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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3화

희승이 피식거리더니 결국 소리 내어 웃었다.

“만약 저라면 절대 제 생일에 그런 걸 쓰고 싶지 않을 거예요. 어르신은 사내대장부라고요. 지윤 씨가 고른 것들은 전부 노랗고 빨갛기만 한데. 그건 좀 아니지 않아요?”

지윤은 자신이 고른 장식품을 다시 확인했다. 가게 주인이 그녀한테 z 국 어른들은 생일에 이렇게 화려한 걸 좋아한다고 했었다. 화려한 게 보기도 좋고 복이 들어온다면서.

희승이 자신의 턱을 매만지며 그녀를 힐끗 바라보았다.

“이런 생일 연회 처음 맡아서 해보죠?”

지윤은 팔짱만 낀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희승이 입꼬리를 씩 올리더니 그녀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

“괜찮아요. 제가 고를 테니까 걱정 말고 지켜보고 있어요.”

희승은 오전 내내 파티 용품을 골랐다. 그는 반 씨 가문에서 자라온 시간이 오랬기에 반준성의 취향을 잘 알고 있었다.

지윤도 그를 따라 이 가게 저 가게 열심히 돌아다녔다. 누가 쇼핑은 여자의 특권이라고 했던가? 두 사람만 보면 오히려 반대된 것 같았다.

희승은 물건 하나하나 세심하게 골랐고 조금이라도 하자가 있으면 바로 가게를 옮겼다. 몇 곳을 돌아도 성에 안 찰 때에는 마음에 드는 물건을 발견할 때까지 계속 옮겨 다녔다.

싸움이라면 아무리 오래 싸워도 피곤하지 않았던 그녀였는데 그를 따라 쇼핑하는 건 그것보다 몇 배는 더 힘들게 느껴졌다.

그녀의 걸음이 점점 늦어지며 따라오지 못하자 희승이 그녀를 돌아보았다.

“빨리 와요. 안 그럼 저녁까지도 다 고르지 못하니까.”

지윤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아예 벤치에 털썩 주저앉아버렸다.

뭔가를 떠올린 희승이 큰소리로 웃더니 팔짱을 끼고 그녀를 향해 다가갔다.

“벌써 힘들어요?”

어쩐지 그녀가 자신한테 화를 내지 않더라니. 이제 보니 너무 피곤해서 말할 맥도 없었던 것이다.

지윤이 이를 악물고 고개를 돌렸다.

“혼자 가요.”

‘쯧, 끝까지 도도한척한다 이거지.’

드디어 그에게도 그녀를 괴롭힐 수 있는 방법이 생긴 것이다.

“저 혼자 가서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찾아봤는데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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