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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1화

서도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곽의정도 아차 싶었다. 서로의 일을 상관하지 않기로 했는데 너무 많은 것을 물은 것 같았다.

“미안해요. 다른 뜻은 없었어요. 전 그냥 만약 서도준 씨가 후회한다면 일단 약혼만 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서요.”

“약혼만으로도 충분히 이득을 취할 수 있을 테니까요.”

그녀는 강요하고 싶지 않았다. 아무리 그가 먼저 약혼 의사를 꺼냈다고 해도 그녀와 그의 약혼은 단지 서로의 이익만을 위해서 결정된 것이었다. 절대 각자의 사생활에 간섭하지 않을 것이고, 그 사이에 사사로운 감정이 개입될 일은 더더욱 없어야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그녀는 어쩐지 망설여졌다.

자신의 결정에 확신이 들지 않았다.

형식적인 결혼이 겁나는 건 아니었다. 어차피 형식뿐인 결혼이니 각자의 삶을 살면 되었다. 그래도 맞지 않으면 언제든지 이혼하면 그만이다. 번거로운 일도 아니었고 그녀로서 충분히 받아들일만한 일이었다.

하지만 이율의 충고를 들은 후 어쩐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이 결혼을 하고 나서 정말로 서도준한테 흔들리지 않을 자신이 있는지.

사실 서도준은 어떤 방면으로 보아도 뛰어난 남자였다. 신사적인데다 매너도 있었고 남자다움도 갖추고 있었다. 그녀는 조금 겁이 났다. 형식뿐인 결혼 생활에 만에 하나 불필요한 감정이 생기지는 않을지. 그렇게 되면 정말로 큰일이었다.

뒤에 앉은 남자는 몇 분간 침묵하고 있었다.

“의정 씨는 왜 계속 저한테 후회하지 않냐고 묻죠?”

순간 말문이 막힌 그녀가 차 속도를 줄였다.

“제가 뭘 또 계속 물었어요.”

그가 가볍게 소리 내어 웃었다.

“혹시 의정 씨야말로 다른 걱정 거리가 있는 거 아니에요?”

곽의정은 입술만 살짝 깨물 뿐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잠시 후 서도준이 창밖을 내다보며 말했다.

“깊게 생각하실 필요 전혀 없어요.”

20분 후, 차가 북로 남원 22호에 도착했다. 그녀는 천천히 차를 주차한 후 고개를 돌렸다.

“집에 다 왔어요.”

뒷좌석에서 아무런 대답도 들려오지 않았다.

곽의정이 차에서 내려 뒷좌석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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