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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5화

곽의정은 이마를 짚으며 물었다.

"왜요? 서 회장님은 도준 씨 아버지잖아요."

서도준은 약간 경직된 표정으로 말했다.

"그 사람은 저를 단 한 번도 아들이라고 생각한 적 없어요."

곽의정은 아무 말도 못 했다. 사실 그녀도 서도준이 서현식과 어색한 사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이토록 서로를 경계하는 부자는 또 처음이었다.

곽의정은 머리를 돌려 서도준을 바라보며 물었다.

"근데 회장님은 왜 저를 불렀을까요?"

"왜일 것 같아요?"

서도준이 되물었다.

"설마 진짜 제가 도준 씨랑 아는 사이여서 부른 거예요?"

"그럼요."

"흠... 근데 결혼 얘기는 왜 했어요? 이러다 저를 더 자주 부르면 어떡해요?"

"안 그럴 거예요."

서도준은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했다. 곽의정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왜요?"

"그럴 가치가 없으니까요, 서 회장의 입장에서는."

"회장님에 대해 잘 아나 봐요."

곽의정은 서도준을 바라보며 말했다. 서도준은 사차선에서 파란 불을 기다리며 머리를 돌려 그녀와 눈을 마주쳤다.

"네. 서 회장은 끔찍하다고 생각하겠지만요."

곽의정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스파이를 한 적 있는 서도준은 적에 대해 알아가는 법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스파이에게는 목숨이 달린 일이니 잘할 수밖에 없었다. 지피지기 백전백승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서현식 같은 사람은 정형적인 꼰대라고 할 수 있었다. 이런 부류의 사람은 대체로 오만하기 때문에 자신의 높은 지위를 믿고 모두를 얕본다. 지식 없이 허세로 가득한 그들은 지도자의 위치를 담당하기 턱 없이 부족하다.

신호등이 파란불로 바뀌고 차는 또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곽의정은 한참 지난 후에야 다시 입을 열었다.

"도준 씨가 서자라서 가치 없다고 생각하는 건가요?"

서도준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맞아요. 서자한테 시간을 낭비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더구나 제가 덜떨어진 여자만 만난다고 믿고 있어서 더 가치 없다고 생각할 거예요."

서현식은 서도준의 정체를 대외로 발표하지 않았다. 그러기에 그의 미래의 아내도 서씨 집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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