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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2화

신세희는 멈칫하며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최근 엄마가 살 집을 정리하느라 출근도 못 한 그녀였기에 친구들에게 연락하는 게 오랜만이었다.

오랜만에 전화하는데 휴대폰이 꺼져 있자 그녀는 가슴이 철렁했다.

불길한 느낌이 음습했다.

그녀는 2주 전, 엄마와 재회하기 전날 저녁 꾸었던 악몽이 떠올랐다.

벼랑에서 떨어지는 그녀를 향해 손을 뻗던 고윤희의 얼굴이 떠올랐다.

꿈에서 들었던 고윤희의 처참한 비명소리가 귓가에 울리는 듯했다.

“세희 씨….”

비명소리에 놀라서 깬 뒤로 신세희는 뭔가 불길한 느낌이 들어서 고윤희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그때도 전화기는 꺼져 있었다.

그날은 신세희가 구경민의 별장에 방문하기로 한 날이었다. 그리고 며칠 전에 고윤희와 민정아, 엄선희가 그녀의 복수를 한다고 병원에 찾아갔던 일도 있었다.

신세희는 뭔가 불안한 느낌이 들어서 고윤희를 찾아가려고 했지만 그날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다.

부소경의 아버지가 갑자기 집으로 찾아왔다가 피를 토하며 쓰러졌고 서씨 어르신과 임지강이 그녀의 집 앞으로 찾아와 난동을 부렸다.

참담한 날이었지만 그날로 임씨 가문과의 오랜 악연도 끝이 났다.

그날이 신세희에게는 복수에 성공한 날이었고 엄마와 재회한 기쁜 날이기도 했다. 그녀는 가족상봉의 기쁨에 젖어 고윤희를 잠시 잊고 있었다.

그 뒤로는 엄마의 거처 때문에 바쁘게 보냈다.

그러다 보니 그날의 악몽도 점차 기억 속에서 잊혀졌다.

오늘에야 생각나서 전화를 걸었는데 여전히 전화기가 꺼져 있으니 불안한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녀는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두 친우를 바라보았다.

“세희 씨, 왜 그래?”

엄선희가 물었다.

민정아도 젓가락을 내려놓으며 물었다.

“무슨 일인데 그래?”

신세희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2주 전에 윤희 언니한테 전화했을 때도 꺼져 있었는데 지금도 휴대폰이 꺼진 상태야.”

잠시 후, 엄선희가 민정아에게 말했다.

“정아 씨, 윤희 언니는 정아 씨 숙모님이기도 하잖아. 요즘 윤희 언니한테서 따로 연락 없었어?”

민정아가 얼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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