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의 모든 챕터: 챕터 2721 - 챕터 2730
2771 챕터
제2721화
”아버지가 원래 그런 걸 좋아하셔. 마음에 들어서 정말 다행이야.”…며칠 뒤 S 국.이날은 외교부 직원들 회식이 있는 날이었다. 그들은 조민도 회식에 초대했고, 조민은 원래 참석할 생각이 없었지만 동료들의 열정적인 초대에 결국 순응할 수밖에 없었다.퇴근 후 그녀는 직장 동료와 함께 회식 장소로 향했다.식당에 막 들어선 순간, 그녀의 눈에 데니스가 보였다. 데니스는 블루 계역의 캐주얼 슈트를 입고 있었는데 확실히 눈에 띄는 외모였다.그녀는 두 여직원의 뒤를 따르며 테이블에 합석했다.옆 사람과 대화를 하고 있던 데니스가 술잔을 흔들며 조민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조민 씨는 우리 회식에 처음 참석하시는 거죠?”곁에 있던 여자 통역사가 농담 섞인 말을 던졌다.“데니스 조민 씨한테만 너무 신경을 쓰고 있는 거 아니에요? 혹시 두 사람 뭔가 있는 거 아니에요?”데니스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렇게 될 수 있다면 전 기쁠 것 같은데요?”그의 말은 충분히 노골적이였다.데니스는 자기 마음을 전혀 감출 생각이 없었다.조민이 미간을 찌푸리다가 그래도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며 미소 지었다.“데니스 씨는 참 말을 직설적으로 하시네요.”“제가 좀 원래 직설적이긴 합니다.”곁에 있던 여자 통역사가 조민의 앞으로 다가와 물었다.“어때요? 데니스와 잘 해볼 생각 있으신가요?”주변 사람들이 열렬하게 호응하며 그녀를 주시했다.조민은 그저 예의적인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당분간 업무 외의 일은 생각하고 싶지 않아서요.”“조민 씨는 일에는 엄청 진지한 타입이시네요.”“그렇다고 할 수도 있겠네요. 사실 저는 자연스럽게 만나는 걸 더 추구하는 편이라서요. 저희 Z 국에서는 보통 자연스럽게 만나 점점 더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며 만나는 걸 더 선호해서요.”데니스가 천천히 술을 들이켰다. 그는 더 이상 방금 전과 같은 말을 꺼내지 않았다.드디어 사람들이 모두 모였다. 문뜩 조민은 맨 구석에 어떤 여자가 멍하니 홀로 앉아있는 걸 발견했다. 그녀는 시끌벅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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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22화
조민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저 잠깐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그녀가 나가는 모습을 데니스가 집요한 시선으로 쫓고 있었다.화장실 문을 연 조민은 아까 그 여자가 안에 있는 걸 발견했다. 깜짝 놀란 여자가 서둘러 세면대로 다가갔다.직장 동료로서 걱정되었던 조민이 그녀에게 다가가 물었다.“술 많이 마셨어요?”여자가 고개를 저었다.“다행이네요. 아무래도 이런 장소에서는 적게 마시는 게 좋죠.”조민이 티슈 몇 장을 뽑아 립스틱을 지웠다. 잠시 후 문뜩 그녀의 눈에 여자의 옷소매가 살짝 올라간 모습이 보였다. 그녀의 손목에 울긋불긋한 흔적이 선명했다. 놀란 조민이 물었다.“손목은 왜 그래요?”당황한 여자가 서둘러 옷소매를 끌어내리며 대답했다.“아.. 아무것도 아니에요.”그녀가 서둘러 밖으로 나가려 했다. 그런데 막 문을 나서려던 그녀가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조민을 돌아보았다.“데니스를 믿지 마세요.”그녀는 그 말만 하고 곧바로 나가버렸다.조민이 미간을 찌푸렸다.데니스를 믿지 말아라…?혹시나 저 여자한테 무슨 일이 생긴 걸까? 그녀의 손목에 남은 흔적은 분명히 뭔가에 묶였던 흔적처럼 보였다.볼일을 마친 조민이 화장실을 나서다가 데니스와 마주쳤다. 방금 전 여자에 대해 생각하고 있던 조민은 갑자기 그와 마주치게 되자 무척 당황해했다.그녀의 이상을 알아차린 데니스가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혹시 애나가 뭐라고 했나요?”애나는 아까 그 여자의 이름인가?조민이 오히려 그를 돌아보며 되물었다.“그녀는 당신 여자친구 아니었나요? 왜 저한테 그런 걸 묻죠?”데니스가 잠시 멈칫거리더니 곧바로 미소를 지으며 설명했다.“사실 이제는 전 여자친구거든요.”“헤어졌나요?”“네.”데니스의 얼굴에는 별다른 감정 기복이 느껴지지 않았다.“바람피우고 날 배신했는데 헤어지지 않을 이유가 있나요?”조민은 그녀의 손목 상처에 대해 끝까지 묻지 않았다. 이번 일은 결코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닐 것 같았다.“그랬군요. 그래서 두 사람 관계가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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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23화
당황한 조민이 되물었다.“외교부 애나 씨는 여자친구 아니었나요?”그럼 데니스는 대체 왜 그런 말을!‘잠깐만, 부서 여직원은 데니스가 솔로에 여자친구가 없고 아직 결혼도 안 했다고 했었는데, 만약 데니스의 여자친구가 애나 씨라면 왜 공개하지 않았던 거지?’한 부서에서 일하는데 아는 사람이 없다고?소찬이 소리 내어 웃음을 터뜨렸다.“그 남자가 여자가 얼마나 많은데요. 손가락으로 다 헤지 못할 정도인걸요. 당신이 말한 여자가 몇 번째인지 제가 어떻게 알겠어요. 하지만 내가 봤을 때 그 남자는 지금 다음 상대로 당신을 노리고 있어요.”조민의 몸이 굳어졌다. 그녀가 굳은 표정의 소찬을 바라보았다.“그 사람에 대해 잘 아나 봐요?”“파라다이스가 움직이면 그 어떤 비밀도 캐낼 수 있죠. 이 세상에는 절대 비밀이란 게 없거든요.”차가 빠르게 움직이며 줄지어 선 가로등 불빛이 어두웠다 밝아졌다 하며 차 안으로 비춰들어왔다. 잠시 뭔가를 생각하던 조민이 입을 열었다.“애나 씨의 손목에서 묶인 흔적을 발견했거든요. 그리고 애나 씨는 데니스를 엄청 두려워하고 있었어요. 저한테 데니스를 믿지 말라는 말까지 해줬고요!”물론 그 말을 듣지 않았어도 데니스를 믿을 생각은 없었다.데니스는 그녀에게 애나가 바람을 피워서 자신을 배신했다고 말했다. 심지어 애나가 조민에게 쓸데없는 말을 할까 경계하고 있었다.그가 걱정하는 건 정말로 단순히 ‘전 여자친구’로서의 험담 뿐이였을까?만약 정말로 그녀가 바람을 피워 배신했다면 왜 그 남자는 그녀가 자신의 나쁜 말을 하고 다닐까 걱정하고 있을까?소찬이 미간을 찌푸렸다.“왜 그렇게 다른 사람 일에 신경 쓰기를 좋아하는 거예요?”“하지만 제 눈으로 직접 본 이상 가만히 내버려 둘 수가 없는걸요. 난 데니스가 애나 씨한테 무조건 무슨 짓을 했다고 생각해요.”소찬이 말했다.“아무 사람이나 쉽게 믿지 말아요.”조민이 멈칫거리더니 더 이상은 대답하지 않았다.아파트에 도착한 후 그녀가 차에서 내렸다. 무슨 생각을 떠올렸는지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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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24화
”그 사람이 보고 싶어.”소찬은 그녀가 말하는 사람이 누군지 알고 있었다. 그의 표정이 굳어졌다.“진짜 혼나고 싶어서 이래요? 그놈 말고 다른 사람 생각해요!”조민은 눈물 때문에 시야가 흐릿해 당장 그의 표정을 확인할 수가 없었다.“누구를요? 설마 당신을?”소찬의 몸이 뻣뻣하게 굳어지더니 잠시 후 그녀를 마주 보며 자세를 바로 했다.“안 취한 거 정말 확실해요?”“제가 취한 것처럼 보여요?”“그렇게 보이긴 하네요.”조민이 시선을 내려뜨렸다. 사실 방금 그 말은 충동적이긴 했다. 하지만 그녀는 그보다 세 살이나 더 많았으니 가능할 리가 없었다. 십 년 동안의 긴 짝사랑으로 그녀는 민서율한테 모든 공력을 다 써버린 것만 같았다. 이제는 더 많은 걸 바랄 엄두마저 안 났다.잠시 후 그녀가 피식 웃었다.그녀가 고개를 숙이며 속마음을 감췄다.“농담이었어요. 너무 마음에 두지 말아요.”그녀는 자신이 벌여놓은 상황을 수습하려 했다.“자 이제 됐어요. 배도 부르고 저 먼저 들어가 자야겠어요. 갈 때 잊지 말고 문 잘 닫아줘요.”소찬은 기가 막혔다. 그녀가 막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자 그가 그녀를 잡아당겼다.“아무리 취했어도 자기가 뱉은 말에 책임은 져야죠!”조민이 흠칫 놀랐다. 그녀의 얼굴에 당혹스러움이 가득했다. 그녀는 순간 자신이 잘못 들은 건 아닌지 의심했다.잠시 후 그녀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무슨 책임을…?”소찬이 그녀와의 거리를 좁히며 말했다.“내가 아무렇게나 건드려도 되는 사람인 줄 알아요? 한번 꼬셨으면 책임을 져야죠.”그녀가 눈을 깜빡거리더니 갑자기 그의 입에 쪽하고 입을 맞추었다.잠자리가 수면을 건드리고 날아오르는 것처럼 순식간에 벌어진 상황이었다.목적을 이룬 조민이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이렇게요?”소찬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가 커다란 손을 뻗어 그녀의 뒤통수를 감싸며 끌어당겼다. 그와 그녀의 입술이 빈틈없이 맞물렸다. 조민의 상반신이 이미 그의 품에 기대어진 상태였다.한참이 지나서야 소찬이 그녀의 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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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25화
...다음날 조민은 비서장을 따라 회의에 참석했다. 해외 의원들과의 회의 내내 그녀는 모든 대화를 노트북에 기록했고 비서장에게 통역도 해주었다.장장 두 시간 동안의 담화가 끝나고 나서야 그녀는 비서장과 함께 행정 기관에서 나올 수 있었다.차 앞까지 도착한 비서장이 그녀를 돌아보며 말했다.“저는 다른 볼 일이 있으니까 조민 씨는 이제 저를 따라올 필요 없어요.”조민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조심히 다녀오세요.”비서장이 탄 차가 떠난 후 조민은 그제야 무음으로 설정해 두었던 휴대폰을 꺼내 확인했다. 소찬한테서 온 문자를 확인한 그녀가 싱긋 미소를 지었고, 조민은 먼저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방금 전까지 회의하고 있었어요. 생각은 잘 하셨나요 소찬 씨?”소찬이 헛기침을 하더니 제법 진지하게 목소리를 깔며 물었다.“오늘 몇 시에 퇴근하나요 여자친구님?”조민이 웃으며 대답했다.“다섯 시요.”“그럼 여자친구님께서는 오늘 저녁 어떤 걸 먹고 싶나요?”“저는…”조민이 입꼬리를 씩 올리며 대답했다.“뭐.. 다 괜찮아요. 있으면 있는거 먹죠. 남자친구를 먹는 것도 괜찮고요.”마침 물을 마시고 있었던 탓인지 그 말을 들은 소찬이 그만 사레가 들어버렸다. 겨우 진정한 그가 이를 악물며 웃음을 참았지만, 결국 웃어버렸다. “당신 이렇게 잔뜩 기대에 부푼 모습이 참… 기대되네요.”뭐라 대답하려던 조민의 눈에 누군가의 모습이 포착되었다. 그녀가 다급하게 소찬에게 말했다.“제가 지금 좀 바빠서 먼저 끊을게요. 이따가 다시 말해요.”그녀는 소찬의 대답을 듣지도 않고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한편 그녀의 일방적인 통화에 소찬은 기가 막혀 웃음이 났다.“이 여자가 정말. 자기가 한 말에 책임감이라고는 일도 없네.”그 시각 조민은 마스크를 쓴 여자를 향해 다가갔다. 여자가 조민을 보며 마스크를 벗었다. 애나였다.애나가 주변을 살피며 그녀에게 물었다.“잠깐 얘기 좀 할 수 있을까요?”조민이 고개를 끄덕였다.두 사람은 근처 카페로 향했고, 조민은 카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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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26화
”그게 무슨 말이에요?”조민이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다른 여자들이라니?”“제가 처음이 아니에요. 저도 그에게 속았던 거였어요.”애나가 고개를 수그렸다. 그녀는 자신이 어떤 방식으로 데니스한테 속아 넘어갔는지 또 그에게 어떤 잔인한 짓을 당했는지 천천히 설명해 주었다.모든 걸 전해 들은 조민은 순간 등골이 오싹해났다. 믿을 수 없었다. 데니스가 그녀에게 접근한 방법이 지금 그가 조민에게 다가오는 방법과 완전히 똑같았다.그는 일부러 교묘한 함정을 팠다. 그리고 우연한 만남을 가장해서 접근하고 신사적인 모습을 보여준 후 호감을 갖고 있다는 듯이 여자와 천천히 친구 사이로 발전해갔다.데니스는 자신의 외모와 조건, 그리고 특유의 위트를 무기로 매너 있게 여자들에게 다가가 수많은 소녀들의 마음을 훔쳤다.그러고는 교제한다는 명의로 수많은 여성들과 관계를 가졌다.여자가 완전히 사랑의 늪에 빠져 자신한테 완벽한 남자친구가 생겼다고 착각할 때 쯤에 남자는 숨겨왔던 잔혹한 이빨을 드러냈다. 애나와 데니스의 관계가 회사 내부에 퍼지지 않은 것도 단지 데니스가 회사 내부에서 자신의 돈 많은 솔로 이미지를 유지하고 싶었던 것뿐이었다.처음에는 사내 연애로 그녀의 직장 생활이 어려워질 거라는 걸로 핑계를 대고 비밀을 유지했다. 애나는 그 말을 진심으로 믿었다. 하지만 그녀는 결국 그가 자기 몰래 밖에서 꽤 많은 여자들과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곧바로 그에게 따졌지만 돌아온 건 데니스의 무차별적인 폭행이었다.애나는 그의 폭력에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그녀는 일말의 희망도 보이지 않는 캄캄한 어둠 속에서 삼 년 동안이나 묵묵히 버티며 살아왔다.그녀의 사정을 들은 조민은 처음에는 놀랐고 곧 동정심이 들었다.조민은 서럽게 울음을 터뜨리는 애나를 보고 그녀의 어깨를 토닥이며 위로했다.“그가 만난 여자들 중 그에게 반항한 여자는 한 명도 없었나요?”애나가 멈칫거리더니 고개를 내저었다.“그가 고른 여자들은 전부 이제 막 사회에 진입한 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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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27화
애나가 멍하니 조민을 바라보았다.그녀는 자신의 죽음을 가장 걱정하는 사람이 아직 얼굴도 몇 번 보지 못한 낯선 여자 일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었다.“조민 씨, 그 사람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쉬운 상대가 아닙니다.”“알고 있어요.”조민이 그녀를 마주 보며 진지하게 말했다.“때문에 애나 씨의 협조가 필요해요. 그 남자의 다음 타깃이 저라면 제가 미끼가 될게요. 그러니 애나 씨는 그가 시킨 일을 당신이 훌륭히 완수했다고 믿게 만들어야 해요.”조민이 자기 휴대폰을 그녀에게 건네더니 비밀번호까지 알려주었다.“애나 씨는 나중에 여기 저장되어 있는 소찬이라는 사람한테 전화 한 통 해줄래요. 하는 김에 경찰서에도 연락해 주시고요. 제가 어떻게든 시간을 끌어볼게요.”애나가 의아한 표정으로 그녀에게 물었다.“어떻게 저를 그렇게 믿을 수 있죠?”혹시 일을 마친 후 자신이 그녀의 죽음 따위는 상관하지도 않고 도망쳐 버리면 어쩌려고?“애나 씨가 정말로 저를 해칠 생각이었으면 저한테 이곳에 온 목적을 말하지도 않았겠죠. 제가 한눈판 사이에 제 커피에 약을 넣을 수도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어쩌면 이번이 그에게서 벗어날 수 있는 마지막 방법일 수도 있으니까요. 애나 씨도 그 기회를 놓지고 싶지는 않겠죠?”애나의 눈동자가 흔들렸다.“정말 제가 성공할 수 있을까요?”“걱정 말아요. 애나 씨가 전화만 해 주면 무조건 성공할 테니까요.”한편, 호텔 객실.초인종 소리를 들은 데니스가 문 앞까지 다가가 물었다.“누구지?”“나야.”그는 도어 스코프로 애나인 것을 확인한 후에야 문을 열었다. 그가 주변을 살핀 후 그녀를 방안으로 끌어당겼다.그녀가 몸을 심하게 떨고 있는 걸 확인한 데니스가 비열한 미소를 지었다. 그가 그녀의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주며 물었다.“여자는?”애나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차 안에 있어. 어떻게 데리고 올라와야 할지 몰라서…”데니스가 그녀의 뺨을 어루만졌다.“이번 일은 참 잘해네.”애나는 대답하지 않았다.데니스가 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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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28화
뜻밖의 고통에 데니스가 무의식적으로 그녀를 밀쳐냈다. 그녀의 손에 들린 만년필을 확인한 그가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몸에 만년필까지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괜찮아.”그가 테이블 서랍에서 수갑을 꺼내들었다.“네가 그렇게 얌전하게 못 있겠다면 우리 조금 다른 플레이를 해 볼까?”조민의 표정이 굳어졌다. 절대 저 수갑을 차면 안 됐다.그녀는 테이블 위에 놓인 스탠드부터 재떨이까지 손에 잡히는 대로 남자를 향해 내던졌다. 데니스는 그녀의 행동에 점점 화가 치밀었다. 아무리 그녀가 안간힘을 써도 결국 남자의 힘을 이길 수는 없었다. 조민은 그로 인해 침대 위로 내동댕이쳐졌고, 차가운 금속 수갑이 그녀의 손목에 채워졌다.조민이 높은 소리로 살려달라고 외치며 계속하여 바깥을 살폈다.설마 아직도 그들이 도착하지 않은 걸까? 그녀의 기대가 이렇게 무너져 버리는 걸까?피부가 공기와 직접적으로 맞닿는 느낌에 조민이 몸을 흠칫 떨었다. 그녀의 동공이 흔들렸다. 지금 이 순간 데니스는 마치 인면 몰수한 한 마리의 짐승처럼 그녀를 덮치려 하고 있었다.강렬한 혐오감이 머릿속을 온통 지배했다. 조민은 손목에서 느껴지는 고통 따위는 상관할 새도 없이 있는 힘껏 반항했다.“데니스 이 놈아! 너 내 몸에 손 하나 대봐. 내가 너 어떻게든 죽여버릴 테니까!”그러자 데니스는 그저 냉소를 지었다.“그럼 네가 어떻게 날 죽일 수 있을지 기대해 보지!”“안돼…”“쾅!”갑자기 문이 벌컥 열리더니 한 무리의 경찰들이 방 안을 침입했다. 그들 뒤로 애나와 소찬 그리고 다민이 들어왔다.방안의 상황을 발견한 소찬의 눈에 살기가 어렸다. 그가 빠르게 뛰어가 데니스에게 주먹을 날렸다.“이 새끼가 감히 누구를 건드려!”경찰이 서둘러 그를 말렸다. 다민도 빠르게 달려와 그를 막아섰다. 데니스는 경찰에게 제압당해 바닥에 쓰러졌다. 고개를 든 그의 눈에 경찰 뒤에 숨어있는 애나가 보였다.“네가 감히 날 엿 먹여?!”애나가 몸을 부들부들 떨며 차마 고개를 제대로 들지 못했다.손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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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29화
조민이 고개를 숙이며 그의 어깨에 머리를 파묻었다.그리고 며칠 후 애나가 제공한 증거와 경찰이 직접 목격한 상황까지 있었기에 데니스는 더 이상 빠져나갈 구멍이 없게 되었다. 그는 전대미문의 추악한 스캔들 주인공으로 전락해 버리고 말았다. 스캔들의 파급력은 정말 어마어마했다. 예전에 그에게 피해를 입은 여성들까지 나타나 용기 있게 그의 죄를 고발했다.데니스 명의 하에 있던 호텔도 철저한 조사를 받게 되었다. 데니스의 만행이 완전히 드러난 것을 알고 나서야 호텔 직원들은 그가 호텔 고위층이라는 신분을 이용하여 직원들에게 억지로 그의 비밀을 지키게 만들었다는 사실을 털어놓았다.또한 피해를 입은 대부분의 여성들이 이 호텔에서 끔찍한 일을 겪었었다. 그녀들은 모두 똑같은 룸에 머물렀었는데 그 룸은 그의 프라이빗 한 공간이었다. 오직 그만이 그 룸을 사용할 수 있었고, 그의 허락 없이는 아무도 그 방에 들어갈 수 없었고 방 키는 딱 하나뿐이었다. 특수하게 만들어진 그 키는 데니스 본인만 소유하고 있었다.그 방 안에서 각종 성적 도구들이 발견되었는데 세간 사람들이 몰랐던 데니스의 또 다른 일면이 낱낱이 공개된 순간이었다.데니스의 가족들 마저 그를 보호해 주지 않았다. 심지어 공개적으로 그의 재편 결과에 대해 수긍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가문의 계승권은 그와 아무 상관이 없을 거라고 단단히 못을 박아 놓았다.데니스가 최종 무기 징역을 받았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애나는 드디어 소원을 이루었다는 듯이 대성통곡하였다. 그녀는 곧바로 사직서를 제출했다.복도를 걷던 조민은 마침 짐을 정리하고 나가는 중이었던 애나와 마주쳤다.“지금 떠나는 거예요?”애나가 고개를 끄덕였다.“저한테 불쾌한 기억만 남겨준 이 도시에서 빨리 벗어나려고요. 앞으로도 다시는 돌아오고 싶지 않을 것 같네요.”어떤 사람들의 ‘악몽’은 오랜 시간을, 아니 어쩌면 평생을 걸쳐야 떨쳐낼 수 있다는 것을 조민은 잘 알고 있었다.그녀가 애나를 바라보고 미소 지었다.“어쩌면 다른 도시로 가서 새롭게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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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30화
”…”소찬이 그만 할 말을 잃고는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때 한 아주머니가 한숨을 내쉬며 말을 꺼냈다.“난 민이 네가 민씨 가문 도련님이랑 잘 될 줄 알았는데. 두 사람 어렸을 때부터 쭉 붙어 다니지…”누군가가 아주머니를 말리며 결국 대화는 중단 되엇다. 여기서 민서율 이름을 꺼내다니! 이웃 주민들은 모두 조민이 민서율을 좋아했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현 남자친구 앞에서 그 이야기를 꺼내는 건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이다. 말을 꺼낸 아주머니도 자신이 말실수를 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서둘러 말을 바꿨다.“어머 미안해. 아줌마가 일부러 그 말을 꺼낸 건 아닌데.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마. 지나간 일은 지나간 거지.”조민은 그저 미소만 지을 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두 사람이 떠난 후 소찬이는 호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으며 건방지게 말했다.“왜요. 어렸을 때부터 쭉 붙어 다녔다던 그 친구한테 다른 마음이라도 품었나 보죠?”“무슨 마음?”그와 나란히 걷고 있던 조민이 서서히 발걸음을 늦추었다.“내가 다른 마음을 품고 있기를 바라는 거예요? 당신과 헤어지고 그 남자라도 찾아 갈까 봐?”소찬이 걸음을 멈추고 그녀를 뒤돌아 보았다.“그런 생각 하기만 해봐요! 그랬다가는 내가…”조민이 고개를 들고는 그를 바라보았다.“그랬다가는?”소찬이 갑자기 그녀를 번쩍 안아들었다. 조민이 무의식적으로 그의 목을 감싸 안으며 주위를 살폈다. 그녀가 웃으며 물었다.“지금 뭐 하는 거예요?”“이렇게 당신을 안고 그 집 문 앞에서 어슬렁거리면 그놈, 아주 열불이 나서 죽지 않을까요?”조민이 웃음을 터뜨렸다.“유치해요.”“맞아요 나 유치해요. 그런데 당신 나한테 주기로 했던 거 아직 안 줬어요.”소찬이 고개를 숙이며 그윽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언제까지 발뺌할 생각이죠?”조민이 그의 볼에 쪽 하고 입을 맞추며 대답했다.“오늘 밤에 시간 줄게요.”그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집에서는 좀 그런데…”그녀가 그의 귓가에 속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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