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965화

김승엽의 품에서 벗어난 우해민의 얼굴빛이 어두워졌다. 그녀의 목소리도 차갑게 변했다.

“시간이 많이 늦었어요. 이만 집에 가야겠어요.”

“왜요?”

김승엽은 멍해졌다. 함께 영화를 보자고 해놓고 집에 가겠다는 그녀를 막연하게 바라보았다. 사실 영화를 보는 건 둘째 치고 그녀를 공략하기 위해 짜두었던 계획들을 시행하려 했었다.

‘왜 그러지? 아까까지는 좋았는데.’

어떻게 된 건지 생각할 시간도 없이 자리를 일어서는 우해민의 모습을 보고 그녀의 손을 획 잡아챘다.

“해영 씨...”

잠시 머뭇거리다 다시 입을 열었다.

“해민 씨. 죽더라도 무슨 영문인지 알아야겠어요. 왜 나에게 이렇게 차가웠다 뜨거웠다 하는 거예요? 내 마음이 뜨거운 불가마에서 타들어 가는 느낌이란 말이에요.”

고개를 돌린 우해민은 그를 한번 보더니 자기를 잡은 그의 손을 보고 머뭇거렸다.

“해민 씨, 나에게 불만이 있는 거면 말해줘요. 이렇게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내가 어떻게 해야 당신을 기쁘게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그의 초조한 얼굴에는 진심이 가득 담겨 있었다. 우해민은 잠시 생각하다 고개를 저으며 그의 손에서 자기의 손을 빼내었다.

“당신의 문제가 아니라 내 문제에요.”

“?”

“당신이 아니라, 내게 문제가 있는 거라고요.”

작게 말하는 그녀의 목소리에는 약간의 망설임과 막막함이 묻어 있었다.

“만약 어느 날, 당신이 알고 있던 내가 내가 아니라면, 그때도 날 좋아해 줄건가요?”

“......”

김승엽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내가 알고 있는 당신이, 당신이 아니라니요? 무슨 일 있는 거예요?”

김승엽은 원래부터 그녀가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도대체 어디가 이상한지 알지 못했다. 지금 이런 말까지 하니 김승엽은 더욱 의심이 갈수 밖에 없었다.

정신이 번쩍 든 우해민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에요. 그저 허튼소리를 한 거예요. 마음에 두지 마세요. 내가 그랬었죠? 내 성격이 이상하다고. 개의치 마세요.”

그러고는 다시 집으로 가겠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