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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7화

그는 서인 그룹을 손에 넣은 후 보상으로 곽의정에게 주식을 증여해 주려고 했다.

곽의정이 원하면 원하는 대로 아낌없이 줄 수 있었다.

하지만 그가 한 가지 간과한 것이 있었다. 바로 ‘감정’이었다.

혼인으로 묶인 성인 남녀가 아무리 처음에는 서로에 대한 애정이 없었다 해도 시간이 길어지면 어떤 감정이 생기게 된다.

자주 만나다 보면 정들기 마련이다.

그날 밤 그는 취할 만큼 술을 마시지 않았었다. 그녀의 행동 하나하나를 그는 똑똑히 기억했다.

그는 지금껏 많은 여자들을 만나왔었다. 때문에 여자가 자신한테 진심인지 아닌지는 그녀들의 행동을 보면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곽의정은 자신의 마음을 숨기고 잘 드러내지 않는 편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고민과 소외감, 그리고 겸손을 그는 단번에 알아보았다. 사실 그녀도 똑똑히 알고 있었다. 두 사람은 단지 ‘거래’를 하고 있을 뿐이라는걸.

곽의정이 고개를 숙이고 시선을 내려뜨렸다. 그녀는 그의 말뜻을 알아들은 것 같았다. 잠시 후 그녀가 입을 열었다.

“우리 둘 아직 약혼만 했을 뿐이잖아요. 안 그래요?”

그는 대답이 없었다.

곽의정이 평온한 얼굴로 말했다.

“당신이 원하는 걸 다 얻었을 때, 우린 언제든지 이 약혼을 깰 수 있어요.”

그녀는 지금껏 계약 결혼을 쉽게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제 약혼만 했을 뿐인데 망설여졌다.

그녀는 결혼을 한 후 자신이 처음과 같은 마음으로 그를 대할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이런 남자를 앞에 두고 어떻게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고 단언할 수 있을까.

하지만 그녀는 눈치가 빨랐다. 방금 그가 한 말은 그녀에게 ‘자신을 사랑하지 말라’고 암시하는 것과 다름없었다.

서도준이 눈을 감고 입술을 깨물었다.

침묵 속에서 저녁 식사가 끝이 났다. 레스토랑을 나온 후 그는 어김없이 그녀를 집에까지 바래다주겠다고 말했다. 어쨌든 그들은 아직 약혼한 사이였으니까.

그녀 역시 거절하지 않고 그의 뒤를 따라 주차장으로 걸어갔다.

그런데 그들이 막 주차장에 도착했을 때, 어둠 속에서 한 무리의 남자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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