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 Chapter 1111 - Chapter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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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1화

서진희는 헛웃음을 터뜨렸다.“하… 그래? 그런데 왜 임서아가 당신과 서영의 양녀라고 모두를 속였어?”“사실 허영은 쌍둥이를 낳았는데 한 명은 태어나자마자 하늘나라로 가고 한 명만 남았어. 사실 모두에게 사실을 알리고 파티도 열고 싶었는데 당신과 나 사이에 공동재산이 있더라고. 당신은 아무것도 없이 집을 나가서 재산이 모두 내 명의로 돼 있었어.”서진희는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물었다.“그러니까 내가 돌아와서 재산을 도로 빼앗을까 봐, 내가 당신과 허영은 내가 임신한 사이에 이미 불륜관계였다고 신고할까 봐 모두를 속인 거야? 임서아는 네 친딸이 아니라고?”임지강은 고개를 끄덕이며 애원의 눈길로 서진희를 바라보았다.“진희야, 서아가 내 친딸이 아니었으면 세희를 서아 대신 감옥에 보내지도 않았을 거야. 어쨌든 세희가 언니잖아….”“죽어 버려!”서진희는 발을 들어 임지강을 힘껏 걷어찼다.“임서아만 딸이고 세희는 딸 아니야? 언니? 언니는 다 동생 죄를 뒤집어써야 해? 당신은 아버지잖아! 허영은 걔 엄마고! 당신들은 왜 당신 딸의 죄를 대신 뒤집어쓰지 않았어!”임지강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서진희는 온갖 욕설을 퍼부으며 임지강을 압박했지만 임지강은 우물쭈물하거나 아예 입을 닫아버리는 것으로 일관했다.옆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신세희는 분노에 입술을 꽉 깨물었다.그녀는 엄마에게 다가가서 그녀를 부축해 의자에 앉힌 뒤, 바닥에 쓰러진 임지강을 불렀다.“아빠?”“딸. 그래, 내가 네 아빠야.”그 말은 자신을 너그럽게 봐달라는 뜻이었다.신세희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그 집에서 8년을 살았죠. 가장 아빠가 필요한 시기에, 가장 보살핌이 필요한 나이에 아무도 나한테 당신이 내 아빠라고 가르쳐주지 않았어요. 며칠 전에도 이런 질문을 드렸잖아요. 당신이 내 아빠라면 왜 한 번도 내 생일을 축하해 준 적 없는지? 나는 그 집에서 개처럼 비굴하게 살았는데 왜 나를 그런 취급했는지 대답 안 해주셨잖아요.”신세희가 몇 번이나 물었던 말이었다.매번 억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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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2화

신세희는 당황한 허영을 바라보며 그들을 한껏 비웃었다.임지강에 대한 증오가 극에 달했기에 신세희는 서슴없이 말했다.“임지강 씨, 당신이 지키려던 가정, 당신이 사랑하는 아내 허영, 그리고 소중한 딸 임서아를 위해 나를 희생했죠. 그런데 그건 몰랐을 거예요.”그녀는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바닥에 쓰러진 임지강을 바라보았다.임지강이 고개를 들자 신세희는 여유 넘치는 표정으로 또박또박 말했다.“어느날 내가 그 집에 갔는데 집 근처 골목에서 허영이랑 어떤 남자가 뒷산으로 가는 모습을 봤어요. 그리고 그 둘은 산에서 한 시간이 지난 뒤에야 내려왔죠.”임지강은 분노한 표정으로 허영을 쏘아보았다.“당신!”그러자 허영이 다급히 비명을 질렀다.“나 아니야! 그리고 이런 말할 때가 아니잖아. 우리 딸은….”“당신 딸?”신세희가 차갑게 말했다.“당신들은 그렇게 많은 사람을 해치고 주변 사람들 목숨은 개미목숨보다 못하게 여기면서 당신 딸 목숨은 아깝나 봐요? 하늘이 벌을 내린 겁니다. 안 그래요, 아줌마?”할 말을 잃은 허영은 입만 뻐금거렸다.하나뿐인 딸이 병을 앓게 되고 그녀는 50세의 나이에 딸을 먼저 보내게 생겼으니 이게 벌이 아니면 뭘까?허영이 말이 없자 신세희는 다시 임지강에게 고개를 돌렸다.“임지강 씨, 당신은 줄곧 가정이 가장 소중하다고 했죠! 하지만 가성섬에서 나와 유리를 공격한 남자가 누군지 알아요?”“안 돼! 신세희, 그건 말하지 마!”허영이 간절한 눈빛으로 애원했다.하지만 임지강은 빨리 답을 듣고 싶었다.“누구야? 그게 도대체 누군데?”그도 뭔가 느끼는 게 있었다.차가운 느낌이 가슴 한구석에서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었다.“그 남자가 바로 당신 아내 허영의 애인이에요. 두 사람이 같이 뒹구는 모습을 내 두 눈으로 똑똑히 봤거든요. 아직도 내 핸드폰에 둘의 사진이 남아 있어요.”허영은 절규했다.“안 돼….”임지강은 온 세상이 뒤집어지는 것 같았다.힘들게 지켜온 그들의 가정이, 친딸을 여러 번 희생해서 지켜낸 결과가 아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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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3화

“그리고 사랑하는 딸을 어떻게든 이용해 보려고 감옥에서 석방시켰죠. 친딸이 살린 남자가 남성에서 잘나가는 재벌이라는 걸 알고 딸을 죽이려고 무진장 애를 썼고요. 여태 쓸 수 있는 방법은 다 썼잖아요. 과거 사건까지 파헤치면서 딸을 죽음으로 몰고 갔죠. 단지 딸의 신장을 빼앗아 임서아를 살리려는 이유 하나만으로요.”“아버지가 한 모든 일들이 사실은 당신 와이프와 외간남자가 낳은 아이를 위해서였어요. 그렇게 많은 일들을 하면서 아버지는 어떤 느낌이었어요?”신세희가 서늘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임지강의 이마에 핏줄이 솟았다.신세희가 말한 모든 일들이 그가 친딸을 괴롭히고 자신을 배신한 여자를 위한 일이 되었다.임지강은 미친 듯이 고함을 질렀다.“아! 악!”그는 시뻘겋게 부은 눈으로 허영을 노려보며 한발 한발 그녀에게 다가갔다.“여… 여보. 이러지 마… 그런 거 아니야. 여보… 서아가 당신 딸은 아니지만 줄곧 당신을 아빠라고 부르며 컸잖아. 신세희는 당신을 아빠라고 부르지도 않았어.”임지강은 이성을 잃은 맹수처럼 허영에게 접근했다.허영은 뒤로 뒷걸음질치며 어떻게든 이 상황을 무마하려고 애썼다.“신세희가 당신 딸이지만 당신은 걔를 기르지도 않았잖아. 당신 옆을 지킨 아이는 서아라고….”짝!쾅! 쾅!임지강은 허영의 귀뺨을 때리고는 그녀를 죽일 듯이 쏘아보며 미친 듯이 걷어찼다.“아… 아파….”허영은 바닥에 웅크리고 고통스럽게 신음했다.“아빠… 엄마 때리지 마… 아빠….”투석이 끝나고 비싼 약을 복용한 임서아는 전혀 환자 티가 나지 않았다. 그녀는 달려가서 허영을 부둥켜 안고 임지강에게 애원했다.사랑만 받고 자란 임서아는 여전히 이기적인 여자였다.그녀는 고개를 들고 분노한 눈빛으로 임지강을 쏘아보며 말했다.“아빠, 도대체 누구 편이야? 엄마랑 이미 상의 다 했어. 신세희의 신장이 적합하지 않아도 신세희를 벼랑 끝으로 내몰 수가 있다고. 곧 성공이야, 아빠.”임지강은 할 말을 잃었다.“외할아버지가 가진 세력으로 전국을 뒤지면 나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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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4화

임지강은 이미 멘탈이 붕괴된 상태였다.“아빠….”임서아가 다가와서 그의 다리에 매달렸지만 임지강은 매몰차게 그녀를 걷어찼다.대외적으로 임서아를 양녀라고 말했고 여태 그렇게 알고 있었다.임서아가 발병한 다음 날에야 허영은 그에게 진실을 말해주었다.“여보, 사실 말해줄 게 있어… 서아는 우리가 입양한 아이가 아니야. 서아는 당신의 친딸이야. 못 믿겠으면 가서 DNA 검사를 받아도 좋아.”허영에게서 처음 이 사실을 들었을 때 그는 큰 충격을 받았다.임서아는 두 살 때 이 집에 왔다.그때 허영은 난산으로 아이를 잃은 뒤, 다시는 아이를 낳을 수 없는 몸이 되었다. 임지강은 사실 신세희의 양육권을 도로 빼앗아서 허영과 함께 양육할 계획이었다.하지만 허영은 전처의 딸만 보면 스트레스를 받는다면서 그의 의견을 강력하게 반대했다. 어차피 아이는 엄마 옆에 있는데 걱정할 것도 없었다. 임서아는 두 살 때 이 집에 왔다. 금방 말을 배운 아이는 임지강을 사랑스럽게 올려다보며 아빠라고 불렀다.그때부터 임지강은 임서아를 친딸처럼 아껴주었다.어릴 때부터 길러서인지 정도 많이 가고 친딸인 신세희보다 더 애틋했다.게다가 열두 살 무렵에 이 집에 온 신세희는 임지강을 볼 때마다 잔뜩 겁먹은 눈빛을 했다.열두 살이나 된 아이는 한 번도 그에게 웃는 모습을 보여준 적 없었다.가끔 짜증이 난 임지강이 손찌검을 해도 아이는 울지 않고 빤히 그를 올려다볼 뿐이었다.그때부터 임지강은 신세희를 볼 때마다 알 수 없는 화가 치밀었다.하지만 양녀인 임서아는 달랐다.아이는 항상 달콤한 목소리로 아빠를 불렀다.그가 퇴근해서 돌아오면 가잔 먼저 달려와서 맞아준 사람이 임서아였다.그렇게 임지강은 자연스럽게 임서아에게 더 마음이 갔다.그는 매년 임서아에게는 화려한 생일파티를 선물해 주었다. 임서아의 생일 파티 때, 신세희도 자리에 있었다.아이는 문밖에 서서 그들이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는 모습을 빤히 쳐다보았다.들어올 테면 빨리 들어오든가!순순히 들어오면 케익 한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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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5화

그는 이게 다 신세희가 잘못해서 약간의 벌을 준 것이라고 생각했다. 방에서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 깊이 반성하기를 바랐다. 나중에도 예의 없이 사람을 빤히 쳐다보면 그때는 제대로 혼내야겠다고 마음먹었다.다음날 아침, 임지강은 신세희의 방으로 찾아가서 아이에게 만 원짜리 한 장을 건네며 말했다.“나가서 뭐라도 사 먹어.”신세희는 임지강을 힐끗 보고는 돈을 받으려 하지 않았다.임지강은 다가가서 돈을 신세희의 앞에 내밀며 물었다.“네가 뭘 잘못했는지 알아?”신세희는 고개를 숙인 채 말이 없었다.“돈 받고 아침에 맛있는 거 사먹어.”임지강은 큰 은혜를 베푸는 것처럼 말했다.하지만 신세희는 돈을 받지 않았다.아이는 말없이 자리에서 일어서서는 임지강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학교로 가버렸다.그날 오전, 그리고 전날 밤까지 신세희는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밥도 먹지 못한 채, 임지강에게 두들겨 맞은 것이다.하지만 그때의 신세희는 알지 못했다. 임지강은 잔뜩 기 죽은 아이를 바라보다가 욕설을 퍼부었다.“내가 너한테 뭐 빚졌어? 너에게 생명을 주고 태어나게 해줬더니 고마운 줄도 모르고! 왜 그렇게 궁상맞은 표정을 하고 다니는 거야? 아비가 죽기라도 했어? 너 아비 죽으라고 저주하고 다녀?”그날 이후로 임지강은 더욱 신세희를 혐오하게 되었다.친딸이지만 매번 볼 때마다 발로 차서 죽이고 싶었다.그는 매번 신세희를 볼 때마다 나가서 죽어버리라고 저주했다.임지강은 아무리 친딸이지만 예쁜 짓 하나 안 하는 불효자식은 필요 없다고 생각하면서 오히려 임서아를 더 아꼈다.그는 애교도 많고 예의 바른 임서아가 더 사랑스럽다고 생각했다.양녀인 임서아가 성적도 안 좋고 돈도 물 쓰듯이 썼지만 그래도 좋았다.점점 가면서 신세희를 향한 임지강의 혐오는 더욱 심해졌다. 그는 신세희가 집에 있는 것 자체가 싫고 미웠다.그래서 임서아가 늙은 남자를 찔러 죽였을 때, 단 일초의 주저도 하지 않고 친딸을 속여 감옥까지 보냈던 것이다.그때의 임지강은 밝게 웃고 있었다.드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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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6화

허영의 말을 들은 임지강은 로또에 당첨된 기분이었다.그는 아내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정말 잘됐어. 신세희의 신장으로 서아를 구할 수 있다면 신장 두 쪽 다 도려내면 돼.”이게 최근에 그가 허영에게 했던 말이었다.말을 마친 그는 손을 비비며 탐욕스러운 얼굴로 한참을 중얼거렸다.“내 딸을 살릴 수 있겠어. 우리 가문의 대가 끊길 일은 이제 없어. 서아가 내 친딸이었다니….”그러던 중, 그는 뭔가 스치는 생각이 있어 허영에게 물었다.“서아가 어떻게 우리 딸이지? 우리 딸은 그해 태어나자마자 죽었잖아?”허영이 울며 말했다.“여보, 그때 나는 쌍둥이를 낳았어. 그 중 한 아이는 죽었고 한 아이는 먼 친척에게 보낸 거야.”임지강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다시 물었다.“당신… 왜 그랬어? 내가 아이를 잃고 얼마나 슬퍼했는지 알면서!”“그때 당신에게 부동산이 있었잖아. 원효진이랑 이혼하고 얼마 되지도 않은 시점이었고. 당신이 결혼 기간 안에 바람을 피웠다는 걸 원효진이 알고 당신을 고소할 것 같았어. 그럼 얼마 되지도 않는 그 부동산까지 빼앗길까 봐….”임지강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나도 당신 위해서 그랬어.”눈물범벅이 된 허영이 말했다.임지강은 약간 감동한 표정으로 그녀에게 물었다.“그래서 먼 친척의 아이라면서 두 살이 되었을 때에야 아이를 집에 데려온 거야? 모두에게 그 아이는 양녀라고 하면서?”허영이 고개를 끄덕였다.“맞아. 당신 잊었어? 그 아이 집에 오자마자 당신을 아빠라고 불렀잖아. 사실 서아는 당신이 아빠인 걸 알고 있었던 거야.”임지강은 그 말을 굳게 믿었다.그 순간부터 그와 허영은 말을 맞추고 서씨 어르신에게 신세희의 신장으로 임서아를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그들 모두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임서아를 살리는 동시에 신세희를 제거해야겠다는 생각!신세희를 제거하고 또 다른 딸 임서아를 살리기 위해 지난 일주일 동안 임지강은 무진장 애를 썼다.그는 먼 지방에서 중년 여자를 포섭해서 과거 사건 피해자의 가족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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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7화

임지강은 고개를 돌리고 신세희를 바라보며 말했다.“세희야, 난 그냥 너 대신 화풀이를 해주려고….”“아니요.”신세희가 말했다.“나랑 임서아는 나이 차이도 얼마 나지 않아요. 쟤가 나를 괴롭히면 또 얼마나 괴롭히겠어요? 아버지 역할을 하는 당신이 임서아 편만 들지 않았어도 쟤가 나를 무슨 수로 무시하고 괴롭혔겠어요?”임지강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매년 내 생일을 안 챙겨준 것도 당신이고 매일 나한테 배불리 먹지 못하게 한 것도 당신이죠. 매일 나를 무시한 것도 당신이고요.”“내 아버지라고 일찌감치 말하지 않은 사람도 당신이고 나를 작은 방에 가둔 사람도 당신이에요. 내가 문틈으로 당신들 일가족의 행복한 모습을 부러운 눈빛으로 바라볼 때, 내가 혐오스럽다고 말한 사람도 당신이에요.”“멀쩡히 학교에 다니고 있던 나를 감옥에 보낸 사람도 당신이고 가석방으로 풀려난 나를 부소경 씨 옆으로 보낸 사람도 당신이에요. 부소경 씨가 재벌이라는 것을 알고 나를 죽이려 한 사람도 역시 당신이에요.”“임지강 당신이 내 가장 큰 원수예요. 허영도 아니고 임서아는 더더욱 아니죠. 당신이라고요.”“세희야….”“내 이름 부르지 마세요.”신세희는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내가 태어나고 지금까지 당신이 나한테 준 건 괴롭힘 밖에 없었어요.”말을 마친 신세희는 피곤한 기색으로 임지강을 바라보았다.“임지강 씨, 난 어려서부터 내가 뭘 잘못했는지 정말 궁금했어요. 무슨 이유로 당신이 이렇게 나를 혐오하고 괴롭힐까? 왜 나를 죽이려고 할까?”“내가 끈질기게 살아남으니까 당신은 그것도 내 잘못이라고 생각했죠.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해서 당신을 불행하게 하는 것처럼 말이죠. 왜 그랬어요? 도대체 왜?”임지강은 그 질문에 대답할 수 없었다.허영의 꼬드김에 넘어갔다고 말해야 할까?그는 정말 무고한 피해자일까?결국 이유는 하나뿐이었다. 전처인 원효진을 극도로 무시한 것.허영을 만나고 그녀와 바람을 피우고 그녀와 부부가 되기 위해 어떻게든 전처를 짓밟아야 했다.어차피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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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8화

아무런 감정도, 미련도 담기지 않은 차가운 말투였다.임지강에게는 그녀의 말이 사형보다도 더 고통스러운 처벌이었다.신세희는 그에게서 눈길을 돌리고 엄선우에게 말했다.“엄 비서님, 이제 모든 사실이 밝혀졌으니 저 사람들을 형사들에게 맡겨요. 임지강이 나를 모함하고 우리 엄마를 감금하고 사람을 시켜 나를 죽이려고 한 것, 하나도 빠짐없이 법정에서 진술할 겁니다.”“네, 사모님.”엄선우는 비장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그가 임지강 일가를 데려가려는데 신세희가 또 말했다.“잠시만요, 엄 비서님.”엄선우는 공손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사모님, 다른 하실 말씀이라도 있으신 겁니까?”신세희는 아까부터 눈물만 흘리고 있는 서씨 어르신을 바라보았다.신세희는 임지강과 대화를 나누는 동안 어르신이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보지 못했다.사실 그는 계속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아무도 그 눈물의 이유를 알지 못했다.참회의 눈물일까?아니면 외손녀가 안쓰러워서 흘린 눈물일까?하지만 신세희는 그의 감정 따위는 관심 없었다.그녀와 그는 아무 관계도 없는 사람들이었다.처음부터 그랬다.신세희는 담담한 얼굴로 서씨 어르신을 바라보며 말했다.”어르신, 제 남편과 시어머니의 목숨을 구하신 은인이니까 어르신으로 칭할게요.”“세희야….”어르신이 힘겹게 입을 열었다.하지만 신세희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저를 그렇게 부르지 마세요. 좀 불편하네요.”어르신이 말이 없자 신세희는 계속해서 말했다.“우리 사이의 갈등은 6년이나 지속되었죠. 6년 전 저를 처음 봤을 때부터 당신은 저에게 싸구려라고….”“미안해, 세희야. 미안해….”서씨 어르신은 잘못을 뉘우칠 줄 아는 사람이었다. 그는 한치 주저도 없이 어린 신세희에게 사과했다.하지만 신세희는 고개를 가로저었다.“아니요. 제 말 끝까지 들어보세요.”서씨 어르신은 어색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신세희는 당당한 표정으로 말했다.“제가 하고 싶었던 말은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그런 차림으로 나타났던 건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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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9화

서씨 어르신은 말없이 신세희를 바라보았다.신세희가 다시 물었다.“어르신, 이제 아시겠어요?”서씨 어르신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나… 난 네 외할아버지야….”“어떻게 그런 농담을 하세요. 일단 제 말 좀 끝까지 들어보시겠어요?”신세희가 말했다.서씨 어르신은 뭔가 말하려고 했지만 서준명이 그를 말렸다.그는 진지한 표정으로 어르신에게 말했다.“할아버지, 오랫동안 편견을 가지고 세희를 바라봤잖아요. 그러니 세희가 하는 말은 끝까지 들어보세요.”서씨 어르신은 고개를 끄덕였다.“이제 알았어. 너도 그때 어쩔 수가 없었던 거야.”신세희가 웃으며 말했다.“나중에 어르신은 제가 조의찬 씨를 유혹했다고 말씀하셨죠. 하지만 사실은 그게 아니에요. 처음부터 조의찬 씨 혼자 저를 좋아했고 호감을 표시했지만 저는 그 마음에 응답한 적 한 번도 없어요.”“나중에 당신들 같은 상류층 사람들 핍박에 못 이겨서 정말 갈 곳이 없게 되자 어쩔 수 없이 조의찬 씨의 구애를 수락한 거예요. 하지만….”신세희의 표정이 암담해졌다.그녀는 처량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그런데 사람들이 그렇게까지 나쁜 마음을 먹을 줄은 몰랐어요. 조의찬 씨가 나한테 그런 식으로 상처 줄 줄은 몰랐거든요.”“어르신이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상류층 사람들은 그렇게 고상하고 깨끗한가요? 그날 조의찬이 나를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 때, 당신이 그렇게 아끼던 손녀 민정연도 자리에 있었어요! 당신들이 말하는 귀공자, 귀족 아가씨, 상류층 모든 사람들이 임신한 여자를 장난감으로 가지고 놀았다고요! 아무런 힘도 없는 제가 뭘 할 수 있었을까요?”서씨 어르신은 할 말을 잃었고 신세희는 눈물이 그렁그렁해서 말했다.“말해봐요! 저를 지켜줄 사람은 누가 있었을까요?”그녀는 눈물을 훔친 뒤 계속해서 말했다.“기댈 곳 하나 없고 믿을 사람도 없는 나는 조의찬이 세상에서 나를 가장 아껴줄 사람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그는 날 장난감 취급했죠. 상류층 사람들에게 치이는 삶도 이제 지쳤어요!”“내 가엾은 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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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0화

서씨 어르신이 말했다.“넌 내 외손녀야….”“그럴 리가요!”신세희는 비웃음을 흘리며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쏘아보았다.그리고는 고개를 돌려 엄선우와 함께 서 있는 임지강 일가를 바라보았다.그녀가 말했다.“그냥 사건의 전말을 해명하고 싶었을 뿐이에요. 난 한 번도 임서아 일가를 해치려 한 적 없었다는 거. 그러니 이제 그만 나를 놓아주세요.”“계속 이상한 이유를 대면서 귀찮게 하면 아무리 내 남편과 시어머니의 은인이라도 가만히 있지는 않을 거예요! 그리고 보셨다시피 임서아는 당신 핏줄이 아니에요.”“나는 임지강 씨와 서진희 씨의 딸이고 당신이 외손녀라고 인정한 사람은 저기 있는 허영 아줌마와 외간남자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니 나랑 임서아도 혈연관계가 아닌 게 밝혀졌네요. 그러니 이제 나한테 신장을 내놓으라는 그런 말도 안 되는 말은 하지 마시라고요.”서씨 어르신은 칼로 가슴을 도려내는 것처럼 아팠다.숨이 막히고 눈앞이 어지러웠다.6년이라는 시간 동안 자신이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자신의 혈육인 신세희를 괴롭혔다고 생각하니 허무하고 가슴이 쓰렸다. 그리고 그녀의 가장 큰 적인 임서아를 외손녀라고 집에 들이고 6년이나 사랑을 주었다니.6년 동안 정작 자신의 핏줄인 신세희는 고된 삶을 살았다.갈 곳도 없이 바깥을 떠돌며 살아 남기 위해 애썼던 불쌍한 아이. 힘겹게 부소경과 마음을 확인했지만 외할아버지인 그는 그들을 괴롭히는데 혈안이 돼있었다.“어르신?”신세희의 부름에 어르신은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내 착한 외손녀….”신세희가 힘겨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죄송하지만 난 당신 외손녀가 아니라고 몇 번을 말씀드렸잖아요. 처음부터 당신을 외할아버지로 인정하고 싶지도 않았어요. 그런데 당신 손자가 계속 고집을 부려서….”“내 손자는 옳은 일을 한 거야.”서씨 어르신이 말했다.“어르신, 제가 하고 싶은 말은 그게 아니에요. 이제 우리 사이의 악연을 여기서 이만 끝내고 싶어요. 당신 외손녀를 살리기 위해 저한테 신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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