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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5화

다른 남자가 야릇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시체가 돼서 나올 수도. 어쨌든 살아서 나올 것 같지는 않네.”

하지만 최여진은 그들의 대화를 못들은 척했다.

그녀는 태연하게 안으로 들어갔다.

내부는 자옥한 담배연기가 가득 차 있었다.

상상했던 것보다 더 매캐하고 기분 나쁜 곳이었다.

기골이 장대한 근육질의 흑인 남자들도 보였다.

그들은 마치 오랜만에 만난 사냥감을 보는 눈빛으로 최여진을 노려보았다.

최여진은 그들의 시선을 무시했다.

그녀는 태연하게 자리를 잡고 술을 주문했다.

그리고 술값도 계산하지 않고 술상을 엎어 버렸다.

순간 클럽 내부에서 우락부락한 남자들이 달려들어 최여진을 에워쌌다.

최여진은 그들에게 눈길도 주지 않았다.

그녀는 경멸에 찬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고는 다시 술잔을 들었다.

그날 그녀는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취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경호원들이 클럽 안팎을 포위했다.

구경민이 최여진을 지키라고 보낸 사람들이었다.

최여진은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클럽에서 공짜 술을 마시고 상을 엎고도 멀쩡하게 밖으로 나왔다. 오히려 손해를 입은 쪽은 클럽이었다.

그녀가 몇천만 원 대의 술을 마시고 돈도 지불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어디 그뿐인가.

클럽 매니저는 떠나는 그녀의 뒤에 대고 허리 굽혀 살펴 가라고 인사까지 했다.

최여진은 허영심이 점점 벅차 올랐다.

국내에 있는 남자친구가 줄곧 자신을 아끼고 사랑해 준다는 생각에 더 어깨가 올라갔다.

그래서 최여진은 어디를 가든, 몇 년을 연락도 안 했든 구경민은 자신을 버리지 않을 거라 굳게 믿었다.

구경민은 서울에서 왕으로 군림하는 존재였다.

그녀는 이 점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불과 2주 사이에 이런 믿음은 깨져 버렸다.

최여진이 돌아온 뒤, 구경민은 자신의 옆을 지키던 여자마저 쫓아버렸다.

그녀는 놀 거 다 놀고 여러 인종의 남자들도 다 만나보고 여전히 자신과 어울리는 사람은 구경민뿐이라며 돌아왔다. 그녀가 이제 자유분방한 삶을 정리하고 구경민과 백년해로하겠다고 결심한 순간, 구경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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