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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7화

임지강은 고개를 돌리고 신세희를 바라보며 말했다.

“세희야, 난 그냥 너 대신 화풀이를 해주려고….”

“아니요.”

신세희가 말했다.

“나랑 임서아는 나이 차이도 얼마 나지 않아요. 쟤가 나를 괴롭히면 또 얼마나 괴롭히겠어요? 아버지 역할을 하는 당신이 임서아 편만 들지 않았어도 쟤가 나를 무슨 수로 무시하고 괴롭혔겠어요?”

임지강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

“매년 내 생일을 안 챙겨준 것도 당신이고 매일 나한테 배불리 먹지 못하게 한 것도 당신이죠. 매일 나를 무시한 것도 당신이고요.”

“내 아버지라고 일찌감치 말하지 않은 사람도 당신이고 나를 작은 방에 가둔 사람도 당신이에요. 내가 문틈으로 당신들 일가족의 행복한 모습을 부러운 눈빛으로 바라볼 때, 내가 혐오스럽다고 말한 사람도 당신이에요.”

“멀쩡히 학교에 다니고 있던 나를 감옥에 보낸 사람도 당신이고 가석방으로 풀려난 나를 부소경 씨 옆으로 보낸 사람도 당신이에요. 부소경 씨가 재벌이라는 것을 알고 나를 죽이려 한 사람도 역시 당신이에요.”

“임지강 당신이 내 가장 큰 원수예요. 허영도 아니고 임서아는 더더욱 아니죠. 당신이라고요.”

“세희야….”

“내 이름 부르지 마세요.”

신세희는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내가 태어나고 지금까지 당신이 나한테 준 건 괴롭힘 밖에 없었어요.”

말을 마친 신세희는 피곤한 기색으로 임지강을 바라보았다.

“임지강 씨, 난 어려서부터 내가 뭘 잘못했는지 정말 궁금했어요. 무슨 이유로 당신이 이렇게 나를 혐오하고 괴롭힐까? 왜 나를 죽이려고 할까?”

“내가 끈질기게 살아남으니까 당신은 그것도 내 잘못이라고 생각했죠.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해서 당신을 불행하게 하는 것처럼 말이죠. 왜 그랬어요? 도대체 왜?”

임지강은 그 질문에 대답할 수 없었다.

허영의 꼬드김에 넘어갔다고 말해야 할까?

그는 정말 무고한 피해자일까?

결국 이유는 하나뿐이었다. 전처인 원효진을 극도로 무시한 것.

허영을 만나고 그녀와 바람을 피우고 그녀와 부부가 되기 위해 어떻게든 전처를 짓밟아야 했다.

어차피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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