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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6화

서진희는 정말 갈 곳도 없고, 정말 죽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는 죽기 전에 타인에게 돈을 빚지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특히 그 사람이 정직한 가난뱅이라면 더욱 안됐다.

  “임지강, 우리가 한 때는 부부였으니 나한테 60만원만 줘. 40만원은 신 씨한테 줄 거고, 나머지 20만원은 경비로 쓰게.”

  임지강은 차갑게 웃었다. “60만원은 줄 수있어, 근데 네가 날 속이는 거라면…”

  “내가 이 지경까지 왔는데 널 속여서 뭐해?” 서진희는 처량하게 웃었다.

  “내가 너랑 같이 갈게! 만약 네가 날 속이는 게 아니라면, 60만원 그냥 줄 수 있어.” 임지강은 독하게 말했다.

  그는 서진희와 같이 몇 백 키로미터나 되는 곳에 갈 생각이었던 건, 당연히 서진희가 자신을 속인다고 생각해서가 아니다. 자신이 직접 서진희 모녀를 멀리 있는 산속 지역으로 보내 버리고, 그 곳에서 운이 좋아 이 여자에게 남자를 찾아줄 수 있다면, 앞으로 임지강은 더이상 두 모녀를 볼 필요도 없고 골칫거리도 사라지니 말이다.

  생각을 정리한 뒤, 임지강은 바로 움직여서 서진희를 데리고 신 씨가 살고 있는 고향으로 향했다.

  이곳은 나중에 신세희의 고향이 된 곳이었다.

  서진희를 보자 신 씨는 의외라고 생각했다.

  그는 서진희가 정말 돈을 갚으러 올 줄 몰랐다.

  신 씨도 서진희에게 사실대로 말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다리를 절어서 아이도 못 낳아요. 그래서 아무도 저랑 결혼하려고 안 해요. 만약 그쪽만 괜찮다면 저희 그냥 같이 살아요. 비록 가난한 날 들일 테지만, 먹을 건 있으니 모녀가 굶게 되진 않을 거예요.”

  신 씨가 이렇게 말하는 걸 듣고 서진희는 얼굴 가득 눈물을 흘렸다.

  그녀는 잠든 아이를 내려놓은 뒤, 신 씨를 보호하며 그 자리에서 말했다. “남편, 당신이 앞으로 내 남편이에요. 난 앞으로 여기서 아무데도 안 가고 평생 살 거예요. 이게 제 운명이니까요.”

  그녀는 한참을 울었다.

  임지강이 가고 나서도 그녀는 여전히 울고 있었다.

  신 씨는 서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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