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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1화

부지가 그리 넓지 않은 성남의 한 전원주택. 도심과의 멀리 떨어진 탓에 이 지역의 개발 가치는 높지 않았다. 자연 집값이 높지 않고 인가도 드물었으며, 이 저택의 주인을 아는 사람도 거의 없었다.

우해영의 차가 천천히 들어와서 멈춰 서자, 곧바로 쫓아 나온 고용인이 차문을 열었다.

차에서 내린 해영은 다시 주차하도록 고용인에게 차 키를 던지고 곧장 집안으로 들어갔다.

“아가씨 돌아오셨습니까?”

집안에서 마중 나온 고용인이 인사를 했다. 그리고 허리를 굽혀 슬리퍼를 건네주며 구두를 벗는 것을 조심스럽게 거들었다. 또 다른 고용인이 다가와 코트를 벗고 환복을 도왔다. 이런 전체 과정이 물 흐르듯이 자연스러웠고, 그녀 역시 익숙한 모습이었다.

두 팔을 벌려 고용인들의 시중을 받던 해영이 눈을 가느다랗게 좁히며 물었다.

“그녀는?”

“해민 아가씨는 방 안에 있습니다.”

고용인이 작은 소리로 대답했다.

“음.”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 그녀는 팔을 내리고 가볍게 움직였다. 두 걸음도 채 떼지 않았을 때 잠시 생각하던 그녀는 다시 몸을 돌렸다.

“잠깐.”

옷을 들고 나가려던 고용인을 불러 세운 그녀는 다가가 코트 주머니에서 쥬얼리 박스를 꺼내 한 번 쳐다보았다.

“가도 돼.”

해영은 아래층에 있는 방으로 내려갔다. 하루 두어 시간 정도만 해가 들어오는 이 반지하 방에 우해민이 거주하고 있었다.

물론 집에는 이런 방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3층 건물에는 방도 많았고, 창고, 헛간만해도 여러 칸이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해민을 이 반지하방에서 지내게 했다.

그 이유는 단 하나, 해민이 자신의 눈앞에 어른거리는 것을 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이미 이렇게 뛰어난 자신이 있는데, 왜 부모님은 저런 쓸모없는 인간을 또 낳았는지 정말 모를 일이다. 자신과 똑 닮은 얼굴을 하고서 비실거리는 해민의 모습을 보기만 하면 화가 났다.

다행히 그녀를 남긴 것도 나름 쓸모가 있어서 어쨌든 병신 쓰레기를 기른 것만은 아닌 셈이다.

해영은 방문을 열고 곧장 안으로 들어갔다. 방안에서 기척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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