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의 모든 챕터: 챕터 1451 - 챕터 1460

2771 챕터

제1451화

곽 회장은 비서에게 나가보라는 눈치를 주고 소파로 와서 앉았다. 비서는 바로 사무실 문을 닫고 밖으로 나갔다."우리 회사와 합작하겠다고 허풍 친 사람이 자네였군. 자네 서현식 회장과 어떤 사이지?"곽 회장이 단도직입적으로 묻는 것을 보고 서도준도 숨김없이 대답했다."저는 서현식 회장님의 아들입니다.""서 회장의 아들은 서강우 한 명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자네는 뭐지?"서도준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회장님은 서자를 외부에 밝힐 분이 아니시니 모르는 것도 당연하지요."곽 회장은 약간 넋이 나갔다. 사람들은 보편적으로 서자를 좋게 보지 않는다. 대단한 권세의 자식이라고 해도 평생 어둠 속에서 살 수밖에 없는 게 서자의 운명이었다.호적상 아들이 정신적 질병으로 인해 가업을 물려받지 못하게 되니 숨겨둔 자식을 찾는 것쯤은 이해할 수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곽 회장이 알기로 서현식은 서자에게 가업을 물려줄 만한 사람이 아니었고, 설사 그럴 의향이 있다고 해도 지금 와서 찾아오지는 않을 것이다.곽 회장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서자가 나와 합작을 운운한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나? 자네한테는 서인그룹을 통제할 만한 권력이 없을 텐데. 서 회장의 성격으로 힘들게 쌓아온 업적을 어울리지 않는 사람한테 주지도 않을 것 같단 말이지.""저는 서 회장님한테서 아무것도 받지 않을 겁니다. 비열한 방식으로 운영하는 회사는 준다고 해도 싫습니다. 화성의 용호 제3구역이 조사받기 시작한 시점에 회장님이 저를 찾기 시작한 건 절대 우연이 아닙니다. 회장님은 본인을 대신해 죄를 뒤집어쓸 사람을 찾고 있을 뿐입니다."곽 회장은 멈칫하더니 의아한 표정으로 서도준을 바라봤다."네가 그래도 꽤 똑똑한 모양이구나. 만약 서인그룹을 대표해서 온 것이 아니라면 무엇으로 나와 합작하겠다는 것이냐? 그리고 서인그룹 지분의 5%는 어떻게 의정이한테 준다는 말이냐?""지분이라면 양도할 수도 있으니까요.""양도라... 언제 망해도 이상하지 않을 회사의 지분을 내 딸한테 넘기는 건,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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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2화

"맞아요. 예전과 다른 선물을 고르는 게 여간 일이 아니네요. 한참 고민하다가 골동품 매장에 와봤어요."라민희는 강성연과 몇 마디 주고받다가 눈치껏 먼저 떠났다. 젊은이들끼리 얘기를 나눌 수 있도록 말이다. 김아린과 강성연은 근처의 카페로 와서 디저트를 먹으며 얘기를 나눴다."나 오늘 그 사람을 본 것 같아."김아린이 물었다."누구?""서도준 씨."오래간만에 서도준이라는 이름을 들은 김아린은 약간 막연한 기분이 들었다. 이제는 서도준에 대한 기억도 가물가물해졌다."어디서 봤는데?""길에서 그냥 스쳐 지나갔어. 어쩐지 낯익다 했더니 서도준 씨였더라고."강성연은 김아린을 바라보고 피식 웃으며 이어서 말했다."왜? 설마 아직도 마음이 있어?""아니거든! 괜히 천광이 귀에 들어가게 하지 마. 그 질투를 감당해 낼 자신이 없어.""아니면 됐어. 난 또 잊지 못하고 슬퍼할 줄 알았네.""말도 안 돼!"솔직히 말하자면 김아린은 서도준에게 약간의 아쉬움 정도만 남아있었다. 그토록 좋아했던 사람에게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 건 불가능했다. 하지만 슬픔이라고 할 만한 정도는 아니었다."천광 씨는 서도준 씨에 대해 알고 있어?""당연히 모르지. 내가 말했겠어?""그럼 빨리 말해. 서울이 얼마나 좁은지 몰라? 괜히 나중에 마주쳤다가 오해가 생길 바에는 먼저 말하는 게 낫지."강성연은 김아린이 과거를 완전히 내려놓기를 바랐다. 청춘 시절의 아쉬움은 누구나 있기 마련이니 말이다.골드 룸살롱도 그렇고, 서도준도 그렇고, 김아린이 아직도 마음 한쪽 구석에 아쉬움을 품고 있다는 것을 강성연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는 전부 과거에 불과했고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구천광이었다.서도준도 서울에 살고 있는 모양이었기 때문에 마주치는 것은 시간문제에 불과했다. 그래서 강성연은 과거를 들추면서까지 김아린에게 마음의 준비를 시켰다.김아린이 집으로 돌아오자 아주머니는 구천광이 위층에서 아이를 보고 있다고 했다. 서재에 들어가 보니 그는 구희나를 안은 채로 의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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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3화

연희승은 서현식의 수단이 존경스럽기까지 했다. 어쩐지 서인그룹이 조사 한번 안 당했다 했더니 근본적으로 문제가 존재하지 않았을 줄은 누가 알았겠는가. 그래도 문제가 하나 있다면 회사 계좌와 화성의 수익이 전혀 맞지 않는다는 것이었다.반지훈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개인 계좌에 대해서는 알아봤어?"연희승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제가 은행을 통해 알아봤는데 본인 계좌는 아닌 것 같습니다.""그러면 서자 쪽을 조사해 봐."반지훈은 일이 더 커지기 전에 최대한 빨리 해결해 버리고 싶었다. 서자가 그의 일을 방해할 수 없도록 말이다.이때 구천광에게서 메시지 하나가 도착했다.「나쁜 새끼.」반씨 저택.샤워하고 난 반지훈은 오늘 구천광에게 구박받은 일을 강성연에게 말했다. 그녀는 로션을 바르다 말고 이 얘기를 듣고 키득키득 웃었다.강성연이 멀쩡히 운영하고 있던 골드 룸살롱을 굳이 구천광에게 넘겨주더니, 결국 김아린이 양심 고백을 한 모양이고 불똥은 반지훈에게로 튀었다.강성연은 침대로 가서 앉으며 말했다."남자들은 원래 이렇게 쪼잔해요?"그래도 김아린이 먼저 말해줘서 다행이지, 안 그러면 구천광이 더 큰 반응을 보였을 것이다.반지훈은 강성연을 품으로 끌어안으며 말했다."내가 욕먹은 게 그렇게 좋아할 일이야?""제가 언제 좋다고 했어요? 지금 엄청 마음 아파하는 거 안 보여요?"강성연의 기계적인 대답을 반지훈은 믿지 않는 모양이었다. 강성연은 그의 허리를 감싸안으며 큰 소리로 웃었다."에이, 두 사람 다 예전 일로 왜 그래요? 이제 그만 잊어요."반지훈은 머리를 숙여 강성연의 입술에 짧게 입을 맞췄다."만약 내가 똑같은 상황에 놓였다면 아마 더 했을 거야."구천광의 입장에서 서도준의 이야기를 처음 들었다면 충분히 질투할 만했다. 더구나 서도준은 지금 서울에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아무것도 모르고 마주치기보다는 훨씬 나았다. 질투는 피할 수 없겠지만, 불필요한 오해는 피할 수 있었다.강성연은 싱긋 웃으며 말했다."저희는 지훈 씨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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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4화

곽의정은 남자를 따라 룸 안으로 들어갔다. 룸 안에는 5명 정도의 사람이 있었고, 서현식은 가장 중간에 앉아 양주를 마시고 있었다."회장님, 이 분이십니다."서현식은 자신의 옆자리를 비워내더니 곽의정에게 와서 앉으라는 손짓을 했다. 곽의정은 그를 향해 걸어가며 공손하게 물었다."회장님, 저를 부르셨어요?"서현식은 곽의정에게 술을 따라주며 물었다."자네 혹시 서도준에 대해 잘 아나?""잘 안다고 하기는 애매하고 그냥 조금 알고 있어요.""어느 정도 알고 있지?"곽의정은 차분하게 대답했다."회장님 아들이라는 것은 알고 있어요."서현식은 약간 경직된 표정으로 말했다."이런 것도 알고 있단 말이지... 두 사람 아주 특별한 사이인가 보군."서현식은 곽의정에게 술잔을 건네며 말했다. 곽의정은 예의상 거절하지 않고 받아 들었다.이때 문이 열리고, 한 남자가 서현식의 곁에 앉아 있는 곽의정을 보고 눈썹을 찌푸렸다."의정 씨가 어떻게 이곳에 있어요?"곽의정이 설명하려고 하자 서현식이 먼저 입을 열었다."너를 잘 아는 아가씨인 것 같길래 내가 궁금해서 불러봤어."서도준은 빠르게 테이블 앞으로 오더니 깨끗한 잔에 술을 따르기 시작했다."이 잔은 아버지와의 첫 술자리에 대한 제 성의입니다."서도준은 잔에 한가득 담긴 술을 그대로 원샷 해버렸다. 서현식도 술을 따르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네가 나한테 격식을 차리는 건 이 아가씨 때문인가?"'나랑 무슨 상관이야?'곽의정은 의아한 표정으로 서도준을 바라봤다. 그는 또다시 술잔을 채우면서 태연하게 말했다."원래는 천천히 소개하려고 했는데 먼저 만나셨네요. 곽의정 씨는 저와 결혼할 사이입니다."곽의정은 약간 멈칫했다. 왜냐하면 두 사람의 결혼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서현식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너 결혼하니?"서도준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제가 결혼하는게 싫으세요?"서현식에게 서도준은 그저 신경 쓸 가치가 없는 서자에 불과했다. 서도준의 가치라고는 그저 자신을 대신해 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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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5화

곽의정은 이마를 짚으며 물었다."왜요? 서 회장님은 도준 씨 아버지잖아요."서도준은 약간 경직된 표정으로 말했다."그 사람은 저를 단 한 번도 아들이라고 생각한 적 없어요."곽의정은 아무 말도 못 했다. 사실 그녀도 서도준이 서현식과 어색한 사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이토록 서로를 경계하는 부자는 또 처음이었다.곽의정은 머리를 돌려 서도준을 바라보며 물었다."근데 회장님은 왜 저를 불렀을까요?""왜일 것 같아요?"서도준이 되물었다."설마 진짜 제가 도준 씨랑 아는 사이여서 부른 거예요?""그럼요.""흠... 근데 결혼 얘기는 왜 했어요? 이러다 저를 더 자주 부르면 어떡해요?""안 그럴 거예요."서도준은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했다. 곽의정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왜요?""그럴 가치가 없으니까요, 서 회장의 입장에서는.""회장님에 대해 잘 아나 봐요."곽의정은 서도준을 바라보며 말했다. 서도준은 사차선에서 파란 불을 기다리며 머리를 돌려 그녀와 눈을 마주쳤다."네. 서 회장은 끔찍하다고 생각하겠지만요."곽의정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스파이를 한 적 있는 서도준은 적에 대해 알아가는 법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스파이에게는 목숨이 달린 일이니 잘할 수밖에 없었다. 지피지기 백전백승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서현식 같은 사람은 정형적인 꼰대라고 할 수 있었다. 이런 부류의 사람은 대체로 오만하기 때문에 자신의 높은 지위를 믿고 모두를 얕본다. 지식 없이 허세로 가득한 그들은 지도자의 위치를 담당하기 턱 없이 부족하다.신호등이 파란불로 바뀌고 차는 또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곽의정은 한참 지난 후에야 다시 입을 열었다."도준 씨가 서자라서 가치 없다고 생각하는 건가요?"서도준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맞아요. 서자한테 시간을 낭비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더구나 제가 덜떨어진 여자만 만난다고 믿고 있어서 더 가치 없다고 생각할 거예요."서현식은 서도준의 정체를 대외로 발표하지 않았다. 그러기에 그의 미래의 아내도 서씨 집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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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6화

며칠 후, 연희승은 새로운 자료를 받아 반지훈에게 전달했다. 가장 첫 줄에 적혀 있는 '서도준'이라는 이름을 보고 반지훈은 미간을 찌푸렸다."왠지 익숙한 이름인데...""아마도 골드 룸살롱의 사장으로 일한 적 있어서 익숙할 겁니다."반지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같은 시각, 곽 회장도 서도준의 자료를 받았다.확인 결과 서도준은 확실히 경찰서에서 일한 적 있었고 스파이로서 중요한 임무를 맡은 적도 있었다. 젊은 시절에는 강력계 팀장으로서 특출한 능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만약 일을 계속했더라면 더 높은 위치까지 올라갔을 것이다.곽 회장이 무언가 생각하고 있을 때 누군가가 와서 노크했다. 그는 자료를 내려놓으며 말했다."들어와."안으로 들어온 직원은 문가에 서서 말했다."회장님, 서도준 씨가 왔습니다."곧이어 서도준이 들어오고 두 사람은 한 반 시간 정도 얘기를 나눴다. 서도준이 떠날 때, 곽 회장은 자리에서 일어나 직접 마중했다."자네 조만간 우리 집으로 와서 식사나 같이하게나."서도준은 발걸음을 멈추고 몸을 돌리며 말했다."알겠습니다. 회장님의 초대라면 언제든지 달려가겠습니다."이때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곽의정이 나왔다. 그녀는 곽 회장에게 물어볼 것이 있어서 찾아왔는데 서도준과 마주칠 줄은 몰랐다.곽 회장은 곽의정이 온 것을 보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의정아, 마침 잘 왔구나. 내가 도준이를 우리 집으로 와서 같이 식사나 하자고 초대하고 있었다."곽의정은 엘리베이터에서 걸어 나오며 물었다."이렇게 쉽게 허락하시는 거예요?"서도준은 싱긋 웃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허락 하고 안 하고 할 게 뭐가 있겠냐. 네가 도준이를 좋아한다며? 내가 마음 바뀌기 전에 빨리 식을 올리는 게 좋을 거다."곽의정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결혼할 마음이 생긴 모양인지라, 곽 회장은 그녀의 뜻을 따르기로 했다.곽의정은 약간 놀란 표정으로 반박했다."제가 언제 좋아한...""약혼 소식은 기사가 준비되는 대로 바로 발표하는 게 어떻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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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7화

곽씨 집안의 딸이 약혼했다는 소식은 빠르게 퍼져 나갔다. 곽 회장은 요즘 매일 축하를 받고 있었다. 수양딸이 반지훈의 처남과 약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친딸도 약혼했으니 말이다.강성연은 김아린과 함께 밥을 먹다 말고 갑자기 이 소식이 떠올라 말을 꺼냈다."의정 씨 약혼했다면서?"김아린이 강성연을 바라보며 물었다."몰랐어?"강성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약혼 소식이라면 진작에 들어서 알고 있지만, 그 상대가 누구인지는 곽씨 집안에서 숨기고 있는 탓에 아직도 모르고 있었다.강성연은 곽의정과 우연히 마주쳤던 그날을 떠올리며 추측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녀의 추측은 금세 현실이 되었다.식사를 끝내고 레스토랑에서 나오자 서도준과 곽의정이 복도에 나타났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두 사람은 앞뒤로 걷고 있었다.뒤에 있던 곽의정은 머리를 숙이고 걷다 갑자기 멈춰 선 서도준의 등에 부딪혔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머리를 들었고 강성연과 김아린이 눈에 들어왔다.김아린은 제자리에 멈춰서서 서도준을 바라봤다. 이토록 가까운 거리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중간에 바다 하나를 가로 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에 대한 감정이 아직 남아 있거나 슬퍼서가 아닌 단지 아쉬움에 울컥해서 말이다.서도준은 입술을 깨물었다. 일부러 피해 다니던 사람을 다시 만나니 마음속에서는 거센 파도가 치는 것만 같았다. 곽의정도 그의 감정변화를 알아챘다."의정 씨, 어떻게 여기서 다 보네요."강성연은 또 서도준을 바라보며 말했다."도준 씨도 오랜만이에요."서도준은 약간 창백한 안색으로 머리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네, 오랜만이에요."서도준의 시선이 김아린에게 닿자, 그녀는 곧바로 시선을 피했다.아직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던지라, 김아린은 몰래 강성연의 옷깃을 잡아당겼다. 그러자 강성연이 눈치껏 말했다."저희는 식사가 끝나서 이만 가볼게요."곽의정이 머리를 끄덕였다.김아린은 머리도 들지 않고 서도준을 스쳐 지나가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갔다.강성연은 김아린을 바라보며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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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8화

"제가 언제 개입했어요?"곽의정은 진지한 표정으로 턱을 괴며 말했다."호기심과 개입은 다르다고요."서도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곽의정은 분명 무슨 일이 있었을 것이라고 직감했다. 그래서 개의치 않는 듯 수프 몇 술 떠먹고는 말했다."제가 다른 사람한테 얘기할 일은 없으니까 걱정하지 마요. 그리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하기 싫으면 말 안 해도 돼요.""이해해 줘서 고마워요.""저는 밥 먹고 회사로 돌아갈 거예요. 약혼식은 도준 씨한테 부탁할게요.""제가 데려다줄게요.""...괜찮아요.""요즘 보는 눈이 많은데, 이 정도는 해야 하지 않겠어요?"서도준의 덤덤한 말투에 곽의정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서도준은 곽의정을 직접 베이 테크놀로지로 데려다줬다. 이 장면을 본 회사 직원이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다가왔다. 회사 앞에서 몇 번 마주친 적 있는데 혹시 약혼 상대는 아니냐고 말이다.직원의 부러워하는 듯한 표정을 보고 곽의정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맞아요. 저한테 엄청 잘해줘요."서도준은 사람들에게 소개할 때 신분을 밝히기 약간 어려운 것 빼고는 완벽했다. 물론 이것은 개인적인 감정을 제외한 객관적인 평가라고 곽의정은 속으로 생각했다.일주일 후, 곽씨 집안의 약혼식은 국제호텔에서 진행되었다. 약혼식에 참석한 사람은 전부 사업적으로 연결된 사람이었다.강현은 곽 회장의 예비 사위로 당연히 약혼식에 참석했다. 강성연과 반지훈도 물론 함께 참석했다, 강성연이 있는 곳에 반지훈이 없을 리는 없었으니 말이다. 예비 사위 덕분에 반지훈과 아는 사이가 된 곽 회장을 부러워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았는지 모른다.반지훈은 술잔을 흔들며 무심한 표정으로 인파 속에 서 있었다. 사실 그는 약혼식에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강성연을 혼자 보내기 싫었고, 또 서도준도 만나야 했기에 어쩔 수 없이 참석했다.강성연, 이율, 강현은 함께 서서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곽의정의 약혼에 이율은 기쁘기는커녕 침울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래서 강성연이 의아한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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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9화

하얀색은 검은색과 달리 어울리기 아주 어려웠다. 이는 훌륭한 몸매뿐만 아니라 남다른 아우라도 필요로 했다. 서도준의 피부색은 하얀 정장 덕분에 한층 더 밝아졌다. 특유의 차분한 아우라는 옅은 색 계열의 정장으로도 가려지지 않았다.직원이 먼저 곽의정을 발견하고, 서도준도 이어서 머리를 돌렸다. 그는 곽의정을 향해 걸어갔고 직원들은 눈치껏 빠져줬다. 조용한 복도에는 두 사람만 남게 되었다. 서도준과 마주 선 곽의정은 긴장감 때문인지 약간 부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약혼식이 곧 시작한다면서요?"서도준은 곽의정의 드레스를 바라보며 말했다."네, 드레스 잘 어울리네요."곽의정은 잠깐 머리를 들어 서도준과 눈을 마주치다가 금방 다시 피했다."고마워요. 도준 씨도 정장 잘 어울려요.""이만 들어갈까요?"곽의정이 머리를 끄덕이고 발걸음을 떼려고 하자 서도준이 팔을 내밀었다. 그녀는 약간 멈칫하다가 완전히 경직된 채로 팔짱을 꼈다.서도준은 싱긋 웃으며 말했다."의정 씨도 긴장할 때가 있네요.""제가 긴장 안 하는 사람으로 보였어요?""네."곽의정은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도준 씨는 긴장 안 돼요?""저는 괜찮은 것 같아요."곽의정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서도준은 이런 일에 아주 익숙해 보였다.두 사람은 함께 약혼식장 안으로 들어섰다. 모두의 시선이 두 사람에게 집중되었다. 잠깐의 감탄사와 함께 사람들은 저마다 부러운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봤다. 예비 사위 두 명 다 외모가 훤칠했으니 부러워할 만도 하다.두 사람은 곽 회장에게로 걸어갔고, 그는 열정적으로 서도준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서도준은 자연스러운 미소로 곽 회장의 지인과 인사를 나눴다.반지훈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저 녀석이 서도준이야?"강성연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천광 씨 문자를 아직도 신경 쓰고 있어요?""내가 그렇게 쪼잔한 사람으로 보여?""네, 그렇게 쪼잔한 사람으로 보여요."반지훈은 입을 다물었다.이때 서도준이 그들을 향해 걸어왔다. 서도준은 술잔을 들더니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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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0화

곽의정은 반지훈과 서도준을 번갈아 바라보며 입술을 꼭 깨물었다. 어느샌가 뒤에서 다가온 이율이 갑자기 그녀를 불렀다."언니.""왜?"곽의정은 몸을 돌리며 물었다.이율은 더 가까이 다가오더니 그녀의 귀가에 대고 몇 마디 했다. 곽의정은 술잔을 내려놓고 이율과 함께 약혼식장 밖으로 나갔다.강성연은 가만히 서서 멀어지는 두 사람을 바라봤다.베란다로 나온 곽의정은 비교적 큰 화분 뒤에 자리를 잡았다."너 설마 아직도 나를 말릴 생각이야?""약혼은 성급하게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진짜 후회 안 할 자신 있어요?"곽의정은 팔짱을 끼며 말했다."후회를 하더라도 내 일이야."이율은 머리를 숙이며 말했다."알아요. 제가 언니한테 이래라저래라할 자격 없다는 것도 알아요. 하지만 저는 진심으로 언니가 행복했으면 좋겠어요."곽의정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언니, 혹시라도... 서도준 씨한테 감정이 생기면 어떻게 할지 생각해 본 적 있어요?""뭐? 너 방금 뭐라고 했어?"'감정이 생긴다고?'이율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저도 처음에는 괜찮을 줄 알았는데, 오늘 서도준 씨를 직접 보니까 딱 언니 이상형인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솔직히 약간 걱정돼요."곽의정은 어른스럽고 차분한 남자를 좋아했는데 서도준이 딱 그런 부류에 속했다. 그래서 이율은 곽의정이 조만간 꼭 마음이 흔들릴 것이라고 생각했다.곽의정은 정색하며 말했다."너 지금 내가 가벼운 사람이라고 돌려서 까는 거니? 맞아, 서도준 씨는 내 이상형이야. 그래도 지금이 감정을 운운할 상황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나도 알고 있거든."곽의정은 잘생긴 남자를 좋아했다. 솔직히 잘생긴 남자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몇 되겠는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상황 판단이 안 되는 것은 아니었다. 연기는 연기일 뿐, 가짜에 마음이 흔들려 귀찮은 일을 만들 일은 없을 것이다. 게다가 서도준은 그녀에게 관심이 하나도 없었다.이율은 심호흡하며 말했다."알겠어요. 그럼 더 할 말 없겠네요."이율은 두말없이 베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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