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02화

지훈은 서류철에서 봉투 하나를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 “봐바”

  봉투 안에 온통 사진뿐이었다.

  성연은 사진을 한 장 한 장 보았고, 얼굴은 점점 어두워졌다.

  사진은 20여 년 전에 찍은 것이지만, 짙은 화장을 하고 화려하게 차려입고는 남자들 사이에서 그들을 기쁘게 하고 있는 여자는, 분명 초란이었다.

  남자 여러 명과 키스하고, 심지어 테이블 위에 서서 스트립 댄스를 추기도 하고, 무수한 남자들과 다정하게 찍은 사진도 많았다. 이런 초란의 방탕하고 요염한 모습은 성연에게는 볼 수 없는 느낌이었다.

  비록 기억 속에 초란이 앞뒤가 다른 사람이긴 했어도, 사진 속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었다.

  잠깐.

  초란의 사생활이 이렇게 더러웠다면, 설마….

  성연의 표정을 본 지훈은 그녀가 무언가를 짐작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눈을 가늘게 떴다. "조폭 쪽 사람들이 초란을 매우 잘 알고 있더라고. 대략 열 중 아홉은 그녀의 고객이었어"

  고객. 그것만 들어도 대충 알 수 있었다.

  초란의 이전 직장은 밤무대였다.

  “그녀가 조폭 사람들과 친하다고요?”

  “그래, 그게 아니었으면 너를 납치할 사람을 찾지 못했을 거야”

  성연은 서늘한 눈빛을 보였다. “그렇다면 초란은 당시 임신을 했으니 우리 아버지의 친자가 아닐 수도 있겠네요”

  지훈은 입꼬리를 올렸다. “역시 똑똑하네. 확실히 초란의 자식은 아니야”

  성연은 숨을 들이켰다.

  초란이 지금까지 숨겼다니.

  “어쩌면 초란도 강미현의 친아버지가 누군지 몰랐을 테고, 네 아버지 강진은 봉 노릇을 한 것 겠지”

  “그때뿐 아니라 지금도 초란은 다른 남자를 빌려 아이를 임신하고는 네 아버지에게 아이를 데리고 가 친자라고 속이려 하고 있지”

  성연은 가만히 있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확실히, 초란의 임신은 너무 타이밍이 좋았다.

  그니까 사실 아직 임신도 안 했으면서 임신을 핑계로 이혼을 미루다가 다른 남자의 아이를 임신하고는 아이를 데리고 강 씨 집안에 올 것이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