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01화

지훈은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는 얼굴을 굳혔다. “내가 갈게”

  이런 물건을 그가 어떻게 다른 남자에게 사오라고 할 수 있겠나?

  지훈이 차 열쇠를 들고 서둘러 문을 나서자 성연은 의아해했다.

  지훈은 가장 가까운 편의점을 찾아갔다. 여성용품은 처음 사보는 건데, 그는 그녀가 어떤 것을 쓰는지를 몰라 아예 하나씩 전부 골랐다.

  카운터 앞에 와서 계산을 하려 하자, 카운터에서 졸던 아주머니는 계산대 위에 여성용품이 수북이 쌓여 있는 걸 보고는 놀라 잠에서 깼다.

  그녀는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지훈을 쳐다보았다.

  이렇게 멀끔하고 잘생긴 젊은이가 이런 취미가 있다니?

  의심의 눈초리를 받은 지훈은 주먹을 불끈 쥐고 입에 대고는 헛기침을 하였다. "아내 대신 사 가는 겁니다"

  "총각 결혼했구나, 아이고, 보기 좋네" 아주머니는 그제야 의심을 떨쳐버리고 여성용품을 담아 주었다.

  다행히 한밤중이라 가게에 사람이 없었다. 지훈은 계산을 하고 급히 떠났다.

  그가 여성용품 한 보따리를 들고 돌아오는걸 보고 성연은 턱이 땅에 떨어질 것 같았다.

  지훈은 얼굴을 붉히며 손에 들고 있던 여성용품을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어떤 걸 쓰는지 몰라서 다 샀어"

  성연은 입꼬리를 씰룩거리더니 봉투를 집어 들었다. "고마워요"

  서둘러 욕실 문을 닫았다.

  문 뒤에 기대어 있는 그녀는 난처해 죽을 지경이었다.

  성연이 위층에서 내려오자 지훈은 꿀물을 상에 올려놨다.

  그가 여성용품을 사러 달려가주고, 그녀를 위해 꿀물을 끓여주니 성연도 좀 미안했다.

  그녀는 이 귀한 신분의 남자가 여성용품을 사러 갈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그녀는 식탁에 앉아 꿀물을 마시며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지훈 씨, 가끔 보면 지훈 씨는 꽤 괜찮은 사람 같아요”

  지훈은 멈칫하더니 씩 웃었다. “그걸 이제 알았어?”

  성연은 눈을 깔고 웃으며 말했다. “진지해질 때 좀 괜찮은 거 같아요”

  지훈은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다 마시면 서재로 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