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재미있어!"리사의 흥미도 꿈틀거렸다.크고 작은 두 사람의 손이 모두 그녀의 배를 향해 뻗어가는 것을 보고 소은은 울지도 웃지도 못하고 피하지도 못했다.바로 이때 그녀의 핸드폰이 갑자기 울리기 시작했는데, 마침 핑계를 댈수 있었다."내가 전화를 받으러 갈게."리사와 꼬마는 소은의 배를 만지지 못해 한없이 아쉬웠다.전화는 서진이 걸어온 것이였는데 단지 그녀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관심을 가지고 그녀에게 건강에 주의하고 피곤하지 말라고 당부하는 등의 말이였다."집에 손님이 왔어?”그녀가 임신한 후부터 서진은 집안의 원래 견고한 보안 조치를 한 층 더 강하게 했고, 드나들 수 있는 손님에 대해서도 모두 엄격한 통제가 있었기 때문에 그가 알고있다는 것은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니였다."응, 리사가 왔어. 선물도 많이 가지고왔어." 그녀는 그들의 한 번 보았는데 리사는 한가롭게 과일을 먹고 있었고 오히려 녀석이 좀 어색해 보이게 거기에 꼼짝도 하지 않고 앉아 있었다.정말 순한 아이였었다,그때 프랑스에서 다행히 제때에 응급처치를 했지만 안타깝게도 그의 어머니가..."아이도 있어?""응, 지난번에 프랑스에서 만났어. 당신도 만나본적 았을거야, 임 선생의 아들말이야.""맞아, 임상언도 국내로 왔어." 그는 생각에 잠긴 더니 말했다"저녁에 내가 일찍 돌아가서 같이 밥 먹을게."그녀는 원래 일 처리를 해도 된다고,필요없다고 말하려 했지만 그쪽에서 먼저 전화를 끊었다. 요즘 늘 이렇게 무슨 일인지도 모르고 바빴다.그녀는 서진이 그녀에게 숨기는 일이 있다는걸 은근히 느꼈지만 무엇인지 알수 없었다. 그가 말하지 않으니 자신도 묻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는 그의 출발점이 틀림없이 자신에게 좋은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해영은 간단히 짐을 정리하고 바로 김씨네 집안의 저택으로 들어갔다.방은 이미 그녀를 위해 치워져 있었다. 침실은 매우 컸고 물건도 매우 완전했으며 신경을 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김승엽은 옆에서 환심을 사기 위해 웃으며 말했다
그녀의 기세에 눌려 승엽은 어리둥절해졌다. 그러나 곧 그녀가 전에 자기 앞에서 김씨네 집안 사람에게 의지하던 모습을 떠올리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좋아, 나는 네가 다른 뜻이 없다는걸 알아. 너는 마음대로 하는 여자가 아니지만 지금 우리는 미리 익숙해지는 것이 아니야? 봐라, 우리는 곧 결혼할 것이야. 결혼식을 올리면 우리는 부부인데 그때는 부부간에 해야 할 일을 해야 해."그는 말하면서 일어서서 그녀의 방향으로 움직여 두 팔을 벌리고 안으려 했다.다만 손이 닿기도 전에 그녀가 발을 들어 그의 막고 거리를 두었다.해영은 두 손으로 가슴에 감싸고 차가운 눈으로 그를 흘겨보았다."김승엽, 내가 마지막으로 경고하는데, 네가 다시 다가와서 또 무슨 불륜한 행동을 한다면 나는 정말 발로 너를 걷어차버릴 거야!""해영아, 너 이게 뭐하는 짓인지 봐. 이전에 우리는 좋았고 너는 내가 너한테 키스하는걸 좋아했잖아. 너......""닥쳐!"무릎을 곧게 펴고 힘껏 걷어찼다.김승엽은 바로 걷어차여 넘어져 뒤의 책상에 부딪혔고 등이 아파났다. 그는 이를 악물고 입을 벌렸다. 이 여자가 왜 이러는지 몰랐다. 이전에는 멀쩡하지 않았는가.그러나 지금은 마치 낯선 사람 같았다."내가 입 닥치라고 했잖아! 내 방에서 당장 꺼져. 내가 부르기 전까지 들어오지 마!" 거기에 서서 우해는 차가운 소리로 명령을 내렸다."나는......"곧장 일어나서 부딪혀 아픈 승엽은 참지 못하고 욕설을 퍼부어야 했다. 그러나 그녀의 얼굴을 보았을 때 입가에 나온 욕을 또 억지로 삼켰다.지금의 우해영에게 그는 아직 미움을 살 수 없었다. 자신이 아직 그녀와 결혼하지 않았고 우가의 산업도 그의 손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는 지금 참고 이 변덕스러운 아가씨를 달랠 수밖에 없다.이렇게 생각하며 자신의 몸을 털고 땅에서 일어나 또 그 웃음을 걸고,"좋아, 내가 나갈거야!화내지 마, 화내는건 몸에 좋지 않아!안심하고 살아, 건드리지 말라면 나는 너를 건드리지 않을 거야, 네가 먹고 싶은 것은 무
서진의 할머니는 아래층에서 과자를 먹다가 아들이 풀이 죽어 내려오는 것을 보고 또 찌그러진 것을 알아차렸다.위층 방향을 한 번 보고는 작은 소리로 말했다. "해영이 왔어?""응.""너랑 안 살아?""음. 음?" 고개를 번쩍 치켜들자 승엽은 노부인을 비꼬며 쳐다보았습니다. "엄마도 날 비웃는 거에요!""이 멍청한 녀석아, 엄마가 왜 너를 비웃어. 내가 너를 도와 방법을 강구하는 거야."느릿느릿 복숭아를 한 입 베어 물며 말했다."이전에 너는 이 우아가씨가 너에게 빼앗겼다고 말했는데, 나는 정말 네가 그렇게 능력이 있는 줄 알았다. 너 좀 말해봐. 풍월장소도 적지 않아. 이전에도 여자가 곁에 끊이지 않았는데, 어떻게 너 자신이 가장 잘하는 일조차 정하지 못했니?""네가 이러면 어느 날 김씨네 집안 의 권력을 잡더라도 정말 잘할 수 있겠니?"할머니는 한숨을 쉬며 아들의 못난 모습에 어쩔 수 없었다.마음속으로 그녀가 가장 아끼고 가장 좋아하는 것은 바로 이 막내아들이다. 그녀가 임신했을 때는 이미 40여 곧 50이 되었는데, 당시 망설이다가 낳았다.큰아들은 일찍이 그의 아버지에 의해 밖에 나가 길러져 있었는데, 일년 내내 볼 수도 없고 별로 친하지도 않았다. 중간의 아들딸은 부잣집 도련님이 그릇이 되지 않았거나 반항하고 말을 듣지 않았다. 이런 막내아들이 있어서 오히려 그녀의 모성애를 만족시켰다.그녀의 전심전력의 사랑과 정력은 모두 이 막내아들에게 있다. 원래 그가 성년이 되면 사가의 산업을 계승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남편은 편파적이었다. 첫째는 이미 없어졌고 계속 사요에게 물려주어야 했다.손자에게 주지 않는 아들이 어디 있겠는가. 그녀는 남편과 한바탕 소란을 피웠지만, 도대체 감히 너무 심하게 소란을 피우지 못했다. 이 집은 역시 남편이 마음대로 했다. 숨을 거두었을 때 사요를 곁으로 불러 당부하기도 했다. 그녀가 아니면 손에 그 어떤 비밀을 쥐고 있었는지, 그녀는 모두 자신이 이 남자와 이 수십 년을 헛되이 보냈다고 느꼈다."엄마, 이젠
요 며칠 동안 우해영과 함께 지내면서 성격이 너무 이상하다고 느꼈다. 어쩔 땐 얼음처럼 차가우면서, 물처럼 부드럽고, 어쩔 땐 호랑이처럼 사나우면서 양처럼 귀엽다, 승엽은 계속 이대로 가다가 정신분열이 일어날 것만 같았다.서진의 할머니는 그가 말한 사람이 당연히 누구인지 알고 웃으며 말했다.“여자는 원래 그래, 설마 이제 알았어?”“그런데 해영이는 너무 감정적이어서, 마치 두 사람 같아요!”“그건 아마, 해영이는 원래 일반인이 아니었을 거야. 소문에는 해영이가 변덕스럽다고 하는데, 나도 알아. 엄마가 사실대로 말하자면, 만약 우 씨네 집안이 정말 괜찮은 집안이고, 우리 집이 지금 상황이 이러지 않아, 또, 네가 서진이 자리에 앉아 있었으면, 엄마는 이 혼사에 동의 안 했을 거야.”“이런 여자가 며느리 노릇을 한다니, 정말 못 봐주겠어!”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가볍게 부스러기를 털고, 다시 차를 마셨다.묵묵히 있다가 다시 말했다.“그런데 너도 너무 당황할 필요가 없어. 어쨌든 해영이가 너와 결혼하고 싶어 하고, 마음속에 여전히 네가 있다는 거잖아. 이랬다저랬다 하는 건 아마 여전히 언니가 티를 내는 것 같아, 너를 기다린다는 걸…….”잠시 뒤 그녀는 고민하며 말했다.“너희들은 아직……그게?”김승엽은 잠시 멍해졌다. “어떤 거?”“쯧쯧!”혀를 차자 서진의 할머니는 그의 머리를 토닥였다.“어쩜 이렇게 또 어리둥절해, 바로 그거야!”“어…….”그는 문득 모든 걸 깨닫고,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아니에요! 해영이가 그렇게 사납고 차가운데, 저를 원하지 않으면 어쩔 수 없어요. 조금 전만 해도 너무 가까이 다가가지 말라고 경고했는데, 저는 결혼해도 해영이가 건드리지 못하게 하는 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예요.”“이 바보야!”승엽의 다리를 다시 건드리자, 할머니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허락하지 않으면, 정말 안 건드릴 거야? 너는 여자들이 말과 행동이 다르다는 걸 몰라? 요 몇 년 동안 여자 꼬신 실력은 다 어디로 간 거야, 어쩐
“오늘 밤 9시에 내 방으로 와주세요. 당신에게 할 말이 있어요.”김승엽은 심심해서 혼자 술을 마시고 있었는데 문자를 잘못 본 줄 알았다.눈을 비비고 봐도 확실히 틀림없었다, 하마터면 흥분해서 소리를 지를뻔 했다!역시! 여자는 겉과 속이 다른 동물이야, 방금까지 그녀 근처에도 가지 말고, 방에 안 들어가겠다고 했는데, 벌써 참을 수가 없다고?오늘 밤 9시, 왜 지금이 아니고? 무슨 말이길래 지금 말 못 하고, 아래층에서도 아니고, 꼭, 방에서, 저녁... 이건 분명 시그널이잖아. 만약 이것조차도 눈치 못 채면, 그건 정말 헛수고가 될 거야.김승엽은 흥분해서 하마터면 위층으로 바로 달려갈 뻔했지만 이성은 남아있었다.그녀가 이미 자진해서 제안했으니, 서두를 필요가 없다. 명문가의 귀한 따님이니 진중하고 수줍어하는 것은 모두 이해할 수 있었다. 그는 아예 더 기다렸다가 9시에 가서 그녀가 도대체 무슨 꿍꿍이인지 지켜보기로 했다.이렇게 생각하자 그는 조급해하지 않고 스스로 술을 한 잔을 따라 맛있게 한 모금 마셨다. 마치 이미 부와 미인이 그의 품을 향해 달려오는 것을 본 것 같았다.“서진아 서진아……, 내가 너를 김씨 집안의 권력자 자리에서 끌어내릴 때까지 기다려라!”——밤이 깊었다.이 레스토랑은 사람이 많지 않고 서진의 별장에서 멀지 않다. 여기서 사람을 초대하는 것은 서진의 뜻이다.리사는 어린이를 데리고 한소은과 함께 도착했는데 오히려 두 남자가 늦게 왔다.서진에게 전화를 한 후, 한소은은“우리 기다리지 말고, 먼저 음식을 주문해요, 먹으면서 기다리면 돼요.”라고 말 했다.“그래요.”리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봐봐, 이 남자들도 뭐가 그리 바쁜지 애들을 데리고 다닐 시간이 없어요.”“그럼 아이리스는 어떻게 하죠?. 평소에 당신이 데리고 다니는데 당신은 임 선생님이랑…….”라고 한소은은 잠시 리사를 의미심장하게 그녀를 바라보았다.리사는 사레가 들 뻔하자 얼른 고개를 돌렸다.“아니,아니, 제가 어떻게 그이랑 함께! 저는
“늦어서 죄송합니다.”뒤에서 김서진의 목소리가 들리면서, 그가 허리를 굽혀 두 손으로 소은의 어깨를 감싸고 양 볼에 가볍게 키스했다.“으악, 징그러워!” 리사는 손등으로 눈을 가리고 음흉한 표정을 지었다.“오늘은 밥을 안 먹어도 배부를 것 같아요.”라고 임상언이 웃으며 말했다. 그와 김서진은 동시에 왔다. 보아하니 두 사람은 같이 온 것 같았다.상언은 먼저 아들을 보았다.“잘했어?”“OK.”아주 그럴듯하게 고개를 끄덕였지만, 녀석이 내뱉은 말은 꽤 묵직했다.임상언은 만족스럽게 웃으며 아들 옆에 앉았고, 그제야 한소은을 바라보았다.“소은 씨, 오랜만이에요.”“그러게요, 오랜만이에요. 저도 아이리스를 오랜만에 봤어요, 와줘서 너무 기뻐요.”라고 한소은이 웃으며 말했다.“당신들은 같이 왔어요?““글쎄요, 제가 이번에 온 것은 콜라보에 관한 이야기인데, 겸사겸사 김 선생에게 볼일이 있어서….”말이 끝나기도 전에 서진은 헛기침하고 한 손을 그녀의 의자 등받이에 갖다 댔다.“임 선생님께서 콜라보 건으로 오셨는데 마침 회사에서 얘기가 끝나서 같이 왔습니다. 여기가 집도 가깝고, 당신들도 너무 멀리 갈 필요가 없기 때문이죠.”라고 말했다.“허허, 그래요, 일 얘기 합시다.”임상언은 따라 웃으며 담담하게 말했다.“임선생이 환아랑 같이 일을 한다고요? 아니면 향신료랑 관련이 있나요? 지난번 마르세유 비누와 콜라보는 재미있었습니다..“당초에 그녀는 의도치 않게 마르세유 비누를 개선했고, 그 후 계속 거래처를 얻었다. 이후 그녀는 계속 새로운 향수 에센셜 오일을 개발하는 등 더 이상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마르세유 비누......”임상언은 망설이며, 김서진을 보고 웃었다.“그뿐만 아니라, 우리 회사에는 사실 다른 사업들도 있고, 환아도 끊임없이 판로를 확장하고 있어요. 왜, 소은 씨도 이 주제에 관심 있어요?”한소은은 고개를 저었다.“저는 장사에 서툴러서 향수 같은 작은 것만 취급해요.”“그게 어떻게 작은 거에요. 소은씨는 너무 겸
김승엽은 시간을 한번 확인했다. 정확히 9시경, 그가 손을 뻗어 방문을 두드렸다.그러고는 조금 어색한 듯 옷깃의 단추를 정리했다. 사실 오늘 밤 데이트를 위해 신경 써서 차려입으려 했지만, 넥타이를 매려고 할 때 김지영이 슥 보더니 장난 섞인 말투로 핀잔을 주었다.“이렇게 늦은 시간에 레스토랑이라도 가는 거야? 뭘 또 그렇게 차려입었대?”김지영이 무심코 한 말이었지만 그녀의 말에 김승엽은 문득 정신을 차렸다.‘그래, 무슨 파티 참석하는 것도 아니고. 데이트긴 하지만 내 집에서 만나는 건데 이렇게까지 차려입을 필요가 없지.’늦은 시간, 단둘이 만나겠다고 했다는 건 우해영도 이런 상황에서 어떤 일이 발생할 수 있는지 잘 알 것이다. 그런데도 이 시간에 만나자고 한 건 다른 뜻이 있는 게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이렇게 생각하면서 김승엽은 목에 맨 넥타이를 풀어버리고 고심 끝에 고른 양복마저 벗어 버렸다. 그러고는 셔츠의 소매를 걷어 올리고 거울에 비친 모습을 보고 또 봤다. 그러다 옷깃의 단추를 두 개 더 풀어 가슴이 보이게 옷깃을 헤쳤다. 김승엽은 이런 자기의 모습이 섹시하다고 생각했다.거울 앞에 서서 이리저리 보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머리를 두어 번 헝클었다. 거울의 비친 자기의 모습이 만족스러웠는지 씩 웃어 보이기까지 했다. 큰 이변이 생기지 않는 한 오늘 밤 우씨 가문의 아가씨를 손에 넣은 다음 마음 편히 그녀와 결혼해 우씨 가문의 가업을 물려받고, 그러고는 김서진에게서 모든 걸 빼앗아 온 후 그 자식을 내쫓을 수 있다.생각만 해도 아름다운 미래에 김승엽은 격동되는 마음을 억누르지 못했다.방에서 나오며 좋은 와인 한 병과 와인잔 두 개, 와인에 곁들어 먹을 간식을 챙겨 쟁반에 놓고는 집에서 일하는 아주머니보고 우해영이 머무는 방에 가져다주라고 했다. 방문 앞에까지 가서는 생각을 바꾸었는지 아주머니 손에서 쟁반을 뺏어 들고 그만 가보라며 손짓했다.아주머니가 막 가려고 할 때 김승엽이 뭔가 떠오른 듯 작은 목소리로 아주머니에게 말했다.“내
금방 샤워를 했는지 우해영은 가운을 입고 있었다. 넓은 가운이었지만 그녀의 가녀린 몸매를 남김없이 드러내었다.항상 무술 연습을 빼먹지 않는 그녀였기에 가운 아래로 드러난 그녀의 종아리는 가늘지 않았다. 오히려 약간의 근육이 잘 자리 잡고 있어 하얗고 매끈한 다리를 뽐내었다. 김승엽은 그런 그녀의 다리를 보며 침을 꼴깍 삼켰다.우해영은 책상 앞에 다가가 의자에 걸쳐놓은 수건으로 머리카락을 슥슥 닦았다. 그녀는 머리를 감고 나서 물방울이 머리카락을 타고 흘러내리는 것을 극도록 싫어했다. 하지만 드라이기로 머리카락을 말리는 것도 싫어해서 마른 수건으로 최대한 물기를 닦아 낼 수밖에 없었다.“내가 도와줄게요!”김승엽은 손에 들고 있던 쟁반을 내려놓고 재빨리 그녀에게 다가가 도와주려 했다.그러나 우해영은 몸을 한쪽으로 피하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됐어요.”도와주려고 뻗은 손은 허공에서 멈추었고 그녀의 차가운 목소리에 김승엽은 조금 주눅이 들었다.하지만 앞으로 아름다울 미래를 생각하며 뒷걸음질 치려던 마음을 꾹 참고는 애써 미소를 지어 보였다.“그렇게 차갑게 굴지 말아요. 우린 이제 곧 결혼할 사이인데 너무 낯선 거 같잖아요. 당신처럼 그렇게 세게 닦으면 머리카락 다 상해요. 내가 해줄게요.”“필요 없다고 했잖아요!”말하는 사이 우해영은 머리카락을 다 닦고 뒤로 한번 쓸어 넘기고는 고개를 저었다.그러자 그녀의 머리카락 사이에 아직 덜 닦인 물방울이 사방으로 튀었다. 김승엽은 얼굴에 튄 물기를 닦지도 않고 눈을 감으며 깊은숨을 들이마셨다.‘아, 정말 향기로워!’우해영은 자기의 머리카락을 그렇게 신경 쓰는 편이 아니다. 머리카락을 말리거나 헤어스타일을 하는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했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녀의 머리카락 길이는 항상 어깨를 넘은 적이 없다.아무렇지 않게 두어 번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고 그제야 김승엽을 바라보았다. 한껏 도취해 있는 그의 표정을 보자 갑자기 그를 방으로 부른 이유가 생각났다. 우해영은 잠시 고민했다. 만약 자기가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