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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7화

곽씨 집안의 딸이 약혼했다는 소식은 빠르게 퍼져 나갔다. 곽 회장은 요즘 매일 축하를 받고 있었다. 수양딸이 반지훈의 처남과 약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친딸도 약혼했으니 말이다.

강성연은 김아린과 함께 밥을 먹다 말고 갑자기 이 소식이 떠올라 말을 꺼냈다.

"의정 씨 약혼했다면서?"

김아린이 강성연을 바라보며 물었다.

"몰랐어?"

강성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약혼 소식이라면 진작에 들어서 알고 있지만, 그 상대가 누구인지는 곽씨 집안에서 숨기고 있는 탓에 아직도 모르고 있었다.

강성연은 곽의정과 우연히 마주쳤던 그날을 떠올리며 추측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녀의 추측은 금세 현실이 되었다.

식사를 끝내고 레스토랑에서 나오자 서도준과 곽의정이 복도에 나타났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두 사람은 앞뒤로 걷고 있었다.

뒤에 있던 곽의정은 머리를 숙이고 걷다 갑자기 멈춰 선 서도준의 등에 부딪혔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머리를 들었고 강성연과 김아린이 눈에 들어왔다.

김아린은 제자리에 멈춰서서 서도준을 바라봤다. 이토록 가까운 거리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중간에 바다 하나를 가로 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에 대한 감정이 아직 남아 있거나 슬퍼서가 아닌 단지 아쉬움에 울컥해서 말이다.

서도준은 입술을 깨물었다. 일부러 피해 다니던 사람을 다시 만나니 마음속에서는 거센 파도가 치는 것만 같았다. 곽의정도 그의 감정변화를 알아챘다.

"의정 씨, 어떻게 여기서 다 보네요."

강성연은 또 서도준을 바라보며 말했다.

"도준 씨도 오랜만이에요."

서도준은 약간 창백한 안색으로 머리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네, 오랜만이에요."

서도준의 시선이 김아린에게 닿자, 그녀는 곧바로 시선을 피했다.

아직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던지라, 김아린은 몰래 강성연의 옷깃을 잡아당겼다. 그러자 강성연이 눈치껏 말했다.

"저희는 식사가 끝나서 이만 가볼게요."

곽의정이 머리를 끄덕였다.

김아린은 머리도 들지 않고 서도준을 스쳐 지나가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갔다.

강성연은 김아린을 바라보며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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