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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8화

분명 두 개의 몸인데 마치 동기화된 한 몸이 된 것처럼 더 이상 자기의 몸에 소유권이 없어졌다.

귀걸이를 강제로 빼낸 아픔은 이제 얼얼해져 더 이상 아프지 않았다. 피도 멈추었다. 우해민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통쾌함을 느꼈다.

오늘에야말로 자기의 몸이 자기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드디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해냈다. 귀를 뚫는 게 아팠지만, 온전히 자기가 선택해서 한 일이었다.

우해영은 점차 진정을 되찾았다. 아까는 우해민이 자기의 말을 듣지 않고 함부로 귀를 뚫었다는 거에 화가 났지만, 지금은 진정되었다. 이제 와서 화를 내도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 아직 우해민이 자기를 대신해 자기가 하고 싶지 않은 일들을 해야 했다.

우해민의 손에 귀걸이를 놓아주며 그녀를 쏘아보았다.

“잘 챙겨. 잃어버리지 않게!”

이제야 한시름 놓은 듯 작게 숨을 내쉬며 기쁜 마음으로 손에 놓인 귀걸이를 바라보았다.

“민아. 너 설마 그 남자에게 빠진 거 아니지?”

순간 우해민의 눈에 당황함이 스쳐 지나갔다. 연신 고개를 저으며 우해영의 말에 대답했다.

“아, 아니야! 언니 말 잘 듣고 있어. 그런 일은 없을 거야!”

하지만 그녀는 우해영을 속일 수 없었다.

“그래, 알았어.”

“언니, 언니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야. 그저...”

“알았다고 했잖아. 방에 가서 쉬어. 이따가 아줌마보고 네 상처에 약 발라주라고 할게. 덧나지 않게 주의해. 더 이상 사고 치지 마. 알겠어?”

“알았어.”

우해민이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오늘 내일은 허튼 생각 하지 말고 귀에 난 상처나 잘 치료해!”

우해영이 그녀의 어깨를 툭툭 치고는 가버렸다.

그녀의 뒷모습이 시선에서 사라져서야 우해민은 긴장을 풀고 한숨을 내쉬었다. 아직 불안한 느낌이었지만 우해영이 그대로 간 걸 보니 한발 물러선 것 같았다.

우해영은 화장실로 향했다. 손에 묻은 피를 씻어내는 그녀의 표정은 냉담했다.

지금까지 그녀의 손에 묻은 피는 적지 않았다. 오래전부터 손에 피를 묻는 게 익숙해 아무렇지 않았지만, 오늘은 뭔가 그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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