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의 모든 챕터: 챕터 1101 - 챕터 1110

2823 챕터

제1101화   

그녀는 자신이 피를 토할까 봐 무서웠다.  그녀는 아직 보살펴야 할 엄마가 있어서 죽을 수 없었다. 그녀가 죽으면 엄마는 어떡하란 말인가?  16짜리 아이는 그렇게 비릿한 피를 생으로 삼켰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고 나약하게 말했다. “우리 엄마… 우리 엄마가 곧 죽어요, 그래서 죽기 전에…. 사모님을 꼭 만나고 싶다고 하셨어요. 엄마가… 사모님의 일찍 돌아가신 딸과 관련된 일이라고, 엄마가 한번 오시래요.”  서씨 집안 사모님은 듣자마자 굳었다. “너… 방금 뭐라고 했어?”  “저희 엄마가 사모님께 직접 오시라고 했어요.” 그리고 서진희는 바로 달려갔다.  그녀는 달려가지 않으면 피를 토할 것 같았다.  그녀는 서씨 집안 사람들 앞에서 토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그들이 자신을 비웃을까 봐 두려웠고, 그녀의 나약함을 건드려서 더 괴롭힐 것만 같았다.  그 날 저녁, 그녀는 집에 가지 않았다.  왜냐면 그녀는 자신이 이렇게까지 맞은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그 날 저녁, 서진희는 춥고 또 아프고, 자신의 명치가 불에 타들어가는 듯한 느낌이었지만, 어딜 가야 할지 몰랐다.  그저 어둠속에서 풀더미 하나가 보였다.  그녀는 푹신해 보이길래 그 풀더미 위에 엎드렸다. 서서히 그녀는 자신이 기절했는지 잠들었는지 알 수 없었다.  의식을 되찾았을 땐 이미 날이 밝아 있었다.  그녀의 눈 앞엔 중년부부가 있었다.  “얘야, 일어났니?” 여자가 물었다.  서진희는 자신이 어딨는지 몰라서 고개를 들고 사방을 둘러봤다.  여긴 흙으로 만들어진 집이었고, 집안은 매우 낡아 있어 자신과 엄마가 사는 집보다 더 낡았다.  “혹시… 여기가 어딘가요?” 서진희가 물었다.  이때, 남자가 입을 열었다. “여긴 교외야, 우리는 여기 농사 짓는 사람들이고. 얘야, 다친 거 같은데, 누구한테 맞았니? 엄마 아빠는? 신고는 했어? 우리가 집까지 데려다줄까?”  서진희는 고개를 끄덕였다가 또 고개를 저었다. “아… 괜찮아요, 저 혼자서도 갈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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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2화

주희진은 딸을 보고 애써 몸을 일으켰다. “얼른! 얼른 서가네로 돌아가. 사람들이 내 말을 믿었어. 왜냐면 엄마가 곧 죽을 거니까, 엄마 말을 믿은 거야. 진희야, 기억해, 서가네에 가서 몰래 네 오빠 머리카락을 찾아서 갖고 있어. 아니면 그 집 사모님 머리카락도 좋아.”  진희는 울면서 엄마에게 물었다. “머리카락은 왜?”  “그 사람들이 유전자 검사하는 걸 방지하려는 거야. 넌 네 아빠의 딸인 건 맞지만, 사모님 딸은 아니잖아. 네가 사모님 딸이어야만 서가네에 들어갈 수 있어. 아니면 그 사람들은 널 인정해주지 않을 테니까.”  “엄마, 나 서가네 가기 싫어…”  “엄마 말 들어 진희야. 이제 그 사람들이 널 싫어하지 않을 거야. 다들 네가 죽은 줄 알았던 딸인 줄 알아서, 사모님도 널 싫어하지 않을 거야.”  “아니, 엄마. 나 안 갈래.”  “이런 멍청한 것, 왜 이렇게 고집을 부려? 엄마는, 엄마는 이제 더 이상 널 챙겨줄 수 없어. 엄마는 곧 죽을 목숨인데, 넌 아직 대학도 가야하고, 널 챙겨줘야 할 사람이 필요한데, 엄마는 널 더 이상 보살펴 줄 수 없어!”  서진희는 울면서 엄마에게 말했다. “엄마, 그 사람들은 날 인정해주지 않을 거야. 우리는 영원히 서가네에 들어갈 수 없어. 왜냐면 내 아빠라고 하는 그 사람은 정자만 제공해줬잖아, 딱 그 뿐이었다고!”  “사람들은 날 영원히 남 취급할 거야, 엄마가 알기나 해?”  엄마는 그저 울면서 그녀를 쫓아내려 했다. “난 신경쓰지 말고, 얼른 서가네로 돌아가!”  엄마가 이렇게까지 고집을 부리자 서진희는 엄마에게 말했다. “엄마, 이렇게 하자. 만약 조만간 그 사람들이 다시 여기로 날 찾으러 온다면, 그땐 내가 같이 갈게. 근데 여기로 날 찾으러 오지 않는다면, 내가 돌아가고 싶어도 난 못 가.”  딸의 이런 모습을 보고 주희진은 눈이 흐릿해질 때까지 눈물을 흘렸다.  어쩌면 마음 속에 딸에 대한 무한한 죄책감이 이미 정점을 찍은 것 같기도 하다.  그 이후로 일주일 뒤, 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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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3화   

원래 아이를 입양하면 부부는 노후에도 의존할 곳이 있다고 생각했으나, 넓고 관대한 법망 아래서 결국엔 잡히게 될 줄은 몰랐다.  부부가 잡혀간 뒤로 효진은 또 다시 고아가 되었다.  원래 공장에서 출근을 할 수 있었던 효진은, 서씨 집안 사람들의 수색을 피하느라 공장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돌아갈 집이 없었다.  호텔에 살 수도 없었고, 월세집을 얻을 수도 없었다.  제일 가난하고 초라할 때는 육교에서 밤을 지샌 적도 있었다.  육교 아래서 그녀에게 무례한 짓을 하려던 나쁜 사람도 만났었다.  그녀가 나쁜 사람들에게 맞서고 있을 때, 임지강을 만났다.  그때의 임지강은 공장에서 일하는 나름의 직장인이었다.  임지강은 이 아이의 이름이 원효진이라는 걸 들었고, 그녀를 구하고, 그녀를 데려가서 일자리도 찾아주었다.  이렇게 또 1년이 지나서, 효진은 자연스럽게 임지강과 연애를 했다.  2년 후, 서진희가 21살이 되던 그 해에 서진희와 임지강은 결혼했다.  둘의 결혼식은 심플했다.  임지강은 늘 서진희가 타지에서 온 아가씨인 줄 알아서 결혼 전까지만 해도 이 여자에게 잘 해주었다. 하지만 결혼한 후에는 불 같은 성질이 갑자기 튀어나왔다. 특히 임지강이 부공장장으로 승진됐을 땐 더욱 심했다.  그때, 서진희는 막 임신을 했었고, 승진한 임지강은 갈수록 성질이 안 좋아졌고 , 얼마 안 지나 공장에 실습을 하러 온 실습생과 바람을 피웠다.  그 실습생은 여대생인 허영이었다.  서진희가 자신의 남편과 공장에 새로 온 여대생이 부적절한 관계인 걸 알았을 때 서진희도 소란을 피웠었다.  하지만, 그녀가 상간녀를 어떻게 하기도 전에 서진희는 임지강에게 세게 뺨을 두대나 맞았다. “넌 네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는 거야? 어디서 온 줄도 모르고, 신분도 가짜고! 문화도 없고, 학력도 없고, 게다가 살인범의 딸이잖아!”  “에휴, 궁금한 게 있는데. 네 양부모가 살인을 해서 감옥에 들어갔잖아, 설마 그때 그 안 좋은 일을 당한 딸이 너는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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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4화

아무런 목적지도 없던 서진희는 큰 길을 걸으면서 어디로 가야 할지 몰랐다.  그녀의 배는 점점 아파왔고, 그녀는 깊은 절망감을 느꼈다. 자신이 앞으로 더 살아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뱃속의 아이도 낳을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그 순간, 서진희는 갑자기 엄마의 죽음을 앞뒀을 때의 고심이 이해가 됐다.  엄마가 죽고, 자신이 이 세상에 혼자 남아서 살아가기엔 너무 고달펐다.  그녀는 엄마가 당시에 자신을 낳으려고 했던 이유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서 더 이상 엄마를 원망하지 않는 서진희는 엄마의 무덤 앞으로 가서 오후 내내 울었다.   저녁이 거의 다 되어가자 그녀는 갑자기 배에 더 극심한 통증이 느껴졌고, 그 무덤에서 걸어나올 수가 없었다.  바닥에서 포복을 하던 그녀는 나약하게 소리쳤다.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먼저 그녀를 구하러 온 건, 한 절름발이 장애인이었다.  장애인은 힘겹게 서진희를 리어카 위로 부축한 뒤, 리어카로 서진희를 끌고 산부인과에 데려다 주었다. 병원에 도착했지만, 장애인은 서진희를 위해 내줄 돈이 없었다.  그는 그저 계속해서 서진희에게 물었다. “가족은요? 가족 없어요?”  서진희는 고통스럽게 말했다. “저 가족 없어요…”  한 몸 안에 두 생명이 있는 모습을 보며, 장애인은 어쩔 수 없이 무덤으로 돌아가 상사에게 급한 일이 생겨서 돈이 필요하다고, 그의 월급을 먼저 땡겨 줄 수 없냐고 부탁했다.  묘지의 상사는 말했다. “퇴직할 거면 그렇게 해줄게! 저번 달 월급도 당장 줄 수 있고, 이번 달에 네가 일한 10일치 급여까지 같이 계산해서 보내줄 수 있어!”  장애인은 바로 일을 그만 뒀다.  한 달 반 어치의 월급은 받았는데도 겨우 40만원 정도였다. 하지만, 서진희의 입원비로는 충분했다.  서진희에게 입원비를 주고 나니 장애인에겐 남은 게 없었다. 그는 혼자 이렇게 큰 도시에서 지낼 곳도 없었고, 어쩔 수 없이 산부인과 복도에서 서진희가 출산할 때까지 기다렸다.  하루 뒤, 서진희는 딸을 낳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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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5화   

그 저택은 계속 팔리지 않았고, 저택 문은 손으로 당기면 열렸다. 서진희는 안으로 들어갔더니 곰팡이 냄새가 잔뜩났다.  집은 낡고 허름했으며, 곳곳에서 물이 새고 있었다.  그러나 사람이 살 수 있을 정도는 됐다.  그녀는 엄마의 오래된 집에서 살게 된 이후로, 또 엄마가 생전에 있었던 나무 상자에 담겨 있던 그림 몇 개를 꺼내서 갤러리에서 돈을 받았다.  돈은 많지 않았지만 모녀의 두 달치 생활비 정도는 됐다.  하지만 좋은 날들은 길지 않았다.  어느 날 오후, 서진희가 아이를 데리고 식재료를 사오던 길에, 엄마의 저택에 사람들이 모여 있는 걸 보았고, 그 사람들은 서씨 가문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집을 잠그기 위해서 새로운 잠금 장치로 바꾸러 왔다.  그리고 안에 있던 생필품들을 다 바꿨다.  나가기 직전에 서씨 가문 가정부가 한마디 했다. “요즘은 진짜 별의별 사람이 다 있는 것 같아요. 병 들어서 죽었던 사람이 살았던 저택에도 사람이 들어와서 살다니. 애초에 여기 사람이 살 수 있긴 한가요?”  “왜 못 살아요? 노숙자들이 살기엔 딱이죠, 여기가 하수도보단 훨씬 낫잖아요.”  서씨 가문 가정부는 서진희 옆을 지나쳤으면서도 그들은 서진희가 누군지 알아보지 못 했다.  그때도 서씨 가문 사람들은 이미 한 무리의 사람들을 파견해서, 서씨 가문 작은 아가씨를 찾으러 곳곳을 찾아다녔고, 이미 그게 몇 년이나 되었다.  그 순간 서진희는 속으로 너무 우습다고 생각했다.  이게 진짜 서씨 가문 작은 아가씨를 찾는 게 맞나?  만약 정말 마음이 아프고, 정말 찾고 싶다면, 어떻게 못 찾을 수가 있지?  그리고 그날과 동시에 서진희도 지낼 곳을 잃었다.  그녀도 그 날부터 하수도에서 살기 시작했다.  그녀는 수중에 좀 남은 돈으로 아이의 침구류와 음식 같은 걸 샀고, 또 하수도에 볏짚을 깔고 그렇게 하수도에서의 지하 생활을 시작했다.  하수도에서 자는 그 순간, 서진희는 자신의 엄마가 매우 그리워졌다.  다 같은 엄마지만, 자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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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6화

서진희는 정말 갈 곳도 없고, 정말 죽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는 죽기 전에 타인에게 돈을 빚지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특히 그 사람이 정직한 가난뱅이라면 더욱 안됐다.  “임지강, 우리가 한 때는 부부였으니 나한테 60만원만 줘. 40만원은 신 씨한테 줄 거고, 나머지 20만원은 경비로 쓰게.”  임지강은 차갑게 웃었다. “60만원은 줄 수있어, 근데 네가 날 속이는 거라면…”  “내가 이 지경까지 왔는데 널 속여서 뭐해?” 서진희는 처량하게 웃었다.  “내가 너랑 같이 갈게! 만약 네가 날 속이는 게 아니라면, 60만원 그냥 줄 수 있어.” 임지강은 독하게 말했다.  그는 서진희와 같이 몇 백 키로미터나 되는 곳에 갈 생각이었던 건, 당연히 서진희가 자신을 속인다고 생각해서가 아니다. 자신이 직접 서진희 모녀를 멀리 있는 산속 지역으로 보내 버리고, 그 곳에서 운이 좋아 이 여자에게 남자를 찾아줄 수 있다면, 앞으로 임지강은 더이상 두 모녀를 볼 필요도 없고 골칫거리도 사라지니 말이다.  생각을 정리한 뒤, 임지강은 바로 움직여서 서진희를 데리고 신 씨가 살고 있는 고향으로 향했다.  이곳은 나중에 신세희의 고향이 된 곳이었다.  서진희를 보자 신 씨는 의외라고 생각했다.  그는 서진희가 정말 돈을 갚으러 올 줄 몰랐다.  신 씨도 서진희에게 사실대로 말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다리를 절어서 아이도 못 낳아요. 그래서 아무도 저랑 결혼하려고 안 해요. 만약 그쪽만 괜찮다면 저희 그냥 같이 살아요. 비록 가난한 날 들일 테지만, 먹을 건 있으니 모녀가 굶게 되진 않을 거예요.”  신 씨가 이렇게 말하는 걸 듣고 서진희는 얼굴 가득 눈물을 흘렸다.  그녀는 잠든 아이를 내려놓은 뒤, 신 씨를 보호하며 그 자리에서 말했다. “남편, 당신이 앞으로 내 남편이에요. 난 앞으로 여기서 아무데도 안 가고 평생 살 거예요. 이게 제 운명이니까요.”  그녀는 한참을 울었다.  임지강이 가고 나서도 그녀는 여전히 울고 있었다.  신 씨는 서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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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7화   

하지만 엄마는 고등학교를 졸업했어서 초등학교 내내 엄마가 과외를 해줬다. 그래서 신세희의 성적은 늘 우수했다.  게다가 신세희의 할머니, 그러니까 세상을 떠난 주희진은 사실 엄청 꼼꼼한 여자였다.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해외에 나가서 유학을 했고, 꿈도 있고 열정도 있었다. 게다가 피아노도 칠 줄 알고, 그림도 그릴 줄 아니 그렇게 부족한 사람은 아니었다. 그래서 서진희는 사실 엄마의 그런 모습들을 물려 받았다고 볼 수 있었다.  서진희는 산에서 꽃을 따는 걸 좋아해서 집에 있는 빈 술병 안에 꽂아 놓는 걸 좋아했다.  아무리 신 씨의 집이 후졌어도, 서진희는 집을 매우 예쁘게 꾸며놨다.  신 씨는 자신에게 선녀가 시집온 것 같았다.  그러나 서진희가 느낀 건, 이번생은 더 이상 이리저리 떠돌지 않고, 더 이상 서씨 가문 사람들과 얽히지 않아도 됐으며, 이번생엔 더 서씨 가문 사람들에게 인정받지 않아도 됐었다.  그녀는 이렇게 시골에서 평생 살 생각이었다.  아무리 없고 가난해도 그녀는 만족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서진희가 생각하기에 만족하는 생활, 그녀가 생각하기에 세상과 싸우지 않아도 되는 이 생활이 편안하지만은 않았다.  그녀와 신 씨 세 사람은 이 시골에서 그렇게 많은 평안을 찾지 못 했다.  신 씨의 땅을 노리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그건 바로 신 씨의 동생이었다.  그들은 신 씨 이 노인네가 빨리 죽길 기다렸고, 결혼을 안 했으니 자신의 딸이 신 씨의 이 땅과 후진 집을 물려 받게 하려고 할 셈이었다.  그러면 그것들을 팔아서 돈을 얻을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예상과는 다르게 신 씨는 결혼을 했다.  선녀처럼 생기 있고 예쁜 얼굴에, 딸까지 데려온 여자 말이다.  신 씨의 동생은 이로 인해 매우 질투나고 화가 났다.  그들은 거의 매일 같이 신 씨에게 시비를 걸었고, 뿐만 아니라 동생네 가족은 마을 사람들을 사주해서 신씨 부부와 아이를 왕따시켰다.  그렇다고 해도 신씨 가족은 여전히 마을에서 굳건하게 살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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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8화

서진희는 평온한 말투로 말했다. “네 딸의 12년치 양육비 나한테 주고, 내 딸한테 남성시 호적도 파줘. 그리고 애가 남성에서 학교까지 다닐 수 있게 해줘. 이 중 하나도 빠져선 안돼.”  “너 아주 꿈이 크구나.”  서진희는 다시 한번 차갑게 웃었다. “임지강, 난 벌써 서른이 넘었는데 무서울 게 뭐가 있겠어? 난 이제 내가 어떻게 살든 상관없어! 나 다른 조건 없어, 난 그저 네가 네 딸한테 잘해줬으면 할 뿐이야! 얜 네 친 딸이라고!”  “애가 이미 12살이야. 지금까지 시골에서 살았고, 새 옷 한 벌 없어, 넌 마음이 아프지도 않니? 넌 네 친 딸 얼굴 보고싶지 않아?” 서희진은 차갑게 물었다.  그 순간, 서희진은 임지강에게 질문을 하면서 자신의 엄마가 생각났다.  엄마가 당시에 자신이 얼만큼 아빠한테 인정받길 바랐다면, 서희진도 지금 신세희가 임지강에게 그만큼 인정받길 바랐다.   임지강도 지금 사업에 성공했으니 말이다.  신세희가 아빠와 함께한다면, 어찌됐든 좋은 앞 날이 있을 것만 같았다.  마치 그때 자신의 엄마가 자신이 그렇게 되길 바랐던 것처럼 말이다.  그녀의 말에 임지강은 확실히 흔들렸다.  그는 성을 내며 물었다. “아이는 어딨는데? 한번 보자.”  하루 뒤, 서진희는 신세희를 데려와 임지강에게 보여줬다.  꼬마 아가씨는 수줍음을 많이 타고, 말도 별로 없고, 너무 말라서 바람에 날라갈 것 같았으며, 키도 작지 않고, 피부도 뽀얬다.  꼬마 아가씨를 보자마자 임지강도 매우 기뻐하며 서진희에게 물었다. “이 아이가… 내 아이라고?”  서진희가 말했다. “제발 애 좀 불쌍하게 여겨서 학교에 다닐 수 있는 기회 좀 줘.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좀 줘. 얜 네 딸이야, 친딸이라고!”  임지강은 한참을 망설이다가 말했다. “애한테 학교 다닐 수 있는 기회는 줄 수 있어, 생활비도 줄 수 있고, 하지만 나를 아빠라고 부르는 건 안돼!”  “너......”  임지강도 차갑게 말했다. “나 아내도 있고 아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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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9화   

그녀가 할 줄 아는 건 피아노 연주였지만 연주 할 줄만 알 뿐, 학생을 가르칠 수 있을 정도는 아니었다.  그녀는 심지어 자신도 못 먹여 살리면서 때때로 서씨 가문 사람들의 수색을 피해야 했다.  그때, 서진희는 서씨 가문 사람들이 자신을 찾으려고 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했고, 자신을 찾더라도 사지로 몰아넣을 거라고 생각했다.  서진희는 정말 갈 곳이 없었다.  그녀에게 방법이 있었더라면, 딸을 임지강에게 데려오지 않았을 테다.  그녀는 아이를 친 아빠에게 데려다주면 그렇게 모진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저 아이가 교육을 받고, 대학을 가면, 앞으로 이 도시에서 능력을 키워나갈 수 있고, 그러면 아이는 3대째 이어질 수 있는 이 불행을 끝낼 수 있을 테다.  서진희는 저 멀리 쭈그려 앉아있는 신세희에게 다가가서 온화하게 말했다. “세희야, 임씨 아저씨는 엄마 친구야. 앞으로 아저씨네 집에서 살게 될 거고, 엄마가 매달마다 생활비 보내줄게. 아저씨는 너가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해줄 거고, 너가 대학도 다닐 수 있게 해주실 거니까, 아저씨 집에서 사는 거 어때?”  신세희는 울면서 물었다. “엄마, 이제 나 버리는 거야?”  서진희는 딸을 안고 소리 없이 울었다. “엄마는 널 사랑해, 널 제일 사랑해. 엄마는 너한테 목숨이라도 다 받치고 싶어. 하지만 엄마는 너까지 힘들게 할 수는 없어. 엄마가 돈 열심히 벌어서 그 돈 다 너 주고, 너한테 제일 좋은 삶을 만들어 줄게. 응?”  신세희는 고개를 저었고, 울면서 말했다. “아니, 엄마, 싫어! 나 아저씨 집에 살기 싫어, 난 엄마랑 살 거야.”  서진희는 갑자기 화를 냈다. “울지 마! 제멋대로 굴면 안돼! 앞으로 아저씨 말 잘 들어야 해!”  딸을 혼내면서 서진희의 마음은 찢어지는 것 같았다.  그녀는 딸과 함께 살고 싶었지만 살 수 있는 곳이 없었다. 그녀는 혼자서 육교 밑에 살고, 하수도에서 살 수 있었지만, 딸을 데리고 하수도에 살 수는 없었다.  엄마가 화내는 걸 보고,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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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0화

서진희가 여기까지 말했을 때, 그녀의 얼굴엔 이미 눈물이 가득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너무 쉬어서 마치 오래된 시계 같았다.  그녀는 옆에 있던 임지강을 보면서, 매우 평온하고, 매우 차갑게 물었다. “임지강, 시간이 이렇게 오랫동안 흘렀고, 내 딸이 거의 서른 살이 다 되어가는데, 난 궁금해. 왜 그렇게 애를 싫어했던 거야?”  이 순간, 그가 후회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가 당시에 원효진을 알아갔던 건, 단순히 원효진이 예쁘고 일도 잘 해서였고, 제일 중요한 건 본분을 다 하면서도 말이 많지 않아서였다.  임지강도 타지에서 온 사람이라, 유년 시절도 많이 고통스러웠기에, 당시에 원효진을 사랑했었다.  사랑하지 않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임지강이 원효진과 결혼한지 얼마 안 되었을 때 공장 회식에서 허영을 만났는데, 그때의 허영은 타지에서 파견된 대학생이었고, 생기 있고, 술도 잘 마시고, 매력적이었기 때문이다.  그 날 저녁, 두 사람은 관계를 맺었다.  그저 원효진이 계속 몰랐을 뿐이다.  나중엔 허영의 도움을 받고 임지강은 일자리에서 계속 승진을 하게 되었고, 그는 자신이야 말로 허영과 잘 어울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는 원효진과의 결혼이 너무 성급했다고 느꼈다.  게다가 원효진이라는 이름은 사실 거짓이었다.  그녀의 진짜 이름이 뭘까? 아무도 몰랐다.  그녀의 양부모가 살인범이라고?  그때의 임지강은 정말 뼛속까지 원효진을 싫어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원효진이 낳은 아이도 싫어했다.  임지강이 한참동안 대답을 안 하자, 서진희가 대답했다. “임지강, 나 알아, 네가 날 싫어한 게 우리 양부모님 때문이었다는 거. 근데 그때는 네가 날 쫓아다니고, 네가 나한테 결혼하자고 했던 거잖아?”  그녀는 한숨을 쉬며 이어서 말했다. “네가 내 신분이 가짜여서, 우리 양부모님은 살인자여서싫어했다면 이해돼. 근데 네 딸까지 왜 싫어하는 거야?”  사실 그는 지금 후회하고 있었다.  임서아는 지금 딱 봐도 불치병에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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