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의 모든 챕터: 챕터 191 - 챕터 200

2771 챕터

제191화

“무슨 불만이 있는데?”강진은 단 한 번도 강성연의 처지에서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예전에는 감히 그러지 못했다.그는 강미현 모녀에게 미안함을 느꼈고 또 강성연에게도 미안했다. 강성연이 그녀의 어머니를 무척 닮았다는 이유로 강성연의 어머니에 대한 원망을 강성연에게로 옮긴 것이다. 그는 강성연을 보면 연은희를 걷잡을 수 없이 그리워하게 될까 두려웠다.강진은 강미현을 조금 더 아끼기는 했지만 그 이유는 강미현이 사생아라고 욕먹게 된 게 강진 때문이었기에 마음이 좋지 않아서였다.자식들을 똑같이 사랑하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강진이 아버지로서 가장 많이 미안해야 할 대상은 강미현 모녀가 아니라 강성연이었다!강진이 자신과 이혼하기로 마음을 굳힌 걸 본 초란은 바닥에 주저앉았다. 강씨 집안을 떠난다면 그녀에게는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된다!초란은 예전처럼 더럽고 궁핍하고 고달픈 삶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고 생계 때문에 걱정하고 싶지도 않았다.절대 포기할 수 없었다!힘들게 이 모든 걸 얻었는데 왜 포기해야 한다는 말인가?자기 딸이 아니라 지금은 본인을 위해서라도 절대 포기할 수 없었다.“강진씨, 당신은 나랑 이혼할 수 없어요...”강진은 그녀의 변명을 듣고 싶지 않았다.“아무 말도 하지 마. 그냥 사인해. 우리 정을 생각해서 위자료는 줄 테니까. 아무것도 없이 집안을 나갈 일은 없을 거야.”초란은 울먹이며 소리를 질렀다.“나 임신했어요!”강진의 안색이 살짝 달라졌다.“뭐라고?”초란은 배 위에 손을 올리며 눈물을 줄줄 흘렸다.“그날 밤에 임신했어요. 이 아이는 당신 아이예요. 당신 아들이 태어날 때부터 아빠가 없어서 미현이처럼 사람들 무시당하면 좋겠어요?”강진은 휘청거렸다.초란이 임신했다니?“아들?”하정화는 그 말을 듣고 서재에 들어왔다. 여기서 더 말리지 않는다면 손자 한 명을 잃을 것이다!그녀는 초란을 부축해 세우며 말했다.“초란아, 진짜 임신했니? 정말... 아들이야?”초란은 하정화가 신경 쓰자 눈동자에 우쭐한 기색이 잠깐 스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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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화

자기 아내에게 걷어차여서 나온 반지훈은 고민이 깊었다. 그는 단지 그녀를 도와 옷을 갈아입혀 주고 싶은 것뿐인데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반지훈씨.”강진이 천천히 다가왔다.반지훈은 겉옷을 여미더니 차갑고 냉담한 표정으로 이내 돌아왔다.“강 대표님?”“성연이 이제 괜찮은 건가요?”“괜찮습니다. 멀쩡하던데요.”반지훈은 덤덤히 대꾸했다. 그는 무언가 떠올랐는지 말을 보탰다.“잠시 뒤에 들어가 보시죠.”강성연이 옷을 다 갈아입은 뒤 강진은 그제야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는 손에 들고 있던 도시락을 테이블 위에 놓으며 말했다.“이건 내가 도우미한테 부탁해서 만든 거야. 몸보신에 좋대.”“알겠어요. 잠시 뒤에 먹을게요.”강성연은 그것을 받았다.강진은 침대 옆에 놓인 의자에 앉으며 천천히 말했다.“성연아, 미안하다. 내가 널 해쳤구나. 난 초란이 너에게 그런 짓을 했을 줄은 몰랐다.”강성연은 살짝 당황했다.초란?설마 자신이 사람들에게 끌려가 약물을 주사하게 된 게 초란의 뜻이었던 걸까?강성연의 눈빛이 점차 어두워졌다. 초란 때문에 강성연은 하마터면 마약에 중독될 뻔했다. 이 복수는 반드시 해야 했다!“오늘 초란한테 이혼하자고 했어. 그런데... 임신했다고 하더라.”강진의 말에 강성연은 다시 한번 멈칫했다. 그녀는 다소 놀란 얼굴로 말했다.“임신했다고요?”이렇게 빨리?“그래, 성연아. 내가 쓸모없는 놈이라 그래. 하지만 걱정하지 말거라. 난 그저 아이를 생각해 초란을 강씨 집안에 남게 하는 거니까. 아이가 태어난다면 이혼할 생각이다.”강진은 아이에게 좋지 않은 경험을 주고 싶지 않았다. 이혼한다고 해도 적어도 아이가 태어난 뒤에 할 생각이었다. 아이는 강씨 집안에 남겨둘 생각이고 초란이 어디로 가든 그와는 상관없었다.강성연은 아무 말 하지 않았다.아버지와 초란의 이혼 여부는 그녀에게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못했다. 초란이 아들을 낳고 싶어 하는 건 강씨 집안에서의 지위를 위해서인데 아버지가 그녀에게 이혼하자고 할 때 초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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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3화

바로 그때 어머니에게서 전화가 왔다. 초란이 뭐라고 말했는지 강미현의 안색이 점차 희게 질렸고 마치 가시방석에 앉은 기분이 들었다.“뭐라고요... 아빠가 이혼하자고 했다고요?”강성연을 물 먹일 초란의 계획은 실패했고 이젠 아버지마저 초란에게 이혼하자고 했다.망할, 강성연 그 빌어먹을 년은 운이 참 좋네!강미현은 절대 포기할 수 없었다.그녀는 반드시 연씨 집안 딸이라는 자리를 손에 꽉 틀어쥐어야 했다.팔찌가 없어도 괜찮았다. 그 DNA 증명이 있으니 그녀의 아버지와 하정화만 없다면 절대 들킬 리가 없었다.반지훈이 알아도 상관없었다. 그녀의 거짓말을 까발리지 않았으니 말이다.그가 강성연에게 얘기했다면 강성연은 아마 일찍 육씨 집안으로 찾아가 그녀의 거짓말을 까발렸을 것이다. 반지훈은 본인의 곁을 6년이나 지킨 정을 생각해 자신을 봐줬으리라 강미현은 생각했다.반지훈은 강성연의 퇴원을 도왔고 저택으로 돌아가는 길에 강성연은 반지훈이 모레 육씨 집안에서 주최하는 파티에 참석하라고 하자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내가 거길 왜 가요?”“가서 구경하고 싶지 않아?”강성연은 당황했다. 그녀는 저도 모르게 반지훈을 보았다. 옆에서 보니 이목구비가 뚜렷했고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 있었다.강성연이 물었다.“날 도와준다던 게 이 파티에 참석하는 거예요?”반지훈은 그녀의 시선을 마주하며 웃음기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연씨 집안이 가짜인 강미현을 공개한다고 하더라. 그래서 진짜인 너를 데려갈 생각이야. 그래야 재밌지 않겠어?”“???”그녀는 반지훈이 이렇게 일을 잘 벌이는 사람인 줄은 몰랐다.저택으로 돌아오자 3일 동안 엄마를 보지 못한 세 아이가 곧바로 그녀에게 들러붙었다.강유이가 말했다.“엄마, 엄마. 할아버지가 엄마 입원했다고 했어요. 엄마 어디 아팠어요?”강해신이 말했다.“엄마는 아파서 입원한 게 아닐 거야. 엄마는 병원에서 몰래 동생을 낳았을 거야.”강시언이 말했다.“열 달 동안 임신해야 아이를 낳을 수 있어. 엄마는 3일밖에 안 됐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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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화

동생의 딸을 찾았다는 사실을 아버지에게 알린 적이 없는데 아버지가 갑자기 알게 됐다.심지어 공개하라고 했다...연희정은 고개를 돌려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강미현을 보며 저도 모르게 미간을 구겼다. 비록 DNA 검사 결과가 그녀와 예찬이 방계라는 걸 증명했고, 강미현에게 연은희의 팔찌까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어쩐지 이상한 낌새가 느껴졌다.육예찬이 천천히 아래층으로 내려오자 많은 여자의 시선이 그에게로 옮겨졌다.저번에 반지훈이 영애 파티에서 자신에게 여자가 있다는 걸 공개한 뒤로 많은 서울시의 영애들이 실연당했다. 그들은 많은 팬의 ‘위협’이 두려워 감히 연예계 대스타 구천광에게 구애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들은 어쩔 수 없이 아직 솔로인 육예찬에게로 시선을 옮길 수밖에 없었다.육예찬은 서울시에서 바이올린 왕자라고 불렸다. 아버지의 우월한 음악적인 재능을 이어받았는지 그는 다섯 살 때 무대에 올라 연주했고 열 살 때는 연주를 통해 금상을 받았으며 열다섯 살 땐 해외 투어를 했다. 재능이 있을 뿐만 아니라 성적 또한 대단했다.그는 어린 나이에 로열 음악 학원에서 음악 지도를 맡고 학원의 마스코트가 되었다.하지만 예전에 육예찬의 어머니가 육씨 집안의 며느리가 될 수 있는 조건을 공개한 적이 있었다. 그녀는 적어도 학자 집안이어야 한다고 했다.“희정아.”흰 모피를 걸치고 우아한 화장을 한 여자가 구세준의 팔짱을 끼고 연희정에게 다가왔다.주변 사람들은 모두 감탄했다.“구세준씨랑 구세준씨 부인이시네.”“연희정씨랑 구세준씨 부인이 절친이라는 건 다들 알고 있는 사실이잖아. 이 자리에 참석한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지.”고개를 돌린 강미현은 육예찬과 연희정이 구세준 부부와 얘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았다.구씨 집안...서울시의 명문가였고 유일하게 반씨 집안과 대적할 수 있는 집안이었다.강미현은 무언가 떠올랐는지 이를 악물더니 웃으며 다가갔다.“이모, 오빠...”구세준 부부의 시선이 강미현에게 옮겨졌다. 구세준 부부와 얘기를 나누고 있던 연희정은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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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화

강미현은 송아영이 이곳에 나타날 줄은 몰랐다. 망할, 설마 강성연도...강미현의 눈동자에 쉽게 눈치챌 수 없는 무자비함이 스쳐 지나갔다.육예찬은 거의 본능적으로 송아영이 눈에 익다고 생각했다. 자세히 보니 그날 미슐랭 레스토랑에서 두 아이를 데리고 있던 여자였다.“아영아.”구세준의 부인은 송아영이 제멋대로 날뛸까 봐 걱정되어 말했다.“얘는 연희정 이모의 조카야.”“뭐라고요?”송아영은 넋이 나갔다. 강미현이 어떻게 연희정의 조카란 말인가?설마 오늘 밤 육씨 가문이 밝히겠다고 하던 연씨 집안의 딸이 바로 강미현이란 말인가?“고모, 이모. 잘못 아신 거 아니에요? 어떻게 얘가...”송인후가 송아영을 옆으로 잡아당기면서 그녀의 말허리를 잘랐다.“됐다. 헛소리하지 마!”송아영은 그의 손을 뿌리치며 말했다.“아빠, 내가 무슨 헛소리를 했다고 그래요? 이 여자는 강씨 집안 사생아예요. 얘 엄마는 성연이 계모인 초란이라고요!”송아영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주위에 있던 사람들은 그 소리를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강미현의 안색이 창백하게 질렸다.그녀는 절대 신분이 폭로되어서는 안됐다.“아니예요. 저... 초란은 제 양모예요...”“양모?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어? 너 그런 말 했다가 너희 아빠가 널 죽이려고 할지도 몰라.”송아영의 말이 끝나자마자 구세준의 아내가 그녀를 혼냈다.“아영아, 버릇없이 굴지 마.”송아영은 진실을 모르는 고모가 강미현을 위해 화를 내자 너무 억울해서 강미현을 째려봤다. 송아영 역시 마음속에 의문이 가득했다.그녀는 강미현이 연씨 집안의 딸이라는 걸 절대 믿을 수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성연에게 전화해 확인해볼 셈이었다.비록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진 건 아니지만 연희정은 송아영의 말을 마음에 담아두었다.그녀는 고개를 돌려 강미현을 바라보았다.강미현은 연희정이 자신을 쳐다보자 얼른 해명했다.“이모, 거짓말 아니에요. 절 믿어주세요. 저... 사실 저번에 레스토랑에서 저 사람이랑 조금 마찰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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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화

육예찬은 그녀에게 시선조차 주지 않았다.그의 시선은 사람들 틈 사이에서 서서히 다가오는 두 사람에게 고정됐다. 그뿐만 아니라 연희정과 구세준 부부의 시선 역시 그쪽으로 향했다.“반지훈씨? 여긴 어쩐 일이래요?”“반씨 집안과 육씨 집안이 사이가 이렇게 좋았나요? 반지훈씨가 직접 육씨 집안이 주최한 파티에 참석하다니.”“반지훈씨 옆에 있는 분이 설마 반지훈씨 여자인가요?”강성연은 반지훈의 팔짱을 끼고 여유롭게 그의 옆에서 걸었다. 그녀는 딥그린색의 오프숄더 롱스커트를 입고 있었는데 허리 조임 디자인과 치마 트임이 완벽하게 어우러졌다.긴 머리는 땋아서 뒤로 넘겼고 청초하고 우아한 외모는 누구라도 설렐 정도였다.귀티가 흐르고 차가우면서도 준수한 외모를 가진 반지훈과 함께 있으니 그야말로 하늘이 점지해준 천생연분 같았다.“성연아!”송아영은 강성연을 보자 기분이 순식간에 유쾌해졌다.그녀는 강성연에게 달려가 그녀에게 팔짱을 끼며 딱 달라붙었다.“성연아, 너도 왔네.”두 눈을 동그랗게 뜬 채로 온몸을 덜덜 떨며 그들을 노려보는 강미현의 모습에 송아영은 같잖다는 듯이 코를 찡긋거렸다.주변 사람들은 전부 의아한 얼굴이었다.그리고 가장 놀란 사람은 연희정이었다.그녀의 시선이 강성연에게 멈추는 순간 눈동자에 놀라움과 경악이 드리워졌다.그녀의 표정 변화에 육예찬은 무언가를 느끼고는 미간을 살짝 구겼다.반지훈은 강성연과 함께 다가와 연희정에게 옅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연희정씨.”연희정은 잠깐 정신을 차렸고 저도 모르게 술잔을 든 손에 힘이 들어갔다.구세준의 아내 역시 연희정의 이상함을 눈치챘다. 반지훈이 아니라 반지훈의 옆에 있는 여자 때문인 듯했다.강성연은 줄곧 연희정을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아마 호기심 때문일 것이다.눈앞의 여자는 강성연 어머니의 언니였다.“반지훈씨가 여기는 어쩐 일이죠?”먼저 입을 열어 분위기를 깬 사람은 다름 아닌 구세준의 아내였다.그녀의 말투를 들어 보니 반지훈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듯했다.반지훈은 그녀에게 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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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화

연희정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진정하려 했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 좋지 못한 모습을 보일 수는 없었다.“반지훈씨, 할 얘기 있으면 다음에 다시 해결...”반지훈은 그녀의 말허리를 잘랐다.“혹시 인정할 용기가 없는 건가요?”연희정은 술잔을 꼭 잡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뭘 망설이고 있는지 몰랐다. 분명 강성연을 봤을 때 마치 연은희를 본 듯한 느낌이 들었다.강성연은 연은희와 무척 닮아있었다.그녀는 알고 있어야 했다. 어떻게 의심하지 않을 수 있었을까?강미현에게서는 연은희의 그림자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강미현이 건넨 DNA 검사 결과를 봤을 때, 아무리 의심된다고 해도 어쩔 수 없이 인정해야 했다.강미현은 완전히 패닉에 빠졌다. 연희정이 망설이고 있자 그녀는 무언가 생각난 듯 갑자기 강성연의 앞에 서더니 눈물이 그렁그렁해서 강성연의 손을 잡고 말했다.“성연아, 내가 빠질게. 내가 너랑 반지훈씨 사이 인정할 테니까 나 대신 반지훈씨 좀 설득해줘. 괜히 분란 일으키지 말라고...”사람들의 눈과 귀를 막고 자신이 물러서는 듯 굴었다. 모든 사람이 강성연이 강미현에게서 반지훈을 빼앗았다고 생각하게 만들었고 화살을 강성연에게로 옮겼다.옆에서 그저 지켜만 볼 생각이던 강성연은 그 말에 눈빛이 어두워졌다.“오늘 참 재밌는 구경 많이 하네.”“다른 건 몰라도 다른 사람 사이에 끼어드는 건 아니지. 정말 저질스러워.”“솔직히 얘기해서 반지훈씨 옆에 있는 여자 여우처럼 생기지 않았어? 어쩌면 진짜 남의 남자를 빼앗은 걸지도 몰라.”송아영은 주위 사람들이 강성연을 의논하자 너무 화가 나서 강미현의 손을 밀쳤다.“진짜 헛소리 하나는 끝내주게 잘하네...”“아!”강미현은 뒷걸음질 치더니 일부러 바닥에 넘어졌다.바닥에 쓰러진 강미현은 유약하고 무력해 보여서 연민을 불러일으켰다.“강미현, 네가 그렇게 잘났으면 일부러 넘어져서 사람들 동정심 자극하는 짓은 하지 말아야지...”송아영이 앞으로 걸어가서 강미현을 일으키려는데 육예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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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8화

“아, 네가 사생아인 걸 인정한 거야?”“난...”강미현은 당황했다. 그녀는 긴장한 얼굴로 주변을 둘러보았다.역시나 사람들이 의논하기 시작했다.“진짜 사생아였어?”“그럼 송아영씨가 한 말이 사실이란 말이네?”강성연은 입꼬리를 끌어 올리며 말했다.“연은희씨는 강진의 진짜 아내야. 그런 그녀가 어떻게 너 같은 사생아를 낳겠어?”“그러네. 연은희씨인데 당연히 아내겠지, 남의 내연녀일 리가 없어.”“사생아의 신분 자체가 떳떳하지 못한데 그렇다면 당연히 진짜 부인이 낳은 건 아니겠지.”강미현은 주위의 시끄러운 의논 소리에 입술을 꾹 깨물었다.망할, 강성연 이 망할 년이 함정을 파놓다니!강미현은 연희정의 안색이 어두워지자 다급히 설명했다.“아니에요, 이모. 제 말을 믿어주세요. 강성연이 헛소리하는 거예요. 전...”“난 헛소리한 적 없어. 혈액형 보면 되겠네. 아빠는 B형이고 연은희씨는 O형이야. 그런데 넌 AB형이지. B형이랑 O형 사이에서 어떻게 AB형이 나올 수 있겠어?”강성연은 안색이 창백한 강미현을 보며 말했다.강미현은 고개를 저으며 이를 악물었다.“헛소리하지 마. 아니야... 난 B형이야!”“뭘 그리 조급해해? 피 뽑아서 검사해 보면 되잖아.”강성연은 팔짱을 끼며 말했다.“DNA 검사랑 마찬가지야. 지금 이 자리에서 네 머리카락 뽑아서 다시 한번 해볼까?”“안 해봐도 돼.”반지훈이 뒤에 선 경호원의 손에서 자료를 건네받았다.“여기 다 있으니까.”강미현은 반지훈이 손에 들고 있던 자료를 연희정에게 건네주자 몸을 날려 그 자료를 빼앗으려 했다. 그런데 육예찬이 그녀를 저지했다.연희정은 자료를 보았고 안색이 점점 더 흐려졌다.그녀는 갑자기 반지훈이 그날 했던 말을 떠올렸고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했다.종이 끝자락이 처참히 구겨졌다.“이모, 제 말 좀 믿어주세요. 전 정말 거짓말하지 않았어요... 강성연이... 강성연이 절 모함하는 거예요!”“성연이가 널 모함했다고? 네가 성연이를 모함한 일은 왜 얘기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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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9화

“그 입 닥쳐!”강미현은 두 눈이 벌게서 말했다.“그때 네가 운이 좋지만 않았어도 넌 임현의 손에 끝장났을 거야...”강미현은 말하던 와중에 자신이 이성을 잃고 지껄인 말에 당황했다.주위 사람들은 헛숨을 들이켰다.강성연은 테이블 위에서 와인잔을 들어 살살 흔들더니 강미현의 앞에 서서 말했다.“그래. 내가 6년 전에 운이 좋지 않았더라면 너 때문에 인생이 끝장났겠지. 너 연은희씨 딸이라면서, 연씨 집안 딸이라는 신분이 갖고 싶은 거 아니었어? 우리 엄마도 원하지 않던 신분, 나도 갖고 싶지 않아. 그러니까 이 술은 돌아가신 우리 어머니를 대신해 너에게 주는 거야.”강성연은 입꼬리를 끌어 올리더니 강미현의 머리 위에 술을 부었다.와인이 강미현의 머리카락을 따라 얼굴과 옷 위로 흘러내렸다.강미현은 그 자리에 굳어 서 있었다. 다른 사람의 눈에 자신이 얼마나 비참하게 보일까 충분히 상상이 갔다.송아영은 뒤늦게 반응하면서 조롱했다.“강미현, 난 네가 이렇게 낯짝 두꺼운 줄은 몰랐다. 감히 성연이 엄마의 딸로 위장해?”“아니야. 난 그런 적 없어...”강미현은 도망치려 했다.“아니긴. 너희 엄마가 어떻게 강씨 집안에 발을 들이게 됐는지 잊은 거야? 너희 엄마가 널 임신했을 때 성연이 아빠랑 성연이 엄마는 이혼하지도 않았어. 내연녀의 딸이면서 기고만장한 건 둘째 치고 성연이를 모함하려고 애를 썼지. 그런데 이제는 성연이 신분까지 훔치려 해?”송아영의 말에 주위 목소리가 점점 더 커졌다.“세상에, 너무 무섭네.”“엄마가 내연녀였네. 그래도 자식인데, 엄마가 내연녀라서 부끄럽다는 건가? 친엄마인데 어떻게 저럴 수가 있는 거지?”“결국엔 연씨 집안 딸인 것처럼 거짓말한 거잖아. 낯짝도 두껍다.”“조금 전에 열정적으로 인사를 건넸는데, 내 표정 낭비했네.”곳곳에서 들리는 거북한 말에 강미현은 비틀거렸다. 그녀의 모든 환상이 산산이 조각났다.강성연은 술잔을 내려놓았다.“강미현, 기억해. 내가 원하지 않는 신분이라고 해도 넌 그걸 가질 자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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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화

누가 그 신분을 가져가도 상관없었지만 그 사람이 강미현이라면 강성연의 어머니를 모욕하는 것이 된다.팔 하나가 뒤에서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고 그녀를 품 안에 안았다.“하이힐을 신었는데 어떻게 그렇게 빨리 걷는 거야?”강성연은 넘어지는 것도 두렵지 않은 듯햇다.강성연에게서 아무런 반응도 없자 반지훈은 갑자기 공주님 안기를 시전했다.강성연은 살짝 당황하면서 그의 품에서 저항했다.“뭐 하는 거예요? 내려줘요!”반지훈은 그녀를 안고 차에 올랐다. 그는 여전히 그녀를 놓아주지 않았고 손가락으로 그녀의 턱을 쓸면서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게 했다.“아까 안에서 나 불렀던 대로 다시 한번 불러봐.”“내가 뭐라고 불렀는데요?”그의 눈빛이 어두워지자 강성연은 그제야 기억을 떠올렸다. 그녀는 그의 손을 밀어내며 말했다.“그냥 대충 부른 거예요.”“날 심심풀이 땅콩으로 삼은 거야?”“내가 어떻게 그러겠어요? 반지훈씨, 일단 놔봐요... 읍!”반지훈은 그녀의 뒷머리를 잡고 그녀의 입술을 막았다. 강성연은 순간 숨이 막히는 기분이 들었다. 촘촘한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고 몸이 경직됐다.그의 호흡은 점점 더 거칠어졌고 눈빛도 뜨거웠다.번쩍이는 불씨가 두 사람 사이에서 불타오르는 듯했다.저택으로 돌아온 뒤 반지훈은 강성연을 침대에 눕혔고 강렬하고 또 깊게 키스했다.위용 있는 남자가 그녀의 몸 위로 올라탔다.그의 품에 완전히 갇혀 버린 강성연은 그의 키스 때문에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 사람을 홀릴 정도로 매혹적인 촉촉한 눈동자에 안개가 드리워진 것으로 보였다.“읍... 잠깐만요...”강성연은 잠시 이성을 되찾았지만 반지훈은 이미 상의를 벗은 상태였다. 그의 건장하면서도 마른 몸은 완벽했고 근육도 아름답게 자리 잡혀 있었으며 단단한 식스팩이 뚜렷하게 보였다.평소에는 옷을 입고 있어 이렇게 몸매가 좋은지 몰랐다.강성연은 순간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성연아. 나 더는 못 참을 것 같아...”그의 낮고 거친 목소리가 귓가에 울려 퍼지면서 그녀를 유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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