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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7화

“해영 씨, 저를 용서해주실 건가요?”

그가 다시 되물었다.

“저는…….”

해민은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난감했다. 자신은 언니가 아니니 그녀를 대신해서 어떤 결정도 내릴 수 없다.

“죄송합니다. 제가 또 깜빡했어요. 해영 씨.”

승엽은 곧 바로 진심어린 모습으로 사과했다.

“용서를 하고 안 하고는 모두 해영 씨 마음이에요. 편하신 대로 하세요. 제가 해영 씨 결정을 좌우해서는 안 되죠.”

“아니, 저는…….”

“알겠어요, 미안해요.”

그녀의 말을 끊고 승엽은 의기소침해졌다.

“사과 받을게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나와 버린 말에 해미 자신도 깜짝 놀랐다.

“진심이에요? 정말 저를 용서해 주시는 건가요?”

깜짝 놀라며 기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승엽은 고개를 들어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의 이런 눈빛은 낯설면서도 익숙했다. 며칠 전 승엽과 만났을 때, 그녀를 보는 눈빛도 이랬다. 그리고 그녀에게 키스할 때는 지금 눈빛보다 더 뜨거웠다.

“저는 사실…… 어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아요. 승엽씨도 마음에 두지 말아요.”

그녀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어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그녀는 정말 모른다. 그래도 언니가 정략결혼으로 마음 굳혔으니 이 결혼이 잘 성사되게 하려면 이 관계를 잘 처리해야 한다. 그가 많은 생각을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만일 승엽이 자신이 그를 용서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중도 포기하면 이 결혼은 물 건너간다. 그렇게 둘 수는 없다.

“정말 기억 안 나요?”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휘둥그레 크게 뜨고 승엽이 재차 물었다.

어제 분명히 그렇게 화를 냈는데, 자신을 한바탕 패고 싶은 기세였는데? 지금은 화가 나지 않는다고? 정말 이런 식의 사과방식이 먹힌 걸까?

“네.”

“잘 됐네요!”

책상을 사이에 두고 그녀의 손을 잡으려고 손을 뻗고 보니 그녀의 두 손이 모두 책상 아래에 있는 것을 알았다. 어쩐지 방금 이상하게 느껴졌다.

“저기…… 손은 왜? 다치셨어요?”

“아니에요!”

해미는 당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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