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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1화

"아쉬울 거 없어." 뒤에서 그녀를 가볍게 안고는, 큰 손바닥은 자연스럽게 그녀의 아랫배로 향했다. “지금 나한테는 너희들만이 가장 중요한 존재야."

혈연관계로 따지면, 김 씨 집안은 확실히 서로 가까운 존재였고 그들 또한 가족이긴했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그는 김 씨 집안에서 제대로 따뜻함을 느끼지 못했다. 가끔 느낀 그 조그마한 따뜻함조차도 그가 자신의 노력으로 할아버지한테 인정받은 것 뿐이다.

뿐만 아니라, 부와 지위를 위해 여태동안 김 씨 집안 사람들이 해온 그 일들을 돌이켜보면 그는 이미 실망이 매우 컸고, 지금 그에게 있어서는 오직 앞에 있는 사람들만이 가장 소중한 존재들이었다.

몇 마디 하지도 않은 채 안색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그리고는 감싸고 있던 그녀의 손을 자신도 모르게 풀기 시작했다. 한소운은 그런 그를 보고는 얼른 일어나 물 한 잔을 따랐고 그가 편안하게 통화 할 수 있도록 자리를 비켜줬다.

그녀가 물을 마시고 잠시 쉬고 있는 동안, 김서진의 통화는 이미 끝났다. 그녀는 망설이는 눈빛으로 물어봤다.

“怎么?”

"무슨 일이에요?"

"내일 본가에 갔다 올게요." 그가 말했다.

"생각이 바뀐거가요?" 한소운은 그가 생각이 바뀌어 김 씨 집안 사람들을 초대해 결혼식을 치르려고 한 줄 알았다.

"아니요. 다른 일이 좀 있어요." 그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요 며칠동안 집에서 푹 쉬고 있어요. 결혼식 준비는 이미 다 된 것 같으니까 더 이상 밖에 나가지도 말아요. 답답하면 오이연한테 연락해서 같이 있어줘라고 할게요.”

"?" 그의 말을 들은 한소운은 말 속에 다른 말이 있는 것처럼 이상하게 느꼈다.

"요 며칠 저는 좀 바쁠 것 같아요. 때가 되면 소운 씨랑 계속 같이 있어줄게요.”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면서 김서진은 생각에 잠긴 듯 말했다.

비록 그는 여전히 매우 평온한 듯 보였지만 한소운이 보기에는 그가 전화를 받은 후 마음속에 뭔가 숨기는 일이 있다고 느꼈다.

"혹시 무슨 일이라도 생긴건가요?" 그녀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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