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정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진정하려 했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 좋지 못한 모습을 보일 수는 없었다.“반지훈씨, 할 얘기 있으면 다음에 다시 해결...”반지훈은 그녀의 말허리를 잘랐다.“혹시 인정할 용기가 없는 건가요?”연희정은 술잔을 꼭 잡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뭘 망설이고 있는지 몰랐다. 분명 강성연을 봤을 때 마치 연은희를 본 듯한 느낌이 들었다.강성연은 연은희와 무척 닮아있었다.그녀는 알고 있어야 했다. 어떻게 의심하지 않을 수 있었을까?강미현에게서는 연은희의 그림자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강미현이 건넨 DNA 검사 결과를 봤을 때, 아무리 의심된다고 해도 어쩔 수 없이 인정해야 했다.강미현은 완전히 패닉에 빠졌다. 연희정이 망설이고 있자 그녀는 무언가 생각난 듯 갑자기 강성연의 앞에 서더니 눈물이 그렁그렁해서 강성연의 손을 잡고 말했다.“성연아, 내가 빠질게. 내가 너랑 반지훈씨 사이 인정할 테니까 나 대신 반지훈씨 좀 설득해줘. 괜히 분란 일으키지 말라고...”사람들의 눈과 귀를 막고 자신이 물러서는 듯 굴었다. 모든 사람이 강성연이 강미현에게서 반지훈을 빼앗았다고 생각하게 만들었고 화살을 강성연에게로 옮겼다.옆에서 그저 지켜만 볼 생각이던 강성연은 그 말에 눈빛이 어두워졌다.“오늘 참 재밌는 구경 많이 하네.”“다른 건 몰라도 다른 사람 사이에 끼어드는 건 아니지. 정말 저질스러워.”“솔직히 얘기해서 반지훈씨 옆에 있는 여자 여우처럼 생기지 않았어? 어쩌면 진짜 남의 남자를 빼앗은 걸지도 몰라.”송아영은 주위 사람들이 강성연을 의논하자 너무 화가 나서 강미현의 손을 밀쳤다.“진짜 헛소리 하나는 끝내주게 잘하네...”“아!”강미현은 뒷걸음질 치더니 일부러 바닥에 넘어졌다.바닥에 쓰러진 강미현은 유약하고 무력해 보여서 연민을 불러일으켰다.“강미현, 네가 그렇게 잘났으면 일부러 넘어져서 사람들 동정심 자극하는 짓은 하지 말아야지...”송아영이 앞으로 걸어가서 강미현을 일으키려는데 육예찬이
“아, 네가 사생아인 걸 인정한 거야?”“난...”강미현은 당황했다. 그녀는 긴장한 얼굴로 주변을 둘러보았다.역시나 사람들이 의논하기 시작했다.“진짜 사생아였어?”“그럼 송아영씨가 한 말이 사실이란 말이네?”강성연은 입꼬리를 끌어 올리며 말했다.“연은희씨는 강진의 진짜 아내야. 그런 그녀가 어떻게 너 같은 사생아를 낳겠어?”“그러네. 연은희씨인데 당연히 아내겠지, 남의 내연녀일 리가 없어.”“사생아의 신분 자체가 떳떳하지 못한데 그렇다면 당연히 진짜 부인이 낳은 건 아니겠지.”강미현은 주위의 시끄러운 의논 소리에 입술을 꾹 깨물었다.망할, 강성연 이 망할 년이 함정을 파놓다니!강미현은 연희정의 안색이 어두워지자 다급히 설명했다.“아니에요, 이모. 제 말을 믿어주세요. 강성연이 헛소리하는 거예요. 전...”“난 헛소리한 적 없어. 혈액형 보면 되겠네. 아빠는 B형이고 연은희씨는 O형이야. 그런데 넌 AB형이지. B형이랑 O형 사이에서 어떻게 AB형이 나올 수 있겠어?”강성연은 안색이 창백한 강미현을 보며 말했다.강미현은 고개를 저으며 이를 악물었다.“헛소리하지 마. 아니야... 난 B형이야!”“뭘 그리 조급해해? 피 뽑아서 검사해 보면 되잖아.”강성연은 팔짱을 끼며 말했다.“DNA 검사랑 마찬가지야. 지금 이 자리에서 네 머리카락 뽑아서 다시 한번 해볼까?”“안 해봐도 돼.”반지훈이 뒤에 선 경호원의 손에서 자료를 건네받았다.“여기 다 있으니까.”강미현은 반지훈이 손에 들고 있던 자료를 연희정에게 건네주자 몸을 날려 그 자료를 빼앗으려 했다. 그런데 육예찬이 그녀를 저지했다.연희정은 자료를 보았고 안색이 점점 더 흐려졌다.그녀는 갑자기 반지훈이 그날 했던 말을 떠올렸고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했다.종이 끝자락이 처참히 구겨졌다.“이모, 제 말 좀 믿어주세요. 전 정말 거짓말하지 않았어요... 강성연이... 강성연이 절 모함하는 거예요!”“성연이가 널 모함했다고? 네가 성연이를 모함한 일은 왜 얘기 안 해?”
“그 입 닥쳐!”강미현은 두 눈이 벌게서 말했다.“그때 네가 운이 좋지만 않았어도 넌 임현의 손에 끝장났을 거야...”강미현은 말하던 와중에 자신이 이성을 잃고 지껄인 말에 당황했다.주위 사람들은 헛숨을 들이켰다.강성연은 테이블 위에서 와인잔을 들어 살살 흔들더니 강미현의 앞에 서서 말했다.“그래. 내가 6년 전에 운이 좋지 않았더라면 너 때문에 인생이 끝장났겠지. 너 연은희씨 딸이라면서, 연씨 집안 딸이라는 신분이 갖고 싶은 거 아니었어? 우리 엄마도 원하지 않던 신분, 나도 갖고 싶지 않아. 그러니까 이 술은 돌아가신 우리 어머니를 대신해 너에게 주는 거야.”강성연은 입꼬리를 끌어 올리더니 강미현의 머리 위에 술을 부었다.와인이 강미현의 머리카락을 따라 얼굴과 옷 위로 흘러내렸다.강미현은 그 자리에 굳어 서 있었다. 다른 사람의 눈에 자신이 얼마나 비참하게 보일까 충분히 상상이 갔다.송아영은 뒤늦게 반응하면서 조롱했다.“강미현, 난 네가 이렇게 낯짝 두꺼운 줄은 몰랐다. 감히 성연이 엄마의 딸로 위장해?”“아니야. 난 그런 적 없어...”강미현은 도망치려 했다.“아니긴. 너희 엄마가 어떻게 강씨 집안에 발을 들이게 됐는지 잊은 거야? 너희 엄마가 널 임신했을 때 성연이 아빠랑 성연이 엄마는 이혼하지도 않았어. 내연녀의 딸이면서 기고만장한 건 둘째 치고 성연이를 모함하려고 애를 썼지. 그런데 이제는 성연이 신분까지 훔치려 해?”송아영의 말에 주위 목소리가 점점 더 커졌다.“세상에, 너무 무섭네.”“엄마가 내연녀였네. 그래도 자식인데, 엄마가 내연녀라서 부끄럽다는 건가? 친엄마인데 어떻게 저럴 수가 있는 거지?”“결국엔 연씨 집안 딸인 것처럼 거짓말한 거잖아. 낯짝도 두껍다.”“조금 전에 열정적으로 인사를 건넸는데, 내 표정 낭비했네.”곳곳에서 들리는 거북한 말에 강미현은 비틀거렸다. 그녀의 모든 환상이 산산이 조각났다.강성연은 술잔을 내려놓았다.“강미현, 기억해. 내가 원하지 않는 신분이라고 해도 넌 그걸 가질 자격이
누가 그 신분을 가져가도 상관없었지만 그 사람이 강미현이라면 강성연의 어머니를 모욕하는 것이 된다.팔 하나가 뒤에서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고 그녀를 품 안에 안았다.“하이힐을 신었는데 어떻게 그렇게 빨리 걷는 거야?”강성연은 넘어지는 것도 두렵지 않은 듯햇다.강성연에게서 아무런 반응도 없자 반지훈은 갑자기 공주님 안기를 시전했다.강성연은 살짝 당황하면서 그의 품에서 저항했다.“뭐 하는 거예요? 내려줘요!”반지훈은 그녀를 안고 차에 올랐다. 그는 여전히 그녀를 놓아주지 않았고 손가락으로 그녀의 턱을 쓸면서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게 했다.“아까 안에서 나 불렀던 대로 다시 한번 불러봐.”“내가 뭐라고 불렀는데요?”그의 눈빛이 어두워지자 강성연은 그제야 기억을 떠올렸다. 그녀는 그의 손을 밀어내며 말했다.“그냥 대충 부른 거예요.”“날 심심풀이 땅콩으로 삼은 거야?”“내가 어떻게 그러겠어요? 반지훈씨, 일단 놔봐요... 읍!”반지훈은 그녀의 뒷머리를 잡고 그녀의 입술을 막았다. 강성연은 순간 숨이 막히는 기분이 들었다. 촘촘한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고 몸이 경직됐다.그의 호흡은 점점 더 거칠어졌고 눈빛도 뜨거웠다.번쩍이는 불씨가 두 사람 사이에서 불타오르는 듯했다.저택으로 돌아온 뒤 반지훈은 강성연을 침대에 눕혔고 강렬하고 또 깊게 키스했다.위용 있는 남자가 그녀의 몸 위로 올라탔다.그의 품에 완전히 갇혀 버린 강성연은 그의 키스 때문에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 사람을 홀릴 정도로 매혹적인 촉촉한 눈동자에 안개가 드리워진 것으로 보였다.“읍... 잠깐만요...”강성연은 잠시 이성을 되찾았지만 반지훈은 이미 상의를 벗은 상태였다. 그의 건장하면서도 마른 몸은 완벽했고 근육도 아름답게 자리 잡혀 있었으며 단단한 식스팩이 뚜렷하게 보였다.평소에는 옷을 입고 있어 이렇게 몸매가 좋은지 몰랐다.강성연은 순간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성연아. 나 더는 못 참을 것 같아...”그의 낮고 거친 목소리가 귓가에 울려 퍼지면서 그녀를 유혹했다.
지훈은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는 얼굴을 굳혔다. “내가 갈게” 이런 물건을 그가 어떻게 다른 남자에게 사오라고 할 수 있겠나? 지훈이 차 열쇠를 들고 서둘러 문을 나서자 성연은 의아해했다. 지훈은 가장 가까운 편의점을 찾아갔다. 여성용품은 처음 사보는 건데, 그는 그녀가 어떤 것을 쓰는지를 몰라 아예 하나씩 전부 골랐다. 카운터 앞에 와서 계산을 하려 하자, 카운터에서 졸던 아주머니는 계산대 위에 여성용품이 수북이 쌓여 있는 걸 보고는 놀라 잠에서 깼다. 그녀는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지훈을 쳐다보았다. 이렇게 멀끔하고 잘생긴 젊은이가 이런 취미가 있다니? 의심의 눈초리를 받은 지훈은 주먹을 불끈 쥐고 입에 대고는 헛기침을 하였다. "아내 대신 사 가는 겁니다" "총각 결혼했구나, 아이고, 보기 좋네" 아주머니는 그제야 의심을 떨쳐버리고 여성용품을 담아 주었다. 다행히 한밤중이라 가게에 사람이 없었다. 지훈은 계산을 하고 급히 떠났다. 그가 여성용품 한 보따리를 들고 돌아오는걸 보고 성연은 턱이 땅에 떨어질 것 같았다. 지훈은 얼굴을 붉히며 손에 들고 있던 여성용품을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어떤 걸 쓰는지 몰라서 다 샀어" 성연은 입꼬리를 씰룩거리더니 봉투를 집어 들었다. "고마워요" 서둘러 욕실 문을 닫았다. 문 뒤에 기대어 있는 그녀는 난처해 죽을 지경이었다. 성연이 위층에서 내려오자 지훈은 꿀물을 상에 올려놨다. 그가 여성용품을 사러 달려가주고, 그녀를 위해 꿀물을 끓여주니 성연도 좀 미안했다. 그녀는 이 귀한 신분의 남자가 여성용품을 사러 갈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그녀는 식탁에 앉아 꿀물을 마시며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지훈 씨, 가끔 보면 지훈 씨는 꽤 괜찮은 사람 같아요” 지훈은 멈칫하더니 씩 웃었다. “그걸 이제 알았어?” 성연은 눈을 깔고 웃으며 말했다. “진지해질 때 좀 괜찮은 거 같아요” 지훈은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다 마시면 서재로 와.
지훈은 서류철에서 봉투 하나를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 “봐바” 봉투 안에 온통 사진뿐이었다. 성연은 사진을 한 장 한 장 보았고, 얼굴은 점점 어두워졌다. 사진은 20여 년 전에 찍은 것이지만, 짙은 화장을 하고 화려하게 차려입고는 남자들 사이에서 그들을 기쁘게 하고 있는 여자는, 분명 초란이었다. 남자 여러 명과 키스하고, 심지어 테이블 위에 서서 스트립 댄스를 추기도 하고, 무수한 남자들과 다정하게 찍은 사진도 많았다. 이런 초란의 방탕하고 요염한 모습은 성연에게는 볼 수 없는 느낌이었다. 비록 기억 속에 초란이 앞뒤가 다른 사람이긴 했어도, 사진 속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었다. 잠깐. 초란의 사생활이 이렇게 더러웠다면, 설마…. 성연의 표정을 본 지훈은 그녀가 무언가를 짐작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눈을 가늘게 떴다. "조폭 쪽 사람들이 초란을 매우 잘 알고 있더라고. 대략 열 중 아홉은 그녀의 고객이었어" 고객. 그것만 들어도 대충 알 수 있었다. 초란의 이전 직장은 밤무대였다. “그녀가 조폭 사람들과 친하다고요?” “그래, 그게 아니었으면 너를 납치할 사람을 찾지 못했을 거야” 성연은 서늘한 눈빛을 보였다. “그렇다면 초란은 당시 임신을 했으니 우리 아버지의 친자가 아닐 수도 있겠네요” 지훈은 입꼬리를 올렸다. “역시 똑똑하네. 확실히 초란의 자식은 아니야” 성연은 숨을 들이켰다. 초란이 지금까지 숨겼다니. “어쩌면 초란도 강미현의 친아버지가 누군지 몰랐을 테고, 네 아버지 강진은 봉 노릇을 한 것 겠지” “그때뿐 아니라 지금도 초란은 다른 남자를 빌려 아이를 임신하고는 네 아버지에게 아이를 데리고 가 친자라고 속이려 하고 있지” 성연은 가만히 있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확실히, 초란의 임신은 너무 타이밍이 좋았다. 그니까 사실 아직 임신도 안 했으면서 임신을 핑계로 이혼을 미루다가 다른 남자의 아이를 임신하고는 아이를 데리고 강 씨 집안에 올 것이다?
“미현아, 무슨 일…뭐?” 강미현이 신분 조작한 걸 들켰다고? 그녀는 어안이 벙벙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어, 다 잘 넘어간 거 아니었어?” “모두 강성연 그 천한 것 탓이에요. 그 년이 저를 폭로한 거예요, 엄마. 나는 그년이 너무 미워요, 그년이 죽도로 미워!” 딸이 감정적으로 불안해하자 초란은 이를 악물고 진정했다. “미현아, 너무 화내지 마. 엄마가 일 다 처리하면 널 찾아갈게” 통화가 끝난 후 초란은 손에 든 택배를 보며 분개했다. 빌어먹을, 도대체 누가 보낸 거야, 이 사진들…. 이 사진들은 모두 그녀가 일찍이 가졌던 수치다! 그리고 그녀의 과거를 아는 사람은 조폭 쪽 사람들뿐인데, 설마 두식이 실패해서 이걸로 그녀를 위협하려고 하는 건 아니겠지? 아니, 그녀는 절대 그가 원하는 대로 하지 않을 것이다. 그녀는 절대 강진이 알게 해서는 안 된다. Soul 주얼리 스튜디오. 성연은 메시지 하나를 받았다. 메시지의 내용은 마침 누군가 초란이 그 사진들을 받은 후, 역시나 조폭이 있는데로 갔다는 것이었다. 성연은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내가 조폭한테 당했는데, 그대로 돌려줘야지” 그녀는 먼저 초란에게 자업자득이 뭔지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 반크는 사무실로 들어와 말했다. “성연아, 육부인이 보자시는데” 성연은 멈칫하더니 눈을 내리깔았다. “가서 전해주세요, 저 여기 없다고” 그녀는 갑자기 생긴 이모에게 자신이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랐다. 엄마가 연가의 가족이라는 것을 알고도 그녀는 그 신분을 인정받으려 하지 않았다. 그녀의 어머니가 어떤 신분이든 간에, 그것은 모두 과거의 일이다. 반크는 고개를 돌려 연희정에게 말했다. 연희정은 그녀가 보기 싫어한다는 걸 알면서도 아무 말 하지 않고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그럼 제가 날짜를 조정하겠습니다” 반크는 고개를 끄덕이고 그녀를 배웅했다. ** 위너 주얼리. 병원에서 전화를 받은 강진은 무슨 말을 듣고는 다급해했다."아이는
“이혼” "뭐......뭐요?" 초란은 멍하니 그를 쳐다보았다. 강진은 의사의 손을 뿌리치고 그녀를 노려보았다. "너 같은 거짓말뿐인 여자는 더 이상 내 아내가 될 자격도 없고, 우리 강씨 집에 들어올 자격도 없어" 강진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병실을 나섰다. “여보, 여보!” 초란은 침대에서 뛰어내렸지만 다리에 힘이 풀리는 바람에 곧 바닥에 넘어졌다. 그녀가 아무리 울부짖어도 강진을 다시 돌아오게 하지 못했다. 그녀는 땅바닥에 앉아 통곡하기 시작했다. 의사는 상황을 보고 그녀의 처지를 다소 동정하였다. "부인, 일단 일어나세요" 의사는 그녀를 침대에 앉혔다. 초란은 갑자기 그의 팔을 잡았다. "선생님, 제가 도대체 어떻게 병원에 실려 온 거예요?" “누군가가 혼수상태에 빠졌다고 해서 병원으로 이송됐는데, 그 사람은 떠나면서 남편분에게 알려주라고 했어요” 초란은 몸을 떨며 무언가를 어렴풋이 알아차렸다. 이건 누군가가 그녀를 엿 먹인 것이다! 의사가 떠나고 초란은 화가 나서 책상 위의 물건을 바닥에 내려쳤다. 마치 보이지 않는 거미줄이 그녀를 감싼 듯, 그녀는 덫에 걸려 숨을 쉴 수가 없었다. 병실 문이 다시 열렸다. 성연은 희승을 데리고 들어섰다. “초란, 병원 밥은 입맛에 맞으세요?” 초란의 어두운 얼굴은 점점 더 악랄해졌다. “너냐?” 역시 이 천한 것의 짓이다! 성연은 미소를 지으며 여유롭게 말했다: "이런게 업보 아니겠어요. 제가 당한 일 그대로 돌려 드린거 아니겠어요?" 초란은 화가 나서 일어나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천한 년, 죽여버릴 거야!" 희승은 그녀를 땅에 제압했다. 분명 그는 대표와 약속했다. 절대 그의 아내가 다치는 일은 없도록 할 것이다. 초란은 땅에 무릎을 꿇게 되고는 몹시 분개했다. "강성연, 감히 나한테 이러다니, 너네 아빠한테 말할까 봐 두렵지도 않니?" 성연은 천천히 무릎을 굽혀 그녀를 바라보았다. "하하하, 강성연, 너도 떳떳한 사람은 아니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