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현아, 무슨 일…뭐?” 강미현이 신분 조작한 걸 들켰다고? 그녀는 어안이 벙벙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어, 다 잘 넘어간 거 아니었어?” “모두 강성연 그 천한 것 탓이에요. 그 년이 저를 폭로한 거예요, 엄마. 나는 그년이 너무 미워요, 그년이 죽도로 미워!” 딸이 감정적으로 불안해하자 초란은 이를 악물고 진정했다. “미현아, 너무 화내지 마. 엄마가 일 다 처리하면 널 찾아갈게” 통화가 끝난 후 초란은 손에 든 택배를 보며 분개했다. 빌어먹을, 도대체 누가 보낸 거야, 이 사진들…. 이 사진들은 모두 그녀가 일찍이 가졌던 수치다! 그리고 그녀의 과거를 아는 사람은 조폭 쪽 사람들뿐인데, 설마 두식이 실패해서 이걸로 그녀를 위협하려고 하는 건 아니겠지? 아니, 그녀는 절대 그가 원하는 대로 하지 않을 것이다. 그녀는 절대 강진이 알게 해서는 안 된다. Soul 주얼리 스튜디오. 성연은 메시지 하나를 받았다. 메시지의 내용은 마침 누군가 초란이 그 사진들을 받은 후, 역시나 조폭이 있는데로 갔다는 것이었다. 성연은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내가 조폭한테 당했는데, 그대로 돌려줘야지” 그녀는 먼저 초란에게 자업자득이 뭔지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 반크는 사무실로 들어와 말했다. “성연아, 육부인이 보자시는데” 성연은 멈칫하더니 눈을 내리깔았다. “가서 전해주세요, 저 여기 없다고” 그녀는 갑자기 생긴 이모에게 자신이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랐다. 엄마가 연가의 가족이라는 것을 알고도 그녀는 그 신분을 인정받으려 하지 않았다. 그녀의 어머니가 어떤 신분이든 간에, 그것은 모두 과거의 일이다. 반크는 고개를 돌려 연희정에게 말했다. 연희정은 그녀가 보기 싫어한다는 걸 알면서도 아무 말 하지 않고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그럼 제가 날짜를 조정하겠습니다” 반크는 고개를 끄덕이고 그녀를 배웅했다. ** 위너 주얼리. 병원에서 전화를 받은 강진은 무슨 말을 듣고는 다급해했다."아이는
“이혼” "뭐......뭐요?" 초란은 멍하니 그를 쳐다보았다. 강진은 의사의 손을 뿌리치고 그녀를 노려보았다. "너 같은 거짓말뿐인 여자는 더 이상 내 아내가 될 자격도 없고, 우리 강씨 집에 들어올 자격도 없어" 강진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병실을 나섰다. “여보, 여보!” 초란은 침대에서 뛰어내렸지만 다리에 힘이 풀리는 바람에 곧 바닥에 넘어졌다. 그녀가 아무리 울부짖어도 강진을 다시 돌아오게 하지 못했다. 그녀는 땅바닥에 앉아 통곡하기 시작했다. 의사는 상황을 보고 그녀의 처지를 다소 동정하였다. "부인, 일단 일어나세요" 의사는 그녀를 침대에 앉혔다. 초란은 갑자기 그의 팔을 잡았다. "선생님, 제가 도대체 어떻게 병원에 실려 온 거예요?" “누군가가 혼수상태에 빠졌다고 해서 병원으로 이송됐는데, 그 사람은 떠나면서 남편분에게 알려주라고 했어요” 초란은 몸을 떨며 무언가를 어렴풋이 알아차렸다. 이건 누군가가 그녀를 엿 먹인 것이다! 의사가 떠나고 초란은 화가 나서 책상 위의 물건을 바닥에 내려쳤다. 마치 보이지 않는 거미줄이 그녀를 감싼 듯, 그녀는 덫에 걸려 숨을 쉴 수가 없었다. 병실 문이 다시 열렸다. 성연은 희승을 데리고 들어섰다. “초란, 병원 밥은 입맛에 맞으세요?” 초란의 어두운 얼굴은 점점 더 악랄해졌다. “너냐?” 역시 이 천한 것의 짓이다! 성연은 미소를 지으며 여유롭게 말했다: "이런게 업보 아니겠어요. 제가 당한 일 그대로 돌려 드린거 아니겠어요?" 초란은 화가 나서 일어나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천한 년, 죽여버릴 거야!" 희승은 그녀를 땅에 제압했다. 분명 그는 대표와 약속했다. 절대 그의 아내가 다치는 일은 없도록 할 것이다. 초란은 땅에 무릎을 꿇게 되고는 몹시 분개했다. "강성연, 감히 나한테 이러다니, 너네 아빠한테 말할까 봐 두렵지도 않니?" 성연은 천천히 무릎을 굽혀 그녀를 바라보았다. "하하하, 강성연, 너도 떳떳한 사람은 아니잖아
그녀는 이전의 생활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강씨 집을 떠나면 그녀는 아무것도 없다. 강성연이라는 천한 것만 진정시키고, 그녀가 자신을 용서하기만 한다면, 언젠가는 반드시 이 천한 것을 사라지게 할 것이다. "허, 부탁해도 소용없어요. 뭘 하셔도 소용없어요" 성연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때 당신들이 나를 강씨 집안에서 내쫓았죠. 이제 떠나야 할 것은 당신들입니다" 성연은 초란을 다시 보기 싫어 병실을 떠났고, 희승은 초란을 놓아주고 그녀를 따라갔다. 초란은 그 자리에 뻣뻣하게 굳었고 얼굴은 점점 어두워졌다. ** 희승은 TG 행정실로 돌아와 병원 일을 그대로 보고했다. 대표가 그에게 강성연의 동생 역할을 하라고 시켰는데, 그가 어떻게 할 수 있겠나? 대표는 턱을 한 손으로 짚은 채 서류를 내려놓으며 큰 소리로 말했다. "그녀가 잘하는 것 같으니 상을 줘야지" 희승은 입을 삐죽거렸다. 자신도 잘했는데, 왜 상을 안줄까? 지훈 소울 스튜디오를 찾았고 직원들은 그가 누구를 찾아왔는지 알고는 태연해했다. 강예림은 손목을 돌리며 창고에서 나오다가 지훈을 보고는 애처롭게 달라붙었다. "사촌 형부…” 이 소리에 지훈은 미간을 찌푸리고 눈을 감았다. “형부, 저번엔 제가 잘못했어요. 제가 성연 언니라고 그렇게 말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그거, 저 진짜 성연 언니한테서 뭘 뺏으려고 그런 거 아니에요. 저한테 화난 거 아니죠?” 지훈은 그녀가 좀 시끄럽다고 느꼈다. 강씨 집안 사람들은 성연 말고는 정상적인 사람이 하나도 없나? 그가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발걸음을 떼 떠나려 하자 예림은 입술을 깨물며 한 발짝 앞으로 나가 그의 품에 안기려 했다. 지훈은 재빨리 그녀의 어깨를 움켜쥐었다. 눈빛은 매우 차가웠다. 비록 그의 품에 안기지는 못했지만, 예림은 그가 자신을 부축해주는 것을 보고는 흐뭇해 했다. 성연이 자료를 들고 사무실을 빠져나오자, 지훈은 그녀를 뿌리쳤고, 예림은 갑자기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모
마치 억지로 하는 듯 했다. 전에는 신경도 안 썼고, 어차피 오래 못 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렇게 뻔뻔하게 생떼를 쓰니, 오늘 마침 그녀를 떠나게 할 핑계가 생겼다. 예림은 성연이 자신을 내쫓을 결심을 굳힌 걸 보고는 지훈을 바라보았다. "사촌 형부, 성연 언니가…" "여기 일은 그가 상관할 바가 아니니, 네가 누구를 불러도 소용없어" 성연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감히 이렇게 당당하게 대표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는 사람은 그녀 말고는 아무도 없다. 지훈은 웃었다. "맞아, 여긴 내가 상관할 바가 아니니 성연의 말대로 해" 관중들은 뭐를 보고 애처가라고 하는지 이제 깨달았다. 예림은 입술을 깨물고 억울한 눈으로 돌아섰다. 성연은 돌아서서 프런트 직원에게 자료를 건네고 뒤돌아 사무실로 들어갔다. 지훈은 그녀의 뒤를 따랐고, 앞에 있던 여자는 갑자기 몸을 돌려 문 뒤에 손을 얹고, 그 건장한 남자를 팔 안에 감쌌다. 성연은 고개를 들어 잘생긴 얼굴을 바라보며 이를 악물었다. “지훈 씨, 매번 저를 불안하게 하지 마세요!” 살며시 오므린 얇은 입술을 움직여 입꼬리를 살짝 치켜든 지훈은 손을 뻗어 그녀의 허리를 감싸안으며 그녀를 품에 안았다. "불안해?" 성연은 호통을 쳤다. "열 여자 중 아홉은 모두 지훈 씨를 좋아하는데, 이렇게 이쁜 여자들을 버리고 왜 저 한 사람만 바라봐요?" 그는 전혀 찾을 필요도 없고, 함께 하고 싶어하는 여자들이 있는데, 왜 자신을 가만 두지 않는걸까? 지훈은 눈을 가늘게 뜨고 한참 동안 그녀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 열 명의 여자 중 난 오직 당신만을 원해” 성연은 몸을 빼려다 그에게 다시 안겼다. 그는 웃음을 지었다 "너가 그 여자들이 나한테 다가오는 걸 보고 싶지 않으면, 앞으로 나한테 못 오게 하면 돼" "누가 보고 싶지 않다 했어요, 내가 당신 때문이 아니고…!" 성연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는 약간 굳은살이 박힌 손가락으로 그녀의 입가를 쓰다듬고, 그녀의 턱을 가볍게
“말도 안 되는 소리, 내 아들이 무슨 욕을 해. 내 아들 때려 놓고도 그런 말 할 낯짝이 있니?” 그 여자는 선생님에게 말했다. “당신네 교장 어딨어요, 교장 불러서 잘잘못 따지려고 보자고요. 저희 이씨 집안이 만만하다고 생각하시나보죠?” 선생님도 이 상황을 보고 어쩔 수 없이 해신을 바라보며 말했다."해신아, 아무리 그래도 친구를 때리는 거는 옳지 않아. 친구에게 사과해야 해” “왜 제가 먼저 사과해야 해요? 잡종이라고 욕하고 아빠 없다고 한거 먼저 저한테 사과해야 하는 거 아니예요?” 해신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아영은 이를 듣고 깊은 한숨을 쉬었다. "그쪽 아드님도 참 버릇없네요. 어떤 아이가 잡종이니 아빠가 없다느니 욕합니까?" 휴, 그녀가 와서 다행이다.만약 성연이 왔다면, 손바닥으로 후려갈기지 않았을까? 게다가 지훈까지 오면 그들 모자는 정말 끝장났을 것이다. “당신… 뭔 헛소리야. 내 아들이 그런 말을 하다니, 못 믿겠으니 내 아들한테 직접 물어봐!” 남자아이는 차마 아영은 쳐다보지 못한 채 이를 악물고는 부인했다. “저, 저는 그런 욕 안 했어요” “봐요, 제 아들은 욕 안 했다고요. 어쨌든 당신네 아들이 우리 아들을 때렸잖아요. 난 다른 건 모르겠고, 당신이 당신 아들 보고 우리 아들한테 사과하라 하지 않으면, 오늘 이 일 영영 안 끝나요!” “그래요” 아영이 허리를 구부렸다. “그럼 그냥 끝까지 가보죠” “당신…” 그 여자는 화가나서 말을 잇지 못하다가 선생님에게 말했다. “이게 무슨 부모입니까, 엄마라는 사람이 하는 짓 좀 보세요. 우리 아들이 맞았는데도 뻔뻔하게 사과를 안 하다니, 이렇게 품행이 나쁜 학생은 퇴학당해야 합니다!” 아영은 해신이 이유 없이 사람을 때리지 않았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비록 친모는 아니었지만, 그녀가 아들처럼 돌봐주는 아이인데, 괴롭힘을 당하는 걸 보고도 참고 있을 수 있겠나? "당신 아들이 욕 안 했다고 하면 안 한 거겠죠. 근데 왜 반대로 그 쪽은 우리
예찬은 그녀를 잠시 제쳐 두었다. “아직도 창피한 줄 모르세요?” 여자는 그가 나타난 것을 보고는 오만한 기세가 한순간에 누그러트렸다. “예찬씨 드디어오셨네요, 저 대신 어떻게 좀 해주세요. 이 아이가 우리 아들 때린 건 말할 것도 없고, 나를 심하게 때리고 있어요!” “이 여사님, 아드님이 먼저 욕을 했으니 사과부터 하셔야죠” 이씨 부인은 어리둥절해 했다. “내 아들...내 아들이 무슨 욕을 해요. 맞은 건 제 아들이예요. 게다가 지금도 이 여자가 먼저 절 때렸어요” “아드님과 이 아이의 일을 확실히 알고 싶으시다면, 사무실 CCTV에 가서 확인해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여사님과 이 여성분의 일은…” 예찬은 옷매무새를 가다듬는 아영을 곁눈질로 보았다. 아영은 그의 시선을 눈치채고 순간 욱하고 웃으며 말했다. "뭐가요, 또 제 잘못이라고 말하려는 거죠? 이 여사님이 우리 조카가 어머니 없이 자랐다고 욕하고, 말로 우리 조카 죽이려 달려드는데, 내가 때린 게 잘못됐어요?" 이렇게 말하며 그녀는 허리를 굽혀 이 부인을 바라보았다. "내가 똑똑히 말하는데, 당신이 먼저 당신 행동에 대해 사과하는 것이 좋을 거야. 이 아이의 엄마, 아빠, 이씨 집안 사람 20명 데려와도 건드릴 수 없는 사람들이 거든!" 이 여사는 잠시 멈칫하였다. 육예찬 앞에서 감히 이런 말을 내뱉을 수 있는가? 그녀는 오히려 그들 두 사람이 얼마나 능력이 있는지 보려고 했다. “그런 말을 너 따위가 감히, 너…” “이 여사님” 예찬의 목소리가 담담하게 울려 퍼졌다. ”이 분 뒤에 있는 송가를 상대로 하시면 아마 어려우실 겁니다” 이씨 부인의 표정이 점점 굳어졌다. 송…송가? 아영은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우리 송가는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저 그런 수준이지. 해신이네 집안 정도는 돼야 대단하다 할 수 있죠. 이 여사님, 이 아이 퇴학시키려고 하시는 거, 낫 놓고 기억자도 모르는 거예요. 헛수고하시는 거라고요” “이모, 책 안 읽었어요? 낫 놓
아영은 비록 165센티이지만, 옷차림은 확실히 소녀스럽다. 190센티의 육예찬 앞에서는 좀 작다. 그러나 그녀의 가슴을 보고 평평하다 하는 것은 너무하다! 공격성은 약하지만, 모욕성이 매우 강하다! 해신이 피식 웃었다. “강해신, 너 너무해. 너 이런 사람이랑 이모 괴롭히고, 믿거나 말거나 엄마한테 가서 다 말할거야!” 해신은 얼른 그녀 앞으로 달려가 안아주며 애교를 부렸다. "아영 이모, 내가 잘못했어. 엄마한테 말하지 마~" 해신이 자기 앞에서 어리광을 부리자 아영은 또 한 번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해신은 스마트워치에서 걸려오는 전화를 보고 표정이 굳어졌다. “맙소사, 엄마가 데리러 왔어요!” 아영이 해신을 데리고 학원을 나서자, 과연 눈부신 롤스로이스 한 대가 입구 앞에 멈추어 서 있었다."엄마~" 해신은 차에서 내리는 성연을 보고 달려들어 안겼다. 성연은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왜 이렇게 늦게 나왔어…” 그러다가 고개를 들어 걸어오는 아영을 보고는 다시 해신을 쳐다보았다. “너 무슨 일 있었어?” “아니에요, 제가 일이 있겠어요. 제가 새우 튀김이 먹고 싶어서 아영 이모한테 갖다 달라고 했어요!” "맞아, 맞아, 해신이가 말을 잘 들어서 새우 튀김 배달해 주러 왔어" 아영이 변명을 짜냈다. 성연은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왜 이렇게 믿음이 안 가는지 모르겠다. “아빠, 아빠, 아빠도 오셨네요~” 해신은 재빨리 말을 돌려 곧바로 차에 올랐다. 성연은 고개를 돌려 아영을 바라보았다. “우리가 태워다 줄까?” “됐어, 나도 운전해서 왔어. 게다가 내가 너희 세 식구 사이에 끼기도 그렇고" 그녀는 불청객이 되기 싫었다. 성연이 손을 저었다. “그럼 됐어. 우리 먼저 갈게” 아영은 눈을 깜박이며 손을 들어 흔들었다. “잘가~” 차가 떠난 후에야 아영은 비로소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 세 꼬맹이들도 마찬가지다. 사고를 치면 자기만 찾을 줄만 알지. 만약 성연이 알게 된다면, 한바탕 난리가 나지 않
"뭐 하는 거냐?" 강노인은 영문도 모른 채 젓가락을 던지며 짜증을 내는 것을 보고 마음이 편치 않았다. "대표가 성연이랑 무슨 관계인지 다 아시잖아요. 제가 무슨 생각을 갖고 계신지 모른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성연이 찾아가실 거면 고향으로 돌아가세요" 강진은 이미 오래 참았다. 자신의 친어머니라는 이유만으로 그는 충분히 참았다. "뭐, 감히 네 엄마를 협박해?" "어머니도 제가 어머니 아들이라는 것을 알고 계시죠” 강진은 깊은 한숨을 쉬었다. “성연이는 손녀인데 신경도 안 쓰시면서 손자만 그렇게 중시하세요? 어머니가 손자에 목매지 않았더라면, 저는 진작 초란과 이혼했을 거고, 그 여자가 가짜 임신을 해서 저를 속일 필요도 없었을 겁니다” “가…가짜 임신?” 강노인은 그 자리에서 굳었다. 하루 종일 초란이 돌아오지 않길래 산부인에 가서 진찰같은 걸 받는 줄 알았는데, 가짜 임신이라니? “흥, 손자가 없다하니 이젠 만족하시죠?" 강진이 밥그릇을 놓았다. 저녁도 먹기 싫어졌다. 일어나 위층으로 올라가 방으로 들아갔다. 강노인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화를 냈다. "초란 이것이, 감히 위장 임신을 해서 나를 속이려 해?" "할머니, 그럼 전 어떡해요?" "됐다, 강성연 그 천한 계집애가 잔머리가 많구나. 대표를 대하는 네 모습을 보고 눈치를 못 챌 것 같으냐?" 강노인은 성연이 절대 대표의 바짓가랑이를 놓지 않을 거라는 걸 알았으니, 다른 방법을 생각해야 할 것 같다. 문득 뭔가 생각이 난 그녀는 얼른 휴대전화를 꺼내 자신의 또다른 며느리에게 전화를 걸었다. 초란 이 못된 것이 감히 그녀를 속이다니. 그녀에게 기대할 수 없다면 또다른 며느리에게 기대해 보자! 다음 날, 점심. 성연은 손님에게 주문 제작한 보석, 에메랄드 세팅으로 만든 태슬 펜던트를 직접 착용 시켜 주었다. “허 여사님, 만족 하시나요?” “아이고, 너무 마음에 드네요. 이 태슬 펜던트는 모임에서 누가 낀걸 본 적도 없는데. 특별
”유이야.”조민과 소찬이 술잔을 들고 다가왔다.“오늘 너무 예쁘다!”강유이가 웃으며 말했다.“고마워요.”조민이 술잔을 들며 말했다.“이건 나와 소찬 씨가 축하의 의미로 권하는 거야. 너와 한태군이 오랫동안 행복하게 잘 살기를 바래.”강유이가 그녀의 잔에 자신의 잔을 부딪혔다.“저도 선배와 소찬 씨의 앞날에 행복할 일만 가득하길 바랄게요.”곧이어 남우와 반재언이 다가왔다. 두 사람의 뒤에는 진예은과 반재신 그리고 강성연과 반지훈까지 있었다.강성연이 유이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말했다.“오늘 우리 유이 너무 잘했어!”그녀가 미소 지었다.“진짜요?”반지훈이 말했다.“우리 딸 정말 눈이 부시게 아름다웠어. 넌 우리의 자랑이야.”강유이가 한 떨기 꽃처럼 어여쁘게 미소를 지었다.한태군이 그들 쪽으로 다가와 감사 인사를 전했다.“아버님, 어머니, 두 분께서 유이를 제가 주신 것에 감사드리는 마음으로 이 잔 올리겠습니다.”반지훈이 콧방귀를 뀌었다.“네놈 운 좋은 줄 알아!”그가 술잔을 들고 한태군이 내민 잔에 부딪혔다.“앞으로 내 딸한테 정말 잘해줘야 해.”한태군이 강유이를 바라보았다.“걱정 마세요. 제 생에 여자는 오직 유이 한 사람뿐입니다.”강성연도 미소 지었다.여준우와 진예은의 아버지도 인사를 건네러 다가왔다. 그들과 함께 정연 여왕과 한희운도 다가왔다. 여준우가 말했다.“아직 의식 하나 남았지?”강유이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남은 의식이 또 있어요?”그가 말했다.“베란다에서 하는 세기말 키스가 남았잖니. 너희 아직 그거 못했어.”한희운이 웃으며 말했다.“여준우 경, 어째 가족들보다 경이 더 조급해 하는 것 같습니다.”여준우가 들뜬 표정으로 말했다.“전설 속의 세기말 키스. 우리 모두 한 번도 본 적이 없지 않습니까! 그 장면을 오늘에서야 보게 되었군요.”그의 말에 다른 사람들도 웃음을 터뜨렸다.남우가 의문스러운 듯이 물었다.“세기말 키스가 뭐야?”반재언이 그녀에게 설명해 주었다.“오래전 첫 번째
웨딩카가 지나가야 했기에 궁에서부터 대성당까지 가는 길에 기타 차량은 통행을 금지 시켰다.강유이가 창밖을 바라보았는데 길에는 혼란스러울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었다. 그들 모두가 이 성대하고 엄청난 장면을 구경하러 몰려든 것이였다.그녀의 곁에 앉아있는 한태군은 네이비 더블 버튼 군복을 입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너무나도 늠름해 보였다. 어깨에는 성 패트릭 훈장과 로열 빅토리아 훈장 등 여러 훈장이 달려있었다.그가 강유이의 손을 잡더니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손에서 땀이 나는데?”강유이가 그를 돌아보더니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나 긴장돼.”그가 그녀의 손을 잡아당기더니 손등에 입을 맞추었다.“내가 있잖아. 긴장할 것 없어. 마음을 편하게 가져.”강유이의 시선이 그가 입은 제복으로 향했다.“이 옷 오빠한테 너무 잘 어울린다!”한태군이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내 신부도 오늘 너무 아름다워.”성당에 도착하자 한태군은 강유이와 떨어지게 되었다. 그는 아버지 한희운과 함께 여준우, 진예은의 아버지 등 황실 성원들 그리고 내각 대신들까지 함께 성당 서쪽 문으로 걸어갔다. 문 앞에 있는 광장에는 이미 수천 명의 초대 관객들이 몰려있었는데 그 장면이 너무나도 웅장했다.여준우가 웃으며 말했다.“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고, 결혼식도 전부 라이브로 방송되겠는데 유이 그 계집애 아마 지금쯤 우리보다 더 긴장하고 있겠죠?”진예은의 아버지가 그를 바라보았다.“하하. 내 눈에는 네가 더 긴장한 것 같은데?”그가 웃으며 말했다.“황실 결혼식은 처음이라서요.”열한 시 반이 되자 정연 여왕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녀는 신랑 한태군 일행이 도착할 때까지 대표로 성당에서 각 귀빈들과 인사를 나눴다.남우가 반재언 곁으로 다가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저분이 바로 여왕 폐하셔? 엄청 예쁘시다. 나 실제로 처음 봐.”반재언이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나도 처음 뵙는 거야.”“뭐?”남우가 깜짝 놀랐다.“그전에 한 번도 만난 적 없어?”“재신이
”참 형수님은?”소찬이 묻자 반재언이 대답했다.“지금 아버님 모시고 돌아다니고 있어. 나도 이제 가야겠네. 두 사람 편히 쉬고 있어요.”반재언이 자리에서 일어나 자리를 떠났다.소찬이 혀를 차며 고개를 저었다.“와이프가 생기더니 변했어!”“하하. 당신은 뭐 재언 씨와 다른 것처럼 말하네요.”조민도 자리에서 일어났다.소찬도 얼른 잔을 놓고 그녀의 뒤를 따랐다.“잠깐만요. 왜 나 버리고 혼자 가요! 같이 가요.”강성연과 지윤이 룸에서 나와 걸어가다 마침 복도에서 반지훈과 희승과 마주쳤다. 희승이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오랜만이에요, 사모님.”강성연이 반지훈 앞에 멈춰 서자 반지훈이 그녀의 손을 잡아끌었다.“오랜만에 만났는데 얘기는 잘 했어?”“그럼요. 근데 당신 오후에 아버님과 여씨 가문에 간다고 하지 않았나요?”반지훈이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당신 기다리고 있었지. 가서 밥 먹자.”희승이 지윤의 곁에 나란히 서며 그들을 바라보았다.“회장님 사모님, 그럼 저희들은 먼저 아버님한테 가볼게요.”반지훈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강성연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그녀와 나란히 복도를 걸어갔다. 포근한 햇살이 통유리로 된 창문으로 들어와 바닥에 그림자를 만들어냈다. 두 사람의 그림자가 한데 꼭 붙어 좀처럼 떨어질 줄 모르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이틀 후, 드디어 모든 사람들이 기대했던 세기말 황실 결혼식 날이 다가왔다. 식은 아홉 시에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아침 일곱 시부터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궁에 도착해 있었다. 강유이는 커다란 메이크업 룸을 혼자 썼다. 네다섯 명의 탑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그녀를 위해 화장을 해주고 머리를 만져주었다.여덟 시가 되어서야 강유이는 드레스를 입을 수 있었다. 순백의 새하얀 드레스는 과한 보석과 레이스가 아닌 천연 실크 소재로 우아함을 극대화했다. 오프숄더 형 넥 라인으로 간단하지만 파격적인 미를 추가했고 소매는 칠부 정도 되었다.면사포 길이만 16피트 정도 되었는데 변두리가 레이스로 수놓아져 있었다.
그녀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럼 나 결혼식 당일에 이 티아라 쓸래. 그러면 엄마의 디자인을 홍보해 줄 수도 있잖아.”한태군이 등 뒤에서 그녀를 껴안았다.“네가 원하는 대로 다 해도 돼.”…반씨 가문 사람들은 결혼식 이틀 전에 영국에 도착했다. 그들은 한태군이 안배한 호텔에 머물게 되었다. 황실에서는 호텔을 통으로 빌려 결혼식 때문에 일부러 해외에서 온 귀빈들을 위한 장소로 마련했다.구씨 집안사람들과 육씨 집안사람들도 왔고, 남강훈도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연예계에서 강유이와 친분을 유지했던 윤수아, 우영, 주계진, 임석진도 초대되었다. 조민과 소찬은 당연히 초청자 명단에 속해 있었다.강성연이 레스토랑에 들어서자 웨이터가 그녀를 룸으로 안내했다. 룸 안에 앉아있는 남자를 발견한 그녀가 활짝 웃으며 다가갔다.“삼촌.”헨리가 천천히 몸을 돌렸다. 못 본 지 몇 년이나 되었지만 그는 아직도 예전 모습 그대로였다. 다만 예전보다 살이 많이 빠진 것 같았다.강성연이 다가가 그와 포옹했다.“오셨어요.”헨리가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예전에 내가 네 결혼식도 참석 못 하고, 또 네 두 아들의 결혼식도 참석 못 했었잖니. 아쉬웠는데 이번에는 마침 영국에 출장 올 일이 있어서 이렇게 너를 만나러 왔단다.”그녀가 시선을 내려뜨리며 말했다.“와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 몸은 좀 어떠세요?”그가 미소 지었다.“많이 괜찮아졌다. 지윤이와 희승이가 돌봐주고 있어서 조금 더 버틸 수 있을 것 같아.”그때 지윤이 문을 열고 룸으로 들어왔다.강성연이 고개를 돌려 지윤을 확인했다. 처음에는 놀라던 그녀가 다음 순간 눈물을 글썽였다.“두 사람도 와줬네요.”지윤이 그녀한테 다가갔다.“유이가 영국에서 결혼식을 올린다는 소식을 듣고 저와 희승 씨도 아버지 따라왔어요. 희승 씨는 지금 반 회장님과 같이 있어요.”헨리가 경호원에게 선물을 갖고 오라고 지시한 후 강성연에게 선물을 건넸다.“리비어가 올 수 없어서 참 안타까워했단다. 이건 걔가 너
한태군의 말에 나머지 사람들도 함께 웃었다.어느덧 밤이 깊어졌다. 온 도시가 화려한 네온사인에 둘러싸여 빛을 밝히고 있었다. 강유이와 한태군은 저녁을 먹은 후 진원으로 돌아갔다.이제 막 샤워를 마친 탓에 강유이의 머리카락은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그러자 한태군이 그녀의 손에서 타월을 가져가더니 대신 머리를 닦아주었다.그녀는 화장대 거울 앞에 앉아 거울 속 남자를 바라보고 미소를 지었다.“태군 오빠, 나 결혼식이 너무 기대가 돼.”“그래?”한태군이 부드러운 그녀의 머리카락을 가볍게 쓸어내리며 말했다.“나 역시 기대돼!”“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 성스러운 결혼식장에 들어서다니!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인 것 같아.”그가 소리 내어 웃더니 허리를 숙이며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그거 알아? 난 한평생 내가 꿈꿨던 모든 소원들을 이미 다 이뤘어.”강유이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무슨 소원인데?”한태군이 여전히 그의 귓가에서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너를 아내로 맞이하고, 너와 결혼식장에 들어가고, 우리 두 사람의 아이까지 만나게 된 거.”그녀가 멈칫거렸다. 따듯한 조명 아래 그녀의 볼이 붉게 피어올랐다.“설마 처음부터 다 꿍꿍이가 있었던 거야?”그가 대답했다.“어쩌면 네가 내 눈앞에 나타난 순간부터 난 너를 아내로 맞이할 줄 알았던 것 같아.”강유이가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끌어안았다.“나도 이번 생에는 오빠가 아닌 다른 사람의 아내가 될 거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한태군이 천천히 고개를 숙이며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그의 따듯한 마음이 뼛속까지 전해지는 것만 같았다.“정말 영광이야.”…이틀 후, 한태군과 강유이는 영국으로 돌아갔고, 황실은 결혼식 준비로 한창이었다. 화제의 결혼식이다 보니 모든 언론이 그들을 주목하고 있었다.패션 계와 주얼리 계의 최상급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작품들이 줄지어 강유이한테 전해졌다. 명품 맞춤 드레스와 결혼식 때 사용할 각종 보석들이 발 디딜 곳 없게 전시된 채 그녀가 고
그러자 민서율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여행 좀 다녀오니까 마음이 많이 차분해졌어요.”안예지가 그의 어깨를 토닥였다. “네가 원하는 일이 다 잘 되길 바랄게.”그는 그저 미소만 지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눈 깜짝할 사이에 월말이 되었다. 강유이 일행들의 여행도 어느새 끝이 나고 서울로 돌아오게 되었다.강성연과 반지훈은 정원 밖에 나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곧이어 도착한 아이들이 차례대로 차에서 내렸다. 강유이가 두 사람을 향해 달려갔다.“아빠, 엄마!”그녀가 두 사람을 동시에 끌어안았다.반지훈이 못 말린다는 듯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이렇게 안겨?”강유이가 눈초리를 휘며 대답했다.“엄마 아빠한테 저는 영원한 어린애죠.”강성연이 미소를 지으며 이쪽으로 다가오는 나머지 아이들을 바라보았다.“재밌게 놀았으면 됐어. 이제 안으로 들어가야지. 오늘 저녁은 다 같이 모여 떠들썩하게 밥을 먹을 수 있겠구나.”진예은과 남우는 집안으로 들어간 후 곧바로 위층으로 올라가 아이들을 살폈다. 희망이는 두 남동생과 함께 있었다. 세 아이는 깊은 잠에 빠져있었는데 그 모습이 너무나도 따뜻하게 느껴졌다.아래층에서는 반재신 반재언 형제가 외출을 하고, 한태군이 거실에서 반지훈가 바둑을 두고 있었다.“아버님 이번 판은 제게 양보해 주십시오!”반지훈이 흰색 바둑알을 들고 판을 들여다보다 결심한 듯이 바둑알을 내려놓았다.“쓸데없는 소리 하지말게.”한태군이 웃으며 말했다.“다음번에는 제가 양보해 드리겠습니다.”반지훈이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허튼수작 부리지 말거라. 난 네 양보 따위 필요 없다.”주방에서 과일을 깎고 있던 강성연이 거실에 있는 두 사람을 힐끗 바라본 후 다시 커피를 타고 있는 강유이를 바라보았다.“이제 곧 결혼식을 올리겠구나. 엄마가 너를 위해 서프라이즈 선물을 준비했어.”강유이가 멈칫거리더니 강성연을 돌아보았다.“어떤 서프라이즈 선물이요?”“아직은 안 가르쳐 줄 건데?”강유이가 조금
한태군이 두 사람을 보며 말했다.“두 사람을 여기에서 만날 줄은 몰랐네.”조민이 대답했다.“나랑 소찬 씨는 이곳에 온 지 좀 됐어. 유이가 인스타에 사진을 올려서 알았어. 너희들도 여기 왔다는걸.”강유이가 조민의 팔을 잡아당기며 자리에 앉혔다.“그럼 우리랑 며칠 더 같이 놀아요.”소찬까지 자리에 착석한 후 반재언은 그에게 진예은과 강유이를 소개했다.“여기는 우리 제수씨인 진예은씨고, 이쪽은 내 동생 유이야.”“형 결혼식 때 봤었어.”소찬은 당연히 기억하고 있었다.“형 동생이 내 와이프랑 같은 학교 출신이라면서? 와이프한테서 얘기 들었어.”조민이 그를 보며 말했다.“누구보고 와이프래요? 나중에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장담 못 하거든요?!”그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약혼까지 다 했는데 다른 남자한테 시집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두 사람의 티격태격한 모습에 다른 사람들이 웃음을 터뜨렸다.유독 강유이만 멍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지금 무슨 소리들 하는 거예요! 약혼이라니. 선배 약혼했어요?”조민이 작게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응, 너한테 말하는 걸 깜빡했어.”“너무해요. 어떻게 그렇게 중요한 일을 나한테 말하지 않을 수 있어요.”강유이가 입을 삐쭉 내밀었다. 그녀는 조민이 약혼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조민이 그녀의 손을 감싸며 말했다.“너한테 서프라이즈를 해주려고 그랬지.”그녀가 콧방귀를 뀌며 고개를 돌렸다.“저 이제 선배랑 안 놀거예요.”조민이 울지도 웃지도 못한 채 옆에 앉아있는 한태군을 힐끗 바라보며 말했다.“빨리 네 와이프 좀 달래 봐.”한태군이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미소를 지었다.강유이도 그저 장난으로 그런 말을 했을 뿐이었다. 그녀는 조민의 약혼 소식을 듣고 진심으로 기뻤다.적어도 이제 그녀는 자기만의 행복을 찾았다.…..한편, 서울 병원.민서율은 복도에서 의사와 이야기를 나눈 후 병실 안으로 들어갔다. 침대 머리에 기대앉아있는 어머니는 많이 초췌해진 상태였다.“어머니, 몸은 좀 어떠
투호 판을 벌인 사장이 말했다.“오천 원에 세 번 던질 수 있어요.”“그렇게나 비싸요? 오천 원에 세 번밖에 던지지 못하다니!”진예은은 어쩐지 손해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투호 판 사장이 고개를 들고 말했다.“저희가 여기서 제일 쌉니다. 다른 집에서는 만 원에 세 번 던지게 하는걸요.”강유이가 진예은을 잡아끌며 말했다.“오천 원에 하자. 사장님도 장사하는 게 어려우실 거 아니야. 우리 재미로 한 번 해보자.”결국 그녀는 사장에게 만 원을 건넸다.“기회는 총 여섯 번입니다.”사장이 화살 여섯 개를 그녀에게 건넸다. 가지런히 놓인 여러 개의 항아리 옆에는 명중했을 때 가질 수 있는 선물이 놓여있었다. 강유이는 그중 팔찌가 갖고 싶었다. 비록 가짜겠지만 디자인이 예뻤다.그녀가 고심 끝에 화살을 던졌다. 하지만 화살은 항아리를 빗나가고 말았다.그 뒤로 연속 두 번 더 던졌으나 모두 다 실패했다.이제 화살은 세 개 밖에 남지 않았다.강유이의 자신 없는 모습을 본 남우가 그녀의 손에서 화살을 가져가며 말했다.“내가 할게요.”그녀가 팔찌 옆에 놓인 항아리로 화살을 던졌고, 화살은 단번에 항아리 안으로 들어갔다.성공이다!흥분한 강유이가 폴짝폴짝 뛰며 말했다.“새언니 정말 대단해요!”“훗. 이 정도쯤이야.”남우가 눈을 찡긋해 보이며 물었다.“또 어떤 게 갖고 싶어요?”강유이가 진예은에게 물었다.“예은아, 어떤 게 마음에 들어?”진예은이 선물을 살피다가 하나를 가리키며 말했다.“저 머리핀이요. 저게 제일 예쁜 것 같애요.”남우가 다시 머리핀 옆에 있는 항아리를 향해 화살을 던졌다. 그리고 정말로 그 머리핀을 명중했다.강유이가 그녀의 손을 꼭 붙잡고 잔뜩 흥분하며 말했다.“진짜 백발백중이네요. 새언니, 이제는 새언니 마음에 드는 걸로 골라요.”남우가 턱을 쓰담으며 말했다.“그러면 저는…”그녀의 시선에 백옥 청자가 들어왔다.“저걸로 하죠.”그녀가 들고 있던 화살을 슝 던지자 쨍그랑하는 소리와 함께 항아리 안으로 빨려
늦은 밤의 산속은 무척이나 고요했다. 평안한 야영장에는 오직 풀벌레 소리만 잔잔하게 들려왔다.텐트 밖 잔디 위에는 랜트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 빛을 밝히고 있었다. 평온하고도 아늑한 분위기였다.강유이는 몸을 뒤척거리며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때 한태군이 그녀의 허리를 감싸며 품에 안았다.“잠이 안 와?”“응.”그녀가 그의 품에 가만히 기댔다.“태군 오빠, 나 화장실 가고 싶은데 무서워서 못 가겠어.”한태군이 그녀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그럼 내가 같이 가줄게.”두 사람이 텐트 밖으로 나왔다. 한태군이 손전등을 들고 그녀와 함께 한참을 걸었다. 두 사람은 우거진 숲 앞에 도착했다. 강유이가 그를 돌아보며 말했다.“여기서 기다리고 있어.”한태군이 고개를 끄덕였다.“무슨 일 있으면 불러.”그녀는 숲 안으로 들어갔지만 무서워서 멀리 가지는 못했다.볼일을 본 후 강유이가 서둘러 달려와 그의 팔짱을 꼈다.“됐어.”한태군이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텐트로 돌아가던 중 그녀가 고개를 들고 밤 하늘을 바라보며 손으로 가리켰다.“저게 북두칠성인가?”한태군도 고개를 들었다.“응, 맞아.”강유이가 배시시 웃었다.“역시 산속이니까 별이 엄청 잘 보이는 것 같아.”“두 사람 밤늦게 자지도 않고 별구경 하는 거예요?”남우가 텐트 안에서 나오며 묻자 강유이가 그녀를 바라보았다.“새언니도 아직 안 잤어요?”“네. 아까 귀신 이야기한 것 때문에 무서워 잠을 못 자겠잖아요…!”남우가 생수 한 병을 따서 마셨다.강유이와 한태군이 서로를 마주 보더니 웃음을 터뜨렸다.“새언니 설마 그런 이야기에 무서워해요?”남우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말했다.“여기는 아무것도 없는 황량한 산골짜기라고요! 보통 때와는 다르잖아요.”강유이가 포도 한 송이를 들며 말했다.“걱정 마요. 우리 큰오빠가 새언니를 지켜줄 거예요.”그녀는 그 말을 끝으로 한태군과 함께 텐트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고개를 돌린 남우는 그제야 두 사람이 들어가 버린 것을 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