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어린애가 어른을 공격하고 동료 어른에게 지시를 내린 것은 가히 충격적이었다.가장 중요한 건 말려야 할 그녀의 친구들이 딸의 지시를 따랐다는 점이었다.세상에!신세희는 한참을 정신도 차릴 수 없었다.바닥을 구르는 네 여자 중 최여진은 당연하게 밀리고 있었다.그녀는 여섯 살 어린애의 공격에 넘어진 사실을 인정할 수 없었다. 바닥에 넘어지며 머리를 부딪쳐서 정신을 못 차리는 사이 어린애가 그녀의 콧구멍을 찔렀다.말할 수 없는 고통이 이어졌다.최여진은 앙칼진 비명을 지르며 아이를 공격하려고 했지만 두 여자가 달려들어 그녀의 팔을 제압했다.두 여자는 발로 그녀의 다리까지 짓밟았다.전세계를 돌아다니면서도 이런 일을 당한 적 없고 오히려 남을 괴롭히는 쪽이었는데 자신의 집에서 세 여자의 공격에 바닥에 쓰러질 줄이야.세 여자는 각기 그녀에게 주먹을 휘둘렀다.그리고 어린 신유리는 점점 더 그녀의 콧구멍을 아프게 쑤시고 있었다.콧구멍 찌르기는 신유리의 필살기였다.아이는 작은 손가락으로 최여진의 콧구멍 이곳 저곳을 찔렀고 최여진의 코는 대뜸 빨갛게 부었다.신유리는 그러면서도 웃고 있었다.“정말 못 생겼네. 우리 윤희 이모 발가락도 못 따라가잖아? 오늘 아줌마 코를 돼지 코로 만들어 줄 거야!”“더 세게! 세게!”신유리는 젓 먹던 힘까지 다 쥐어짰다.아이는 그러면서도 한쪽 주먹으로 최여진의 턱밑을 힘껏 밀었다. 그래야 콧구멍이 잘 보여서 더 힘껏 찌를 수 있었다. 꼼짝없이 당한 최여진은 혀까지 깨물었다.“악!”최여진이 애처롭게 신음했다.세 여자는 그녀를 찌르고 때리고 꼬집었다.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전 세계를 누비고 다니던 최여진은 곳곳에 멍이 들고 머리도 산발이 되었다.이 집 가정부들도 그 모습을 보고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아무도 최여진을 도와주지 않았다.두 가정부는 새로 온 여주인과 친하지도 않고 성격도 까칠해서 불만이 많았다.그들은 그래도 예전 안주인이 더 낫다고 생각했다.사람들을 대할 때 부드럽고 예의 바르면서도
그 말을 들은 모두가 동작을 멈추었다.신세희가 고개를 돌리자 수염이 지저분하게 난 구경민이 보였다.세상에!2주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는 무척 수척해 보였다.옷 입는 것도 신경 쓰고 진중한 성격의 예전 모습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검은 다크 서클에 누렇게 뜬 얼굴, 내가 아는 구경민이 맞나 싶었다.겉모습은 아주 형편없었지만 목소리만큼은 섬뜩하게 차가웠다.마치 얼음동굴에서 나오는 소리 같았다.신세희는 저도 모르게 어깨를 움찔했다.조금 전까지 최여진에게 폭력을 휘두르던 3인방도 놀라서 동작을 멈추었다.하지만 신유리는 구경민의 뒤에 따라온 아빠를 확인하고 의기양양한 표정을 짓더니 마지막으로 최여진의 콧구멍을 힘껏 찔렀다.최여진의 코는 빨갛게 부어서 볼품없이 되었다.“이 버르장머리 없는 녀석이!”최여진은 비명을 지르며 욕설을 내뱉었다.신유리는 재빨리 달려가서 아빠의 품에 안겼다.부소경이 아이를 안아 들자 아이는 의기양양한 눈빛으로 최여진을 노려보았다.이때, 민정아와 엄선희도 바닥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들은 신세희의 등 뒤에 달려와서 숨었다. 신세희는 싸움에 가담하지 않았지만 지금 상황에서 그들을 지켜줄 수 있는 사람은 신세희뿐이었다.최여진은 맨 마지막에 가까스로 몸을 일으켰다.그녀는 이를 갈며 3인방을 노려보았다.이때, 엄선희와 민정아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하하!”굳은 표정으로 일관하던 신세희도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아빠의 품에 안긴 신유리도 키득거렸다.최여진은 미친 사람처럼 소리를 질렀다.“구경민, 당신 바보야? 저 여자들이 날 때렸잖아! 저 여자들이 아무 이유도 없이 집에 찾아와서 나를 일방적으로 구타했다고!”구경민은 약간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최여진을 바라만 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구경민!”구경민은 그제야 가라 앉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일단 올라가서 씻고 나와! 지금 꼴이 말이 아니야.”“구경민, 경민 오빠! 저 여자들이 나 때렸다니까?”말을 마친 최여진은 미친 사람처럼 신세
그야말로 나팔 구멍 아닌가? 콧구멍이 너무 커서 거의 건물에서 물 빼는 하수구 만했다. 그녀의 부은 얼굴에 이렇게 큰 콧구멍까지 있으니 정말 못생기기 짝이 없었다. 그냥 저팔계 같았다. 세상에! 그리고 피가 나고 있는 입가. 그리고 혀. 그녀는 이런 모습을 한번도 구경민 앞에서 보인 적이 없었다. 구경민은 말할 것도 없고, 설령 다른 사람이었어도 그녀의 이런 모습을 본다면 너무 싫어서 당장이라도 발로 차버리지 않을까? 어쩐지 그 망할 여자들이 웃고 있더라니. “억......” 최여진은 윗층에서 처량하게 울고 있었다. 아래층에서 신세희와 엄선희 그리고 신유리 총 네 사람이 무고한 눈빛으로 구경민을 보고 있었다. “구 대표님, 죄송해요, 오늘 이 일은 유리…” 신세희는 유리를 한번 보았다. 신유리는 바로 말했다. “그러게 누가 이 여자보고 날 망할 아이라고 부르래? 그리고 우리 윤희 이모가 죽었다고까지 했잖아! 저 여자가 누군데? 왜 윤희 이모 집에 있는 건데? 왜 위층으로 도망친 거야? 얼른 경찰보고 잡아가라 해, 저 여자 도둑이야!” “제 친구들이 유리가 당하는 걸 보고, 그냥…” 구경민이 계속 아무 말도 안 하자 신세희도 더 이상 해명하지 않았다. 어차피 일은 벌어졌다! 고윤희가 더이상 이 집에 살지 않으니, 그럼 그녀가 앞으로 이곳에 손님으로 올 일도 없었다. 망할! 세상에 정말 좋은 남자는 없었다. 물론 자기 남편은 제외였다. 다들 인간의 탈을 쓴 늑대이거나, 인간 말종이었다. 신세희는 부소경을 보고 강하게 나갔다. “소경씨, 우리 가요!” 신세희가 구경민네 집에 간다고 하니, 부소경은 회의가 끝나고 구경민에게 전화를 다시 걸었고 핸드폰이 여전히 꺼져 있어서 걱정이 되었다. 구경민은 그의 제일 친한 친구였다. 보름 전, 서씨 집안 어르신을 상대하기 위해서 구경민은 그를 도와 몇 날 며칠동안 잠을 자지 않았었다. 핸드폰을 내려놓고, 부소경은 회사에서 나와 직접
윤희 언니는 어디로 간 걸까? 구경민은 대답할 수 없었다. 그는 신세희에게 대답을 하지도 않고 전화를 끊었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아니 이 나쁜 자식! 난 당신이 신중한 군자인 줄 알았…” 상대가 이미 전화를 끊은 걸 알면서도, 신세희는 화를 내고 있었다. 부소경은 핸드폰을 가져와서 신세희에게 말했다. “우선 술부터 깨게 해, 술 깨고 나면 내가 다시 물어볼게.” “그럴 수밖에 없겠네요.” 말이 끝난 뒤, 사람들은 차를 타고 구경민의 별장에서 벗어났다. 저편에서, 구경민은 테라스에 서서 그들이 떠나는 모습을 보았다. 테라스에서 내려온 후, 그는 최여진의 방으로 갔다. 최여진은 구경민이 들어올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 문을 잠궈놓지 않았었고, 갑자기 구경민이 들어온 걸 보고 최여진의 얼굴은 빨개졌다. 하지만 지금 그녀의 얼굴이 빨개진 건 보이지 않았다. 그녀의 얼굴은 신유리 민정아 엄선희 세 여자한테 맞아서 거의 떡이 되어 있었다. 그래서 빨개진지 알 수 없었다. 최여진은 바로 얼굴을 가렸다. “오빠, 들어오지 마. 나 이런 모습 보이기 싫어!” 구경민은 속으로 웃고 있었다. 그에게 보이기 싫었지만, 들키고 말았다. 눈 앞에 이 여자는 너무 못 생겼다. 특히 저 콧구멍. 큰 콧구멍 두 개는 30분전보다 많이 작아져 있었지만, 이 순간, 코가 붓고 긁힌 모습을 보자 정말 나팔 구멍 같았고, 그만큼 못생겨 보였다. 이걸 본 구경민은 바로 고윤희가 떠올랐다. 그 여자는 다른 사람이랑 싸울 줄 몰랐다. 예전에 그녀가 거의 숨이 멎을 때까지 다른 사람한테 맞은 적이 있었어도, 그녀는 자신의 얼굴이 다치지 않게 보호하는 법을 알았다. 두 여자를 비교해 보니, 구경민은 지금 최여진이 볼수록 역겨웠다. 그는 이런 결과를 낳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그가 매일 애타게 기다리고 포용하던 작은 백조가 어느 날 다시 돌아왔지만, 그의 마음은 변해 있었다. 어떻게 이럴 수 있지? 구경민
그는 다른 곳으로 갔다. 그는 한번에 양주 세 병을 주문했다. 넓은 룸 안엔, 구경민 말고 아무도 없었다. 구경민은 그렇게 답답한 마음에 술을 한 잔씩 마셨다. 그는 눈 앞이 흐릿했다. 머릿속이 어지럽고, 머리와 발이 가벼워지고, 머릿속은 영화처럼 그와 고윤희가 함께 했던 시간들이 스쳐갔다. 꿈 속에서도 여전히 그와 고윤희가 함께 하는 순간들뿐이었다. 여자는 말이 많지 않았다. 그가 말을 안 할 때, 여자는 절대 그를 방해하지 않고, 게다가 그녀는 타인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라 그가 밖에서 들어올 땐 온몸이 피곤에 쪄들어 있는 걸 알았다. 여자는 그의 자켓을 벗긴 뒤, 그의 어깨를 부축해서 그가 현관 의자에 앉게 만들었다. 그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됐었다. 그녀는 직접 그의 신발을 벗겨주고, 직접 슬리퍼로 갈아신겨 주었다. 심지어, 그는 손도 안 씻어도 됐었다. 그는 그저 가만히 식탁에 앉아 있으면, 여자는 따뜻한 물수건을 가져와서 그의 손을 닦아주었다. 그녀는 세심하게 닦아주었다. 닦은 뒤, 그녀는 그가 밥 먹는 모습을 보았다. 그가 뭘 좋아하는지, 뭘 싫어하는지 그녀는 다 속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게다가 그녀는 다른 종류의 밥을 그에게 차려주었고, 그녀가 만든 밥이 집에 있는 전문 셰프 것보다 더 맛있었다. 밥을 다 먹고 쉬러 갈 때면, 그녀는 그에게 침대 옆에 앉으라고 한 뒤, 따뜻한 물을 받아와서 직접 그의 발을 씻겨주었다. 그녀는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그를 위해 봉사했다. 그녀는 씻겨진 그의 발을 적당한 힘으로 주물렀고, 그녀는 안마 실력도 일류라서 족욕샵에 있는 직원들보다 나았다. 원래 그의 하루는 피곤하고 심지어 짜증이 가득했었으나, 그녀의 보살핌 덕에 깊은 잠에 들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이 언제 잠든지도 몰랐다. 그저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났을 때 기분이 상쾌했다. 아침, 여자는 그의 팔을 잡고 물었다. “경민아, 어제 무
당연히 본처를 택해야 했다. 이건 조금의 양심이라도 있는 남자들이라면 모두 아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구경민이 최여진을 고른 게 잘못인가? 그와 고윤희 사이에 처음부터 끝까지 그가 그녀와 결혼하겠다는 말을 한 적이 없었다. 그가 그녀를 구해준 첫 날부터, 그는 단순히 그녀를 불쌍해했고, 그녀가 다른 사람에게 맞는 모습이 불쌍해서 구해준 거지, 그는 한번도 그녀를 사랑한 적이 없었다. 그가 속으로 깊이 사랑하고 있는 여자는, 늘 여진이었다. 그가 어렸을 때부터 클 때까지 봐온 작은 백조였다. 하지만 지금 그의 마음은 왜 이렇게 괴로운 걸까? 왜 이렇게 견딜 수가 없지? 또 술 한 잔을 들이켰다. 구경민은 갑자기 “웁…” 하고 토를 했다. “손님, 손님!” 매니저는 구경민을 부축하며 소리쳤다. 구경민은 이미 취해서 인사불성이었다. 매니저는 구경민을 병원으로 이송했고, 병원에서는 구경민에게 링겔을 놓아줬다. 그러나 아무도 그를 챙겨줄 사람이 없어서 매니저는 어쩔 수 없이 구경민 옆을 밤새 지켰다. 다음 날 아침, 구경민의 핸드폰이 울렸고, 최여진의 전화였다. 매니저는 전화를 받고 물었다. “혹시 누구시죠?” “당신은 또 누구야! 경민 오빠 친구라면 나 최여진을 모르는 사람이 없어! 다음에 또 내가 누군지 묻는다면 내가 네 팔을 부러트릴 거야! 다들 고윤희 그 여우년을 오빠 아내라고 생각하는 거야? 나야! 나야 말로 경민 오빠의 본처라고!” 최여진은 저녁 내내 참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의 분노는 화산처럼 폭발했다. 매니저는 자신이 너무 재수가 없다고 생각했다. 바는 크지 않았고 장사도 그렇게 잘 되는 편이 아니었는데, 하필 만취한 손님이 가게에서 쓰러지고, 어렵게 그를 아는 사람과 연락이 닿았는데 막무가내로 화를 내니 매니저는 한숨만 내쉴 뿐이었다. 매니저는 맞서 싸우려고 했지만 갑자기 어제 밤에 술을 마실 때, 이 남자가 그에게 물었던 본처를 택 할지, 세컨드를 택 할지에 대한 질문이 생각났
남자는 이목구비가 뚜렷했다. 겉으로 보기엔 온화한 모습이었지만, 사실은 뼛속까지 차가운 남자였다. 게다가 남자는 능력도 좋아서 어린 나이게 서울의 최고가 되었다. 이렇게 우수한 남자를 최여진은 절대 다른 사람에게 양보할 수 없었다. 도와줄 직원 두 명을 불러서 구경민을 차에 태운 뒤, 최여진은 구경민을 산 속 별장으로 데려갔다. 가정부는 최여진을 도와 구경민을 부축한 뒤 침대에 눕혔고, 최여진은 그제서야 만족스럽게 자신이 데려온 이 남자를 보았다. 그녀는 억울한 말투로 말했다. “이럴 때 내 장점을 보여줘야지! 오빠가 기절해서 술 취해 있을 때 옆에 있어준 여자는 나야! 나인 걸 오빠가 알기나 해?” “그 고윤희는 왜 오빠 챙겨주러 안 온 거래?” “일어나, 몸 뒤집어, 신발 벗겨줄 게!” 최여진은 크게 움직이며 구경민의 몸을 뒤집었다. 구경민은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그러면서 입으로 중얼거렸다. “윤희야… 윤희야… 윤희야 어딨어? 너 돈 없으면 어떡해, 너 이렇게 멍청해서 나가면 사람들한테 괴롭힘만 당하고, 윤희야, 왜 이렇게 말을 안 들어, 왜 보름이 됐는데도 안 돌아오는 거야…” “윤희야… 이 바보 같은 여자야, 넌 되게 한가하겠지만, 너가 가자마자 네 친구들… 네 친구인 신세희씨가 사람들 데리고 나한테 죄를 물으러 찾아왔었어. 오자마자 나한테 너가 어디 갔냐고 묻더라? 그럼 난 어떻게 대답해야 해?” “그래도 넌 그렇게 멍청하진 않은가 봐, 신세희씨 같은 친구를 사귄 걸 보면.” 최여진:“......” 한참 후, 그녀는 갑자기 분노하며 소리쳤다. “구경민! 너! 나가! 죽어!” 그리고 그녀는 뛰쳐나갔다. 그녀는 화가 잔뜩 난 얼굴로, 대문 밖으로 나온 뒤 차를 타고 떠났다. 그녀는 도시 이리저리를 막 돌아다녔다. 사방을 둘러봤다. 그녀는 만약 눈 앞에 고윤희의 그림자라도 보인다면 지금 당장 죽여버릴 거라고 결심했다. 지난 번, 보름 전, 산 꼭대기에서 그녀는 고윤희의 목숨을 살려두면
최여진은 몽롱하게 눈을 뜬 뒤, 요염하게 남자를 보며 물었다. 남자의 얼굴은 낯설었고, 그녀가 처음보는 얼굴이었다. “당신… 당신 누구야!” 최여진은 억지로 거만한 말투로 물었다. 남자의 말투는 그녀보다 더 차가웠다. “알아서 뭐하게!” 최여진은 웃었다. “당신… 당신 같은 망나니는… 말 안 해도 내가 누군지 알아!” “당신… 분명 신세희 그 천한 년이랑 같은 편이겠지. 들어보니까 그 년이 남성 꼭대기까지 올라가서 공기까지 휘젓고 다닌다고 들었…” “짝!”최여진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그녀의 얼굴에 싸대기가 날라왔다. 최여진은 순간적으로 손에 있던 술잔을 떨어트렸다. “내가 그 저질스러운 년을 욕했다고 때린 거야? 당신 내가 누군지는 알고 때린 거야?” 그녀는 정말 이틀동안 재수가 없어도 너무 없었다. 어제도 맞았는데! 오늘 또 맞았다! 게다가 오늘 그녀를 때린 사람은 남자였다! 매우 낯설게 생긴 남자였다. 남자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잡았다. “네가 누군지 내가 알아야돼? 네가 뭘 할 수 있는데?” 남자는 거친 말을 부드럽게 하고 있었고, 겉모습도 얌전해 보였다. 정장을 차려입은 걸 보니, 보통 사람이 아니라 어느 집안 도련님 같아 보였다. 하지만 남자는 손찌검을 했다. 그것도 여자를. 그 순간, 옆에 있던 손님들은 다들 탄식했다. 남자는 차갑게 웃었다. “네가 누군지 내가 신경이나 쓸 것 같아? 네 입이 그렇게 더러우니까 당연히 맞아야지!” “내가 신세희 욕을 해서 화가 난 거야?” 최여진이 물었다. “맞아!” 남자는 시원하게 대답했다. “만약 네가 신세희 욕을 한 번이라도 더 하면, 난 또 때릴 거야!” “당신......” “당신 진짜 신세희가 밖에서 만나는 남자야?” “참나! 그 망할년! 온실 속에 화초처럼 굴더니, 남성에서 부소경이 다 막아준다고 자기가 여왕이라도 된 줄 아나 보지?” “자기가 얼마나 천한 줄도 모르고 말이야!” “몸 파는 여자들보다 못 해!” “
눈 깜빡할 사이에 신유리는 어느덧 18살이 되었다.벌써 대학교에 다닐 나이었다.그녀의 남편 부소경은 곧 쉰 살을 앞둔 사람이라 구레나룻이 하얗게 변해버렸다.그녀와 부소경 두 사람이 함께 파란만장을 겪은 시간도 어느덧 20년이 다 되어갔다.너무 빨랐다."영감."신세희가 그를 불렀다.부소경은 고개를 돌려 신세희를 바라보며 물었다."방금 날 뭐라고 불렀어?"신세희는 웃으며 대답했다."이제 영감 아니에요? 당신은 곧 50대이고 나는 이제 겨우 40대인데, 난 할멈이 아니지만 당신은 그냥 토종 영감이잖아요! 봐봐요, 당신 지금 구레나룻도 하얗게 변해버렸잖아요. 결혼식 날에 염색 좀 하는 게 어떨까 싶어요!""싫어! 난 남들이 나를 와이프밖에 모르는 남자라고 얘기하길 바란단 말이야! 그러니까 앞으로 나를 가꿔줄 생각은 절대 하지 마!"부소경은 자신보다 10살은 어려 보이는 와이프에게 말했다.하늘도 무심하지!신세희는 젊어서부터 지금까지 조금도 늙지 않았다!40대에 들어선 사람이 어찌 늙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하지만 부소경은 자신의 젊은 와이프를 보며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그는 와이프와 결혼식을 올릴 날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그리고 마침내 그날은 경치가 예쁘고 날씨가 맑게 갰으며 딱 좋은 기온에 바람도 없었다.그날 두 신인은 남성 최고급 호텔에서 더블 결혼식을 올렸다.결혼식에 참석한 사람은 모두 남성 및 글로벌 인사들이었다.신세희와 부소경, 엄선희와 서준명은 모두 친척이 적었지만 네 명의 친척 친구들을 모두 불러 모은 덕이 남성 호텔 마당은 사람으로 가득 찼다.두 신인 커플이 사람들의 시야에 나타났다. 비록 젊은이는 아니었지만 새로웠다.엄선희의 부모는 기쁜 마음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들의 엄선희가 또다시 돌아왔다.2년 동안 여러 번 수정을 마친 덕에 엄선희는 원래 모습과 거의 비슷할 정도로 돌아왔다.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이것으로도 충분히 만족했다.이번 결혼식의 모든 주최와 비용은 신세희와 부소경이 부담했다.엄
엄선희는 자신의 아이를 껴안은 채 고개를 들어 친 엄마를 바라보았다.그 순간 마음이 벅차올랐다.감격과 억울함 때문에 그녀는 소리 없이 눈물만 흘렸다.그녀는 엄마에게 달려가 품에 안겼다. 이윽고 엄씨 어르신도 두 모녀를 꼭 끌어안았다. 한 가족이 성공적으로 상봉했다.아니, 이제는 다섯 명이고, 서준명까지 더하면 총 여섯 명이었다.여섯 가족은 함께 부둥켜안고 있었는데, 옆에서 지켜보던 이들은 참지 못하고 그만 눈물을 마구 흘렸다.간호사도 눈가가 빨갛게 달아올랐다.한참 지나서야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엄선희를 놓아주었다."됐어, 얘야, 이제 집으로 들어가자. 우리 집으로!"나금희는 고개를 들어 엄선희를 바라보았다. 비록 원래 얼굴은 아니었지만 확실히 그녀의 아이가 맞았다. 사오 년 전에 실종됐던 아이를 드디어 다시 만나게 되었다..그동안 엄선희는 희귀병을 앓게 되었지만 우연히 받은 치료 때문에 성공적으로 완치되었고 이로 인해 피와 혈액형이 바뀌게 되었다.엄선희는 죽을 운명이었지만 가짜 엄선희 덕분에 죽음을 면할 수 있었다.아무튼 그녀의 딸 엄선희는 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행운아였다.4,5년 동안 겪은 고난, 그게 무슨 대수겠는가?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중에 파란만장을 겪어본 적 없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그 고난이 아이의 재산으로 될 이고 앞으로 아이는 이를 소중히 여길 줄 알고 아낄 줄 알며 모든 걸 알게 될 것이다.아주 좋았다.엄선희의 복귀에 엄씨 가문은 성대한 파티를 열었다.온 남성 사람들이 서준명의 아내가 돌아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이윽고 전해진 소식은 바로 얼마 지나지 않아 서준명과 엄선희가 성대한 결혼식을 올린다는 것이었다."이 일은 이미 남성 전체에 퍼졌어요. 결혼식은 대체 언제 할 것 같아요?"여유시간에 신세희가 장난식으로 엄선희에게 물었다.엄선희는 옆에 앉아있는 반명선을 보며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명선 씨가 내 얼굴을 다시 원상 복구시켜 주겠대요. 하지만 천천히 되돌리려면 2년은 걸린대요. 난
모든 일을 마치고 난 뒤 서준명은 갑자기 대성통곡하기 시작했다."왜 그래, 아들?"서씨 부인은 이미 세 아들을 잃었고 남은 아들이라곤 서준명 한 명밖에 없었다. 그녀는 아들이 서럽게 우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어머니, 그냥 운명이 장난치는 것 같아서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군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어요!"서준명은 눈물을 줄줄 흘리며 말했다.서씨 부인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왜 그러니, 얘야?"서준명은 울다가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어머니, 이제야 알겠어요. 하늘이 왜 엄선희 씨한테 사오 년 동안 이런 수고를 겪게 만들었는지 알 것 같아요. 하늘은 비록 그녀에게 잔인한 고문을 내렸지만 마지막엔 결국 해피엔딩을 선물했잖아요. 그러지 않았다면 진짜 죽은 사람은 우리 엄선희 씨 아니겠어요? 나의 엄선희를 살렸잖아요."아들의 말에 서씨 부인은 감격 어린 말투로 말했다."그래, 결국 마지막에 행운을 맞이한 사람은 바로 우리 엄선희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하느님도 아껴주시는 엄선희. 준명아, 빨리 선희를 데려와, 그동안 그 애가 얼마나 수고가 많았겠니."서준명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몸을 돌리자마자 그는 두 아이를 발견했다."아빠, 우리 엄마를 데려오려는 거예요?"단이가 서준명에게 물었다.서준명이 고개를 끄덕이기도 전에 미미가 입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엄마 안 데려오면 내가... 진짜 아빠 때릴 거예요!"미미는 점점 박력 넘치는 모습으로 컸다.게다가 오빠도 그녀의 편을 들어줬기 때문에 서씨 가문 마당에서 고양이랑 다투든 강아지랑 다투든 그녀는 줄곧 이기는 쪽이었기 때문에 미미는 자신이 천하무적이라고 생각했다.서준명은 웃으며 미미를 품에 껴안았다."아빠는 맞는 거 무서워해. 그러니까 미미가 아빠 때리면 아빠는 아파서 울 거야. 그래서 아빠가 미미 말에 따를거야. 오늘 당장 엄마 데려올게, 어때?"두 아이는 엄마를 데려온다는 말에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엄마를 데려오기 전에 먼저 할머니와 할아버
죽기 직전까지도 가짜 엄선희는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그녀는 두 눈을 똑똑히 뜬 상태로 자신이 바닥에 쓰러지는 것을 지켜보았다.그녀는 자신의 계획이 이대로 틀어질 줄 미처 몰랐다. 결혼식만 마치면 진짜 엄선희를 대신해 남성에서 상류사회를 누리는 서씨 가문 사모님으로 될 수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총살당하고 말았다.과연 누구일까?그녀는 이유를 알기도 전에, 울 틈도 없이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그녀의 아쉬움은 결국 그녀의 몸에 영원히 파묻히고 말았다.얼마나 억울했으면 심장이 멈췄음에도 불구하고 두 눈을 감지 못한 걸까?서준명도 깜짝 놀랐다.그는 원래 미란다 무리를 한꺼번에 쓸어버릴 계획이었기에 오늘 경찰들도 이들을 죄다 잡아갈 생각으로 온 것이었다. 하지만 서준명은 이 타이밍에 미란다가 암살당할 줄은 미처 생각지도 못했다.범인은 대체 누구일까?서준명은 당황한 표정으로 창밖을 내다보았다. 경찰들은 오늘 이곳에서 범인들을 완벽히 체포하려던 계획이었기에 츄리닝으로 무장한 경찰도 있었고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든 경찰도 많았다. 모두 미란다를 잡기 위해 출동한 경찰들이었다. 하지만 미란다 대신 미란다에게 총을 쏜 범인을 잡을 줄은 아무도 몰랐다.차 안에 있던 구릿빛 피부 뚱보는 엄선희를 사살하려던 자신의 치밀했던 계획을 뚫고 이토록 많은 경찰들이 나타날 줄은 미처 몰랐다.그는 작전도구를 숨기기도 전에 경찰에게 그만 체포당하고 말았다.정말 말 그대로 난장판이었다.미란다가 엄선희 얼굴로 성형하여 그녀의 신분을 도용한 사건은 우연히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인해 초라하게 마무리되었다.경찰은 구릿빛 피부 뚱보를 잡고 취조하고 나서야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는 해외에 있는 서준명의 세 형님이 엄선희를 죽이라고 보낸 사격수였다.이 남자는 남성에서 오랜 시간 동안 서씨 가문을 노리고 있었다.하지만 내내 엄선희를 발견하지 못했다.그러다가 어렵게 엄선희가 나타나 기회를 잡고 죽이게 되었으나 손쉽게 경찰에게 체포당하고 말았다.이게 대체 무슨 경우란 말인가!서준
두 여직원은 봉쇄형 유리차를 끌고 나왔다. 유리차 안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다이아몬드 반지가 들어있었다. 다이아몬드는 유리를 뚫고 오색찬란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가짜 엄선희는 홀린 듯이 반지를 바라보았다.주얼리샵 맞은편에 주차하여 망원경으로 지켜보던 구릿빛 피부 뚱보도 덩달아 홀린 듯이 바라보았다.구릿빛 피부 뚱보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세상에! 저 여자를 얼마나 사랑하길래 저토록 비싼 반지를 선물하는 거야! 저 여자는 죽어 마땅해! 죽어 마땅하다고!"한편 주얼리 샵안, 서준명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바라보았다."내가 선물한 반지는 어때, 마음에 들어?"가짜 엄선희는 감동하여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좋아, 여보 너무 좋아! 너무 마음에 들어!""이 반지는 원래 4년 전에 선물하려던 건데, 아쉽게 됐네, 그때는...""괜찮아, 여보. 지금도 마찬가지잖아? 비록 4년정도 늦게 선물 받았지만 결국 내 손에 끼워줬잖아. 이게 정말 최고 아니겠어?"가짜 엄선희는 기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말했다."빨리 껴봐, 보여줘!"서준명이 제촉하며 말했다."하하. 알겠어!"말을 마친 서준명은 반지를 꺼내 정중하게 가짜 엄선희의 손가락에 끼워주었다.그순간 가짜 엄선희의 마음은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두근거렸다.마치 꿈을 꾸는 것처럼 나른한 기분이었다.서준명!남성 두 번째 재벌이자 남성 귀공자인 서준명이 드디어 그녀에게 값비싼 반지를 선물한다고?와! 그녀는 너무 행복했다!…그 순간 가짜 엄선희는 비명을 지르고 싶었다!그녀는 행복에 젖어 서준명이 그녀를 부르는 소리도 듣지 못했다.듣지 못한 게 아니었다.그녀 자신을 엄선희라 생각하고 다닌 탓에 서준명이 그녀의 본명을 외칠 때에도 눈치채지 못했다.서준명이 또다시 물었다."미란다 씨, 행복해?""응? 당신..은..?"가짜 엄선희는 그제서야 서준명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자 순간 그녀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그녀는 겁에 질린 나머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홀 안 세 테이블에 빽빽이 앉아있던 사람들은 이 상황을 보고 깜짝 놀랐다.그들은 아직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모르는 눈치였다.왜 엄선희가 가자마자 경찰들이 몰려든 걸까?사람을 체포하러 온 게 아닐까?"아니에요, 형사님, 저희는... 남성 서씨 가문 도련님 서준명 씨의 친구들입니다. 서준명 씨 아내를 구해준 보답으로 집 두 채를 선물한다고 했는데, 혹시 잘못 찾아오신 건 아닌가요?"바로 그때 진미리가 용감하게 나서서 경찰들에게 물었다.아무도 진미리의 질문에 대답해 주지 않았다.몇몇 경찰들이 나서서 그들의 휴대폰을 몽땅 수거했다.한 명도 빠짐없이.진미리는 참지 못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저희는 서준명 씨의 친구예요.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잖아요.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서준명 씨가 알면..."한 경찰이 차갑게 피식 웃으며 말했다."저희가 잡으러 온 것은 바로 서준명 씨 친구들인 당신들입니다!""네? 왜요?"진미리는 의아했다.사실 그녀는 법을 잘 알지 못했기에 자신의 여동생을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밖에는 없었다!자신의 동생은 서준명의 아내와 똑같은 얼굴로 성형했고 서준명도 동생을 아내로 받아들였는데 이를 사기라 할 수는 없지 않은가?돈도 한 푼 뺏지 않았는데?게다가 살인 방화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신분만 도용했을 뿐인데, 아니, 서준명이 가짜 엄선희를 아내로 인정했으니 신분 도용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신분 도용도 아니었다.때문에 지금 진미리와 그녀의 공범들은 자신이 죄를 지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했다.경찰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진미리를 바라보았다."자신이 무슨 죄를 저질렀는지 어찌 당신도 모르나요?"진미리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우리는 서준명 씨의 친구들이에요. 게다가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고요. 서준명 씨도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아나요?""알죠, 서준명 씨가 신고했으니까!"진미리와 그녀의 동료들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그들은 하나같이 동상처럼 굳
"2천억이라니! 서씨 가문 형제들과 완전히 등 돌리려는 셈 아닌가! 서준명이 엄선희를 저토록 사랑하다니! 저 여자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당장이라도 죽여버리고 싶어! 반드시 죽일 거란 말이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공손한 태도로 서준명의 큰형에게 물었다."사장님, 명령만 내리세요! 저 여자를 어떻게 죽일까요! 지금 당장 없애버릴까요!""안돼!"서준명의 큰형이 다급히 말렸다."지금은 죽일 타이밍이 아니야. 보는 눈이 많아서 자리를 피하기 어려울 거야. 나한테 충성하는 사람은 너밖에 없는데 너까지 잃을 수는 없어. 밖에서 처리하고 발 빼기 쉬운 곳으로 골라. 지금은 아니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곧바로 말했다."알겠습니다, 사장님. 사장님 말씀에 따를게요. 그럼 시끌벅적한 장소를 골라 저 여자를 죽여버릴게요! 그럼 이만 끊겠습니다!"통화를 마친 뒤 구릿빛 피부 뚱보는 은밀히 홀 안의 상황을 관찰했다.한편 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함께 사람들에게 술을 권하고 있었다.한 명 한 명 빠뜨리지 않고 모두에게 물었다.모두 전에 가짜 엄선희에게 도움을 줬던 사람들이었다.서준명은 전에 이 사람들에 대해 전부 조사를 마쳤었다. 사기조작단과 마찬가지였다!총 서른 명 정도였는데, 그중 절반이 넘는 사람들은 가짜 엄선희의 가족들이었다.오빠와 언니, 형수와 형부, 그리고 고모 일곱 명과 이모 여덟 명.남은 건 그녀와 오랫동안 함께 근무해 온 부하들이었다.서준명은 마음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정말 비겁하기도 하지!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자신의 모든 가족들과 친구들까지 동원하다니. 하지만 그들이 억울한 게 뭐가 있을까? 그들은 모두 가짜 엄선희가 계획한 사기단에 가담한 공범들이다.그들이 엄선희에게 입힌 피해는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었다.그들은 그의 두 아이까지 해치려고 했다!서준명이 어찌 그들을 또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술을 한 바퀴 권하자마자 서준명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그는 곧바로 휴대폰을 떠내 연락을 받았다."여보세요, 누구시죠
서준명의 말에 진미리는 쑥스러운 말투로 말했다."휴, 어떻게 매번마다 서준명 씨한테 신세를 지겠어요, 아무... 아무것도 아니에요.""어머, 언니, 어려운 일 생기면 언제든지 얘기 하세요. 제 남편은 남성에서 두 번째로 능력 있는 남편이에요. 못 하는 게 없다니까요."가짜 엄선희는 고개를 들어 애교 섞인 말투로 서준명에게 말했다."내 말이 맞지, 여보?"서준명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보며 말했다."자기 생각은 어때? 당신이 선택한 남편인데 틀릴 리가 있을까?""당연히 없지!"가짜 엄선희는 행복한 표정으로 서준명의 어깨에 고개를 기댔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를 품에 안자 순간 역겨운 기분이 들었다.이 가짜 엄선희는 확실히 진짜 엄선희와 아주 닮았다. 만약 이 엄선희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한 상태로 있었다면 서준명은 당연히 그녀를 그가 오매불망 기다리던 진짜 엄선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하지만 진짜 엄선희라면 그에게 이런 요구를 건네진 않았을 것이다.엄선희는 태어날 때부터 공주님처럼 자라 고생한 적이 없지만 탐욕스러운 사람은 아니었다.엄선희는 돈에 아무런 개념도 없는 여자였다.게다가 사치품도 사지 않는 사람이었다.심지어 그녀는 아주 훌륭한 가정교육을 받고 자랐기에 단 한 번도 자신의 능력범위를 벗어나는 가격의 사치품에 손대지 않았다.서씨 가문에 시집와서도 그에게 이것저것 요구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자신의 남편을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하는 짓도 절대 하지 않았다. 남편의 자금을 외부에 흘러 나가게 하는 것도 모자라 난감한 일까지 시키다니!엄선희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었다!하지만 이 가짜 엄선희는 탐욕스럽기 그지 없었다!그럴수록 너무 괘씸했다!하지만 이럴수록 서준명은 더더욱 표정을 가다듬고 가짜 엄선희를 보듬어 주었다."여보, 이 사람들을 사심 없이 도와주는 걸로 봐서 전에 당신한테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이 맞지? 그럼 나도 고마움을 전해야지. 이분들이 없었다면 평생 내 아내를 보지 못하고 살 뻔했으니까
가짜 엄선희는 자연스럽게 동의했다.3일 후, 그들은 남성에서 가장 크고 호화로운 호텔에서 엄선희의 은인들을 초대해 연회를 베풀었다. 그들 중 일부는 외지에서 온 사람도 있었고, 남성 현지인도 있었다. 서준명이 사람들을 대충 살펴보자, 익숙한 중년 여성이 있음을 발견했다.그 중년 여성은 미루나와 같은 집에 살며 미루니에게 DNA 검사를 제안한 여자였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손을 잡고 그 중년 여성에게 다가갔다. "저를 아직 기억하십니까?”가짜 엄선희는 즉시 그 중년 여성을 소개했다."여보, 여긴 나한테 많은 도움을 준 언니 중 한 명이야. 이름은 진미리. 이 언니는 내가 유산했을 때를 포함해 항상 날 보살펴 줬어. 내 생각에는 이 언니에게 집 두 채는 드려야 할 것 같아!” 그러자 진미리라는 중년 여성이 즉시 손을 흔들었다. "아니요, 정말 괜찮습니다. 선희 씨를 돌봐주었던 것도 제 공덕의 하나라고 할 수 있죠. 절대 돈을 바라고 한 일이 아니에요.” 진미리는 말을 하며 서준명을 바라보았다. “서준명 씨, 사실 저는 오랫동안 미루나에게 관심을 가졌어요. 나는 그 여자가 가짜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때 엄선희 씨는 일이 있어 남성에 오지 않았기에 준명 씨와 미루나가 마주치는 걸 정말 걱정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DNA 검사를 하라고 권한 거고요. 요즘은 DNA가 가장 정확하잖아요? 그러니 DNA 검사를 하고 나니 미루나가 가짜라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잖습니까. 요즘에도 이런 사람이 있다니, 겉모습도 전혀 다르고, 닮은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는데 억지로 남의 아내인 척하는 건 무슨 심보란 말입니까? 정말 말이 안 됩니다, 준명 씨와 선희 씨의 부모님 모두 현명하셔서 다행이지요. 그렇지 않았다면 그 미루나에게 정말로 당할 뻔했습니다. 그럼 선희 씨도 힘들어서 울다 지쳐 쓰려졌겠지요…” 진미리의 말을 들은 서준명은 침착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게 말입니다. 그럼 집을 두 채 드리면 될까요?” 서준명은 이미 사람을 보내 확인을 마친 상태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