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 Chapter 2711 - Chapter 2720

2771 Chapters

제2711화

삼 년이라는 시간은 그녀에게 딱 적당했다. 적어도 더 이상 아무 남자와 맞선을 보러 다니지 않아도 되었으니까 말이다. 만약 약속된 기간 동안 두 사람한테 더욱 좋은 조건의 상대가 나타나거나, 그들의 마음을 흔들 사람이 나타난다면 이 계약은 없던 일로 하면 그만이었다.다시 말해서 그녀는 일단 급한 대로 그 남자를 이용해 방패막으로 쓸 생각이었다. “아버지, 어머니, 뭘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하세요. 저희는 현재 서로한테 호감을 느끼고 만남을 이어가고 있을 뿐이에요. 남녀 사이에 과도기라는 게 필요하잖아요. 만약 지금 당장 결혼부터 하면 나중에 안 맞으면 어떡해요. 그때 가서 이혼할 수도 없잖아요.”그녀의 말에도 제법 일리가 있었기에 결국 그녀의 부모님도 더 이상 의심하지 않게 되었다.하서함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 됐죠? 저와 그 사람에 관한 일은 더 이상 걱정하지 마세요.”그녀는 말을 마치고 위층으로 올라갔고, 하공과 그의 와이프가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결국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었다.…촬영장. 주계진이 이 감독을 찾으러 휴게실로 향했다.“저기 감독님…”할 말이 있어 보이는 주계진의 모습에 대본을 확인하던 이 감독이 고개를 들어 물었다. “무슨 일이시죠? 주계진 씨?”“저 내일 촬영분까지 오늘 미리 다 찍어도 괜찮을까요?”이 감독이 살짝 인상을 찌푸리며 물었다.“내일 다른 일이라도 있나 보죠?”“일이 있긴 한데, 그렇게 큰일은 아니에요. 만약 안 된다면 방금 제 말은 없던 일로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주계진이 어색한 듯이 미소를 지었다.역시 감독을 찾아오는 게 아니었다.이제 막 촬영에 들어갔는데 만약 감독이 자신을 제멋대로인 배우로 생각하면 어쩐단 말인가!이 감독은 주계진의 곤혹스러운 표정을 바라보고 대본을 내려놓고 말했다.“계진 씨 내일 밤에 찍는 신 하나 있네요. 만약 밤 열한 시 전에 도착하면 촬영 계속 진행할 수 있게 조치할게요. 이게 제가 해 드릴 수 있는 최선이에요.”주계진이 멈칫거리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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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12화

그녀의 어머니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이렇게 찾아와 준 것만으로도 너무 고마운걸! 선물 같은 건 필요 없단다.”하공과 하서함의 어머니가 주계진을 거실로 안내했다. 그가 촬영을 하던 중 겨우 시간을 빼서 방문한 것이었기에 두 사람은 서둘러 도우미들에게 점심 준비를 부탁했다.물론 그날 점심은 여느 때보다도 풍성하게 준비되었다.하서함의 어머니는 그에게 지금 어떤 영화를 찍냐고 물었고 그는 하나하나 성심껏 대답해 주었다. 주계진의 말도 잘 통하고 제법 겸손한 모습에 그녀의 어머니도 그가 점점 마음에 들었다.“촬영하는 건 힘들지 않더냐?”주계진이 손깍지를 끼며 미소 지었다.“촬영이 빠르게 진행되다 보니 스케줄이 빠듯하긴 하지만 힘들지 않은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우리도 연예계 사람들이 얼마나 힘든지 알고 있다네. 하지만 아무리 일이 고되어도 잊지 말고 몸을 잘 챙겨야 하네. 알겠지?”하서함의 어머니는 그를 무척 따뜻하게 대해주었다.그녀의 부모님들이 자신에게 너무 잘 대해주자 주계진은 자기도 모르게 마음이 찔렸다.결국 그와 하서함은 진짜 연인 관계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때 갑자기 하서함이 그의 팔짱을 끼며 미소 지었다.“어머니, 이 사람 이제 막 비행기에서 내려서 아마 엄청 배가 고플 거예요. 어머니가 주방에 가서 한 번 확인해 보시는 게 좋지 않을까요?”주계진은 순간 몸이 뻣뻣하게 굳어졌다. 비록 연기를 하다 보면 다른 여자배우들과 피치 못하게 스킨십을 하게 되었지만 그래도 그건 일이었다.그녀의 어머니가 미소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래. 내가 가서 한 번 확인해 보마.”어머니가 주방에 들어가자 하서함이 그제야 그를 놓아주었다.“미안해요. 우리 어머니가 원래 손님 대접에 열정적이셔서.. 하하.. 불편하면 언제든지 저한테 말해도 돼요.”주계진이 멈칫거리다가 그녀를 돌아보았다. 그의 눈가에 선명한 놀라움이 드러났다.“지금 제가 불편할까 봐 걱정해 주는 거예요?”눈앞에 앉아있는 여자는 그를 대할 때 시종일관 덤덤한 표정을 짓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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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13화

베이비시터가 계속하여 말을 이었다.“대부분의 남자들은 아이를 돌보는 게 여자들의 의무라고 생각하거든요. 가끔이라도 아내 대신 아이를 봐주면 감사할 지경이죠. 어떤 남자들은 잠깐 봐주는 것도 싫어하니깐요. 사장님께서는 사모님께서 힘들게 아이를 낳은 걸 안타깝게 생각하시니까 저는 분명 그분은 좋은 아버지가 되실 거라고 믿어요.”강유이가 멍해졌고, 그녀의 말을 듣다 보니 자신은 정말로 엄청 행운스러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두 사람 중 대부분의 시간은 한태군이 아이를 돌보고 있었으니까.새벽에 아이가 잠에서 깨어 울면 그가 달려가 분유를 타서 먹이며 달랬다.그녀가 세 아이들을 바라보며 배시시 웃었다.“확실히 그이는 좋은 아버지이신 것 같애요.”그날 밤 집으로 돌아온 한태군은 곧바로 강유이를 만나러 위층으로 향했다.그녀가 침실에 없자 그가 서둘러 아이들 방으로 향했다. 방문을 연 순간 강유이가 세 아이들과 함께 잠든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한태군은 외투를 벗어 의자에 걸어 둔 후 침대로 다가갔는데, 눈부시게 아름다운 장면이 그의 마음 깊은 곳에 새겨졌다.그때 둘째가 몸을 뒤척이다가 무심결에 막내를 발로 차버렸다. 깜짝 놀란 막내가 잠에서 깨더니 왕 하고 울음을 터뜨렸다.막내의 울음소리에 첫째와 둘째가 인상을 썼다. 이대로라면 당장이라도 잠에서 깰 것만 같았다.한태군이 미간을 찌푸리더니 얼른 막내를 안아 달래며 아이의 입에 쪽쪽이를 물렸다.“엄마를 깨우면 안 되지.”막내가 쪽쪽이를 빨며 그제야 겨우 울음을 그쳐갔다.강유이도 눈을 비비며 잠에서 깼다. 그녀는 한태군이 침대 옆에 앉아 막내를 안고 있는 모습을 확인하고 나른하게 미소를 지었다.“왔어?”“미안, 소란스러웠지?”한태군이 그녀의 뺨을 부드럽게 어루만졌고, 강유이가 그의 손에 얼굴을 비비적거리며 대답했다.“아이 울음소리가 들려서 깼어. 난 또 내가 꿈이라도 꿨는 줄 알았네.”그녀는 자신의 곁에서 잠든 첫째와 둘째를 확인하고 조심스럽게 몸을 일으켰다.“막내 왜 울어?”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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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14화

정연이 첫째를 다시 유모차에 돌려놓았다.“동양인들 이름은 나도 잘 모르니까 네 아버지한테 도움을 요청해 보렴. 영문 이름이라면 내가 지어줄 수도 있는데 말이야.”한태군이 고개를 끄덕였다.“혹시 당분간은 아버지께서 아이들 좀 봐주실 수 있으실까요?”그러자 한희운이 흠칫 놀라며 되물었다.“내가?”“네. 이대로라면 저와 유이 둘만의 시간이 아예 사라져 버릴 것 같거든요.”한태군의 말에는 어마어마한 원망이 섞여 있었다.그는 지금 반년 째 금욕 생활을 겪고 있었다. 최근에는 토끼 같은 자식놈들이 떡하고 버티고 있으니 아내와 둘만의 시간을 보내기는 더더욱 힘들었다.강유이는 너무나도 부끄러워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당장 숨고 싶은 마음이였다. 어머니, 아버지 앞에서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이게 다 무슨 소리란 말인가!결국 한희운 할아버지가 베이비시터 역을 맡게 되었다. 아이들이 없는 며칠 동안 한태군은 강유이 곁에서 떨어질 줄 몰랐다. 그는 지치지 않는 체력으로 끊임없이 그녀를 괴롭혔다.늦은 밤까지 혹사당한 강유이가 기진맥진하며 그를 원망했다.“아이들 밥까지 오빠가 다 먹으면 어떡해. 애들은 나중에 뭐 먹으라고.”그가 그녀를 품에 안으며 소리 없이 미소 지었다.“분유 먹이면 돼.”강유이가 어이없다는 듯이 웃었다.“나빴어. 아빠라는 사람이 어쩜 그래?”그가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며 말했다.“나쁘다니. 걔들이 말썽을 부린 탓이지 뭐!”그러자 강유이가 그의 품에 몸을 기대며 물었다. “오빠 지금쯤 아이들이 아버님을 힘들게 하고 있지는 않을까?”세 아이가 동시에 울음을 터뜨리기라도 하면 그만한 소란이 없을 것이다.한태군이 피식 웃으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어머니와 아버지가 잘 돌봐주실 거야.”…S 국, 외교부 청사.조민은 4개 국어에 능통했고 F 국 외교부에서 인턴으로 일했던 경력도 있었다. 또한 그녀는 외국어 학과를 졸업할 정도로 능력있는 사람이였기에 특별 전형으로 파격 스카우트된 상황이였다.그녀는 이곳에 온 지 며칠 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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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15화

옷을 정리하던 조민이 흠칫 놀라며 고개를 들고 남자를 바라보았다. 그녀가 빠르게 표정을 관리하며 미소를 살짝 지었다.“괜찮아요. 마음만 받을게요. 고마워요.”그녀는 말을 마치고는 먼저 자리를 떠났다.떠나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데니스는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화장실로 들어간 조민이 입고 있던 외투를 벗었다. 커피 자국은 물로 지워지지 않았다. 결국 돌아가서 다시 빨아야 할 것 같았다.그치만 방금 그 데니스라던 남자는 너무 과하게 친절한 것 같은데 말이다. S 국 남자들은 다들 이렇게 열정적인가?오후 조민은 외투를 팔에 걸치고 건물을 빠져나왔다. 그때 차 한 대가 그녀의 앞에 멈춰 서더니 차창이 스르륵 내려갔다. 또 데니스 그 남자였다.“조민 씨 옷 더럽혀서 진짜 죄송해요. 제가 다른 맘이 있어서 그러는 게 아니라 사죄의 의미로 사주고 싶어서 그래요.”조민이 난감한 표정을 짓더니 애써 미소를 유지하며 말했다.“데니스 씨, 사과는 받아들일게요. 하지만 선물은 정말 괜찮아요.”“알겠어요. 어디 사세요? 제가 데려다 드릴게요. 제발 저한테 사과할 기회를 주세요.”조민은 잠깐 고민했다. 다 같은 직장 동료인데 계속하여 그의 호의를 거절하는 것도 보기 좋지는 않을 것이다.그녀가 막 제안을 받아들이려던 그때, 등 뒤에서 갑작스러운 차 경적 소리가 들려왔다. 그녀가 화들짝 놀라 뒤돌아 보았다.소찬이 운전석에서 머리를 빼꼼 내밀고 그녀를 향해 말했다.“저기요, 진짜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에요? 누군줄 알고 차에 막 올라타요?!”“…”데니스가 뒤를 힐끗 바라보고 그녀에게 물었다.“조민 씨 친구예요? 지금 뭐라고 말씀하신 거죠?”데니스는 한국어에 조금 약했다. 조민이 애써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죄송해요. 제 친구가 데리러 왔네요.”그녀가 소찬이 탄 차로 걸어가 차에 올랐다. 그녀가 앉는 걸 확인하고 소찬이 차를 몰고는 그곳을 벗어났다.데니스는 멀어져 가는 차를 가만히 바라보며 미간을 찌푸렸다.차 안, 조민이 어이없는 표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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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16화

그녀가 멈칫거렸다. 혹시 소찬이 온 건가?문 앞에 도착한 조민이 막 문을 열려던 그때 문밖에서 소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당신 누구야?”곧이어 요란한 소리가 복도에 울려 퍼졌다. 조민이 당장 문을 열고 나가보니 소찬이 누군가를 붙잡으려 하고 있었다. 하지만 상대가 어찌나 빠른지 곧바로 사라져 버렸다.“소찬 씨!”조민이 그의 이름을 부르자 복도 끝까지 쫓아간 그가 잔뜩 화를 내며 다시 그녀에게 돌아왔다.“휴대폰은요? 문자 확인 안 했어요?”그의 고함에 조민이 당황한 표정으로 멍하니 그 자리에 서 있었다.“무슨 문자요?”그러자 소찬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너무 화가 나다 못해 웃음이 났다.“휴대폰 필요 없으면 가져다 버리는 게 좋겠어요. 제가 문자 보냈잖아요. 누가 노크해도 절대 문 열어주지 말라고요. 진짜 무슨 여자가 이렇게 겁이 없어요?!”그가 이상함을 눈치채고 남았기에 망정이지 이 여자 혼자 뒀다가는 정말로 큰일 날뻔했다. 이 여자는 정말로 세상의 흉흉함 같은 건 모르고 사는 것 같았다.조민이 잠깐 침묵하다가 그를 바라보았다.“고마워요. 이제 알겠으니까 소찬 씨는 먼저 돌아가 보세요.”“뭐요?”소찬이 미간을 찌푸렸다.지금 이게 무슨 말인가? 정말로 겁이 없는 건지, 아니면 이 호텔 치안이 엄청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건가?“제 말은 우선은 돌아가서 쉬시라고요. 제 일은 소찬 씨가 나설 필요 없이 제가 잘 알아서 할게요.”말을 마친 조민이 문을 닫고 다시 방 안으로 들어갔다.닫힌 문을 바라보며 소찬이 팔짱을 끼고 버럭 화를 냈다.“조민 당신 사태 파악이 안 되는 거야? 내가… 하 내가 또다시 당신 일에 끼어들며 내가 개다! 개!”그가 버럭 화를 내켜 성큼성큼 자리를 벗어났다.문 뒤에 기대 선채 소찬의 발걸음 소리가 멀어지는 걸 듣고 있던 조민이 문뜩 뭔가를 떠올리고 방문을 잠그고 걸쇠까지 걸어두었고, 또한 협탁 위에 놓인 신문을 접어 문틈 사이에 끼워 넣었다.늦은 밤에 잠든 조민은 누군가가 카드 키로 방문을 여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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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17화

조민이 차 트렁크에 짐을 실은 후 고개를 돌려 매니저를 바라보았다.“고마워요. 하지만 더 이상 필요할 것 같지는 않네요.”“손님…”“혹시 무슨 일 생겼나요?”바로 그때, 귀에 익은 목소리에 조민이 고개를 돌렸다. 데니스가 차에서 내리더니 그들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매니저가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데니스 씨.”조민이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두 분 아는 사이세요?”데니스가 웃으며 설명했다.“이 호텔 제 명의 하에 있는 호텔이거든요. 죄송해요. 조민 씨가 여기 머무르시는 줄 몰랐어요.”조민이 그제야 이해가 간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랬군요…”“무슨 일 있었나요?”데니스가 매니저한테 묻자 매니저가 솔직하게 사건을 털어놓자 데니스가 미간을 찌푸렸다.“그런 일이 있었다니. 문제가 된 그 직원은 해고하는 게 좋겠네요.”“하지만 현재 호텔에는 일손이 많이 달리는 상황입니다. 해고하고 나면 사람 구하기도 쉽지 않고요.”매니저가 안절부절못하며 대답했다.데니스가 싸늘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손님한테 그런 불쾌한 기억을 남겨주고도 해고하지 않다니요. 그건 손님에 대한 예의가 아니죠. 그리고 오래된 경력직이었다면 과연 그런 잘못을 했을까요?”순간 할 말을 잃은 매니저가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 지금 가서 말을 전할게요.”매니저가 다시 호텔 안으로 들어갔다.조민은 말없이 멀어져 가는 매니저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그때 데니스가 낮은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이런 일을 겪게 해서 죄송하네요. 이러면 어떨까요? 지난 며칠간 호텔에 머무르신 비용은 전액 환불해 드리겠습니다. 사죄의 의미라고 생각해 주세요.”조민이 그를 바라보더니 마주 미소 지었다.“괜찮습니다. 호텔 영업도 쉽지 않죠. 데니스 씨가 이미 범인도 해고했으니 저도 더 이상 따지지 않겠습니다.”그녀가 차 트렁크를 닫으며 인사를 건넸다.“저 먼저 가볼게요. 점심에 회의가 있어서요.”데니스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네, 그러세요.”조민이 탄 차가 멀어져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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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18화

고개를 돌린 조민은 자기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휴게실에서 나오던 데니스가 조민을 발견하고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조민 씨가 여긴 어쩐 일이세요?”“그냥 지나가던 길이었어요. 두 분은…”데니스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아, 여긴 제 여자친구입니다. 방금 좀 싸웠거든요. 여자친구가 바람을 피웠는데 그것 때문에 제가 화가 많이 나서 다툼이 있었습니다. 그러니 오해하지 말아 주세요.”조민이 당황하더니 잠시 후 애써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저 연인 사이의 일이니 제가 오해하고 말고 할 게 있나요. 그럼 저는 다른 볼 일이 있어서 이만 가보겠습니다.”“혹시 지낼 곳은 찾으셨나요?”뒤에서 그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조민이 걸음을 멈추고는 그를 돌아보았다.“그걸 어떻게 아시죠?”“최근 계속 호텔에서 냈잖아요. 그래서 아직 마땅한 집을 못 찾았겠다 생각했죠.”데니스가 그녀와의 거리를 좁히며 다가갔다.“제가 안 쓰고 비워둔 아파트가 하나 있거든요. 거기서 지내는 건 어떤가요? 집세도 절반만 받을게요.”조민이 잠시 침묵하다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 괜찮습니다. 제가 머물 집은 스스로 찾을 수 있어요.”그녀가 다시 몸을 돌려 가던 길을 재촉했다.데니스가 볼에 바람을 넣으며 멀어지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지기 시작했다.한편, 헬스장에 도착한 다민은 소찬이 온몸에 땀을 뒤집어쓴 채 턱걸이를 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그가 웃으며 생수병을 땄다.“웬일로 오늘은 이렇게 부지런해?”그가 이를 악물며 대답했다.“기분이 안 좋아서.”턱걸이를 백 개 가까이 한 그가 지쳐 그대로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버렸다. 땀에 젖은 민소매가 울룩불룩 튀어나온 그의 근육에 철썩 달라붙었다.다민이 그에게 수건을 건넸다.“듣기로 요즘 어떤 여자와 가깝게 지낸다고 하던데. 연애라도 하는 거야?”그러자 소찬이 땀을 닦으며 말했다.“그 여자 말은 꺼내지도 마! 생각만 해도 짜증 나려 하니까 말이야. 그런 여자와 연애? 나 진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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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19화

소찬이 미간을 찌푸렸다.“그렇게나 날 믿어요?”조민이 물건을 거실에 테이블에 내려놓으며 그를 돌아보았다.“어차피 당신도 내가 눈에 차지 않잖아요.”“…”보디워시를 꺼내들던 조민이 눈에 띄게 당황했다. 아이리스 향이라니. 이런 건 젊은 아가씨들이나 좋아하는 향이 아닌가?“왜 이 향을 고른 거예요?”그러자 그가 소파에 앉으며 대답했다.“당신이 뭘 쓰는지 내가 어떻게 알아요! 그냥 아무거나 산 것 뿐이예요.”그는 절대 사실대로 그녀에게 말할 수 없었다. 그가 사 온 물건들은 전부 그가 직접 매장 직원한테 물어 일일이 소개받은 것들이라고.칫솔뿐만 아니라 양치컵 심지어 수건까지 전부 소녀스러운 디자인이었기에 조민은 갑자기 웃음이 새어 나왔다.‘됐어. 굳이 날 위해 수고스럽게 심부름까지 해준 건데.’“뭐 마실래요?”소찬이 곧은 자세로 소파에 앉아서는 대답했다.“아무거나요.”냉장고를 뒤적이던 조민은 다행히 미리 넣어두었던 커피 캔 두 개를 찾아낼 수 있었다.그녀가 캔 하나를 그에게 건넸다.커피를 건네받은 소찬이 어쩐지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나 정말 여기 들어와도 괜찮은 건가? 아무리 그래도 여자 혼자 사는 집에 남자가 들어온다면!’그의 부자연스러운 움직임을 알아차린 그녀가 자연스럽게 그의 곁에 앉으며 물었다.“왜 긴장하고 그래요?”그는 하마터면 마시고 있던 커피를 뿜을 뻔했다.“긴… 긴장은 무슨..! 내가 언제요.”당황한 모습에 조민이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설마 내가 흑심이라도 품었을 까봐 겁먹었어요?”“무슨 그런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해요. 겁먹기는 누가 겁먹었다고. 그리고 막상 일이 벌어지면 진짜 손해 볼 사람이 누군데요?”소찬이 그녀를 힐끗 바라보다 서둘러 시선을 옮겼다.‘이 여자 역시 너무 경계심이 없어!’그녀가 소파에 등을 기대더니 손에 들고 있던 캔 커피를 꽉 쥐었다.“어젯밤에 호텔 직원이 마스터키로 내 방문을 열고 들어오려고 했었어요.”소찬이 곧바로 그녀를 돌아보았고 계속하여 말을 이어 나갔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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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20화

명승희가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그래. 이 애들이 앞으로 네 막내 조카들이 될 거야.”그러자 여설희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물었다.“막내 조카가 뭐예요? 먹는 거예요?”멍승희가 소리 내어 웃었다.“하하. 얘는 어쩜 먹는 생각밖에 할 줄 몰라! 조카들은 당연히 먹으면 안 되지.”강유이는 천진난만한 꼬마 아가씨를 바라보며 부러운 듯이 말했다.“저한테도 딸이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요.”“하지만 아들도 귀엽죠. 앞으로 이 애들이 공주님을 지켜줄 훌륭한 기사가 될 텐데요. 남편과 세 자식들의 보호를 받는 공주님이라. 정말 꿈에 그리는 모습이네요.”그때 여준우와 한테군도 정원 쪽으로 걸어왔다.아버지를 발견한 여설희가 활짝 웃음을 지었다.“아빠! 저 동생들이랑 놀고 있었어요!”여준우가 아이의 곁에 멈춰 서더니 커다란 손으로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그래? 동생들 좋아?”아이가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명승희가 아이의 볼을 살짝 꼬집었다.“그럼 앞으로 설희가 자주 와서 동생들이랑 놀면 되겠다.”여설희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정말 그래도 돼요?”“물론이지. 네 사촌 언니가 너를 얼마나 좋아하는데, 그렇지?”강유이도 곧바로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공감했다. 연회가 시작되자 한태군이 유모차를 끌고 연회장에 나타났다. 강유이는 그의 팔짱을 끼고 나란히 서 있었다.여설희도 자기 부모의 손을 꼭 붙잡고 입장했다.손님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정연과 한희운은 아들과 며느리, 그리고 손자들까지 모두 도착하자 서둘러 술잔을 내려놓고는 그들에게 다가갔다.“우리 아가들 왔구나.”아이들은 유모차 차 안에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연회장 사람들을 둘러보았다. 첫째와 둘째는 낯가림이 없어 괜찮았지만 유독 작고 연약한 막내만이 안아든 순간 왕 하고 울음을 터뜨렸다.정연과 한희운은 아이의 세찬 울음소리에 결국 웃고 말았다. 셋째가 울자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그에게 모두 집중되었다.강유이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로 울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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