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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0화

말을 마치고 그녀는 바로 카페를 나가려 했다.

그 모습을 보던 김승엽은 얼른 그녀를 쫓아갔다.

“어디 갈 건데요? 내가 데려다줄게요.”

“나도 차 있어요.”

우해영은 멈추지 않고 빠르게 걸어 나갔다.

“차는 기사 보고 먼저 집에 가져가라 하고 내 차 타고 가요. 오랜만에 얼굴 보는 건데 이렇게 가지 말고 좀 더 서로를 알아 가는 게 어때요?”

“기사 없이 내가 운전해서 온 거에요.”

“당신이 운전했다고요? 운전할 줄 모른다면서요.”

김승엽은 저번에 얼핏 그녀가 운전할 줄 모른다고 들었던 것 같았다. 헤어질 때도 기사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가는 걸 보았었다.

그의 말에 잠시 멈칫하던 우해영이 잠시 생각하더니 대답했다.

“배웠어요.”

“이렇게 빨리요?”

김승엽은 깜짝 놀랐다. 겨우 며칠 만에 운전을 배웠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면허를 따려면 며칠 가지고는 턱도 없었다.

“계속 배우고 있었어요. 면허는 최근에야 딴 거고.”

우해영은 더 이상 그와 얽히고 싶지 않아 대충 핑계를 대었다. 그러고는 몸을 돌리고 팔을 쭉 뻗어 김승엽과의 거리를 벌렸다.

“김승엽 씨. 당신과 계속 만나거나 결혼할 생각은 있지만 자중하셨으면 해요. 난 나만의 사적인 공간이 필요해요. 이걸 이해하지 못하고 날 존중해 주지 않는다면 더 이상 만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그녀의 말을 들은 김승엽은 어안이 벙벙해졌다. 저번에 그녀와 데이트하고 이제 모든 게 자기 손에 쥐어져 있다고 생각하던 중이었는데 오늘 본 우해영은 이 모든 걸 다시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어딘가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또 어디가 이상한지 알 수 없었다.

그녀의 날카로운 눈을 보며 김승엽은 순간 소름이 끼쳤다. 두 발은 마치 그 자리에 고정된 것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아, 알았어요.”

우해영은 그제야 팔을 내려놓았다. 뒤로 두 발 물러서서 가던 길을 계속 갔다. 이윽고 김승엽의 시선에서 멀리 벗어났다.

그 자리에 멍하니 있던 김승엽은 혹시라도 그녀가 한 번쯤은 뒤로 돌아보지 않을까 했지만 헛된 생각이었다. 우해영은 한치의 미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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