얼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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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3화

신세희는 엄선희에게 고개를 돌렸지만 엄선희도 살짝 붉어진 얼굴로 말했다.“세희 씨도 알다시피 나와 정아 씨는 세희 씨를 가장 친한 친구로 생각해. 세희 씨는 마치 큰언니 같거든. 윤희 언니는 세희 씨 친구고 우리도 윤희 언니를 좋아하지만 세희 씨랑은 좀 달라.”“게다가 저번에 나랑 정아 씨가 윤희 언니를 끌고 병원에 찾아가서 난동을 부린 일 때문에 윤희 언니도 곤란하게 만들었어. 그 뒤로는 언니한테 먼저 연락하지 않았어.”민정아도 고개를 끄덕였다.“저번에 병원 난동 때, 사실 숙모님은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 눈치였어. 나랑 선희 씨가 억지로 끌고 거기까지 간 거야. 그런데 일이 그렇게 될 줄은 몰랐어….”그랬다.신세희가 집안 일로 바쁘게 보낸 2주 동안 두 친구도 고윤희에게 연락하지 않았던 것!하지만 신세희는 그들을 탓할 수 없었다.아무리 친구라도 2주 정도 연락을 안 할 수도 있는 법이다.“어떡하지? 지금 퇴근하고 구경민 씨 별장으로 찾아갈까?”엄선희가 물었다.민정아도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를 쳤다.“난 찬성! 나도 숙모님이 보고 싶긴 했거든. 어디 아픈 거라면 우리가 가서 보살펴주자.”엄선희가 갑자기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혹시 윤희 언니… 임신한 거 아닐까? 언니는 줄곧 아이를 원했잖아. 만약 임신했다면 구경민 씨 성격에 윤희 언니 핸드폰을 빼앗아 버렸을지도 몰라.”민정아도 활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와! 그럼 나한테 시동생이 생기는 건가?”“시누이가 될 수도 있지! 섣부른 판단이야!”“그냥 말해본 거야!”서로 티격태격하는 둘을 보자 신세희도 마음이 조금 놓였다.최근 들어 그렇게 아이를 원했으니 정말 임신했을 수도 있었다. 고령산모라 구경민이 그녀의 핸드폰 사용을 제한한 것일 수도 있었다.하지만 아직은 안심할 수 없었다.그녀는 다시 핸드폰을 꺼내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다.부소경은 요즘 가장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장모님의 거처를 해결한 뒤, 쌓인 그룹 업무를 처리하느라 요즘은 야근이 잦았다. 가성섬에서 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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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4화

부드러운 표정으로 형수와 통화하는 형을 보고 있자니 조의찬은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내가 뭘 잘못 봤나.지금 보면 사람들 말이 맞는 것 같았다.그의 사촌 형은 확실히 많이 변했다.더는 살기 어린 표정을 짓지 않았고 날카로웠던 분위기도 많이 완화되었다.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었다!부소경은 사람이 따뜻해졌지만 그건 그냥 신세희와 신유리 한정이었다.그는 다른 사람을 대할 때는 여전히 냉랭하고 매몰차게 대했다.전혀 달라진 게 없었다!게다가 부소경은 지금 일부러 조의찬 앞에서 애정행각을 벌이고 있었다.그의 사촌형은 질투가 많은 사람이었다.조의찬은 아직 제대로 수저도 들지 않았는데 체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그는 멍한 표정으로 통화 중인 부소경을 바라보았다.“뭐라고? 경민이? 당신도 알다시피 나도 요즘 바빠서 연락 못했지. 저번에 임서아가 죽인 피해자 가족을 직접 처리한 것도 구경민이야. 아직 감사하다는 인사도 못했는데 지금 전화해 볼게.”신세희는 다급한 말투로 부소경을 재촉했다.“그래요. 빨리 확인해 봐요.”“알았어.”전화를 끊은 부소경은 임원들과 조의찬, 그리고 고모 내외를 남겨둔 채, 밖으로 나갔다.하지만 구경민의 전화도 꺼져 있었다.무슨 상황이지?부소경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구경민의 별장으로 전화를 걸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누군가가 전화를 받았다.“구경민?”부소경이 물었다.“오빠, 지금 어디야?”짜증스러운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당신은 누구지?”부소경이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당신은 누군데!”최여진도 짜증스러운 말투로 물었다.2주 동안 구경민 때문에 가슴을 졸인 최여진이었다.몇 년 동안 서로 연락도 하지 않았지만 최여진은 자신이 다시 찾아오면 구경민은 분명 자신을 받아줄 거라고 굳게 믿었다.그녀는 구경민의 마음 속에 자신은 퀸과 같은 존재라고 생각했다.만약 구경민이 결혼한다면 그 상대는 분명 자신일 거라 믿었다.평생 사랑만 받고 자란 최여진은 이기적이고 신경질적인 여자였다.이 세상에 그녀를 막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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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5화

다른 남자가 야릇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시체가 돼서 나올 수도. 어쨌든 살아서 나올 것 같지는 않네.”하지만 최여진은 그들의 대화를 못들은 척했다.그녀는 태연하게 안으로 들어갔다.내부는 자옥한 담배연기가 가득 차 있었다.상상했던 것보다 더 매캐하고 기분 나쁜 곳이었다.기골이 장대한 근육질의 흑인 남자들도 보였다.그들은 마치 오랜만에 만난 사냥감을 보는 눈빛으로 최여진을 노려보았다.최여진은 그들의 시선을 무시했다.그녀는 태연하게 자리를 잡고 술을 주문했다.그리고 술값도 계산하지 않고 술상을 엎어 버렸다.순간 클럽 내부에서 우락부락한 남자들이 달려들어 최여진을 에워쌌다.최여진은 그들에게 눈길도 주지 않았다.그녀는 경멸에 찬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고는 다시 술잔을 들었다.그날 그녀는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취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경호원들이 클럽 안팎을 포위했다.구경민이 최여진을 지키라고 보낸 사람들이었다.최여진은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었다.그녀는 클럽에서 공짜 술을 마시고 상을 엎고도 멀쩡하게 밖으로 나왔다. 오히려 손해를 입은 쪽은 클럽이었다.그녀가 몇천만 원 대의 술을 마시고 돈도 지불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어디 그뿐인가. 클럽 매니저는 떠나는 그녀의 뒤에 대고 허리 굽혀 살펴 가라고 인사까지 했다.최여진은 허영심이 점점 벅차 올랐다.국내에 있는 남자친구가 줄곧 자신을 아끼고 사랑해 준다는 생각에 더 어깨가 올라갔다.그래서 최여진은 어디를 가든, 몇 년을 연락도 안 했든 구경민은 자신을 버리지 않을 거라 굳게 믿었다.구경민은 서울에서 왕으로 군림하는 존재였다.그녀는 이 점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하지만 불과 2주 사이에 이런 믿음은 깨져 버렸다.최여진이 돌아온 뒤, 구경민은 자신의 옆을 지키던 여자마저 쫓아버렸다.그녀는 놀 거 다 놀고 여러 인종의 남자들도 다 만나보고 여전히 자신과 어울리는 사람은 구경민뿐이라며 돌아왔다. 그녀가 이제 자유분방한 삶을 정리하고 구경민과 백년해로하겠다고 결심한 순간, 구경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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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6화

부소경은 순간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2주 동안 연락이 없는 사이 구경민 쪽에 무슨 일이 생긴 것 같았다.그는 2주 전에 회사에 그를 찾아왔던 여자가 떠올랐다.그때는 여자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바로 내쫓아 버렸다.그때 그 여자가 자신을 구경민의 여자친구라고 말했던 게 떠올랐다.구경민을 버리고 몇 년이나 자취를 감춘 여자, 최여진?‘아마 맞을 거야!’그 여자를 제외하고 구경민에게 이렇게 예의 없이 구는 여자는 없었다.고윤희는 그런 성격이 아니었다.만약 그 여자가 돌아왔다면 고윤희는 아마 갈 곳을 잃었을 것이다.부소경은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예전의 그였다면 아무에게도 관심을 주지 않았을 것이다.고윤희를 향한 구경민의 마음이 사랑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단지 아내로 맞고 싶은 여자가 멀리 여행을 떠났기에 욕구를 해결하기 위해 옆에 둔 여자라는 것도 알았다. 어느날 구경민이 여자를 차버려도 전혀 이상할 게 없었다.예전의 부소경은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다.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달랐다.아내와 딸이 생기고 최근에도 많은 일을 겪었다.친모인 하숙민이 아버지와 큰어머니에게 속아 힘든 삶을 살았다는 것도 알았다.그리고 신세희의 외할머니인 주희진.2주 동안 부소경은 주희진과 서진희에 관한 일을 처리하느라 바빴다.그는 주희진과 서진희 모녀가 자신의 엄마와 비슷한 고통을 겪었다는 것을 깨달았다.약자면 괴롭힘을 당하는 게 당연한 걸까?아마 신세희와 신유리의 영향으로 고윤희에게 호감이 생긴 이유도 있었다.구경민의 별장에 다른 여자가 들어왔고 그 여자가 아주 기고만장한 태도로 나오자 부소경은 기분이 잡쳤다.“당신이 최여진이야?”최여진이 물었다.“당신이 그걸 어떻게 알았지? 아, 당신 부소경 씨죠? 제수씨라고 불러야죠!”“꺼져!”부소경이 차갑게 말했다.최여진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지금… 뭐라고 하셨어요?”‘이 예의 없는 자식이!’부소경이 그녀를 무시한 건 이번이 벌써 두 번째였다.“당장 짐 싸서 네가 있던 곳으로 꺼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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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7화

“여보, 여보?”부소경의 다급한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들려왔다.신세희는 그제야 가까스로 감정을 추스르며 말했다.“소경 씨, 윤희 언니가 만약 경민 씨네 집에서 나갔다면 언니는 갈 곳이 없어요. 언니가 우리 유리를 많이 예뻐했어요. 유리도 언니를 많이 따르고요.”신세희는 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임서아가 나를 괴롭힐 때도 언니가 도와줬어요. 그래서 난 모른 척할 수는 없어요.”“소경 씨, 내가 지금 경민 씨네 집으로 갈게요. 언니가 어디로 갔는지 알아봐야겠어요. 언니를 우리 엄마네 집으로 데려갈 거예요. 마침 엄마도 적적하다고 하셨으니.”부소경은 한참 뒤에야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 엄선우를 그쪽으로 보낼게.”“그래요.”전화를 끊은 신세희는 침통한 표정으로 두 친구에게 말했다.“윤희 언니한테 일이 생긴 것 같아.”엄선희와 민정아가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떴다.조금 전까지 임신 운운하며 웃고 장난치던 여자들은 상황을 전해 듣고 이를 갈았다.“이건 너무하잖아!”“어떻게 이럴 수 있어?”“멀쩡하게 생겨서 신중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어떻게 이렇게 갑자기 여자를 바꿔?”“역시 남자는 쓰레기야!”세상 모든 남자에게 욕설을 퍼붓는 친구들을 잠시 바라보던 신세희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구경민 씨 집에 전화도 안 통해. 구경민 씨 핸드폰은 꺼져 있고. 그러니 별장을 방문하는 수밖에 없어. 언니가 어디 갔는지 알아보려고.”“우리도 같이 갈래!”엄선희가 말했다.“나도 갈래!”민정아도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그런 성격 나쁜 여자를 상대하는 건 내가 잘해. 두 사람은 내 뒤에 서 있기만 해! 오늘 그 여자랑 제대로 한번 맞짱 뜰 거야!”두 여자는 그 모습을 보고 웃음을 터뜨렸다.30분 뒤, 엄선우가 도착하자 세 여자는 같이 차를 타고 산기슭에 위치한 구경민의 별장으로 향했다.차가 신유리의 유치원을 지나갈 때, 엄선우가 말했다.“사모님, 언제 돌아올지도 모르는데 공주님도 데려갈까요?”“그럼 좋죠.”신세희가 고개를 끄덕였다.어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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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8화

최여진은 물론이고 신세희와 엄선희, 민정아까지 신유리의 깜짝 행동에 놀랐다.이곳에 들어오기 전, 신세희 일행은 신유리에게 인상이 나쁜 여자가 나오면 그들의 뒤에 숨으라고 신신당부했다.신유리도 그러겠다고 흔쾌히 대답했다.“그래, 어린애는 어른들 일에 끼는 거 아니야. 알겠지?”민정아가 신유리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신유리도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대문을 지나 안으로 들어올 때까지 아이는 얌전했다.그런데 현관문이 열리기 전까지 어른들 뒤에 숨어 있던 아이가 눈 깜짝할 사이에 맨 앞으로 달려나가서 상대에게 욕설을 퍼부을 줄이야!세상에!싸움꾼으로 소문난 민정아까지 감탄할 정도였다.엄선희도 적잖이 충격에 빠진 모습이었다.“유리야!”신세희가 딸에게 주의를 주었다.“엄마는 가만히 있어!”신유리는 허리에 손을 올리고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는 최여진을 노려보았다.최여진은 눈앞의 자그마한 어린애의 행동이 황당하고 어이없어서 눈만 깜빡였다.“너… 어디서 배운 버르장머리야!”“당신 나쁜 여자 맞잖아! 왜 우리 윤희 이모 집을 차지하고 있어? 당신 도둑 아니야? 아니면 뻔뻔하거나!”“뻔뻔한 건 너야! 난 구경민 아내 될 사람이야! 약혼녀라고! 앞으로 결혼할 거야! 고윤희 그 여자가 뭔데! 그 여자는 불륜녀일 뿐이야! 뻔뻔하고 더러운 건 그 여자라고! 남의 남자 침대에 기어오르는 장난감이야!”“당신 말 똑바로 해!”분노한 신세희가 소리쳤다.최여진은 신세희를 아래위로 훑어보더니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물었다.“당신 신세희지?”“나를 알아?”“어쩐지 비린내가 진동한다 했어! 고윤희랑 똑 같은 부류잖아! 그리고 너희 둘, 그리고 꼬맹이, 아무리 봐도 싸구려처럼 생겨서는! 당장 내 집에서 꺼져! 안 그러면….”최여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신유리가 먼저 움직였다.몸집이 작은 아이는 머리로 최여진의 무릎을 들이박았다.“악!”최여진이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넘어졌다.신유리는 그 틈을 타서 최여진의 위에 올라타더니 손가락으로 최여진의 콧구멍을 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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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9화

그런데 어린애가 어른을 공격하고 동료 어른에게 지시를 내린 것은 가히 충격적이었다.가장 중요한 건 말려야 할 그녀의 친구들이 딸의 지시를 따랐다는 점이었다.세상에!신세희는 한참을 정신도 차릴 수 없었다.바닥을 구르는 네 여자 중 최여진은 당연하게 밀리고 있었다.그녀는 여섯 살 어린애의 공격에 넘어진 사실을 인정할 수 없었다. 바닥에 넘어지며 머리를 부딪쳐서 정신을 못 차리는 사이 어린애가 그녀의 콧구멍을 찔렀다.말할 수 없는 고통이 이어졌다.최여진은 앙칼진 비명을 지르며 아이를 공격하려고 했지만 두 여자가 달려들어 그녀의 팔을 제압했다.두 여자는 발로 그녀의 다리까지 짓밟았다.전세계를 돌아다니면서도 이런 일을 당한 적 없고 오히려 남을 괴롭히는 쪽이었는데 자신의 집에서 세 여자의 공격에 바닥에 쓰러질 줄이야.세 여자는 각기 그녀에게 주먹을 휘둘렀다.그리고 어린 신유리는 점점 더 그녀의 콧구멍을 아프게 쑤시고 있었다.콧구멍 찌르기는 신유리의 필살기였다.아이는 작은 손가락으로 최여진의 콧구멍 이곳 저곳을 찔렀고 최여진의 코는 대뜸 빨갛게 부었다.신유리는 그러면서도 웃고 있었다.“정말 못 생겼네. 우리 윤희 이모 발가락도 못 따라가잖아? 오늘 아줌마 코를 돼지 코로 만들어 줄 거야!”“더 세게! 세게!”신유리는 젓 먹던 힘까지 다 쥐어짰다.아이는 그러면서도 한쪽 주먹으로 최여진의 턱밑을 힘껏 밀었다. 그래야 콧구멍이 잘 보여서 더 힘껏 찌를 수 있었다. 꼼짝없이 당한 최여진은 혀까지 깨물었다.“악!”최여진이 애처롭게 신음했다.세 여자는 그녀를 찌르고 때리고 꼬집었다.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전 세계를 누비고 다니던 최여진은 곳곳에 멍이 들고 머리도 산발이 되었다.이 집 가정부들도 그 모습을 보고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아무도 최여진을 도와주지 않았다.두 가정부는 새로 온 여주인과 친하지도 않고 성격도 까칠해서 불만이 많았다.그들은 그래도 예전 안주인이 더 낫다고 생각했다.사람들을 대할 때 부드럽고 예의 바르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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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0화

그 말을 들은 모두가 동작을 멈추었다.신세희가 고개를 돌리자 수염이 지저분하게 난 구경민이 보였다.세상에!2주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는 무척 수척해 보였다.옷 입는 것도 신경 쓰고 진중한 성격의 예전 모습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검은 다크 서클에 누렇게 뜬 얼굴, 내가 아는 구경민이 맞나 싶었다.겉모습은 아주 형편없었지만 목소리만큼은 섬뜩하게 차가웠다.마치 얼음동굴에서 나오는 소리 같았다.신세희는 저도 모르게 어깨를 움찔했다.조금 전까지 최여진에게 폭력을 휘두르던 3인방도 놀라서 동작을 멈추었다.하지만 신유리는 구경민의 뒤에 따라온 아빠를 확인하고 의기양양한 표정을 짓더니 마지막으로 최여진의 콧구멍을 힘껏 찔렀다.최여진의 코는 빨갛게 부어서 볼품없이 되었다.“이 버르장머리 없는 녀석이!”최여진은 비명을 지르며 욕설을 내뱉었다.신유리는 재빨리 달려가서 아빠의 품에 안겼다.부소경이 아이를 안아 들자 아이는 의기양양한 눈빛으로 최여진을 노려보았다.이때, 민정아와 엄선희도 바닥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들은 신세희의 등 뒤에 달려와서 숨었다. 신세희는 싸움에 가담하지 않았지만 지금 상황에서 그들을 지켜줄 수 있는 사람은 신세희뿐이었다.최여진은 맨 마지막에 가까스로 몸을 일으켰다.그녀는 이를 갈며 3인방을 노려보았다.이때, 엄선희와 민정아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하하!”굳은 표정으로 일관하던 신세희도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아빠의 품에 안긴 신유리도 키득거렸다.최여진은 미친 사람처럼 소리를 질렀다.“구경민, 당신 바보야? 저 여자들이 날 때렸잖아! 저 여자들이 아무 이유도 없이 집에 찾아와서 나를 일방적으로 구타했다고!”구경민은 약간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최여진을 바라만 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구경민!”구경민은 그제야 가라 앉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일단 올라가서 씻고 나와! 지금 꼴이 말이 아니야.”“구경민, 경민 오빠! 저 여자들이 나 때렸다니까?”말을 마친 최여진은 미친 사람처럼 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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