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의 모든 챕터: 챕터 941 - 챕터 950

2406 챕터

제941화

한소은이 임신한 후부터 김서진의 중점 보호 대상이 되었다. 사람을 고용해 그녀를 보살피는가 하면 그녀가 향수 실험실에 얼씬도 못 하게 문 마저 잠갔다. 이렇게까지 해도 모자랐는지 오이연에게 신신당부했다. 한소은이 실험실이나 향수 조향을 하려고 하면 바로 자기에게 보고하라고 당부했다. 그렇지 않으면 작업실에서 잘라버린다는 위협까지 하면서 말이다.편하고 페이가 많은 일을 생각해서 오이연은 과감히 언니를 버리겠다 결심했다. 오이연은 김서진의 말을 명령처럼 따랐다. 한소은이 작업실에 가는 것도 허락하지 않을 정도였다.이에 한소은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요즘 작업실에 일 적은 거 나도 알아. 그저 구경하러 온 거거든. 아무것도 안 건드릴 거니까 호들갑 떨지 말라고.”“안돼. 김서진 씨가 언니보고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했어. 푹 쉬어야 한다고. 여기에 화학 약품이 얼마나 많은지 잘 알잖아. 아기한테 안 좋으니 집에 가서 쉬어.”자기 앞을 가로막은 오이연을 보며 한소은은 작게 한숨을 푹 쉬었다.“누가 너한테 월급 주는지 잘 생각해 봐! 누가 네 사장님인지 잘 생각해 보라고!”“당연히 김서진 씨지!”오이연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김서진의 이름을 말했다. 순간 얼굴빛이 흐려진 한소은을 보고 급히 말을 바꾸었다.“아니, 언니가 사장님이야. 하지만 김서진 씨가 한 말이 맞아. 그래서 난 그 사람 말 들을 거야.”“오이연!”한소은은 다소 위협하는 말투로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그러자 오이연이 고개를 끄덕였다.“응, 그래도 언니는 들어가면 안 돼.”“너 계속 이러면 나 화낼 거야. 평생 너 안 본다 해도 이럴 거야?”한소은은 화가 난척하며 몸을 획 돌려 버렸다.“내가 여기서 나가면 다신 네 전화 안 받아줄 줄 알아.”한소은의 위협이 먹혔다. 오이연은 그녀가 정말 평생 자기를 모른 척 할 수 있다는 생각에 확고했던 마음이 조금 흔들렸다.오이연이 흔들리는 걸 단번에 알아차린 한소은은 곧바로 나가려는 제스처를 취했다. 그러자 오이연이 그녀의 팔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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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2화

“언니가 한 말이 심했다고 인정하는 거야?”오이연이 그녀를 쏘아보며 화난 말투로 말했다.“그래, 내가 잘못했어. 정말 상전이 따로 없네!”한소은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화가 완전히 풀리지 않은 오이연을 자기 옆으로 앉히며 달래었다.“뭐? 상전?”이제야 화가 조금 풀리려던 오이연이 다시 펄쩍 뛰었다. 한소은은 당황하지 않고 다시 그녀를 자리에 앉혔다.“아니지. 언니 배 속에 있는 아기가 상전이지!”한소은이 뭐라 말하기도 전에 오이연은 살며시 머리를 그녀의 배에 가까이 대었다. 이런 그녀의 행동에 한소은은 당황해하며 허리를 쭉 폈다.“뭐 하는 거야?”“우리 귀한 아기가 잘 있나 확인해 보려고!”한소은의 배에 귀를 갖다 대며 오이연이 진지하게 말했다.“이제 2개월밖에 안 되었어. 아직은 팔다리도 안 생긴 세포란 말이야!”“아니야! 아기 심장 소리 들렸어! 정말이야!”사뭇 진지한 오이연의 표정에 한소은은 그저 웃음이 났다.한참 동안 그녀의 배에 귀를 갖다 대며 소리를 듣던 오이연이 반짝이는 눈으로 한소은을 바라보았다.“정말 뭐가 들리는 거야?”한소은은 장난스러운 말투로 그녀에게 물었다.“응. 들려! 너무 신기해!”오이연은 한껏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아기가 이렇게 좋으면 서한 씨하고 하나 낳으면 되잖아.”한소은이 그런 오이연에거 농담을 던졌다.“뭐래! 맨날 나만 놀리고 있어.”그녀의 농담에 얼굴을 붉히던 오이연이 조금 씁쓸하게 중얼거렸다.“그 목석같은 사람이 뭘 알겠어.”“목석같으니까, 네가 잘 리드 해줘야지!”한소은 서한의 성격을 잘 알았다. 그 사람은 말하지 않으면 영원히 주동적으로 뭘 할 사람이 아니다. “싫어 싫어. 그 사람한테 아무 말도 하지 마!”오이연이 손사래를 치며 화제를 돌렸다.“언니 결혼식이나 신경 써. 남의 일에 신경 쓰지 말고.”“내 결혼식은 내가 신경 쓸지 않아도 돼. 그러니까 네 걱정이나 할 수밖에 없지.”결혼식의 모든 일은 김서진이 직접 나서서 준비하고 있다.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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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3화

작업실에서 오이연과 시간을 보내다 집으로 돌아온 한소은은 집 앞에 세워진 낯선 차를 발견했다. 바로 자기 집 앞에 세워진 차가 누구의 것인지 궁금해 몇 번 더 쳐다보았다.그녀를 태운 차가 천천히 멈추자, 별장 대문이 서서히 열렸다. 동시에 낯선 차의 문이 열리더니 차에서 내려온 사람을 본 한소은은 깜짝 놀랐다. 차에서 내려온 사람은 다름이 아닌 차성재였다.아까 작업실에서 그에 대해 얘기를 했었는데 이렇게 그가 찾아올 줄 생각지도 못했다.‘연락도 없이 왜 온 거지?’“차 세워!”한소은이 급히 차를 멈춰 세웠다. 차가 완전히 멈춘 후에야 차에서 내리며 차성재에게 말을 걸었다.“여긴 어쩐 일이야?”차성재는 원래 말을 아끼는 사람이다. 그렇기에 두 사람 사이에 보이지 않은 벽이 있는 것처럼 그렇게 가까운 사이가 아니었다.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조금 가까워 진 것 같았지만 그건 단지 두 사람이 같은 ‘적’을 두고 있었기에 그나마 친해진 것이다.“네가 결혼하는데 친정 오빠인 내가 어떻게 안 와.”차성재가 무뚝뚝한 말투로 말을 꺼내며 그녀를 한번 훑어보았다.“살이 빠진 거 같은데.”“그럴 리가! 요즘 많이 먹어서 오히려 살쪘는데!”한소은이 자기의 얼굴을 한번 만지고는 웃으며 대답했다.“괴롭힘을 당한 게 아니면 다행이고.”차성재는 여전히 무뚝뚝한 말투로 말했다. 아무런 표정이 없는 얼굴이었지만 한소은은 순간 눈물이 울컥했다.“누가 감히 날 괴롭히겠어! 차씨 가문의 사람은 그렇게 물렁한 사람이 아닌걸!”눈물을 보이지 않기 위해 한소은은 씩씩하게 대답했다.“그런 각오가 있다니 다행이네.”차성재가 가벼운 웃음을 지어 보였다.“날이 더우니 들어가서 예기해! 운전해서 여기까지 온 거야?”차성재의 뒤에 세워진 차를 바라보며 한소은이 물었다.소성에서 강성까지 운전해서 오려면 적어도 3시간은 걸렸다.‘날 위해 여기까지 온 건가?’“응, 여기서 처리해야 할 일이 좀 있어서.”차성재가 담담하게 대답했다.그의 반응에 한소은은 입을 삐죽거렸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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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4화

한소은은 차성재가 준비해 준 혼수를 확인하지도 않고 그를 끌고 방으로 들어갔다.방에 들어가서 하인에게 국화차를 준비해 달라고 말했다. 그녀는 차성재가 음료수 대신 물이나 차를 마신다는 걸 기억하고 있었다.오랜 시간 무술을 배워온 탓에 두 사람 모두 자리에 앉았다 하면 허리를 꼿꼿하게 쭉 펴고 앉았다.“결혼식은 어디서 할 건지 정했어?”차성재가 차를 한 모금 마시고는 입을 열었다.“서진 씨가 반도 호텔에서 한다고 말했어.”자세한 건 김서진이 말해주지 않아 한소은도 그저 호텔 이름만 알고 있었다.그녀의 말을 들은 차성재가 고개를 가볍게 끄덕였다. 강성에서 가장 유명한 호텔이 바로 반도 호텔인 것 정도는 그도 알고 있었다.“그러면 하객은 몇 분 정도 초대했어?”“자세한 건 나도 잘 몰라. 서진 씨가 정한 거라. 그쪽 집에서......”한소은은 머뭇거리며 말을 잇지 못했다. 김씨 가문의 복잡한 관계를 차성재에게 알리고 싶지 않았다. 그가 걱정할까 봐 일부러 말을 흐렸다.“다들 잘해주셔. 서진씨 할머니하고 고모도 이미 만나 뵈었어.”“그래.”차성재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말했다.“김서진의 할머니는 나도 만나 뵌 적이 있어. 그다지......”예의상 차성재는 다른 사람 앞에서 남을 욕하는 게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웃어른이니 잠시 고민하다 다시 입을 열었다.“함께 지내기 어려우신 분 같더군. 네가 인내심을 가져야 해. 결혼을 했으니 두 가문은 이제 한 가족이나 다름이 없어. 웃어른이 불편하게 한다 해도 대들어선 안 돼. 알겠지?”“나도 잘 알아.”“하지만......”차성재가 이어서 말했다.“웃어른을 존중하라는 건 나약하게 참기만 하라는 게 아니야. 상대방이 널 존중해 주지 않고 널 괴롭힌다면 참지 말고. 차씨 가문이 영원히 네 편을 들어준다는 걸 잊지 마.”“알겠어!”한소은은 갑자기 눈물이 왈칵했다.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 입을 삐죽이고는 가까스로 웃음을 지어 보였다.“오빠, 잊었나 본데. 내 무술은 오빠 못지않게 대단한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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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5화

“임신......”차성재는 놀라운 소식에 말을 잇지 못했다. 한참이 지나서야 놀라움을 진정시키고 말을 이어갔다.“내가 외삼촌이 된다는 말이야?”이 소식이 너무도 갑작스러워 차성재는 고민에 빠졌다.한소은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물음에 답했다. 소파에 앉은 차성재는 그렇게 반응이 커 보이지 않았다. 그저 손만 만지작거리다 그녀를 바라본다. 그러고는 다시 고개를 숙여 고민하다 또다시 그녀를 바라보기를 반복했다.한소은은 그가 지금 얼마나 감격한 건지 잘 알았다. 그 모습을 보던 한소은은 입가에 걸리려는 웃음을 겨우 참았다. 지금 차성재의 반응은 김서진이 처음 이 소식을 들었을 때보다 더욱 심각해 보였다.물론, 김서진이 이 소식을 들었을 때 자기가 잠들어 있을 때였으니 그가 어떤 반응인지 잘은 몰랐다.“잘됐어. 정말 잘됐어!”차성재가 입을 열었다.“그럼, 몸조리 잘해. 다른 일은 김서진한테 맡기고.”“응. 이미 그 사람이 모두 하고 있어. 난 아무것도 못 하게 한다고. 작업실도 못 가게 하고.”한소은이 투덜거렸다. 임신하고부터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그야말로 지루해 죽을 지경이다.“당연히 그래야지!”차성재는 김서진의 선택이 옳다며 그의 편을 들어주었다.‘흠, 내 편은 하나도 없네.’“오빠, 여기서 며칠 있을 거야? 시간 나면 강성 구경이라도 시켜주게.”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차성재가 손을 저었다.“오늘 바로 가야 해. 일을 처리하러 온 거라서. 그리고 넌 지금 임산부야. 막 돌아다니지 말고 먹는 것도 조심해야 해. 이제 어린아이가 아니니까 알아서 자기 몸 잘 챙겨.”어려서부터 아무도 이런 걱정하는 말을 해주지 않았었다. 다시 한번 감동 한 한소은이 대답했다.“알았어. 오빠도 몸 잘 챙겨.”그러고는 잠시 머뭇머뭇하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아참, 외삼촌은...... 잘계시지?”한소은은 외삼촌이라는 호칭에서 조금 머뭇거렸다. 그 사람이 많은 잘못을 저질렀지만 자기의 외삼촌이라는 건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게다가 지금은 저지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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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6화

사실 차성재는 그녀에게 할 말이 있어서 온 게 맞다. 하지만 그녀가 임신했다는 말을 듣고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말을 삼켰다.차에 올라탄 차성재가 깊게 한숨을 쉬고 운전대를 잡았다.“환아에 가야겠군.”환아에 도착해서 차성재는 먼저 김서진에게 연락했다. 그러고는 곧바로 그의 사무실로 향했다.방금 사인을 마친 서류를 직원이 들고 나가자 차승재가 들어왔다.“우리 집에 다녀갔다고 은이에게 들었어요. 왜 더 얘기 나누지 않고 나에게로 온 건가요?”김서진이 서류를 탁 덮으며 일어섰다.“혹시 비즈니스 때문에 온 건가요?”차성재는 바로 대답하지 않고 그의 맞은 편 소파에 앉아 그에게 물었다.“우씨 가문을 들어 본 적 있나요?”“우씨 가문?”갑작스러운 물음에 김서진은 조금 당황했다. 그가 우씨 가문에 관해 물을 거라는걸 예상하지 못한 듯 했다.“우씨 가문도 우리 차씨 가문과 비슷한 고대 무술 가문이에요. 하지만 오래전에 섬으로 이사를 하며 세상과 단절되는 삶을 살고 있죠.”김서진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알아요. 우씨 가문 아가씨가 내 작은아버지와 정략결혼을 한다는 것도 알아요.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차성재가 조금 놀라며 눈썹을 치켜올렸다.“알고 있었어요?”“우리 집 일인데 내가 모를 리가 없죠.”김서진은 피식 웃었다. 이게 왜 문제가 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지만 차성재의 엄숙한 표정을 보고 심각한 일이라는걸 느꼈다.‘이것 때문에 날 찾아온 건가?’“이 정략결혼 때문에 날 찾아온 건가요?”차성재가 고개를 한번 끄덕였다.“그런 이유도 있어요.”“사실 소은이에게 우씨 가문을 조심하라고 말해주려 온 건데 소은이가 임신했다더군요. 이런 일 때문에 걱정할까 봐 당신한테 말하는 게 좋을 거 같아 여기까지 왔어요.”김서진은 차성재라는 사람이 얼마나 신중한 사람인지 잘 알고 있었다. 이렇게 일부러 찾아올 정도라면 분명 중요한 일일 것이다.“무슨 일인지 말해봐요.”“우씨 가문의 실력은 어느 정도 알고 있겠죠. 세상과 단절된 삶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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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7화

“맞아요. 바로 그 두 사람이에요.”차성재가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그 두 사람은 누군가의 사주를 받은 거예요. 음양 듀오는 고대 무술 가문 사이에서도 소문이 자자해요. 나쁜 짓을 수도 없이 많이 한 사람들인데 최근에야 이 두 사람 뒤에서 누군가가 지시를 내리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김서진이 그를 바라보며 잠시 고민을 했다.“당신 말은 그 두 사람을 사주한 사람이 우씨 가문의 아가씨라는 말인가요?”“소식에 의하면 그 여자가 맞을 거예요.”차성재가 고개를 끄덕였다.“우씨 가문의 아가씨가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거예요?”그 여자에 대해서는 이미 소문을 익히 들었다. 자기의 작은아버지가 무슨 생각으로 우씨 가문과 정략결혼을 하려는지 그의 속셈은 뻔히 보였다.오랜 시간 동안 김 씨 고택에서 자기 손에 쥐고 있는 권력을 빼앗으려는 생각은 정말 조금도 줄어들지 않았다. 있는 방법 없는 방법 모두 동원 했고 인정사정없이 그를 해치려는 사람들이었기에 고택으로 돌아가지 않을 수 있으면 절대 가지 않았다.피를 나눈 가족인 데다가 할아버지께서 임종 전에 한 부탁이 있었기 때문에 김서진은 완전히 김씨 집안 사람을 모른 척하지 않았다. 도와줄 수 있는 건 도와주고 그들이 걱정 없이 먹고 살 만큼 돈도 주었다. 하지만 더 이상은 줄 수 없다.김서진이 자기를 건드리지 못한다고 여겼는지 최근 들어 점점 더 제멋대로 행동하기 시작했다. 암암리에서 손을 쓰는 건 사실 아무렇지도 않았다.하지만 이젠 달랐다. 그에게는 한소은이 있고 곧 태어날 아기도 있다. 그들을 위해서라도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 됐다. 자기에게 무슨 짓을 해도 괜찮지만 자기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사람에게까지 손을 댄다면 할아버지가 살아 돌아와도 그들을 가만히 두지 않을 생각이었다.“여자라고 얕잡아 보면 안 돼요. 그 여자 정말 수단이 악독한 사람이에요.”차성재가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그 여자를 직접 만나본 건 아니지만 그 여자에 대한 소문이 그저 나온 게 아니라는 것만 알아둬요. 게다가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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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8화

“배치는 다 끝났습니다. 이제 내륙으로 들어가셔도 될 거 같습니다. 하지만 아직 재벌 몇몇이 내륙 시장을 손에 쥐고 있으니 먼저 우씨 가문의 시장을 열어야 할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어려울 거예요.”“당연한 소리. 어렵지 않으면 내가 너희에게 왜 의뢰했겠어?”우해영이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너희가 쓸모가 없었다면 찾지도 않았겠지.”우해영의 말에 남자는 감히 토를 달지 못하고 입을 꾹 다물었다.“재벌이면 어때. 윤씨 가문을 봐. 고작 그 정도 장난에 난리가 나서 아직 일어서지 못하고 있잖아. 차씨 가문도 우리가 한바탕 했었고. 김씨 가문은......”우해영이 입꼬리를 치켜올리고 이어서 말했다.“김씨 가문은 걱정할 거 없어. 내가 지시한 일만 잘해둬.”“네!”남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그제야 만족했는지 우해영이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주변을 둘러 보았다. 멀리서 걸어오는 김승엽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굳은 얼굴로 입을 열었다.“먼저 가봐.”“네?”“가라고!”커피잔을 탁 내려놓으며 우해영이 다급하게 말했다.그러자 남자는 벌떡 일어나 자리를 떠났다. 그가 카페 문을 열고 나가는 순간 김승엽이 들어오며 그를 한번 쏘아보았다.무슨 영문인지 모르는 남자는 어리둥절했다.김승엽은 화가 잔뜩 난 얼굴로 우해영에게 성큼성큼 걸어갔다.“우해영 씨!”김승엽이 예의 바르게 그녀의 이름을 부른 것 같지만 우해영은 지금 그가 얼마나 화가 났는지 알 수 있었다.“김승엽 씨.”우해영은 그가 화났음을 알아차리고도 아무렇지 않은 듯 고개를 들며 담담하게 말했다.“정말 우연이네요.”그녀의 태도에 김승엽은 흠칫 놀랐다. 저번 데이트 때 그녀는 단 한 번도 이런 말투로 그와 말한 적이 없었다. 데이트하는 내내 겁에 질린 듯 한껏 몸을 움츠렸던 그녀가 지금, 이 순간 허리를 쭉 펴고 담담하게 말하고 있다.심지어 다른 남자와 있는 모습을 그에게 들켰음에도 당황하지 않았고 변명조차 하지 않았다.아무렇지 않다는 그녀의 태도에 김승엽은 더욱 화가 치밀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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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9화

그녀의 말에 김승엽은 뺨을 얻어맞은 것 처럼 얼굴이 얼얼하게 아파져 왔다. 분노로 들끓던 가슴이 그녀의 눈짓 한 번에 단숨에 사그라들었다.김승엽은 지금 자기의 눈앞에 있는 이 여자가 저번 데이트 때 만났던 여자와 완전 딴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저번과 똑같은 얼굴이 아니었다면, 그녀가 한 말이 저번 데이트와 전혀 상관없는 말이었다면 아마 자기가 사람을 잘못 봤다고 생각했을 것이다.“그게......”김승엽은 더 이상 기세등등하지 않고 기죽은 목소리로 대답했다.“그래요. 미안해요. 내가 말이 헛나왔어요. 하지만 당신이 이해해 줬으면 해요. 세상에 어느 남자가 자기의 약혼녀가 다른 남자와 있는 모습을 보고도 화가 나지 않을 수 있겠어요. 해영 씨, 난 당신을 사랑해요!”말을 하면서 그녀의 손을 잡으려고 김승엽이 손을 뻗었다.우해영은 그가 자기의 손을 잡을 기회를 주지 않고 획하고 손을 빼버렸다. 그녀가 손을 뺄 거라는 걸 예상하지 못한 김승엽은 엉거주춤하게 손을 테이블 위로 내려놓았다.“해영 씨.”“그렇게 부르지 마요!”우해영이 차갑게 그를 쏘아보았다. 그가 자기의 이름을 다정하게 부른다는 것 만으로도 역겨웠다.“왜요? 저번엔 이렇게 불러도 뭐라 하지 않았잖아요. 내가 뭐 잘못한 거라도 있어요? 그래서 화가 난 거예요? 아까 그 일 때문에 이러는 거예요? 아까는 내가 잘못 했어요. 용서해 주세요.”잠시 고민하다 김승엽은 방금 산 팔찌를 조심스럽게 그녀에게 건넸다.“자요. 당신 생각이 나서 선물도 샀는데 여기서 마주치다니. 우린 정말 운명인가 봐요.”“여기서 당신을 우연히 마주친 게 얼마나 기쁜지 당신은 모를 거예요. 해영 씨, 이제 그만 용서......”“한 번 더 말하겠는데 그렇게 내 이름 부르지 마요!”우해영이 얼어붙을 듯한 차가운 말투로 그의 말을 끊었다.어찌나 차가운 말투였는지 김승엽은 몸서리를 쳤다. 한 번만 더 그렇게 불렀다간 큰일이 날 것 같았다. 겁에 질려 조금 떨리는 손으로 다시 팔찌를 그녀에게로 밀었다.“그럼, 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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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0화

말을 마치고 그녀는 바로 카페를 나가려 했다.그 모습을 보던 김승엽은 얼른 그녀를 쫓아갔다.“어디 갈 건데요? 내가 데려다줄게요.”“나도 차 있어요.”우해영은 멈추지 않고 빠르게 걸어 나갔다.“차는 기사 보고 먼저 집에 가져가라 하고 내 차 타고 가요. 오랜만에 얼굴 보는 건데 이렇게 가지 말고 좀 더 서로를 알아 가는 게 어때요?”“기사 없이 내가 운전해서 온 거에요.”“당신이 운전했다고요? 운전할 줄 모른다면서요.”김승엽은 저번에 얼핏 그녀가 운전할 줄 모른다고 들었던 것 같았다. 헤어질 때도 기사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가는 걸 보았었다.그의 말에 잠시 멈칫하던 우해영이 잠시 생각하더니 대답했다.“배웠어요.”“이렇게 빨리요?”김승엽은 깜짝 놀랐다. 겨우 며칠 만에 운전을 배웠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면허를 따려면 며칠 가지고는 턱도 없었다.“계속 배우고 있었어요. 면허는 최근에야 딴 거고.”우해영은 더 이상 그와 얽히고 싶지 않아 대충 핑계를 대었다. 그러고는 몸을 돌리고 팔을 쭉 뻗어 김승엽과의 거리를 벌렸다.“김승엽 씨. 당신과 계속 만나거나 결혼할 생각은 있지만 자중하셨으면 해요. 난 나만의 사적인 공간이 필요해요. 이걸 이해하지 못하고 날 존중해 주지 않는다면 더 이상 만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그녀의 말을 들은 김승엽은 어안이 벙벙해졌다. 저번에 그녀와 데이트하고 이제 모든 게 자기 손에 쥐어져 있다고 생각하던 중이었는데 오늘 본 우해영은 이 모든 걸 다시 원점으로 돌려놓았다.어딘가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또 어디가 이상한지 알 수 없었다.그녀의 날카로운 눈을 보며 김승엽은 순간 소름이 끼쳤다. 두 발은 마치 그 자리에 고정된 것처럼 움직이지 않았다.“아, 알았어요.”우해영은 그제야 팔을 내려놓았다. 뒤로 두 발 물러서서 가던 길을 계속 갔다. 이윽고 김승엽의 시선에서 멀리 벗어났다.그 자리에 멍하니 있던 김승엽은 혹시라도 그녀가 한 번쯤은 뒤로 돌아보지 않을까 했지만 헛된 생각이었다. 우해영은 한치의 미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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