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 김승엽은 그녀가 더 이상 선 넘는 행동을 할까봐 소리를 질렀다.그러나 김지영의 조롱에 우해영은 화가 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그녀는 입꼬리를 올리고 한쪽으로 자신의 조수를 쳐다보며 농담하는 듯 진지하게 말했다."만약 그녀가 원한다면 나는 개의치 않아요.”"너-" 김지영은 화가 치밀어 말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였다.그러나 사승업은 그녀가 나쁜 일을 저지를까 봐 얼른 원만하게 처리했다."그럴 필요 없어요. 모두 농담이예요!엄마, 사실 알다시피 한 사람이 그렇게 큰 가족과 기업을 관리하는 것은 매우 쉽지 않아 어떤 일은 조수에게 맡기는 거예요,이것도 내가 동의했어요. 해영이는 아무런 요구도 없고, 그녀는 사실 매우 간단하게....”"누가 내가 요구하지 않았다고 했어."우해영은 그를 흘겨보더니 등을 꼿꼿이 펴고 말했다."저는 이 집으로 이사와서 살고 싶어요.""우리 집?!" 김승엽은 어리둥절해하고 서진의 할머니도 의아해했다."맞아, 하지만 나는 나 혼자만의 방을 원해."그녀가 이어서 말했다."그리고 오늘 저녁에 들어올 수 있는 것이 좋을거 같아.""이렇게 빨리?" 김승엽은 그녀가 대체 무슨 생각인지 이해하지 못했다.처음에 그는 그녀가 주동적으로 품에 안기려는 줄 알았는데, 또 혼자 지내야 한다니, 설마 이것이 여자의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왜, 어려울것 같니?"그녀가 말했다."오해하지 마. 나는 결혼 전에 서로를 더 잘 알았으면 좋겠어. 하지만 너희 집이 불편하면 됐어. 난 상관없어.""편해, 편해, 왜 불편해."모처럼 그녀가 주동적으로 들어오겠다고 제의했을 때, 김승엽은 기뻐할 겨를도 없는데 어떻게 거절할 수 있겠는가.다만 일이 너무 갑작스러워서 그는 잠시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랐다. 그녀가 또 생각을 바꾸려는 것 같은 모습을 보고 연달아 말했다."우리 집에 방이 없더라도 내가 나가서 너를 지낼수 있게 할 거야!"비록 아들이 장래의 대업을 위해서라는 것을 뻔히 알지만 그의 비위를 맞추는 모습을 보고
이 남자의 카리스마는 매우 강했다. 그녀가 본 남자는 부지기수이고, 교제한 사람도 매우 많지만 그와 같은 사람은 하나도 없다. 단지 멀리서 한 번 보면 노하지 않고 위풍당당한 기백이 있다.그녀는 실눈을 뜨고 갑자기 그에게 흥미를 느꼈다.서진은 자연히 우해영의 명성을 들은적이 있었고 우씨네 집안 역시 극히 신비한 존재였다. 이렇게 여러해동안 줄곧 저조했지만 우 아가씨가 인수한후 하루하루 강해져 고무계에서 손꼽히는 존재로 되였다.요 몇 년 동안 집안의 상업 세력이 부단히 확충되어 무학에도 조예가 깊었는데, 듣자니 우양의 무공이 매우 높아 이미 적지 않은 고수들을 물리쳤다고 한다.그러나 예봉이 드러나면 필연적으로 많은 포위 공격을 받게 된다. 요 몇 년 동안 우씨네 가문의 도전은 적지 않았지만 우씨네 가문에 도전하는 사람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만약 여기에 와서 또 김승엽을 선택한다면, 그는 자연히 그들이 서로 기뻐하고 정이 가는 곳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김승엽이 마음에 드는 것은 집안의 세력과 재력에 지나지 않는다.다만 우해영은……김씨네 집안을 위해서인가?그러나 김승엽이 김씨네 집안에서의 분량은 보잘것없다.만약 김씨네 집안의 재력과 세력을 위한 혼인을 하려고 한다면, 그녀가 마땅히 찾아야 할 것은 자신이다. 설마 그녀는 자신이 그녀의 수법을 먹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간파하고, 그래서 매우 자각적으로 직접 김승엽을 찾아간 것일까?서진은 아직 그녀의 마음을 잘 헤아리지 못했다. 그러나 그녀는 어제 음양듀오를 야밤에 저택에 침입하게 해놓고 오늘 직접 찾아와 주동적으로 이 집으로 들어오려 한것을 보아 이 결혼이 쉽지는 않은것 같다."너 왜 아직도 여기 있어?"그녀의 시선을 따라 위를 쳐다본 김승엽은 눈살을 찌푸리며 한순간 당황했다.그는 사실 그녀가 목표를 옮길까봐 일부러 우해영이 서진을 만나는것을 원하지 않았다. 그러면 자신은 승산이 없어질걸 알았기 때문이다.우해영의 눈빛을 받았을 때, 그는 얼른 웃으며 아무렇지 않은 듯이 설명했다."너한테 소
서진: "???""나는 해영이 아주 우수하고 조건도 아주 좋다는 것을 알고 있어. 그러나 그녀는 나의 사람이니 너는 생각하지도 마!" 김승엽은 늘 안심하지 못했다. 서진이 해영에 대해 마음이 생길까 봐 걱정되였다. 그는 자신이 정말 빼앗을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았다.그러나 그의 말을 듣고 서진은 가소롭다 생각하고 손을 들어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삼촌,너무 많이 생각했어요.""그녀는 제 스타일이 아니에요!”서진은 웃으며 담담하게 말했다."삼촌의 마음은 알만해요, 다만 삼촌이 눈을 밝게 닦고 늑대를 집에 끌어들이지 않기를 바랄 뿐이예요!"말을 마치고 그는 손을 놓은 후 곧장 자신의 차로 가서 차를 몰고 갔다.김승엽은 한참 동안 제자리에서 멍하니 있다가 그의 말을 되새겨 보았다."무슨 늑대를 방으로 끌어들여! 나를 겁주고 있어!"그의 말은, 해영이가 늑대란 말이야?!웃기네,이렇게 아름답고 예쁜 늑대를 본 적이 있어?게다가 우해영은 지금 어느 점이든 그보다 강하고, 그는 비록 김씨 집안의 사람이지만, 수중에 김씨네 집안의 실권을 장악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우해영도 모르는 것이 아니였다, 그는 그녀가 무슨 꿍꿍이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만약 꿍꿍이가 있다면, 그것도 자신이 그녀를 바라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그녀에게 빼앗길까 봐 두려워하는 것이 있는가?서진은 틀림없이 그를 질투할 거야, 틀림없어!그는 해영을 본 후에 틀림없이 후회했을 것이다. 그의 곁에 있는 그 여자가 예쁘게 생겼고 향수 따위를 다듬을 줄 아는 것 외에 또 무슨 능력이 있는지, 차씨 집도 몰락했다. 게다가 그녀는 외가녀였고 차씨 집의 실제 세력은 모두 차성재의 손에 장악되어 있지 어디 해영이와 같겠는가.해영은 집 전체를 실속있게 장악하고 있고, 또 고무세가의 후계자지만, 대비해보면 그 여자는 정말 아무것도 아니였다.이렇게 생각하니, 김승엽의 마음은 훨씬 편해졌다. 그는 더욱 서진이 그를 질투하는 것이라고 느꼈다. 그래서 고의로 그를 겁주고, 그가 자기절로 물러나게 하
김승엽 그 쓸모없는 사람에 직면하여 그녀는 다가가기도 싫었다. 그가 자신에게 접근한것만 생각하면 구역질이 났다. 그와 부부는 커녕 일단 비적만 얻으면 결혼후 김승엽의 관계를 빌어 내부에서 김씨네 집안라는 이 방대한 산업을 먹을수 있고 목표를 달성한후 단번에 그 페기물을 차버릴수 있었다.그러나 지금 그녀는 뜻밖에도 생각을 좀 바꾸고 싶었다. 만약 결혼한 상대가 그 남자로 바뀐다면, 그녀는 아마도 그렇게 번거로울 필요가 없이 원하는 비적을 쉽게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쉽게 김씨네 집안의 산업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다만, 그는 이미 결혼한 것 같은데?차는 곧 그녀의 별장으로 돌아갔다. 별장은 김씨네 집안의 소란과 대조적으로 썰렁했다. 비적을 위해서가 아니었다면 그녀는 결코 그곳으로 이사하지 않았을 것이다.그녀는 어릴 때부터 무예를 배울 재목이었지만 하필 이전 세대에서 끊기어 부모는 이 방면에 대해 이미 흥미를 잃은 것 같았다.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만약 그녀가 아니었다면 우가는 고무세가에서 거의 제명되었을 것이다.그녀는 집안의 무학 비적을 모두 배웠다. 무공에 있어서 이미 정교하다고 자인했지만, 나가서 각 고대 무세가에 도전해 본 후에야 자신의 실력이 여전히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일반 동년배들을 대할 때 그녀는 쉽게 대처할 수 있지만 일부 연장자들은 가까스로 대처할 수 있다. 그러나 그녀의 도전에 따라 우가에 찾아와서 도전하는 사람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우씨 가문은 겉으로는 한때 풍광이 둘도 없고, 명성이 자자하지만, 그녀도 지금 우씨 가문이 사방에 위기가 놓여있단것을 마음속으로 잘 알고 있었다. 그녀도 열 번 여덟 번 대처할 수 있지만, 매번 대처할 수 있는 것은 아니였다.그러나 그녀가 무심결에 듣자니, 한 권의 옛 무비적은 원래 차씨네 것인데, 그 안의 무공은 정교하고 절묘하며, 만약 배웠다면 천하무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책은 후에 잘못하여 김씨 집안의 손에 들렸고, 그 후에 소식을 잃었다고 한다.김씨네 집안에 대해 말하자면
"그만해!"힘껏 탁자를 두드리자 해민은 깜짝 놀라 몸이 통제되지 않고 떨렸다."네 꼴을 좀 봐, 어디 날 닮았니!목 움츠리지 말고, 발도!"해영은 그녀를 때리지 못하는것이 한스러웠다."너 내가 무섭니?너 진짜 내가 무서워?""......무서워!" 그녀는 긴장하여 매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무서워?!" 냉담하게 우스갯소리로 비웃었다."네가 날 무서워한다고? 아니!너는 나를 무서워하지 않아!네가 정말 나를 무서워한다면, 감히 나 몰래 귀를 뚫을 수는 없을 거야!"그녀의 이런 생각 때문에 해영은 똑같이 귀를 뚫어야 했다.지금까지 크면서 해영은 종래로 자기 몸에 변화를 가져오지 않았다.특히 귀를 뚫고 문신하는 이런 행위는 가장 싫어했다. 무예를 련습하는것도 이미 매우 힘들고 아픈데 왜 그런것들을 해야하는지 몰랐다.게다가 귀구멍 같은 것은 근본적으로 적에게 자신을 해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이였다. 상대방이 기회를 틈타 이 장신구를 잡아당기면 바로 한 번의 상처였다. 그녀는 적에게 절대 이런 기회를 남기지 않을 것이였다.그러나 지금 그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렇게 해야 하기 때문에 해영을 보고 있으면 더욱 미워났다.우씨네 집에는 이미 그녀처럼 우수한 딸이 있는데 또 이런 쓸모없는 사람이 있어서 뭐하는지, 단지 자신과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어 좀 쓸 수 있을 뿐이였다.“미, 미안해..."해민은 떨리는 목소리로 사과했다."이제와서 미안하면 무슨 소용이 있어, 네가 말을 듣지 않아서 내가 너처럼 이렇게 어리석은 일을 해야 한다는걸 아니!"해영은 말할수록 화가 나서 한쪽에 놓여 있는 등나무 줄기를 손에 잡고"탁-"하고 그녀의 몸을 때렸다.해민은 아파서 낮게 소리를 냈지만 피하지는 않았다.다년간의 경험은 그녀로 하여금 피하지 않는 것보다 피하는 것이 더 심각하다는 것을 알게 했다. 그래서 언니가 화를 분출하겠다고 그녀를 때리려하면 성실하게 거기에 서서 그녀에게 맞아야 했다. 때리고 난 후에 그녀의 화가 풀리면 자연히 괜찮았다.
"알, 알아." 고개를 숙이고 해민은 작은 소리로 말했다."미안해 언니,다음부턴 안그럴게."그녀의 태도에 해영은 매우 만족하여 고개를 끄덕였다."그래!기억해, 네 몸은 너의 몸일뿐만 아니라 내것이기도 해. 네가 자신의 몸에 대해 뭘 하든 꼭 나한테 말해야 해. 반드시 네 몸을 잘 보호해야 한다. 알겠니?""알겠어."살짝 웃은 후, 해영은 만족했다고 할 수 있었다."이제 가봐,사람을 시켜 너에게 약 좀 먹이고 요 며칠 꼭 밥 잘 챙겨먹어. 말라서 뼈 밖에 없구나.""응." 모기마냥 소리를 낸 그녀는 몸을 돌려 자신의 지하실로 걸어갔다. 그 작은 방에 숨어야만 안전했다."맞다!"또 무엇이 생각났는지 해영은 그녀를 불렀다."오늘 저녁부터 나는 김씨네 집으로 이사해서 살거야. 너 혼자 여기에 살아. 여기저기 뛰어다니지 말고, 바깥 사람들이 너를 보지 못하게 해야 한다. 들었니?"고개를 끄덕이며 순종하지 않고 해민은 갑자기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언니는 김씨네 집에 들어가서 사는거야?""왜?" 눈썹을 치켜세우며 해영은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문제 있어?""아니, 없어!"그녀는 얼른 고개를 저었지만 의문을 참지 못했다."아니, 내가 대신 가라고 하지 않았어? 너는......승......김씨네 집안의 그 남자를 싫어하지 않았어?"“그가 싫긴 하지만 내가 그랑 자러가는것도 아니고,내가 김씨네 집에 가는건 해야 할 일이 있어어야."우해는 손가락으로 그녀를 찔러 보았다."왜, 너는 날 대신해서 그 남자랑 자려고 하니?""아니,아니야." 그녀는 당황하여 고개를 저으며 그녀의 얼굴마저 빨개졌다.비록 입으로는 아니라고 했지만 눈빛은 오히려 당황하여 전혀 그녀를 똑바로 보지 못했다.그녀의 모습을 보고 우해는 생각에 잠긴 듯 했다."너 설마, 정말 그 쓸모없는 인간을 사랑하게 된 건 아니겠지?”"아니야, 아니야, 그런적 없어!"해민은 재빨리 변명했다."언니가 그를 쓸모없다고 말했는데 내가 어떻게 그가 마음에
서진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는 지금 우해가 도대체 왜 왔는지, 김씨네 집안에 숨겨진 비밀, 할아버지가 임종 전에 말한 것이 도대체 무엇인지 알아내려고 했다.또 한 가지,음양듀오가 이 곳에 도착하였다. 그들은 분명히 우씨 집안에 의해 고용된것이 확실했는데 무엇을 하려 하는지는 아직 알아내지 못했다. 소은에게 위협과 상해를 입힐 것인지 그도 그다지 확실하지 않았다. 그러나 어쨌든 모든 위협이 일어나기 전에 막아야 했다.그가 한 이 모든 것에 대해 소은은 아직 몰랐다. 그녀의 최근 생활은 그야말로 한가하기 그지 없었다.매일 화초를 만지작거리고 조용히 배속의 태아를 키우는것 외에 작업실도 오랫동안 가 본 적이 없었다. 그녀의 그 보배들은 말할 것도 없었고 오히려 이연이 그녀에게 두번 새로운 레시피를 보낸 적이 있었다. 그녀가 자기철로 개발하고 그저 소은보고 한번 보라고 보낸것이였지만 꽤 그럴싸했다.이날,오랫동안 오지 않은 방문객이 작은 귀한 손님을 데리고 와서 리사는 업무를 보는 틈을 타서 특별히 그녀를 보러 달려왔다."아이리스?" 소은은 녀석이 리사를 따라 올 줄은 몰라 의외였다."오랜만이네."남자아이는 수줍게 웃었다. "Su, 안녕하세요."지난번 프랑스에서 헤어진 후에 다시 만난 적이 없었지만 녀석은 오히려 가끔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 연락을 유지했다. 그녀는 사실 너무 예의 바르다고 느꼈다.임상언 역시 그녀에게 너무 귀하지는 않지만 적절한 선물을 열심히 골라 보내주군 하였다."너 언제 왔는데 나한테 전화 한 통 안 했어?"소은은 반갑게 그들을 맞이하면서 말했다."전화하면 서프라이즈가 없잖아!"리사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그들이 들어온후 또 몇사람이 뒤따라 들어왔다. 매 사람마다 손에 많은 물건을 들고 들어와 바닥에 놓았다."이게 다 뭐야?!"그녀가 놀라 물었다."선물, 결혼 선물이야! 네가 결혼한다는데 어떻게 선물을 준비하지 않을 수 있겠니?근데 어떤건 니꺼고 나머지는 림선생 꺼야."그녀가 잘못 가질까봐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지금 보니 확실히 그의 말이 맞았다."아니야, 네가 준 것도 다 좋아!" 소은은 그녀가 농담하는걸 알고 웃으며 말했다."자, 안으로 들어와, 너희들 뭐 마실래?""커피! 주스?" 그들이 정한 후 소은은 녀석에게 물었다."맞다, 너는 알레르기 체질이지. 무슨 알레르기가 있으면 꼭 나한테 말해. 내가 그들보고 조심해라 할게.""감사합니다."꼬마가 예의 바르게 말했다."어떻게 아이리스를 데려왔어요?"소운은 그녀가 이번에 뜻밖에도 이 녀석을 데리고 올줄 몰라 놀랬다"어쩔 수 없어, 얘 아빠가 할 일이 좀 있다길래 임시로 데리고 하루 종일 보모로 있으라고 했어."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지난번 프랑스에서의 일 이후로 그녀는 녀석을 아끼며 시간이 있으면 연락하고 친하게 지내 임상언은 가끔 아이리스를 돌봐 달라고 부탁했다.물론 그도 자신의 인맥과 자원으로 그녀에게 약간의 보답을 주었다. 그는 상인으로서 공평한 거래를 매우 중시했다. 자신이 손해를 보지 않거니와 그녀가 손해 보는 일도 없게 하였다.소운은 고개를 끄덕였다."당신의 뜻은 임 선생도 국내에 왔다는 것입니까?""응!" 리사는 끄덕이며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말했다."계산해보면 마침 너희들의 결혼식에 참가할수 있을거 같아.참, 전에 네가 임신했다고 했잖아,실제로 보니 아무런 변화도 없는데!""몇 달밖에 안 됐는데 변화가 없는 게 정상이죠." 아랫배를 한 손으로 어루만지면 이것이 새 생명이라는 게 신기할 따름이였다.겉으로 보면 그녀의 몸매 체형은 아직 아무런 변화가 없지만, 그녀는 이미 자신의 몸이 미세한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런 변화는 겉으로는 아직 알 수 없지만 그녀 자신은 느낄 수 있었다.때로는 졸리기도 하고, 때로는 좀 슬프기도 하고, 그녀는 이전에 이렇게 쉽게 슬퍼한 적이 없었는데, 또 한 가지는 바로......그녀는 체내에 항상 정력이 왕성한 느낌이 있다고 느꼈다.비록 잠을 잘 때가 많아졌지만, 깨어 있는 상태라면 정력과 체력이 비할 데 없이
소은은 고개를 들어 눈물을 참으며 말했다. “한 가지 이상한 게 있어요.”“무슨 일이에요?” 임남을 달래던 임상언이 무심히 되물었다.“로사 왕자는 감금된 것이 아니라 그날 Y국으로 송환되었다고 들었는데, 그렇다면 왜 그동안 로사 왕자와 연락이 닿지 않았던 걸까요?” 소은의 말에 임상언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두 가지 가능성이 있겠죠. 신호가 나쁘거나 핸드폰을 확인하지 못했을 수도 있고, 로사 왕자가 저희 연락을 거부하고 있을 수도...”두 사람은 잠시 눈을 마주쳤다. 말은 없었지만, 둘 다 이미 답을 얻은 듯했다. 로사 왕자가 그토록 연락을 피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도 나름의 계획을 세우고 있는 건가?...3일 후. 소은은 마지막 침을 놓고 손을 거두었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여왕을 쳐다보며 말했다. “오늘 시술로 폐하의 다리에 감각이 돌아오실 겁니다. 하지만 일어서는 건 천천히 시도하셔야 합니다. 너무 서두르시면 안 돼요.”소은은 말을 마치고 갑자기 미소를 지었다.“무엇 때문에 웃는 거지?” 여왕은 여전히 자신의 다리를 어루만지며 물었다. 이미 이틀 전부터 약간의 감각이 돌아왔음을 느낀 터라, 소은의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소은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제가 쓸데없는 일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어서요. 사실 R10 실험을 고집하신다면 결국 폐하께서는 이 몸을 떠나게 되실 텐데, 제가 이 몸에 애쓰는 일이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여왕은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계속한 거지?”“어쩌면, 폐하께서 마음을 바꾸실 지도 모르니까요.” 소은은 부드럽게 대답했다. “어쩌면 자신의 몸이 무엇보다 소중한 것이라는 걸 깨닫게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거든요.”“우리 모두 이 세상에 올 때 두 손은 비어있지만, 이 몸만은 오로지 우리 자신의 것이죠. 몸마저 버리신다면, 그 영혼은 여전히 진짜 자신일 수 있을까요?”“그렇구나.” 여왕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
소은은 조용히 몸을 일으키며 여왕을 쳐다보았다. “물론이죠.” 소은은 담담하게 답했다. 그 대답에는 원망이나 비난의 기색은 전혀 없었다.“그렇다면... 조금 아쉽네.” 여왕은 생각에 잠긴 듯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기 마련입니다. 세상 모든 일은 균형을 맞추려 하죠. R10이 폐하께서 이루고자 하는 꿈이라면, 저는 그것을 막을 수 없어요. 다만, 그때가 되어 성공하든 실패하든, 저는 그 모습을 보지 못할 테니 부디 후회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소은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문 밖으로 나갔다.릭은 여전히 문 앞에서 대기 중이었다. 그녀와 여왕의 대화가 거의 다 들렸던 듯, 둘의 시선이 잠시 교차했다. 소은이 그를 지나쳐 나가자, 릭은 곧장 방으로 들어갔다.“여왕 폐하.” 릭은 여왕을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그녀의 다리에 꽂힌 은침을 보자 릭의 눈빛이 굳어졌다. “이건...”“괜찮아. 곧 소은이가 와서 침을 빼줄 거야.” 여왕은 무심하게 손을 흔들며 말했다.릭은 여전히 불안한 눈빛으로 말했다. “폐하께서 너무 방심하시는 것 아닙니까? 만약 한소은이 폐하께...”“그럴 리 없다.” 여왕은 단호히 그의 말을 잘랐다.릭은 당황한 얼굴로 물었다. “설마 그 여자를 믿으시는 겁니까?”여왕은 대답 대신 잠시 침묵을 지켰다. 그녀도 릭의 질문이 아니었다면 자신이 소은을 믿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을 것이다. 오랜 세월 누구도 쉽게 믿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그녀는 소은을 의심하지 않았다. 심지어 은침에 독이 묻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제가 가서 잡아오도록 하죠.”여왕이 생각에 잠기자 릭은 바로 뒤돌아섰다.“거기 서!”여왕은 결연히 말했다. “난 믿어.”릭은 한참을 침묵하며 여왕의 결정을 받아들였다....임상언은 아들을 다시 만날 수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비록 아들을 구하려는 결심을 굳혔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희망이 사라지는 듯했다.
소은은 허리춤에서 허리띠처럼 생긴 물건을 꺼내더니 조심스럽게 풀어내며, 그 안에 숨겨진 가느다란 은침을 꺼냈다.“이건...” 여왕은 깜짝 놀라며 소은을 쳐다봤다. 소은이가 은침을 항상 가지고 다닐 줄은 상상도 못 했던 것이다.“말해봐, 네 요구가 뭐지?” 여왕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마음을 가다듬으려 애썼다. 너무 무리한 요구라면 거절하면 그만이다. 여왕은 절대 소은에게 휘둘리지 않겠다고 다짐했다.소은은 차분하게 말했다. “제가 여기서 나올 수 있었던 건 로사 왕자님 덕분입니다. 그러니, 왕자님을 책망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그게 다야?” 여왕은 의아해하며 물었다. 소은이 여기까지 와서 자신과 조건을 따지는데, 결국 요구한 게 단지 로사를 처벌하지 말라는 거라니. 자신이 잘못 들은 건가 싶었다.“로사는 내 아들이다. 내가 정말 내 아들에게 손을 댈 리는 없지. 괜히 기회를 헛되게 쓴 건 아닌가?” 여왕은 고개를 저으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전 폐하께서 정말 로사 왕자님께 처벌을 내리시지 않을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왕자 폐하께서 저를 구해준 건 사실이기에 저도 왕자 폐하를 위해 무언가를 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소은은 조용히 말했다. “게다가 지금 왕자 폐하를 감금하시고 자유를 제한하고 계시지 않나요?”여왕은 의아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아니야. 난 단지 로사를 Y국으로 돌려보냈을 뿐이야.”“로사가 여기서 내 일을 여러모로 방해하긴 했지만, 우리 모자 사이가 더 악화되기를 바라지 않았다. 국내에서도 로사가 필요하니 Y국으로 돌려보낸 것뿐이다.” 여왕은 담담하게 말했다.“그런데 왜 왕자 폐하의 전화가 연결되지 않죠?” 소은은 잠시 멈칫했다. 단지 귀국했다면 국제전화를 받을 수 있을 텐데, 연락이 닿지 않았기에 여왕이 로사를 가둬놓았다고 오해할 수밖에 없었다.여왕은 깊은 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나도 잘 모르겠군. 그날 내가 화가 났던 건 사실이지만, 곧바로 Y국으로 돌아가도록
“삼일이면 됩니다.” 소은은 여왕을 쳐다보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삼일? 고작 삼일?” 여왕의 눈에는 믿기지 않는 놀라움이 서렸다. 그녀는 적어도 몇 달, 아니 최소한 몇 년은 걸릴 줄 알았다. 그러나 고작 삼일이라니, 그녀로서는 상상도 못 한 시간이었다.삼일쯤이야. 십 수년을 이렇게 버텨왔는데, 삼일쯤 더 기다린다고 달라질 게 뭐 있겠는가?“삼일 안에 정말 나아질 수 있는 건가? 내가 정말 다시 일어서서 걸을 수 있는 건가?” 여왕은 두 손으로 자신의 다리를 힘껏 눌렀지만 여전히 아무런 감각이 없었다. 그녀는 소은의 말을 쉽게 믿을 수가 없었다. 이 다리가 감각을 잃은지 너무 오래되어 치료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여왕은 여러 나라의 명의를 찾아 다녔지만, 그들은 단지 병의 악화를 늦출 수 있을 뿐 다리를 완전히 회복시키는 건 불가능하다고 했었다. 그러나 지금 소은은 그녀 앞에 서서 확신에 찬 얼굴로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녀는 속으로 자신도 모르게 그 말을 믿고 싶어졌다.“이전처럼 완벽하게 걸을 수 있을 거라고 장담할 순 없어요. 너무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아서 근육이 많이 위축됐거든요. 하지만 서서히 일어나서 조금씩 회복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소은은 진지한 어조로 답했다.여왕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정도라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젊었을 때처럼 완전히 회복되는 것을 기대하지 않았다. 그러나 만약 휠체어와 지팡이 없이 다시 일어설 수 있다면, 그 자체로도 그녀에겐 더할 나위 없는 희망이었다.“좋아. 삼일, 기다리겠네. 필요한 게 있나?” 여왕은 기분이 좋아져 말을 한층 부드럽게 했다.“임남...” 소은이 말을 꺼내자마자 여왕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녀는 곧바로 고개를 저으며 거절했다. “그건 안 돼. 그런 요구는 하지 마라.”“제가 말한 건 임남을 바로 풀어달라는 게 아닙니다. 그냥... 그 아이가 괜찮은지 알고 싶고, 가능하다면 아버지와 한 번 만날 기회를 주시면 좋겠습니다.”
“이 실험을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은 저와 프레드 뿐이기 때문입니다.” 소은은 잠시 생각하다가 덧붙였다. “아니면 주효정을 믿으실 건가요?”“나는... 아무도 믿지 않아.” 여왕은 얼굴을 차갑게 굳히며 휠체어를 돌렸다.“여왕 폐하께서 이 실험에 집착하고 계시는 건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인가요? 세상을 둘러보고 싶다거나, 짐을 내려놓고 잠시 쉬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으신가요? 수십 년간 왕좌에 오르셨지만, 정말로 아직도 그 삶이 좋으신가요? 언제나 긴장하며 위태로운 자리를 견디는 고단한 나날, 정말 아직도 벗어나고 싶지 않으신가요?” 소은은 여왕의 등을 쳐다보며 부드럽게 물었다.여왕은 아무 말 없이 자신의 무릎을 쓰다듬으며 고개를 살짝 떨구었다. 그녀는 시선을 다리로 내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세상을 둘러본다? 나는... 걷는 게 어떤 느낌인지도 잊어버렸어.”여왕은 오랜 세월 동안 다리를 쓰지 않았고, 처음에는 억지로라도 일어설 수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상태는 악화되었고 이제는 아예 휠체어 없이는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그녀는 휠체어에 익숙해졌다고 생각했지만, 소은이 ‘세상을 둘러보라’는 말을 꺼내자 가슴이 아팠다.“만약... 폐하께서 다시 일어설 수 있다면요? 제가 다시 걷게 해드린다면요?” 소은은 조용히 여왕의 뒤에 서서 말했다.여왕은 잠시 멈칫하더니, 눈빛이 날카롭게 변하며 휠체어를 돌려 소은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정말이냐?” 여왕의 눈에는 억누를 수 없는 희망과 깊은 의심이 뒤섞여 있었다.소은은 대답 대신 그녀의 시선을 천천히 여왕의 다리로 내리고, 천천히 다가가서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손을 뻗어 여왕의 무릎 위에 가볍게 손을 올렸다.여왕은 살짝 몸을 떨었다. 사실, 그녀의 다리는 거의 완전히 감각을 잃은 상태라서 소은의 손길도 느껴지지 않았지만,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움츠러들었다. 아마도 너무나 간절히 다시 일어서고 싶기 때문이었을 것이다.소은은 아무 말 없이 여왕의
“맞아요, 임남 때문이기도 하지만, 폐하 때문이기도 합니다.” 소은은 주저하지 않고 대답했다. “제가 정말로 떠나버렸다면, 가장 초조해지는 사람은 사실 여왕 폐하 아닐까요?”여왕은 코웃음을 치며 차갑게 말했다. “내가 초조해질 이유가 뭐지? 어차피 내 손엔 네 약점이 있잖아. 너를 다시 잡아오는 것도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고.”“약점이요? 임남 말씀이신가요?” 소은은 부드럽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잊지 마세요, 임남이는 제 아들이 아닙니다. 저에게는 제 친자식이 셋이나 있어요. 만약 제가 마음을 단단히 먹고 임남을 포기해 제 아이들을 지키려 한다면, 그 약점이 과연 제게 약점이 맞을까요?”여왕이 입을 열기도 전에 소은은 다시 말을 이었다. “게다가, 그 아이에겐 목숨을 걸고서라도 구하려는 아버지가 있습니다. 만약 임상언이 폐하께 끝까지 맞서기로 결심한다면...” “폐하께서야 높은 자리에 있으니 이런 평범한 상인을 하찮게 여기실 수 있지만, 임상언 씨가 단순한 상인이 아니라는 걸 잊으시면 안 됩니다. 임상언 씨의 사업은 세계 곳곳에 뻗어 있어요. 임상언 씨가 목숨을 걸 각오가 되어 있다면 그 어떤 일도 할 수 있겠죠. 혹시라도 바깥에 소문이 퍼져 폐하와 Y국의 명망이 손상된다면, 곤란하지 않겠습니까?”“너...” 여왕은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반박할 말이 당장 떠오르지 않았다.여왕이 화가 난 것을 보고, 소은은 한결 차분하게 말을 이어갔다. “화내지 마세요. 제가 돌아온 건 폐하를 자극하려는 게 아닙니다. 함께 최선의 방향을 찾고자 돌아온 거예요. 사실 폐하께서 H국에 오신 일이 밝혀진 건 아니지만, 꽤 오랜 시간 H국에 머물고 계셨습니다. 정말로 H국이 이 사실을 모르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세요?”여왕은 말없이 그녀를 쳐다보았다. “지금까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건 폐하의 체면을 살려드린 겁니다. 그러나 폐하께서 이곳에서 계속 머무르시며 혹여 무리수를 두신다면, 얼마나 더 체류하실 수 있을까요? Y국도 계속해서
릭은 잠시 침묵을 지켰다. 여왕은 모니터에서 시선을 돌리며 담담히 말했다. “소은을 데려와. 어디 한번 무슨 변명을 할지 들어보자. 또 어떤 이야기를 꾸며낼지 궁금하네.” 여왕은 휠체어를 살짝 돌려 더 이상 모니터를 보지 않았다.“여왕 폐하?” 릭은 망설이다가 말했다. “한소은이 거짓말을 할 걸 아시면서도 굳이 왜...” 그러나 여왕은 그 말을 끝까지 듣지 않고 단호히 말했다. “듣고 싶어!” 이 한마디에 릭은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 그는 곧장 소은이 있는 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소은이 정말로 잠이 들려고 하던 순간, 문 밖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그녀는 곧바로 정신을 차리고 눈을 떴다. 눈을 뜨는 순간, 문이 열리면서 릭이 문 앞에 서 있었다. 그의 얼굴은 굳어 있었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여왕께서 한소은 씨를 만나고 싶어 하십니다.” 소은은 차분한 표정으로 릭을 쳐다보았다. 마치 모든 상황을 예견한 듯 고요하게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와 동시에 임상언은 소은보다 먼저 일어나 문으로 향했다. 그러나 그가 문에 도착하자마자 릭이 손을 들어 그의 앞을 막았다. “그쪽은 남아 계시죠.” “뭐? 우리 둘은 같이 온 거야!” 임상언은 소은을 돌아보며 그녀에게 눈짓으로 도움을 요청했다. 릭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여왕 폐하께서 그쪽을 부르지 않았으니 여기 남으시죠.” 릭은 더 이상 임상언에게 말을 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소은은 임상언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부드럽게 말했다. “절 기다리고 있어요.” 임상언은 마음이 편치 않았지만, 억지로 마음을 다스리며 그녀가 릭과 함께 방을 나서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조심해요.” 임상언은 소은을 향해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소은은 미소를 지어 그에게 답했고, 릭을 따라 여왕의 방으로 향했다. 익숙한 길을 따라 걷는 그녀는 곧 여왕의 방에 도착했다. 릭이 문을 두드리며 말했다. “여왕 폐하, 데려왔습니다
소은이 임상언을 데리고 대사관에 도착하자, 그곳에 있는 사람들은 눈에 띄게 당황했다.한 사람이 서둘러 소식을 알리러 가더니, 이내 주변 구석구석에서 누군가가 몰래 그들을 엿보는 기척이 느껴졌다. 곧이어, 소은이 잘 알고 있는 여왕의 측근 몇 명이 경계 어린 눈빛으로 다가와 그들을 안으로 안내했다.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그들은 소은과 임상언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위험 물품을 소지하지 않았는지 확인했다. 철저한 검사가 끝난 후에야 비로소 경계가 풀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여왕을 만나지 못했고, 한적하고 깊숙한 방에 대기하도록 배정받았다. 오랜만에 돌아온 이곳은 소은에게 익숙하면서도 낯설게 느껴졌다. 익숙한 것은 이 장소였지만, 낯선 것은 지금의 마음가짐이었다. 예전에는 이곳이 싫고 불쾌하기만 했으며, 하루빨리 벗어나고 싶은 장소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임무와 사명을 가지고 돌아왔고, 그녀의 목표는 단순히 여기를 떠나는 것이 아닌, 중요한 일을 완수하고 무사히 돌아가는 것이었다.반면, 임상언은 눈에 띄게 불안해 보였다. 그는 두 손을 맞잡고 무릎 위에 놓은 채,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다리를 가볍게 떨고 있었다. 소은은 그의 초조함을 이해할 수 있었다. 임남을 생각하면 마음이 몹시 불안하고 조급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여기까지 왔으니 임남을 반드시 볼 수 있을 거예요. 그러니 긴장 좀 풀어요.” 소은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 임상언은 그녀를 보며 고개를 끄덕이고, 발을 땅에 꾹 눌러 다리를 멈췄다. 겉으로는 조금 안정된 듯 보였지만, 그의 얼굴은 여전히 긴장감이 가득했고 미세하게 떨리는 얼굴 근육이 그의 불안한 마음을 보여주었다. 마음을 진정시키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소은은 더 이상 말을 꺼내지 않았다.두 사람은 한참을 기다렸지만, 여왕을 만나러 오라는 사람은커녕 상황을 확인하러 오는 사람조차 없었다. 긴장했던 임상언은 결국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대체 무슨 의도인 거죠? 왜 아직
“제발 부탁이에요. 안에서는 소은 씨 말만 따를게요. 소은 씨가 시키는 대로 다 할 테니까, 제발 절 데려가 주시면 안 돼요?” 임상언은 진심 어린 목소리로 소은에게 간청했다. 자존심은 이미 버린 지 오래였다. 아들을 만나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그를 이 지경까지 이르게 했다. 소은이 반드시 돌아가겠다고 결심한 순간, 임상언은 이미 마음을 굳혔다. 자신이 함께 가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었다. “다른 사람들이 같이 가면 의심을 받거나 제지를 당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전 아니에요.” 임상언은 계속 설득을 이어갔다. “임남이 그 안에 있다는 걸 모두 알고 있잖아요. 제가 아들을 만나고 구하려고 하는 건 당연한 일이에요. 그리고 아들을 위해서 제 목숨을 바치는 것도 이해될 수 있는 일이죠. 그러니 제가 가는 게 가장 올바른 선택이에요.” 긴 침묵 끝에, 소은이 입을 열었다. “임상언 씨 말이 맞아요. 전 동의합니다.” 소은은 말을 마치고 서진에게 시선을 돌렸다. 서진은 잠시 생각하더니 천천히 손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저도 동의합니다.” 원청현은 테이블을 손가락으로 가볍게 두드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나도 동의하지.” 잠시 침묵하던 진정기 역시 마침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동의합니다.” 마지막으로 원철수는 주변을 둘러보며 한숨을 내쉬고 손을 펼쳤다. “모두 동의했는데 내가 뭐라고 반대하겠어. 나도 찬성이야.” 사실 원철수의 의견은 크게 중요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임상언에게 지지를 표현하는 의미였다. 임상언은 눈시울이 붉어지며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감사합니다. 모두들 고마워요.” “이게 뭔 감사할 일이라고. 어쨌든 안에 들어가면 절대 신중해야 해. 무슨 일이 있어도 감정에 휘둘리지 말고. 네 입으로 한 말 반드시 지켜!” 원철수는 그의 결심을 칭찬하면서도 걱정스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원철수는 속으로 임상언의 결단에 감탄했다. 한 아이의 아버지로서 그는 분명 최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